검색
-
-
[우주의 속삭임(139)] 전례 없는 감마선 폭발, 미지의 블랙홀 가능성 제기
- 우주에서 지금까지 관측된 적 없는 이례적인 감마선 폭발 현상이 포착됐다. 은하계를 넘어 발생한 이번 폭발은 하루 동안 수차례 반복적으로 관측돼, 기존의 천체 물리학적 설명으로는 온전히 해석할 수 없는 사례로 기록됐다고 스페이스닷컴과 웹사이트 Phys.org 등 다수 외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영국 더블린대학교(University College Dublin, UCD) 물리학부 안토니오 마르틴-카리요 박사 연구팀이 주도했으며,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거대망원경(VLT)을 활용해 이 현상을 포착했다. 마르틴-카리요 박사는 "이번 사건은 지난 50년간의 감마선 폭발 관측사에서 유례가 없는 사례"라며 "대개 감마선 폭발은 별의 격변적 파괴로 인해 한 번 발생한 뒤 소멸되지만, 이번에는 강력한 폭발이 반복적으로 나타났고, 주기성을 띠는 듯한 양상까지 보여 학계에 큰 의문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감마선 폭발(Gamma-Ray Burst, GRB)은 우주에서 관측되는 가장 강력한 폭발 현상 가운데 하나로, 짧은 시간 동안 엄청난 양의 감마선을 방출하는 천체 현상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GRB는 거대한 별이 수명을 다해 중력 붕괴를 겪어 블랙홀이나 중성자 별이 되거나, 어떤 하나의 별이 블랙홀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서 소위 ' 조석파괴 사건(TDE)'으로 인해 산산이 조각날 때 발생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연구진은 이번 현상이 두 가지 가설로 설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태양 질량의 약 40배에 달하는 거대 별이 특수한 방식으로 붕괴해 중심부가 장시간 에너지를 공급하는 경우다. 또 다른 가능성은 블랙홀이 항성을 찢어내는 '조석파괴 사건(TDE)'이다. 다만 기존의 TDE와는 달리, 이번 사례를 설명하려면 매우 특이한 별이 '중간질량 블랙홀'과 같은 이례적 천체에 의해 파괴됐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관측 사상 처음 제기되는 시나리오다. 이번 폭발, 'GRB 250702B'로 명명된 사건은 일반적인 감마선 폭발이 수 밀리초에서 수 분간 지속되는 것과 달리, 무려 하루가량 이어졌다. 이는 "대부분의 감마선 폭발보다 100~1000배 더 긴 지속 시간"이라고 네덜란드 라드바우드대학교의 앤드루 레반 교수가 밝혔다. 이 현상은 7월 2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과 중국과 유럽이 공동 운영하는 '아인슈타인 탐사선'이 잇따라 신호를 포착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이후 ESO 연구진은 초거대망원경의 HAWK-I 카메라를 통해 폭발의 정확한 위치를 특정했으며, 허블 우주망원경 관측으로 외부 은하 기원임이 확인됐다. 이는 사건의 위력을 기존 추정보다 훨씬 강력한 것으로 재평가하게 하는 결정적 단서가 됐다. 현재 연구진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과 칠레 북부 아타카마 사막의 파라날 천문대에 위치한 VLT의 분광기(X-shooter)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해 폭발 이후의 잔광을 추적 관측 중이다. 이를 통해 정확한 거리와 에너지를 산출하고 물리적 모델링을 정교화할 계획이다. 마르틴-카리요 박사는 "이번 사건의 발생 원인이 무엇인지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이번 연구로 우리는 우주에서 가장 드문 천체 현상 중 하나를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다가섰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견은 중간질량 블랙홀의 존재 가능성을 비롯해 감마선 폭발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된다.
-
- 포커스온
-
[우주의 속삭임(139)] 전례 없는 감마선 폭발, 미지의 블랙홀 가능성 제기
-
-
[신소재 신기술(195)] 알루미늄보다 150% 강력한 붕소 연료 개발⋯우주 탐사 효율 혁신 기대
- 우주 탐사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는 차세대 로켓 연료가 등장했다. 미국 올버니대(University of Albany) 연구진이 기존 알루미늄 기반 연료보다 에너지 밀도가 150% 높은 붕소 기반 화합물을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고 유니버스 스페이스텍과 에너지 리포트 등 다수 외신이 전했다. 붕소의 잠재력 붕소는 오래전부터 높은 에너지 밀도로 주목받아 왔다. 일반 탄화수소 연료의 에너지 밀도(30.7~36.6kJ/㎤)를 크게 웃도는 136.4kJ/㎤를 기록하며 로켓 추진체 후보군으로 거론돼 왔다. 이번에 연구진이 주목한 화합물은 '망간 다이보라이드(MnB₂)'다. 불안정한 구조와 비대칭성이 결합해 폭발적인 에너지 방출 가능성을 갖춘 것으로 분석됐다. 구조적 특성과 합성 방법 연구진은 MnB₂의 원자 배열을 컴퓨터 모델로 분석한 결과, 육각 격자가 비대칭적으로 배열된 구조가 스프링처럼 에너지를 저장하는 효과를 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불이 붙으면 긴장이 풀리듯 강력한 에너지가 방출되는 것이다. 연구팀은 섭씨 3,000도의 전류를 가하는 '아크 멜터(arc melter)' 장비로 망간과 붕소 분말을 합성해 이 독특한 구조를 구현했다. 이 화합물은 같은 질량 기준으로 알루미늄보다 20% 더 많은 에너지를, 같은 부피 기준으로는 150% 더 높은 에너지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물질은 보관시 안전성을 갖추고 있어 점화제(등유 등)가 있어야만 연소가 시작된다. 우주 탐사와 산업적 의미 MnB₂가 상용화될 경우, 연료가 차지하는 비중을 줄이고 그만큼 더 많은 탑재체를 실을 수 있게 된다. 현재 스페이스X의 '팰컨 헤비' 로켓은 약 411톤을 연료로 사용해 저궤도에 64톤가량의 탑재체를 올릴 수 있다. 하지만 MnB₂가 도입되면 같은 공간에서 훨씬 많은 연료 효율을 기대할 수 있어 달 기지 건설이나 화성 탐사 같은 중장기 목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또한 MnB₂는 로켓 연료를 넘어 자동차 촉매 변환기, 플라스틱 분해 촉매 등 다양한 산업적 활용 가능성도 제시된다. 연구를 주도한 마이클 영(Michael Yeung) 올버니대 교수는 "연료 저장 공간을 줄여 로켓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MnB₂는 그 가능성을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붕소 기반 연료는 오랫동안 이론적 가능성에 머물렀지만, 이번 연구로 실험실 수준의 합성이 가능해지면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맞았다. 전문가들은 MnB₂의 상용화가 실현된다면 우주 탐사의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우주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지오사이언스(Geosciences), 미국 화학학지(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등에 게재됐다.
-
- 산업
-
[신소재 신기술(195)] 알루미늄보다 150% 강력한 붕소 연료 개발⋯우주 탐사 효율 혁신 기대
-
-
엔비디아, H20 칩 생산 중단 압박⋯중국 보안 규제에 '직격탄'
-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가 중국 시장용으로 개발된 H20 AI(인공지능) 칩의 생산을 중단하도록 주요 공급업체에 지시했다고 인포메이션과 로이터, CNBC 등 다수 외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리조나의 엠코테크놀로지(Amkor Technology)에는 고도 패키징 작업을, 삼성전자에는 고대역폭 메모리 H20공급을 중단하도록 요청했으며, 폭스콘에도 H20 작업 중단 통보가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중국 정부가 보안 우려를 이유로 주요 인터넷 기업들에 H20 칩 구매 중단을 권고한 이후의 조치다. CNBC는 삼성과 엠코는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엔비디아는 "시장 상황에 맞춰 공급망을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H20 칩은 군사나 정부용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미니해설] NVIDIA, 중국 전용 H20 칩 생산 중단 지시…공급망 긴축 조치로 해석 미국 반도체 기업 NVIDIA가 중국 전용 H20 AI(인공지능) 칩 생산을 사실상 중단하는 방안을 공급망 관계자들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아리조나 소재 앰코 테크놀로지(패키징 담당)와 삼성전자(메모리 공급)를 대상으로 이러한 지시가 내려졌으며, 폭스콘에도 유사한 요청이 포함됐다. 이는 중국이 보안 우려를 이유로 주요 IT 기업들인 텐센트(Tencent)와 바이트비트(ByteDance) 등에 H20 칩 구매 중단을 권고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보인다 H20 칩과 중국의 대응 H20는 미국의 수출 규제에 대응해 H100 GPU를 기반으로 중국 시장에 맞춰 성능을 낮춰 설계된 칩이다. 작년 4월 수출이 금지됐지만, 이후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의로 제한적인 판매 허가가 논의된 바 있다. 그러나 중국 측은 이를 불신하며 지난달 국가안보 차원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사이버스페이스 관리국은 지난달 H20과 관련된 국가 안보 우려 사항과 관련해 엔비디아를 소환하여 해당 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공급망과 전략의 의미 엔비디아는 "H20가 군사나 정부 인프라용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자국의 AI 기술 사용을 저해하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는 H20에 추적 기능 혹은 백도어가 있다는 의혹에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 공급망 차원에서 볼 때, 이번 조치는 NVIDIA가 시장 불확실성과 규제 리스크에 대비한 선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중국 내 H20 수요 둔화는 해외 수출 실적 둔화뿐 아니라, 장래 신규 GPU 수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수익 분배 조건 미국 정부는 H20과 MI308 등의 중국 판매와 관련해 해당 수익의 15%를 환수하는 조건으로 수출 허가를 논의했다. 이는 미국이 기술과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비미국 기업들에도 일종의 '정치적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해석된다. 향후 전망과 전략화 과제 NVIDIA는 중국의 보안 우려 해소 노력과 동시에 제3 신형 칩(B30A) 도입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규제 기관들이 완화 조치에 나설지, 아니면 본격적인 배제 전략을 강화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대신 국내 기업 육성 정책으로 선회하는 중국과, 수익 최적화를 추구하는 미국 측의 충돌은 반도체 패권 경쟁의 본질이다. 이번 사건은 기술 무역이 공급망, 외교, 안보가 융합된 복합 전략이된 현대 경제 구조를 상징한다. AI 칩 하나에도 국가주의적 규제, 국제 수익 구조, 기술 자립성 검증의 요소가 밀접히 얽혀 있다. 향후 NVIDIA가 중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회복할 지는 차세대 칩 설계, 미국의 수출 정책 변화, 중국의 내재적 반도체 전략에 달려 있다.
-
- IT/바이오
-
엔비디아, H20 칩 생산 중단 압박⋯중국 보안 규제에 '직격탄'
-
-
[글로벌 핫이슈] K팝 팬덤, '문화 소비'를 넘어 글로벌 세대의 정신적 안전망으로
-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공개 일주일 만에 조회 수 2600만 건을 돌파하고, 33개국에서 스트리밍 1위를 차지했다. 가상의 K팝 걸그룹이 악마 사냥꾼으로 활약하는 이 작품은 단순한 오락물이 아니라 한류(K-콘텐츠)의 확장된 세계적 영향력을 보여준다. 최근 미국 학자들이 발표한 연구는 한류가 단순히 소비되는 문화상품을 넘어, 팬들의 정신 건강과 공동체 형성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월드 레저 저널(World Leisure Journal)〉에 게재된 이 연구는 필라델피아 지역의 비(非)한국인 한류 팬 30명(18~30세)을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참가자들은 "K팝과 드라마, 예능, e스포츠 등 한국 대중문화가 '정서적 피난처이자 공동체적 유대의 공간'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류, 서구 미디어 공백 메운 정서적 대안 연구에 따르면 젊은 팬들은 서구 주류 미디어가 보여주는 과도한 폭력성, 선정성, 냉소적인 분위기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었다. 반면 K팝과 K드라마는 밝고 따뜻하며 인간적인 교감을 중시해 차별화된 매력을 제공했다. 24세 사회복지사는 "서구 음악은 무겁고 우울한 정서를 반복해 마음을 더 어둡게 한다"며 "밖으로 나가 세상을 향해 웃게 만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K드라마는 사소한 손잡기 같은 장면조차 큰 의미로 그려내며, 관계의 소중함을 강조한다는 평가가 나왔다. 19세 대학생은 "포옹이나 간단한 입맞춤을 극도로 친밀하게 표현하는 한국 콘텐츠가 더 편안하게 느껴진다"며 "나의 성적 정체성과 맞닿아 있어 더욱 위안이 된다"고 덧붙였다. 음악이 치유로…BTS 사례가 보여준 '자기 돌봄' 참가자 다수는 한류를 '자기 돌봄(self-care)'의 수단으로 활용했다. 한 25세 연구원은 "한류는 나의 낙관적인 기질을 보완하며 행복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BTS 음악이 정신적 치유의 경험으로 연결된 사례도 있었다. 한 대학생은 우울증을 겪을 때 '매직샵(Magic Shop)'을 들으며 담요를 두르고 차를 마셨던 기억을 전했다. 그는 "순식간에 기분이 나아졌다"고 회상했다. 연구진은 "이는 BTS가 데뷔 초기부터 자기 사랑(self-love)과 정신 건강의 가치를 꾸준히 전파해온 결과"라고 설명했다. 24세 의료 보조원은 "BTS는 '스스로를 사랑해야 다른 사람의 사랑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한다"며 "그 덕분에 나 또한 자기 긍정의 힘을 배웠다"고 밝혔다. 팬덤의 자발적 조직화, 사회적 자본으로 확장 한류 팬덤은 단순한 음악 취향 공유를 넘어 사회적 네트워크와 연대의 구심점으로 작동한다. 템플대학교 K팝 동아리에 참여한 한 학생은 "지금도 당시 만난 친구들이 중요한 인맥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활동도 활발하다. 팬들은 자발적으로 번역과 자막을 공유하고, 팬 아트를 제작하며, 좋아하는 아이돌의 이름으로 기부·자선 활동을 진행한다. 한 28세 정부 감정평가사는 "BTS 멤버 생일마다 자선 프로젝트를 열고, 세븐틴 민규의 생일에는 헌혈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 같은 팬덤 활동은 개인적 성장에도 기여한다. 영상 편집, 번역, 행사 기획, 모금 등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이를 통해 자신감을 쌓는 경우가 많았다. 한 26세 식당 관리자는 세븐틴의 뮤직비디오 의상을 심층 분석해 온라인에 올렸다고 회상했다. 정체성 확인·사회적 기여, '삶의 투자'로 자리매김 특히 아시아계 미국인 팬들은 한류를 통해 자신의 문화적 뿌리를 새롭게 발견했다. 중국계 미국인 대학생은 "한국 드라마에서 전통적 가치와 예절을 접하며, 아시아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더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비아시아인 팬들도 한국 콘텐츠의 가치에 깊이 공감했다. 유대인 박사 과정 학생은 “한국과 유대인 가족 구조가 공유하는 도덕과 가치관이 잘 맞아떨어진다”며 문화적 친밀성을 언급했다. 팬들은 K팝과 드라마에 쏟는 시간이 많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이를 "치료 시간"에 비유했다. 이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정신적 안정과 자기 성장을 위한 가치 있는 투자라는 의미였다. 실제로 일부는 한류를 계기로 사회 공헌 활동에도 나섰다. 동물 보호소 후원, 지역 댄스 스튜디오 지원 등 선한 영향력이 팬덤에서 자연스럽게 확산됐다. 이번 연구는 한류가 세계 젊은층에게 제공하는 정서적 피난처, 공동체 형성, 정체성 탐구의 장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냉소와 폭력이 지배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한류는 여전히 "기쁨과 연약함, 그리고 연결이 존중받는 공간"을 제시하고 있었다.
-
- 생활경제
-
[글로벌 핫이슈] K팝 팬덤, '문화 소비'를 넘어 글로벌 세대의 정신적 안전망으로
-
-
[퓨처 Eyes(97)] 달에서 산다⋯中·캐나다·獨, '집 짓고 먹고 숨 쉬는' 월면 기지 경쟁 본격화
- 인류의 달 복귀 계획이 구체화하면서, 이제 인류의 시선은 달에 '가는 것'을 넘어 '사는 것'으로 향하고 있다. 지구에서 모든 것을 가져갈 수 없는 만큼, 달 현지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자급자족 기술은 영구 기지 건설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다. 최근 중국, 캐나다, 독일이 각각 건설, 식량, 생명 유지 분야에서 획기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공상과학 소설 같던 '월면 도시'의 꿈을 현실로 앞당기고 있다. 中, 태양열 3D 프린터로 '달 기지 외벽' 짓는다 달 기지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은 진공 상태의 우주와 운석, 그리고 극심한 온도 변화다. 중국 허페이의 심우주탐사연구소(DSEL)가 이 문제의 해법으로 '월면토 벽돌' 기술을 제시했다. 달 표면을 덮고 있는 곱고 날카로운 흙먼지인 달의 표토(lunar regolith, 월면토)를 녹여 단단한 벽돌을 만드는 기술이다. NASA에 따르면 달의 표면층은 조각난 날카로운 암석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지구 토양은 유기물로 구성되어 있지만, 달의 표토는 운석의 충돌과 태양 및 별에서 오는 전하를 띤 입자의 영향으로 형성된다. 지구의 토양은 바람과 물에 노출되어 입자의 가장자리가 닳아지지만, 달 표토의 암석 물질은 날카로운 상태를 유지하며 매우 뾰족한 파열 표면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표토는 우주복과 장비를 빠르게 닳게 만들고 우주비행사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등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비는 3D 프린터와 원리가 같지만, 열원으로 태양 에너지를 사용한다. 돋보기처럼 빛을 한 점으로 모으는 오목한 거울(포물선형 반사경)로 태양빛을 모으고, 이를 빛이 다니는 길인 가느다란 유리 섬유 묶음(광섬유 다발)을 통해 한 점에 집중시킨다. 이때 초점의 온도는 1,300℃ 이상으로 치솟아, 달의 표토(월면토)를 마치 용암처럼 녹여 원하는 모양의 벽돌로 찍어낼 수 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지구에서 어떤 첨가물도 가져갈 필요 없이 오직 달에 있는 흙과 태양 빛만으로 건설 자재를 무한정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지구의 현무암으로 만든 모의 월면토를 이용해 평면, 곡면 등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 제작에 성공하며 기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양훙룬 DSEL 수석 엔지니어는 "이 벽돌은 사람이 숨 쉴 수 있도록 내부 공기압을 유지하는 생활 공간(가압 모듈)을 감싸는 튼튼한 보호 외피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강력한 우주 방사선, 시속 수만 km로 날아드는 미세 운석, 낮 120℃와 밤 영하 130℃를 오가는 극한의 온도 변화로부터 우주비행사와 내부 시설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벽돌 시제품은 2024년 11월 중국 톈궁 우주정거장으로 보내져 3년간의 혹독한 우주 환경 내구성 시험을 거치고 있다. 연구팀의 최종 목표는 로봇을 투입해 이 모든 건설 과정을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캐나다, '겨울잠 자는 온실'에서 곡물을 키운다 건물을 지었다면 다음은 식량이다. 크리스티안 살라버거 캐나다넨시스 최고경영자(CEO)는 "가루 주스나 동결건조 아이스크림만으로는 진정한 우주 탐사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신선 식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회사 캐나다넨시스 에어로스페이스는 캐나다 구엘프대, 맥길대와 손잡고 극한의 달 환경에서 신선한 작물을 재배하는 '월면 온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달의 밤은 지구 시간으로 2주나 계속되고, 이때 온도는 급강하하며 햇빛도 전혀 없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물이 마치 겨울잠을 자듯 활동을 최소화하는 '준동면(quasi-hibernation)' 전략을 고안했다. 온실은 햇빛이 없는 밤 동안 에너지 소비를 극도로 줄여 버티다가, 다시 해가 뜨면 정상적으로 성장을 이어간다. 2024년 말부터 시작된 실험에서 연구팀은 지구 대기압의 절반에 불과한 저압 환경과 기나긴 어둠 속에서도 보리와 귀리를 성공적으로 생존시켰다. 또한 흙 없이 영양분을 녹인 물을 순환시켜 식물을 키우는 수경재배 방식의 단점도 극복했다. 물을 공유하기 때문에 병원균 하나가 전체 시스템을 오염시킬 수 있는데, 전기를 이용해 물속 유해균을 없애는 소독 기술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NASA가 주도하는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와 연계되어, 2027년으로 예정된 유인 달 착륙 임무의 성공을 위한 핵심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연구를 이끄는 겔프 대학교의 마이크 딕슨 교수는 "인류는 오랜 역사 속에서 언제나 술을 만들어왔다"며 "달에서도 좋은 술을 맛볼 수 있도록 보리를 재배하는 것이 오랜 목표"라는 유쾌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독일, 조류(Algae)로 식량과 산소를 동시에 잡는다 독일 뮌헨공과대학교(TUM) 연구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식량과 산소를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을 제안했다. 해답은 바로 미세조류(algae)다. 연구팀이 개발 중인 '광생물반응기(PBR)'는 빛(光)을 이용해 미세조류 같은 생물(生物)을 키워 유용한 물질을 얻는 장치다. 우주비행사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물을 공급하면, 조류가 광합성을 통해 신선한 산소를 만들어내고, 빠르게 증식한 조류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량(바이오매스)이 된다. 연구팀은 가느다란 관을 이용하는 '튜블러' 방식과 넓은 판을 쓰는 '평판형' 방식의 두 가지 PBR 설계를 비교 분석했다. 평판형이 생산 효율은 더 높지만, 유지보수가 더 까다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술의 가장 큰 매력은 비용 절감 효과다. 지구에서 1kg의 화물을 달로 보내는 데 약 10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가 드는 것을 감안할 때, PBR 구조물 대부분을 월면토로 만들면 시스템당 수백만 달러, 튜블러 방식의 경우 최대 5000만 달러(약 650억 원)까지 절약할 수 있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PBR 가동에 필요한 빛을 태양에서 직접 얻으려면 투명한 유리가 필요한데, 월면토로 완벽하게 투명한 유리를 만드는 기술은 아직 초기 연구 단계다. 내부 LED 조명을 쓰자니 전력 소모와 부품 조달이 문제다. 플라스틱이나 전자부품, 그리고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탄소(C)와 질소(N) 같은 원소들도 달에는 매우 희귀하다. 연구팀은 우주비행사의 소변이나 생활 하수를 정화해 희소 원소를 재활용하는 '완전 순환(폐쇄 루프)' 방식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미래의 달 기지, '통합 시스템'으로 진화한다 중국, 캐나다, 독일이 개발 중인 기술들은 각각 독립적으로도 의미가 크지만, 서로 결합될 때 진정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미래의 달 기지는 중국의 벽돌로 지은 튼튼한 외피가 우주의 위협을 막아주고, 그 안에서 캐나다의 온실이 신선한 채소를, 독일의 광생물반응기가 식량과 산소를 공급하는 '통합 아키텍처' 형태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 물과 폐기물을 100% 재활용하는 기술이 더해지면, 지구의 보급에 의존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영구 기지 운영이 가능해진다. 현재 각국의 기술들은 초기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건설-식량-생명 유지'로 이어지는 이 기술 삼각편대는 인류가 달에서 스스로 짓고, 먹고, 숨 쉬는 시대를 앞당기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
- 포커스온
-
[퓨처 Eyes(97)] 달에서 산다⋯中·캐나다·獨, '집 짓고 먹고 숨 쉬는' 월면 기지 경쟁 본격화
-
-
[퓨처 Eyes(95)] 최고 정밀도 인간 게놈 지도 공개⋯'정크 DNA'·구조 변이 비밀 풀었다
-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완성된 지 22년 만에 인류 역사상 가장 방대하고 정밀한 인간 유전 변이 목록이 나왔다. 전 세계 1,084명의 유전체를 긴 DNA 조각으로 정밀하게 연결하고 비교한 이번 연구는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구조 변이'의 실체를 대거 밝혔다. 구조 변이란 DNA 설계도에서 글자 하나가 바뀌는 작은 오류가 아니라, 문단 전체가 통째로 빠지거나 다른 곳에 복사되는 것처럼 유전 정보의 큰 덩어리가 변하는 현상이다. 또한 쓸모없다고 여겨졌던 '정크 DNA'와 스스로 복제해 이동하는 '점핑 유전자'의 새로운 기능을 확인했다. 과학계는 이번 성과가 난치성 질환 진단의 새로운 문을 열고 정밀 의료의 미래를 앞당길 획기적인 전환점이 되리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코네티컷 대학교의 바버라 멜로니 분자세포생물학 교수는 "기념비적인 논문"이라며 "오랫동안 접근이 어려웠던 진단 사례들을 해결할 문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국제 공동 연구팀은 지난 23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두 편의 논문을 내고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최신 장문 염기서열 분석 기술을 써서 5개 대륙 26개 인구 집단을 대표하는 1,019명과, 이와는 별개로 5개 대륙 28개 인구 집단에서 확보한 65명의 게놈을 고해상도로 분석했다. 이는 2003년 인간 게놈 프로젝트 초안 발표, 2022년 최초의 '틈 없는(gapless)' 인간 게놈 완성, 2023년 '판게놈(pangenome)' 발표에 이은 또 하나의 중요한 이정표다. 판게놈은 한 사람의 유전 정보가 아닌, 여러 인종과 집단의 유전 정보를 합쳐 인류 전체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일종의 '종합 게놈 지도'다. 이번 연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인간 게놈 데이터에서 기존에 빠져 있던 92%를 채우며 유전체 지도의 완성도를 크게 높였다. 네이처에 이번 주 게재된 두 편의 논문은 유럽계 중심의 기존 유전체 분석을 넘어, 보다 다양한 인류 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을 조명하는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 첫 번째 논문에서 국제 공동연구팀은 다섯 대륙 26개 인구 집단을 대표하는 1,019명의 유전체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각 염기서열이 수만 개의 염기쌍으로 이루어진 '롱 리드(long read)' 데이터를 활용해 정밀도를 높였다. DNA는 이중나선 구조로, 염기쌍 하나는 그 사다리의 가로막대 하나에 해당한다. "기존의 100개 염기쌍 안팎의 짧은 읽기로는 서로 유사하게 생긴 유전체 영역들을 정확히 구분하기 어렵다"고 이번 연구에 참여한 바르셀로나 유전체조절연구소(CGR)의 박사과정 연구원 헤수스 에밀리아노 소텔로-폰세카는 설명했다. "반복서열이 많은 유전체에서는 이런 문제가 특히 심각하지만, 2만 염기쌍 수준의 장기 읽기를 사용하면 각 염기서열을 유전체 상의 고유한 위치에 정확히 할당할 수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새로운 유전체 변이의 절반 이상은 이러한 반복 영역에서 발견됐다. 특히 그중 많은 수가 '점핑 유전자(jumping genes)'로 알려진 전이인자(transposon)에서 유래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이인자는 유전체 내 여러 위치로 '이동'하면서 자신의 염기서열을 복사·붙여넣는 기능을 갖고 있다. 이들이 어디에 착지하느냐에 따라 유전체를 불안정하게 만들거나, 유해한 돌연변이를 유발해 암 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공동저자인 CGR의 독립 연구원 베르나르도 로드리게스-마르틴은 라이브 사이언스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는 일부 전이인자가 조절 서열을 '탈취'해 자신들의 활성을 증폭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히며, "이는 이들의 돌연변이 유발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일부 점핑 유전자가 특정 조절 분자인 '비암호화 장기 RNA(long noncoding RNA)'와 결합함으로써, 보통보다 훨씬 많은 복제본을 만들어내는 메커니즘도 포착됐다. 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EMBL) 코르벨 연구실 출신의 로드리게스-마르틴 박사는 "이처럼 점핑 유전자가 조절 분자와 ‘동승’하는 방식은 매우 이례적인 생물학적 전략"이라며 "우리에게도 놀라운 발견이었다"고 밝혔다. 정밀도 높인 '원투 펀치' 분석 기술 이번 연구의 핵심 성과는 유전 정보의 큰 덩어리가 변하는 '구조 변이'에 대한 이해를 크게 넓힌 데 있다. 특히 과거 '정크 DNA'로 불리며 별다른 기능이 없다고 알려졌던 반복 서열에서 유전체 변이의 절반 이상이 발견돼, 그 생물학적 중요성을 새롭게 조명했다. 이러한 성과는 옥스퍼드 나노포어(Oxford Nanopore)와 퍼시픽 바이오사이언스(Pacific Biosciences)의 기술을 조합한 덕분이다. 옥스퍼드 나노포어의 기술은 DNA의 매우 긴 조각을 한 번에 읽어 전체적인 뼈대를 잡는 데 쓰였고, 퍼시픽 바이오사이언스의 기술은 각 글자(염기)를 아주 정확하게 읽어내 정밀도를 높이는 데 활용됐다. 코네티컷 대학교 보건센터의 크리스틴 벡 수석 저자 겸 유전학자는 이 '원투 펀치' 전략 덕분에 과거의 기술 장벽을 넘어 빠져 있던 게놈 영역을 밝힐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각 개인의 염기서열을 부모에게서 함께 물려받는 유전자 묶음인 '하플로타입(haplotypes, 일배체형)'으로 나눈 뒤, 이를 기준 게놈과 비교해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구조 변이를 찾아냈다. 암·당뇨병 등 질병 핵심 유전자 첫 해독 연구팀은 당뇨병, 척수성 근위축증 같은 질병과 연관된 가장 복잡한 유전 영역 일부를 완벽하게 해독했다. 대표적인 예로 면역 반응의 핵심인 '주조직적합성복합체(MHC)' 영역이 있다. MHC는 우리 몸의 세포가 '나'인지 아니면 외부에서 침입한 '적'인지를 구별하는 신분증 역할을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이 영역의 유전 정보는 암, 제2형 당뇨병, 바이러스 감수성의 개인차와 관련이 깊다. 또한,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표적인 SMN1 및 SMN2 유전자의 서열과, 녹말 음식 소화를 돕는 아밀라아제 유전자 묶음도 완전히 해독했다. 세포 분열의 중심 역할을 하는 '동원체(centromere)'의 숨겨진 특징도 드러났다. 동원체는 세포가 분열할 때 염색체가 양쪽으로 정확하게 나뉘도록 밧줄(방추사)을 거는 고리 같은 역할을 한다. 이 고리를 이루는 '알파 위성 배열'이 개인에 따라 그 길이가 최대 30배까지 차이 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벡 박사는 이런 동원체 변이가 다운 증후군, 에드워즈 증후군, 파타우 증후군과 같은 삼염색체성 질환, 즉 특정 염색체를 3개 갖는 염색체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단일 염기' 넘어 '구조 변이'로…정밀 의료의 새 길 이번 연구 결과는 정밀 의료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서던캘리포니아 의과대학의 찰스턴 치앙 의학 집단 유전학자는 "이번 연구는 개인의 질병 위험도를 더 명확히 정의하는 데 근본 구실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유전병 진단 연구가 대부분 DNA 글자 하나만 바뀌는 작은 변이(단일 염기 다형성, SNP)를 찾는 데 집중해, 이번 연구에서 다룬 '문단' 단위의 큰 변화(구조 변이)를 지나쳐왔다고 지적하며, 이번 연구가 이를 보완할 초석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유전 다양성 보고는 아프리카"…편중된 연구에 경종 연구의 또 다른 뜻은 샘플의 다양성에 있다. 이번 연구에서 아프리카계 혈통 샘플에 가장 많은 구조적 다양성이 나타났는데, 이는 인류 유전적 다양성의 가장 깊은 원천이 아프리카에 있다는 기존 이론을 뒷받침한다. 멜로니 교수는 전통적으로 유럽계에 치우쳤던 기준 게놈을 생각할 때 이 발견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치앙 박사는 표본 크기가 여전히 적다는 점을 지적하며, 전 세계 인구 전체를 대표하려면 더 많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우리 분야가 유전 변이 데이터 생성 쪽에서 나아가고 있는 명백한 방향"이라며 "오랫동안 논의해 온 생각들이 하나씩 실현되고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
- 포커스온
-
[퓨처 Eyes(95)] 최고 정밀도 인간 게놈 지도 공개⋯'정크 DNA'·구조 변이 비밀 풀었다
-
-
[기후의 역습(156)] 남극 최대 빙하 균열 가속⋯'스웨이츠 붕괴' 현실화되나
- 세계에서 가장 넓은 빙하로 꼽히는 남극 대륙의 '스웨이츠(Thwaites) 빙하'가 붕괴 임계점에 근접하며 지구 해수면 상승 우려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등 국제 공동연구팀은 NASA 위성 자료를 기반으로 빙붕의 균열을 정밀 추적한 결과, 스웨이츠 빙하의 동쪽 빙붕에서 급속한 균열 확산이 진행 중이며, 빙하의 구조적 안정성이 무너지고 있다고 경고했다고 어스닷컴이 보도했다. 스웨이츠 빙하는 길이 120km(약 80마일)에 달하며, 서남극 해안에서 바다를 향해 거대한 빙붕을 형성하고 있다. 이 빙붕은 해수면에 떠 있지만 육지에 고정되어 있으며, 일종의 '방어벽' 역할을 하며 빙하 전체의 붕괴를 막고 있다. 그러나 이 빙붕이 무너지면 후방의 거대한 빙하가 바다로 유입되며, 전 지구적으로 해수면을 수 미터 상승시킬 수 있다는 것이 과학계의 분석이다. 이번 연구는 2018년부터 2024년까지 NASA의 고정밀 위성 ICESat-2가 수집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새로운 알고리즘을 적용해 수직 방향의 빙붕 균열을 고해상도로 시각화하고, 균열의 깊이·위치·형태 등을 3차원으로 분석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슈지에 왕(Sujie Wang) 펜실베이니아주립대 교수는 "빙붕의 균열은 단순한 이론 모델로 설명하기엔 복잡도가 높으며, 실제 관측 데이터에 기반한 분석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기존 이론이 놓쳤던 미세한 균열의 형성과 진화를 추적함으로써, 붕괴 징후를 조기에 포착할 수 있는 '사전 경보 시스템' 구축에 진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스웨이츠 빙붕 동쪽 구간에서 균열이 더 빠르게 진행 중인 반면, 서쪽 구간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겨울철 이상 고온, 해빙 감소, 해류 변화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정확한 원인 분석은 향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균열이 확산되면 얼음의 흐름이 빨라지고, 그로 인해 더 많은 균열이 발생하는 '피드백 루프'가 형성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자기 강화적 불안정성 메커니즘이 빙붕 붕괴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공동저자인 리처드 앨리(Richard Alley) 교수는 "한 번 무너진 빙붕이 다시 자라나는 사례는 없었다"며 "이번 연구는 붕괴 시점을 더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2002년 붕괴된 라르센B 빙붕의 사례에서 영감을 받아 진행된 후속 프로젝트다. 당시 라르센B 빙붕은 수년간 누적된 온난화 영향 끝에 단 5주 만에 3200㎢ 규모가 완전히 붕괴됐다. 당시에는 예측 모델이 붕괴 전조를 포착하지 못했지만, 이번 연구는 그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관측 기반 분석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또한 향후 남극 전체 빙붕에 대한 분석을 확장하고 있다. 논문 공동저자이자 박사과정 연구원인 황 정루이(Zhengrui Huang)는 위성 자료를 기반으로 40개 이상의 남극 빙붕에서 균열 위치·깊이·형태를 3D로 수집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이 자료는 향후 극지방 빙붕 역학을 연구하는 전 세계 연구자들에게 핵심 관측 자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황 연구원은 "이번 데이터셋은 남극 빙붕 붕괴 예측을 위한 관측 기반 모델의 정교화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향후 기후 변화에 따른 남극 빙하의 반응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향후 계절 기후 변화, 하천 유입, 관광 활동, 해류 모델링 등을 연계해 빙붕 균열의 전개 과정을 정밀 분석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지구환경학술지(International Journal of Remote Sensing)에 게재됐다.
-
- 포커스온
-
[기후의 역습(156)] 남극 최대 빙하 균열 가속⋯'스웨이츠 붕괴' 현실화되나
-
-
[먹을까? 말까?(110)] 바나나잎 유래 유산균으로 발효한 스테비아, 췌장암 세포 선택적 사멸 효과 확인
- 무칼로리 감미료로 알려진 천연 식물 스테비아가 단순한 설탕 대체제를 넘어 항암 치료 보조물질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일본 히로시마대학교 연구진은 스테비아 잎 추출물을 바나나잎에서 분리한 유산균으로 발효한 결과, 췌장암 세포에는 강력한 독성을 보이면서도 건강한 신장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택적 항암 활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의학전문지 메디컬 익스프레스와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2025년 4월 28일 '국제분자의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게재됐다. 히로시마대 의생명·보건과학연구과 예방의학 프로바이오틱스학과의 난란달라이 단시츠도르(Dr. Narandalai Danshiitsoodol) 부교수는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에 미치지 못할 만큼 예후가 극히 불량하고, 수술·항암화학요법·방사선치료에도 높은 내성을 보인다"며 "따라서 약리 활성이 입증된 약용 식물 기반의 새로운 항암 후보물질 발굴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스테비아는 이전에도 항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암세포에 유효한 생리활성물질을 추출하고 정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미생물 발효를 통해 스테비아 추출물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항암 활성을 높일 수 있는 신규 대사산물을 생성하는 방식을 실험에 도입했다. 연구는 식물 유래 유산균 Lactobacillus plantarum SN13T 균주로 스테비아 잎 추출물을 발효한 뒤(FSLE), 이를 사람의 췌장암세포(PANC-1)와 비암성 인간 태아신장세포(HEK-293)에 각각 처리해, 비발효 추출물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기야마 마사노리(Masanori Sugiyama) 교수는 “동일 농도에서 FSLE는 비발효 추출물보다 현저히 높은 암세포 독성을 나타냈으며, 정상 세포에는 유의미한 독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HEK-293 세포에서는 최대 농도에서도 성장 저해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어 분석을 통해 해당 항암 효과의 주요 성분이 ‘클로로겐산 메틸에스터(CAME)’임을 밝혀냈다. 흥미롭게도 발효 과정에서 원래 추출물 내 클로로겐산 함량은 6분의 1로 감소했으며, 이는 균주의 특수 효소가 클로로겐산을 변형시켜 CAME를 생성한 결과로 추정된다. 단시츠도르 부교수는 “CAME는 기존 클로로겐산보다 더 강한 세포독성과 세포자살 유도 효과를 보였다”며 “이번 연구는 특정 균주를 활용한 식물성 추출물의 발효가 어떻게 약리 효과를 강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향후 쥐 모델을 활용한 전신 실험을 통해 발효 스테비아 추출물의 유효 농도 및 생체 내 항암 효과를 구체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는 히로시마대 병원 내과의 사야카 요네자와, 간노 게이시 박사와 함께, 같은 대학의 장런타오(Rentao Zhang), 노다 마사후미(Masafumi Noda) 박사 등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천연물의 약리 활성 증진을 위한 ‘미생물 생체전환(microbial biotransformation)’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향후 프로바이오틱스의 항암 보조요법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 생활경제
-
[먹을까? 말까?(110)] 바나나잎 유래 유산균으로 발효한 스테비아, 췌장암 세포 선택적 사멸 효과 확인
-
-
[우주의 속삭임(126)] 올여름 지구 자전 속도 왜 빨라지나?
- 달의 질량 이동으로 올해 7월과 8월의 일부 날에서 '짧은 하루'가 예고됐다. 올여름 지구의 자전 속도가 일시적으로 빨라지면서 7월 9일, 7월 22일, 8월 5일 등 일부 날짜에는 하루가 평소보다 짧아질 전망이라고 과학 기술 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가 보도했다. 하루 길이는 각각 1.3~1.51밀리초(1밀리초=0.001초)가량 줄어들 것으로 과학자들은 내다봤다. 이는 달의 위치가 지구 자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지구가 하루에 한 바퀴 자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86,400초, 즉 24시간이다. 하지만 이 자전 속도는 일정하지 않다. 달과 태양의 위치, 지구 자기장 변화, 지각 내 질량의 재배치 등 다양한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다. 특히 달이 극지방 가까이 위치하게 되면 지구의 자전 속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현상은 마치 팽이를 잡고 돌릴 때 손의 위치에 따라 회전 속도가 달라지는 것과 유사하다. 이러한 물리적 변화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지구의 계절적 질량 이동이 있다. 영국 리버풀대학의 천체물리학자 제임스 홈(James Holme) 교수는 "북반구에는 남반구보다 육지가 많다. 북반구 여름철이면 나무에 잎이 자라며 지상의 질량이 공중으로 이동하는데, 이는 지구의 자전축에서 더 멀어지는 방향으로 질량이 분포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빙상 선수가 팔을 몸에 바짝 붙이면 회전이 빨라지고, 팔을 벌리면 느려지는 것처럼, 지구의 질량이 중심에서 멀어지면 회전 속도는 느려지고 하루는 길어진다"고 부연했다. 지구의 자전 속도는 이처럼 질량의 위치와 분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지만 일반인이 느끼기엔 이런 변화는 미미한 수준이다. 하루가 1.5밀리초 짧아진다고 해도 시계는 여전히 24시간을 가리킨다. 시차나 표준시 변동도 없다. 실제로 시간대 조정이 필요한 경우는 하루 길이의 차이가 0.9초(900밀리초)를 초과할 때뿐인데, 이는 단 하루 만에 발생한 적은 없다. 다만 장기적으로 볼 때 지구의 자전과 시계 간 불일치는 축적된다. 이를 조정하는 역할은 국제지구자전서비스(IERS·International Earth Rotation and Reference Systems Service)가 맡고 있다. 이 기구는 지구 자전 주기와 협정세계시(UTC)의 차이를 감시하고 있으며, 필요할 경우 '윤초(leap second)'를 삽입해 시간 오차를 보정한다. 지난 수십 년간 총 27회의 윤초가 도입됐다. 한편 과거에는 지구 자전이 지금보다 훨씬 빨랐다. 약 10억~20억 년 전에는 하루가 고작 19시간에 불과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달이 당시 더 가까이 있었고, 그만큼 강한 중력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흐르며 달이 멀어졌고, 지구의 자전도 점차 느려져 쥐라기 시대(약 2억130만년~1억 4500만년 전)에는 하루가 약 23시간이었으며 오늘날에는 24시간에 이르렀다. 하지만 최근에는 반대로 지구가 다시 빨라지는 추세도 관측되고 있다. 2011년 일본을 강타한 규모 8.9의 지진은 지구의 자전을 가속화해 표준 24시간의 길이를 1.8마이크로포(0.0018밀리초) 단축시켰다. 2020년 이후 과학자들은 지구 자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보고했으며, 2024년 7월 5일에는 기록상 가장 짧은 하루가 관측되기도 했다. 당시 하루 길이는 표준 시간인 86.400초보다 1.66밀리초 짧았다. 지구 자전 속도의 이러한 미세한 일일 변동은 1950년대 원자시계를 통해 측정되기 시작했다. 올 여름에는 달이 지구 적도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날이 3일이나 된다. 과학자들은 이로 인해 지구의 시간이 미세하게 변화해 △7월 9일은 낮이 1.30밀리초 단축되며, △7월 22일 지구는 하루 중 1.38밀리초를 잃고, △8월 5일은 낮이 1.51밀리초 단축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변화는 위성항법 시스템(GPS), 원자시계 기반 정밀 기술, 통신 및 금융망 등에 미세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과학자들은 이러한 자전 속도 변동을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장기적인 시간 기준 체계의 보정 가능성도 주시하고 있다. 한편, 과학자들은 지구의 하루 길이가 매 세기마다 약 1.7밀리초씩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차이는 커져서 지금부터 약 2억년 후에는 하루가 25시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지구의 하루 24시간조차, 사실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역동적인 우주 자연 현상의 결과임을 다시금 보여주는 사례다.
-
- 포커스온
-
[우주의 속삭임(126)] 올여름 지구 자전 속도 왜 빨라지나?
-
-
[퓨처 Eyes(91)] 바이러스인가 세포인가⋯생명의 정의 뒤흔드는 '스쿠나아르카에움' 발견
- 기존 생명의 규칙을 깨는 새로운 생물체가 발견됐다. 과학계가 '생명'의 경계를 다시 그려야 할지도 모른다. 생명과 무생물을 넘나드는 이 유기체는 바이러스도 아니고 완전한 세포도 아니면서, 두 가지 특성을 모두 지녀 학계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캐나다와 일본 공동 연구팀이 발견한 이 유기체 '스쿠나아르카에움 미라빌레(Sukunaarchaeum mirabile)'는 바이러스처럼 숙주에 기생하지만, 세포처럼 스스로 유전 정보를 복제하는 능력을 가졌고, 생명과 비생명의 정의에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캐나다 댈하우지 대학교 하라다 료 분자생물학자가 이끄는 연구팀은 거의 우연히 이 생물체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해양 플랑크톤 '키타리스테스 레기우스(Citharistes regius)'의 게놈을 연구하다, 기존에 알려진 어떤 생물과도 다른 독특한 DNA 고리를 찾아냈다. 분석 결과 이 유기체는 고세균(Archaea)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세균은 겉모습은 박테리아와 비슷하지만, 유전적으로는 완전히 다른 생물 그룹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를 크게 세균, 고세균, 진핵생물(인간과 동식물 포함) 세 영역으로 나누는데, 놀랍게도 인간은 세균보다 고세균과 더 가깝다. 기존 상식 파괴한 '초소형 유전체' 스쿠나아르카에움의 가장 놀라운 특징은 유전 정보의 총량, 즉 게놈(Genome)의 크기가 극도로 작다는 점이다. 이 생물의 게놈은 DNA를 이루는 글자인 '염기쌍'이 23만 8000개에 불과하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작은 고세균의 게놈(49만 염기쌍)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크기다. 이렇게 축소된 게놈은 자신을 복제하는 데 필요한 기구 말고는 거의 아무것도 담고 있지 않아 강박적인 복제에의 집중을 드러낸다. 이 유기체는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거나 대부분의 대사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생존과 증식을 위해 숙주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바이러스와 비슷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바이러스와 달리, 생명 활동의 핵심인 리보솜과 메신저 RNA를 스스로 만드는 유전자를 가졌다. 생명체의 모든 정보는 DNA라는 거대한 설계도에 담겨있다. 이 설계도 원본(DNA)에서 필요한 부분만 복사한 사본이 메신저 RNA이며, '단백질 공장'인 리보솜은 이 사본을 보고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바이러스는 이 공장과 사본을 모두 숙주에게서 훔쳐 써야 하지만, 스쿠나아르카에움은 스스로 공장을 짓고 사본을 만들 능력이 있는 셈이다. 생명의 정의, 경계에 서다 연구팀은 생물학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 유기체의 게놈은 극도로 축소돼 인식 가능한 거의 모든 대사 경로가 없으며, 주로 DNA 복제, 전사, 번역 같은 복제 핵심 기제를 암호화하는 정보만 담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전사는 DNA 설계도를 메신저 RNA로 복사하는 과정, 번역은 메신저 RNA 정보를 이용해 단백질을 만드는 과정을 뜻한다. 연구팀은 이어 "이는 숙주에 대한 전례 없는 수준의 대사 의존성을 시사하며, 최소한의 세포 생명과 바이러스의 기능상 구분에 도전하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과학계에서는 통상 스스로 번식하고 성장하며 에너지를 만드는 단세포 생물 이상을 생명으로 정의했다. 이 때문에 숙주 없이는 아무 활동도 못 하는 바이러스는 생명과 무생물 사이의 회색지대에 있는 존재로 여겼다. 스쿠나아르카에움의 등장은 이 회색지대의 폭을 더욱 넓혔으며, 생명과 비생명의 경계에 있는 존재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포 진화의 비밀 풀 열쇠 될까" '스쿠나아르카에움'의 존재는 자연이 인간의 엄격한 정의를 따르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이번 발견은 세포 생명체와 바이러스의 경계가 생각보다 훨씬 더 넓고,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생물학적 다양성이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스쿠나에르카에움의 발견은 세포 생명의 기존 경계를 허물고, 미생물 상호작용 안에 있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광대한 생물학적 신비를 드러낸다"고 강조했다. 또한 "공생 시스템을 추가로 탐사하면 훨씬 더 특별한 생명 형태를 드러내 세포 진화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새롭게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 포커스온
-
[퓨처 Eyes(91)] 바이러스인가 세포인가⋯생명의 정의 뒤흔드는 '스쿠나아르카에움' 발견
-
-
국제유가, 이란 핵사찰 사실상 거부 등 영향 이틀째 상승
- 국제유가는 2일(현지시간) 이란의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 사찰 사실상 거부와 미국과 베트남간 무역협상 타결 등 영향으로 상승했다. 국제육가는 이틀째 상승세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물 가격은 전거래일보다 3.1%(2.0달러) 오른 배럴당 67.45달러에 마감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전장보다 3.0%(2.0달러) 상승한 배럴당 69.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와 브렌트유는 종가기준으로 지난달 2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이란을 중심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중동지역의 원유공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제기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IRNA 통신 등 이란 국영매체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대한 협력을 잠정 중단하는 법률을 공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의회가 이란 핵시설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폭격에 맞대응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가결한 이 법안은 이란의 핵시설 관련 평화적 핵활동에 대한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 IAEA 사찰단의 이란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다. 이란은 IAEA가 서방의 편을 들어 이스라엘의 공습을 정당화했다고 비난해 왔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3위의 원유 수출국이다.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원자재 분석가는 "시장은 이란의 IAEA에 대한 조치로 인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을 일부 반영하고 있다"면서도 "이것은 심리에 관한 것이지, (실제) 석유에 차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베트남과 무역 합의를 타결하면서 다른 나라들과의 합의도 조만간 나올 수 있다는 낙관론이 퍼진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마이클 폴켄더 미 재무부 부장관은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주 여러 건의 협정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협상이 실제로 진전되지 않은 국가에 대해서는 다음 주 그들의 관세율이 어떻게 될지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원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증가한 것으로 발표된 점을 유가상승폭을 제한했다. 미국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지난달 27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384만5000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200만배럴 넘게 줄었을 것으로 점쳤으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 미국의 원유 재고는 6주 만에 처음으로 늘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중동리스크 고조 등에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가격은 0.3%(9.9달러) 오른 온스당 3359.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 산업
-
국제유가, 이란 핵사찰 사실상 거부 등 영향 이틀째 상승
-
-
[단독] 삼성전자, 칠레 '사이버데이 할인 취소'로 집단소송 위기
- 삼성전자가 칠레에서 사이버데이에 할인 상품을 일방 취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집단 소송 위기에 처했다. 칠레 소비자보호청(SERNAC)이 온라인 할인행사인 사이버데이(CyberDay) 기간 중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혐의로 삼성전자와 ABC(구 ABCDIN)를 상대로 조사를 시작했다고 현지매체 ADNRadio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DNRadio에 따르면 SERNAC은 두 기업에 대해, 접수된 수백 건의 소비자 불만을 바탕으로 해당 주문 취소의 사유, 피해 소비자 수, 보상 절차 및 재발 방지 대책 등 모든 관련 자료를 10일 이내 제출하라는 공식 요청을 보냈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에 따르면 당시 주문은 결제 완료 후 '배송 중'으로 표시되었으나, 이후 판매업체 측에서 '처리 오류' 또는 구체적인 설명 없이 주문을 일방적으로 취소했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삼성전자의 경우 고급 스마트폰 모델인 갤럭시 S24, S24 FE, S24 울트라 등 일부 제품을 최대 75% 할인된 가격(17만9990~21만9990페소)에 판매했으나, 이들 주문이 모두 취소돼 불만이 폭주했다. 정상가는 최대 146만9990페소에 달하는 제품들이다. 가전·생활용품 유통업체 ABC도 30만 페소에 판매된 침대세트 제품을 두고 170건 이상의 주문 취소 민원이 접수됐다. 제품은 재고 부족이나 내부 시스템 오류 등을 이유로 취소됐으나, 취소 이후에도 해당 상품이 자사 웹사이트에서 계속 판매 중인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확산됐다. SERNAC은 두 기업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뒤, 소비자 권익 침해 여부에 따라 단체소송 제기 또는 법적 제재 등 후속 조치를 검토할 예정이다.
-
- IT/바이오
-
[단독] 삼성전자, 칠레 '사이버데이 할인 취소'로 집단소송 위기
-
-
[우주의 속삭임(123)] 은하 외곽서 별을 집어삼킨 유영 블랙홀⋯사상 첫 광학 관측
- UC버클리 천문학자들이 은하 중심 아닌 외곽에서 발생한 중력파 후보 현상을 포착했다. 은하 중심이 아닌 외곽에서 거대한 블랙홀이 별을 집어삼키는 극적인 장면이 처음으로 포착됐다고 과학 전문매체 사이테크 데일리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장기적으로 두 초대질량 블랙홀의 병합 가능성을 보여주는 단초로, 향후 중력파 관측의 신기원을 열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UC버클리 천문학자들은 최근 AT2024tvd로 명명된 현상을 관측하고, 그 원인이 은하 외곽을 떠도는 블랙홀의 '조석파괴사건(TDE, Tidal Disruption Event)'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약 100만 배에 달하며, 자전 속도가 빠른 별 하나를 강한 중력으로 찢어낸 뒤 그 잔해에서 발생한 섬광을 통해 존재를 드러냈다. 이번 발견은 캘로포니아주 팔로마 천문대에 설치된 츠비키 천이 관측소(ZTF, Zwicky Transient Facility)의 광학 카메라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후 허블 우주망원경, X선, 전파망원경 등 다중 파장 관측으로 확정됐다. 이러한 유형의 TDE는 기존에 은하 중심에서만 발견됐으며, 비핵 영역(off-nuclear)에서 광학적으로 관측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블랙홀의 공존…장기 병합 가능성 주목 은하 중심부에도 이미 하나의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곽에 또 다른 거대한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은 은하 병합의 잔재로 해석된다. 연구팀은 이 떠돌이 블랙홀이 과거 소형 은하의 중심이었던 블랙홀로, 병합 후 큰 은하에 포획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약 1억 배이며, 근처 가스와 물질을 빨아들이며 성장 중이다. 두 블랙홀이 현재는 수천 광년 떨어져 있지만, 수십억 년 후에는 중력 상호작용을 통해 병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연구진의 설명이다. UC버클리의 라파엘라 마르구티(Raffaella Margutti) 교수는 "지금처럼 TDE를 통해 두 블랙홀이 근접해 있는 사례를 관측한 것은 처음"이라며 "향후 LISA(Laser Interferometer Space Antenna) 미션을 통해 이 병합에서 발생하는 중력파를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DE, 보이지 않는 블랙홀을 밝히는 '플래시' 블랙홀은 그 자체로 빛을 방출하지 않기 때문에 직접 관측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주변의 별이나 가스가 블랙홀의 중력에 의해 찢겨나가며 생성되는 밝고 뜨거운 원반(강착 원반)과 방출되는 빛은 관측이 가능하다. TDE는 이러한 현상의 대표적 사례로, 블랙홀이 별을 삼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발적인 섬광이다. ZTF는 2018년 이후 현재까지 100건 가까운 TDE를 은하 중심에서 포착했으며, 이번처럼 외곽에서 발생한 사례는 전례가 없었다. 이는 블랙홀들이 은하 내에서 떠돌고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며, 그 수는 지금까지 예측보다 더 많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공동 저자인 라이언 초녹(Ryan Chornock) 교수는 "은하가 병합하면 블랙홀도 함께 들어오지만, 곧바로 병합하진 않는다"며 "이처럼 은하 내부를 떠도는 '유영 블랙홀'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이론이 이번에 관측을 통해 확인됐다"고 말했다. LISA, 수백만 태양질량급 병합 중력파 탐지 준비 유럽우주국(ESA)과 미국항공우주국(나사·NASA)이 공동으로 추진 중인 리사(LISA) 우주 미션은 향후 10년 내 발사를 목표로 하고 있다. LISA는 수백만 태양질량 규모의 블랙홀 병합에서 나오는 중력파를 탐지하는 데 최적화된 장비로, 지상 기반의 LIGO나 VIRGO가 관측하지 못하는 중간질량대 영역을 담당하게 된다. 이번 AT2024tvd의 발견은 LISA의 과학적 타당성을 높이는 결정적 사례로 꼽힌다. TDE 같은 일시적 사건을 체계적으로 탐색한다면, 향후 LISA가 관측할 수 있는 병합 대상 블랙홀을 사전에 포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주는 조용히 병합 중…우리는 단지 그 흔적을 따라간다" 연구 책임자인 유한 야오(Yuhan Yao) 박사는 "보통은 은하 중심에서만 찾던 현상이 외곽에서 나타났다는 것 자체가 우주 구조 형성의 과정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며, "이번 발견은 하나의 시작이며, 더 많은 '숨은 블랙홀'을 찾을 단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천문학 저널 레터스(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 게재됐다.
-
- 포커스온
-
[우주의 속삭임(123)] 은하 외곽서 별을 집어삼킨 유영 블랙홀⋯사상 첫 광학 관측
-
-
[증시 레이더] 코스피, 장중 3,000선 근접⋯급등락 끝에 2,950선 마감
- 코스피가 17일 장중 한때 3,000선 돌파를 시도했지만 오름폭을 반납하며 2,95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64포인트(0.12%) 오른 2,950.30에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2,998.62까지 오르며 2022년 1월 이후 3년 5개월 만의 3,000선 복귀를 눈앞에 뒀으나, 오후 들어 변동성을 보이며 상승폭을 줄였다. 코스닥지수는 1.61포인트(0.21%) 내린 775.65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1.1원 하락한 1,362.7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1.57%)와 SK하이닉스(0.40%) 등 반도체주가 상승한 가운데, 신풍제약은 코로나 관련 유럽 특허 소식에 상한가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장중 3,000선 돌파 시도…변동성 장세 속 2,950선 마감 국내 증시가 17일 장중 한때 3,000선에 근접하며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오후 들어 상승폭을 반납하고 제한적 상승세로 마감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3.64포인트(0.12%) 오른 2,950.30에 거래를 마치며, 장중 기록한 고점(2,998.62)에 비해 48포인트가량 밀린 수준에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강한 상승세를 보이며 2022년 1월 3일(3,010.77) 이후 처음으로 3,000선 돌파 기대를 높였다. 지수는 개장 직후 2,959.93으로 출발해 10시 5분경 2,998.62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장중 하락세로 전환되기도 했고, 다시 강보합권으로 돌아서며 변동성을 보였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61포인트(0.21%) 하락한 775.65에 마감했다. 장 초반 785선을 웃돌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오후 들어 낙폭이 확대되며 전일 대비 하락세로 전환됐다. 원/달러 환율은 1.1원 내린 1,362.7원으로 마감돼, 전일에 이어 원화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시장의 주도주는 반도체였다. 중동 리스크 완화 기대감에 오전 내내 상승세를 보였던 삼성전자는 1.57%, SK하이닉스는 0.40% 상승 마감하며 지수 견인에 힘을 보탰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모회사인 SK의 AI 데이터 센터 신설 계획이 알려지면서 장중 26만원을 돌파,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가 다시 한번 주가에 반영된 셈이다. 자동차와 조선, 2차전지 업종에서도 일부 상승 종목이 눈에 띄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0.17%, 현대차는 1.74%, 기아는 2.15% 상승했다. 방산·조선 분야에서는 한화오션이 7.85% 급등하며 강세를 보였다. 반면 일부 대형주에서는 하락세가 나타났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1.65%), HD현대중공업(-2.78%), 두산에너빌리티(-0.34%)는 하락했다. 금융주와 제약바이오 종목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0.49%), KB금융(-0.65%), 하나금융지주(-0.25%), 신한지주(-0.50%) 등이 하락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신풍제약이었다. 전날 회사가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유행성 RNA 바이러스 감염 질환의 예방 또는 치료용 약제학적 조성물'로 유럽특허청(EPO)에서 특허를 획득했다고 밝히면서, 주가가 상한가(29.92%)까지 치솟아 12,810원에 마감했다. 우선주인 신풍제약우도 30% 오른 35,750원에 거래를 마쳐 동반 상한가를 기록했다. 최근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해당 치료제의 예방·치료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단기적인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시장은 코스피 3,000선 재진입 여부를 두고 장중 내내 긴장감을 유지했다. 3,000선은 상징적 지수인 만큼, 이를 돌파하는 데 성공할 경우 외국인·기관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 등 대외 변수에 대한 경계심리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어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도 상존하는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는 "3,000선 돌파 시도는 국내 증시의 회복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긍정적 신호였지만, 아직은 외부 환경에 따라 수급이 요동치는 불안정한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실적 모멘텀과 글로벌 유동성 흐름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 금융/증권
-
[증시 레이더] 코스피, 장중 3,000선 근접⋯급등락 끝에 2,950선 마감
-
-
국제유가, 이스라엘과 이란간 확전 여파로 7%대 폭등
- 국제유가는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이란간 확전 여파로 7%대나 폭등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7월물 가격은 7.3%(4.94달러) 상승한 배럴당 72.98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일간 상승 폭 기준으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지난 2022년 이후 최대 일간 상승 폭이다. WTI 선물은 12일 밤에는 상승폭이 14%대까지 오르며 배럴당 77.62달러까지 치솟아 지난 1월이래 약 5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8월물은 7.0%(4.87달러) 오른 배럴당 74.2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2일 이후 최고치다. 국제유가가 이처럼 폭등세를 보인 것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 등을 공습한 데 이어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수백기를 발사해 보복하면서 중동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중동지역의 원유공급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새벽 전투기 200대를 동원해 이란 중부 이스파한의 나탄즈 핵시설 등 군사 목표물을 전격 공습했다. 오후에도 다시 전투기를 띄워 이란의 탄도미사일 생산기지와 발사대 등을 타격했다. 이란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다량 발사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다양한 탄도미사일 수백기가 발사되며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잔혹한 공격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한 작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이란 지역 석유 생산시설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이란이 중동 지역의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이곳을 지나는 유조선을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5분의 1에 해당하는 하루 1800만∼19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한다. 한국 내로 들어오는 중동산 원유도 이 해협을 통해 수입된다. 투자은행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무력 충돌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면 심각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레이딩 플랫폼 트라두의 니코스 차부라스 수석 시장 애널리스트는 이날 투자자 용 보고서에서 "유가가 지속해서 오르려면 이란의 석유 인프라 손상이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같은 실제 물리적 공급 차질이 발생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냅퍼 크릭 에너지의 카일 쿠퍼는 "앞으로 이스라엘과 이란간 공격기 지속된다면 석유관련 시설이 피해를 입거나 이란이 (세계 에너지수송의 요충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가능성 등 공급에 대한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선임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현재까지 석유시설에 대한 공격은 보도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중동리스크는 고조되고 있지만 공급력을 상실하지 않아 원유가격 폭등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중동위기 고조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가격은 1.5%(50.4달러) 오른 온스당 345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일시 3468.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최고치(3505.9달러)를 기록한 지난 4월 하순이래 최고치에 거래되기도 했다.
-
- 산업
-
국제유가, 이스라엘과 이란간 확전 여파로 7%대 폭등
-
-
[우주의 속삭임(120)] 100년 된 수수께끼, 은하계 '우주선' 기원에 한 발 더 다가서다
- 우주에서 날아오는 매우 빠르고 에너지가 높은 입자인 우주선(宇宙線, cosmic rays)의 출처는 어디일까. 미국 미시간주립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 천체물리학 연구진이 은하계 내 고에너지 우주선(cosmic rays)의 기원을 밝히기 위한 연구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웹사이트 PHYS.org가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지난 6월 8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제246차 미국천문학회(American Astronomical Society)에서 발표됐으며, '천체물리학 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및 'AAS 리서치 노트(Research Notes of the AAS)'에 각각 게재됐다. '우주선(Cosmic Rays)'은 빛에 가까운 속도로 이동하는 고에너지 입자로, 1912년 처음 발견된 이후 100년 넘게 그 발생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미시간주립대 슈오 장(Shuo Zhang) 물리·천문학과 조교수 연구팀은 블랙홀, 초신성 잔해, 별 형성 지역 등 극한 천체현상이 우주선의 주요한 기원 후보임을 지목하고, 이를 '페바트론(PeVatron)'이라는 고에너지 천체 입자 가속 장치 개념으로 접근해 연구를 진행했다. 첫 번째 연구에서는 중국의 고고도 공기 샤워 관측소(LHAASO)가 발견한 미지의 페바트론 후보 천체를 분석했다. 박사후연구원 스티븐 디커비(Stephen DiKerby)는 유럽우주국의 XMM-Newton X선 우주망원경 자료를 활용해, 해당 천체가 펄서풍 성운(pulsar wind nebula)임을 규명했다. 이는 펄서로부터 방출된 전자·양전자와 함께 고에너지를 전달하는 확산 거품 구조로, 실제 페바트론의 실체를 확인한 드문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두 번째 연구는 학부생 엘라 웨어(Ella Were), 아미리 워커(Amiri Walker), 샨 카림(Shaan Karim)이 주도했다. 이들은 NASA의 스위프트(Swift) X선 망원경을 통해 또 다른 LHAASO 천체들의 X선 방출 한계를 측정하고, 향후 보다 정밀한 천체 분류 및 관측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장 교수는 "우주선은 생각보다 지구 생명체와 훨씬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면서 "블랙홀처럼 아주 먼 곳에서 온 약 100조 개의 우주 중성미자가 매초 우리 몸을 통과한다. 그것들이 어디에서 왔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라고 반문했다. 이어 장 교수는 "우리의 연구는 우주선의 발원지를 식별하고 분류함으로써, 향후 중성미자 관측소와 전통적 광학·X선·감마선 망원경의 심층 연구를 위한 기준 데이터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향후 입자 가속 메커니즘 해명과 은하 진화, 암흑물질 연구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팀은 향후 남극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관측소(IceCube Neutrino Observatory) 자료와 X선, 감마선 망원경 자료를 융합해, 왜 일부 천체는 중성미자를 방출하는 반면 다른 천체는 그렇지 않은지를 분석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중성미자의 발생 조건과 공간적 기원을 규명하고, 입자물리학과 천문학 간의 융합연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
- 포커스온
-
[우주의 속삭임(120)] 100년 된 수수께끼, 은하계 '우주선' 기원에 한 발 더 다가서다
-
-
[퓨처 Eyes(88)] RNA, 스스로 복제하다⋯생명 기원 미스터리 풀 실마리
- 인류의 기원은 어디일까. 우리는 과연 어디에서 왔을까. 수천년 동안 인류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온 이 바탕이 되는 질문에 과학이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최근 과학자들이 실험실 환경에서 생명 탄생의 가장 초기 단계로 여기는 리보핵산(RNA)의 자가 복제 과정을 일부 재현하는 데 성공하면서, 지구 최초의 생명체가 어떻게 등장했는지에 대한 수수께끼를 푸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약 40억 년 전 단백질이나 DNA(디옥시리보핵산) 보다 먼저 RNA가 생명 활동의 중심이었으리라는 'RNA 세계' 가설에 힘을 싣는 연구 결과로 주목받는다. 생명의 설계도이자 일꾼, RNA 대부분의 진화생물학자는 지구가 약 4억 년 동안 'RNA 세계'였다고 본다. 이 가설의 핵심은 생명의 시작이 정교한 DNA나 단백질이 아닌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의 RNA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RNA는 오늘날 우리 몸 속에서 유전 정보를 전달하거나 단백질을 만드는 데 관여하는 물질이다. RNA는 DNA처럼 유전 정보를 저장하는 능력과 단백질처럼 화학 반응을 돕는 효소 기능을 일부 함께 수행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RNA는 정보 저장과 기능 수행이라는 생명의 두 가지 핵심 역할을 혼자 해낼 수 있는 다재다능한 분자다. 과학자들은 이런 RNA가 스스로 복제하며 점차 복잡한 생명 시스템으로 진화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제임스 애트워터 박사는 RNA를 두고 "이것이 생물학을 움직인 분자였다"고 표현하며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 RNA 세계 가설에는 큰 어려움이 있었다. 첫째, 현재 살아있는 생물에게서 이 '최초 RNA 복제자'의 명확한 흔적을 찾기 어렵다는 점이다. 둘째, 초기 지구와 비슷한 환경에서 RNA가 스스로 복제하는 과정을 실험실에서 성공적으로 재현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RNA 분자는 DNA처럼 두 가닥이 서로 꼬인 이중 나선 구조를 이룰 수 있는데, 이 RNA 이중 나선은 DNA와 견주어 결합력이 훨씬 강하다. 이 때문에 두 가닥을 분리해 각각을 바탕으로 새로운 RNA 가닥을 만드는 복제 과정이 매우 어렵다. 마치 단단히 붙은 테이프 두 장을 떼어 복사본을 만들려는 것과 비슷하다. 풀리지 않던 RNA 복제의 수수께끼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과 케임브리지 MRC 분자생물학 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RNA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했다.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케미스트리'에 발표한 논문에서 특정 조건으로 RNA의 부분 자가 복제를 이끄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은 '트리뉴클레오타이드', 즉 세 개의 RNA 문자(핵산의 기본 단위인 뉴클레오타이드가 세 개 이어진 것)로 이루어진 짧은 RNA 조각인 '삼중항 RNA'였다. 애트워터 박사는 "우리가 사용한 삼중 뉴클레오타이드라고 불리는 RNA의 삼중항 또는 세 글자 구성 요소는 오늘날 생물학에서는 찾을 수 없지만, 훨씬 쉬운 복제를 가능하게 한다. 가장 초기 형태의 생명체는 우리가 알고 있는 어떤 생명체와도 상당히 달랐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오늘날 세포 안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 단위가 세 개의 염기(코돈)로 이루어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삼중항 RNA의 역할은 흥미롭다. 애트워터 박사는 "생물학이 과거에 RNA를 복사하는 방식과 오늘날 생물학이 RNA를 사용하는 방식 사이에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험실에서 찾은 생명 탄생의 조건 연구팀의 실험 과정은 초기 지구의 특정 환경 변화를 따랐다. 먼저, 복제의 바탕이 될 긴 RNA 가닥과 많은 양의 삼중항 RNA 조각들을 물에 넣고 용액을 산성으로 만든 뒤 80°C까지 가열했다. 뜨거운 온도와 산성 조건은 긴 RNA 가닥의 이중 나선 구조를 풀어 헤쳐 단일 가닥으로 만들고, 이 단일 가닥에 상보적인 삼중항 RNA 조각들이 달라붙도록 이끈다. 마치 긴 사다리의 한쪽 면에 짧은 가로대 조각들이 붙는 것과 같다. 이렇게 삼중항 RNA 조각들이 달라붙으면 원래 RNA 가닥들이 다시 서로 강력하게 결합하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다음으로, 연구팀은 이 용액을 알칼리성으로 바꾸고 영하 7°C로 빠르게 냉각해 얼렸다. 물이 얼면서 RNA와 삼중항 RNA 조각들은 얼음 결정 사이의 좁은 액체 공간에 높은 농도로 모인다. 바로 이 조건에서 RNA 효소(화학 반응을 돕는 RNA)가 활성화해, 주형 RNA 가닥에 붙어 있던 삼중항 RNA 조각들을 마치 구슬을 꿰듯 하나로 길게 이어 새로운 RNA 가닥을 만든다. 연구팀이 녹인 뒤 수소 이온 농도(pH)와 온도를 조절하자 RNA는 거듭 복제됐다. 애트워터 박사는 "우리가 설계한 변화하는 조건이 예를 들어 밤낮의 온도 변화나 뜨거운 암석이 차가운 대기와 만나는 지열 환경과 같이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 오늘날 지구에서 그 재료들을 찾을 수 있다. 아이슬란드 온천은 우리가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것만큼 산성인 것을 포함해 다양한 이온 농도(pH)를 가질 수 있다"고 덧붙이며, 이런 과정이 자연적인 담수 환경 예를 들어 지열 활동이 활발한 연못이나 호수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소금물은 어는 과정을 방해해 이 과정에 알맞지 않다고 한다. 한 걸음 다가선 생명의 기원, 남은 과제들 이번 실험으로 연구팀은 약 180개 문자로 이루어진 RNA 효소 가닥 가운데 약 17%인 최대 30개 문자까지 성공적으로 복제했다. 이는 완전한 자가 복제에는 이르지 못하지만, RNA가 스스로 복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으로 보여준 중요한 성과다. 연구팀은 사용한 RNA 효소의 효율을 높이면 완전한 복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MRC 분자생물학 연구소 필리프 홀리거 박사는 "생명은 정보를 통해 순수 화학과 분리된다. 이 정보는 유전 물질에 암호화된 분자 기억으로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전달된다. 이 과정이 일어나려면 정보가 복사, 즉 복제되어 전달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번 연구의 뜻을 설명했다. 정보의 복제와 전달이야말로 생명 현상의 바탕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 사용한 삼중항 RNA의 역할을 두고 위스콘신-매디슨 대학교 재커리 애덤 박사는 "RNA 뉴클레오타이드 삼중항은 모든 세포에서 번역 때 매우 특정한 정보 기능을 수행한다"며, "이 논문은 RNA 뉴클레오타이드 삼중항이 살아있는 세포가 나타나기 전에 했을 수 있는 순전히 화학 역할, 즉 비정보 기능을 가리킬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이는 삼중항 RNA가 정보 전달 기능 이전에 구조나 화학 역할을 먼저 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과거 자연 복제에 가장 많이 관여했을 삼중항들이 가장 강하게 결합하며, 최초 유전 코드가 이런 삼중항 세트로 이루어졌으리라는 또 다른 흥미로운 연결고리도 내놓았다. 물론 이번 연구 결과가 생명 기원의 모든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은 아니다. 아직 부분 복제에 머물고 있으며, 초기 지구의 복잡하고 다양한 환경 조건을 실험실에서 완벽히 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이번 성과는 지구의 오랜 RNA 세계가 실제로 자가 복제 능력을 가졌을 수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보여주며, 생명 탄생이라는 궁극적인 물음을 향한 과학 탐구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할 수 있다. 인류의 오랜 궁금증을 풀려는 과학자들의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
- 포커스온
-
[퓨처 Eyes(88)] RNA, 스스로 복제하다⋯생명 기원 미스터리 풀 실마리
-
-
[증시 레이더] 코스피, 6거래일 연속 상승⋯3년 5개월 만에 2,900선 회복
- 코스피가 11일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2,900선에 안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5.19포인트(1.23%) 오른 2,907.04로 장을 마쳤다. 이는 2022년 1월 14일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의 최고치다. 코스닥도 1.96% 오른 786.29로 마감했다. 외국인 순매수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 협상 진전에 따라 반도체 관련주 중심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등이 강세를 보인 반면, 금융주는 약세였다. 원/달러 환율은 10.7원 오른 1,375.0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미니해설] 코스피, 6일 연속 상승하며 2,900선 돌파…2022년 이후 최고치 기록 코스피가 11일 6거래일 연속 상승에 성공하며 종가 기준 2,900선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 2022년 1월 14일(2,921.92)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국내 증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음을 방증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5.19포인트(1.23%) 오른 2,907.04로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장 초반 2,887.32로 출발해 곧바로 2,900선을 돌파했고, 장중 한때 2,904.21까지 올랐다. 장중 조정 구간이 있었지만, 오후 들어 상승세를 확대하며 2,900선 위에서 마감에 성공했다. 이로써 코스피는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코스닥 역시 전 거래일보다 15.09포인트(1.96%) 오른 786.29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780선을 돌파하며 중소형주 중심의 투자 심리 개선이 반영됐다. 외국인 매수세·정책 기대감이 상승 견인 이번 상승세는 외국인 순매수세가 지속되고, 미중 무역 협상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지며 상승 동력을 제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대통령 선거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 정책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증시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성전자(1.18%), SK하이닉스(4.12%), 한미반도체(3.50%) 등 반도체 대표주들이 강세를 보이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이는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전개되며,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 가능성이 부각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자동차주 역시 상승 흐름에 동참했다. 현대모비스(4.91%), 현대차(2.03%), 기아(2.54%)가 동반 상승했다. 두산에너빌리티(6.46%)는 에너지정책 관련 기대감 속에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금융주는 대부분 약세였다. KB금융(-3.34%), 신한지주(-1.81%), 하나금융지주(-0.64%), 우리금융지주(-0.24%) 등이 하락세를 보였고, 방산주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1%), LIG넥스원(-1.53%)도 소폭 조정받았다. 환율, 미중 협상 소식에 1,370원대 중반으로 상승 서울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10.7원 오른 1,375.0원에 마감됐다. 이날 환율은 장 초반 1,365.0원에 출발해 장중 1,370원대를 유지하며 변동성을 보였다. 미국과 중국은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차 고위급 무역 협상에서 지난달 제네바 회담 합의의 이행 프레임워크에 공식 합의했다. 미국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번 협상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중국 리청강 부부장도 "양국 정상 간 전화 통화와 제네바 회담의 합의를 토대로 프레임워크에 도달했다"고 전했다. 다만 신한은행 백석현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합의는 후속 협상 차원의 의미가 강하기 때문에, 전환점을 제공한 제네바 합의보다 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6월 들어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는 외국인 수급 개선과 정책 기대감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단기 상승세를 견인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중심의 실적 기대주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으며, 글로벌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되는 조짐도 투자심리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다만 환율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 자금의 재유입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코스피가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2,950~3,000선을 돌파할 수 있을지는 정책 추진 속도와 글로벌 시장 흐름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 금융/증권
-
[증시 레이더] 코스피, 6거래일 연속 상승⋯3년 5개월 만에 2,900선 회복
-
-
[먹을까? 말까?(104)] 설탕 대체품 에리트리톨, 뇌혈관 건강에 부정적 영향 가능성
- 대표적인 저칼로리 감미료로 널리 사용되는 에리트리톨(erythritol)이 뇌혈관 세포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감미료는 혈당과 인슐린 반응을 거의 유발하지 않아 비만, 당뇨, 대사증후군 환자들을 위한 '건강한 대체당'으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 심혈관계 위험성과 관련된 우려가 커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사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콜로라도대학교와 밴더빌트대학교 등 공동 연구진은 학술지 '응용생리학저널(Journal of Applied Physi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에리트리톨이 뇌 미세혈관 내피세포 기능을 저하시킨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인간 뇌혈관 내피세포를 배양한 뒤 일반적인 음료 한 캔에 해당하는 수준(6mM)의 에리트리톨에 3시간 노출시켜 세포 반응을 측정했다. 산화 스트레스·질산화물 감소·혈관 수축 유도까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리트리톨에 노출된 세포는 활성산소(ROS) 생성이 약 75% 증가했다. 이는 세포 손상과 노화를 유발하는 주요 요인으로, 심혈관 질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에 대응해 항산화 단백질인 SOD-1과 카탈라아제 발현도 증가했으나, 세포는 완전히 회복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혈관 확장과 혈류 유지에 핵심적인 질산화물(nitric oxide) 생성 역시 저해되었다. 질산화물 생성 효소(eNOS)의 전체 발현량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활성화를 위한 인산화 반응(Ser1177)은 약 65% 감소한 반면, 억제 반응(Thr495)은 약 85% 증가했다. 그 결과, 실제 질산화물 생산량은 약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 수축 단백질·혈전 용해 반응도 방해 연구진은 에리트리톨이 혈관 수축 유도 물질인 엔도텔린-1(endothelin-1)의 생성을 촉진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구체인 Big ET-1의 세포 내 농도가 유의미하게 증가했고, 엔도텔린-1의 분비량도 약 30% 증가했다. 이는 뇌혈류 흐름을 저해하고, 특히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질환의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혈전 용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직형 플라스미노겐 활성화제(t-PA)의 반응성도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상 세포는 트롬빈(thrombin) 자극에 반응해 t-PA 분비가 크게 증가했지만, 에리트리톨에 노출된 세포는 이에 제대로 반응하지 못했다. 이는 혈전 형성 상황에서 응급 방어기제가 작동하지 않을 위험성을 시사한다. "장기 복용 영향은 향후 추가 연구 필요" 이번 연구를 주도한 오번 베리(Auburn Berry) 연구원은 "에리트리톨은 당분이 없는 식품의 건강한 대안으로 인식돼 왔지만, 실제로는 뇌혈관 기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일상에서 섭취량을 인식하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연구진은 이번 실험이 세포 수준에서 이루어진 인 비트로(in vitro, 살아 있는 생명체 내부가 아니라 시험관 등 제어가 가능한 환경에서 수행되는 실험 과정) 연구이며, 인간에게 동일한 결과가 나타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노출 강도, 빈도, 개인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실제 영향은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최근 임상 및 역학 연구들과도 일관된 경향을 보이는 만큼,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에리트리톨 섭취에 대한 추가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 생활경제
-
[먹을까? 말까?(104)] 설탕 대체품 에리트리톨, 뇌혈관 건강에 부정적 영향 가능성
-
-
[기후의 역습(139)] 기후 변화가 수면 무호흡증 악화시킨다⋯온도 상승 시 유병률 최대 3배 증가 전망
- 기후 변화로 인한 기온 상승이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OSA)의 심각도를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지구 온난화가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최신 대구모 분석으로, 향후 전 세계적 질병 부감 증가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됐다. 뉴스메디컬에 따르면 호주 플린더스대학교(Flinders University) 산하 수면건강연구소의 바스티앙 르샤 박사(Bastien Lechat) 연구팀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최근 미국흉부학회(ATS) 국제학술대회(2025 ATS International Conference)에서 발표됐다. 연구팀은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라 향후 75년 이내 대부분의 국가에서 OSA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두 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1만 명 대상 분석⋯기온 상승시 수면무호흡증 발현 45% 증가 연구팀은 전세계 11만 6000여 명의 사용자 데이터를 포함한 상용 수면센서 기반 데이터 베이스를 활용해, 각 개인당 평균 500회 가량의 반복 측정 결과를 확보했다. 해당 센서는 매트릭스 하단에 설치되며 OSA의 중증도를 추정할 수 있도록 임상적으로 검증된 장비다. 일르 통해 연구진은 하루 평균 외부 기온과 수면 중 OSA 발생 빈도를 비교 분석했으며, 그 결과 기온이 높을수록 OSA 발생 확률이 4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 거주자에게서 온도 상승에 따른 OSA 증가율이 미국이나 호주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르샤 박사는 "기온과 OSA 중증도 사이의 연관성이 이 정도로 클 줄 예상하지 못했다"며 "기후 변화가 개인의 건강을 넘어 사회 전체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주 주목할만한 결과"라고 말했다. 온난화 2도 이상이면 OSA 부담 3배⋯이미 100% 이상 증가 추정 연구팀은 이번 분석을 토대로 기온 상승이 가져올 OSA의 사회경제적 부담도 모델링했다. 장애보정수명(DALY), 생산성 손실, 건강보험 지출 등 여러 지표를 활용해 시나리오별 질병 부담을 산출한 결과, 온도 상승폭이 2도 이상일 경우 2100년까지 OSA 부담이 1.5~3배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연구진은 2000년 이후 현재까지 OSA 질병 부담이 기후변화로 인해 이미 50~100% 증가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특히 OSA가 진단 및 치료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고려할 때, 이러한 온난화 효과는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나왔다. "조기 진단·치료 체계 강화 시급…기후변화 대응 건강전략 필요" 르샤 박사는 "수면무호흡증의 상당 부분이 아직 진단되지 않았다는 점은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 피해를 과소평가하게 만드는 요인"이라며 "진단율과 치료 접근성을 높이면 OSA로 인한 건강·생산성 손실을 상당 부분 완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향후 OSA와 기온 간의 생리학적 연계 메커니즘에 대한 추가 연구와 함께, 기온 상승의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환경·의료적 개입 전략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기후변화가 호흡기 및 심혈관질환뿐 아니라 수면장애에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국제 다기관 연구로 평가된다.
-
- ESGC
-
[기후의 역습(139)] 기후 변화가 수면 무호흡증 악화시킨다⋯온도 상승 시 유병률 최대 3배 증가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