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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0)] 中 연구진, 세계 최초 다색 발광 식물 개발⋯'살아있는 램프' 시대 여나
- 스스로 빛을 내는 반딧불이나 심해어처럼 자연의 '생물 발광(Bioluminescence)' 현상은 인류의 상상력을 자극해왔다. 스스로 빛을 내는 식물로 가로등을 대체하고 도시를 밝히는 미래는 공상 과학 영화의 단골 소재였다. 최근 중국 과학자들이 유전자를 조작하는 대신, 빛을 저장하는 특수 입자를 식물에 주입해 세계 최초로 다채로운 색상의 빛을 내게 하는 데 성공하며 이러한 상상이 현실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최근 학술지 '매터(Matter)'에 발표된 이번 연구는 저렴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식물을 '살아있는 램프'로 바꿀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전자 변형' 한계 넘은 발상의 전환 과거 과학계는 식물이 빛을 내도록 유전자 자체를 바꾸는 '유전 공학' 기술에 집중했다. 주로 식물성 플랑크톤 등에서 발견되는 생물 발광 유전자를 식물 DNA에 삽입하는 이 방식은 빛이 희미하고 비용이 많이 들었으며, 조작된 유전자가 자연 생태계로 퍼져나갈 수 있는 '유전자 변이'의 위험성을 안고 있었다. 유전 공학의 대안으로 빛을 내는 입자를 주입하는 '소재 공학' 연구 역시 있었지만, 초기 단계에 머물렀다. 반딧불이의 발광 효소인 '루시페레이스'에서 추출한 나노 입자를 사용한 경우, 빛이 약했을 뿐만 아니라 30분 만에 급격히 어두워지는 뚜렷한 한계를 보였다. 중국 화남농업대학 연구팀은 발상을 전환해 새로운 해법을 찾았다. 바로 야광 장난감이나 안전 표지판 등에 널리 쓰이는 '무기 잔광 입자'다. 이 입자는 햇빛이나 LED 조명 등 외부의 빛 에너지를 흡수해 저장했다가 어두운 곳에서 서서히 방출하는 성질을 가졌다. 연구팀은 이 입자를 식물의 잎에 직접 주입하는 간편한 방식을 고안했다. 이 기술은 복잡한 유전자 조작 없이 10분 남짓한 시간 안에 식물을 발광체로 만들 수 있다. 비용 또한 식물 하나당 10위안(약 2000원)에 불과해 대량 생산과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연구를 이끈 슈팅 리우 제1 저자는 "우리는 실험실에서 이미 다루는 재료를 사용해 영화 '아타바'의 비전을 실현하고 싶었다"며 "가로등을 대체하는 빛나는 나무를 상상해 보라"고 말했다. '적혈구 크기' 입자, 다육식물서 최적 해법 찾아 연구의 성공은 적절한 입자 크기를 찾는 것과 이를 효과적으로 흡수할 식물을 발견하는 데 달려있었다. 연구팀은 입자의 최적 크기가 약 7마이크로미터(μm), 즉 사람의 적혈구 하나와 비슷한 너비라는 것을 밝혀냈다. 이보다 작은 나노 입자는 식물 조직 내에서 쉽게 퍼졌지만 빛이 약했고, 더 큰 입자는 빛은 훨씬 밝았지만 크기 탓에 멀리 이동하지 못하는 딜레마가 있었다. 이 난제를 해결해 준 것은 뜻밖에도 다육식물 '에케베리아 메비나'였다. 스킨답서스나 청경채 같은 일반 잎 식물과 달리, 다육식물은 조밀하면서도 균일한 내부 조직 구조를 갖고 있었다. 바로 이 구조가 입자들이 뭉치지 않고 잎 전체로 빠르고 고르게 퍼져나갈 수 있는 이상적인 '통로' 역할을 한 것이다. 리우는 "정말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입자들이 단 몇 초 만에 확산되었고, 다육식물 잎 전체가 빛났다"고 밝혔다. 이렇게 빛 에너지를 가득 머금은 다육식물은 최대 2시간 가까이 밝은 빛을 유지했다. 다육식물은 책을 읽을 수 있을 만큼의 빛을 냈다. 안전성·다양성 확보…살아있는 '컬러 램프' 구현 안전성 또한 중요한 과제였다. 연구팀은 입자 표면을 '인산염'으로 코팅해 식물 조직 내에서 거부 반응 없이 안정적으로 머무는 '생체 적합성'을 높였다. 실제로 입자를 주입한 식물은 며칠이 지나도 엽록소, 당, 단백질 수치가 정상적으로 유지돼 생명 활동에 아무런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아가 연구팀은 다양한 종류의 인광체를 섞어 녹색뿐만 아니라 적색, 청색, 청자색 등 여러 색상의 빛을 자유자재로 구현했다. 56개의 다육식물을 벽처럼 배열해 주변의 책을 읽을 수 있을 만큼 밝은 빛을 내는 시연에 성공했으며, 자외선(UV)을 이용해 잎사귀에 원하는 글자나 그림을 일시적으로 새기는 것도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지속가능한 도시의 빛…친환경 건축 청사진 제시 이번 연구는 지속 가능한 도시 설계와 친환경 건축에 새로운 청사진을 제시한다. 식물이 내뿜는 빛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지만, 햇빛을 받으면 얼마든지 재충전된다. 정원이나 산책로, 실내 디자인에 화학 전지나 전력 공급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친환경 조명의 무한한 가능성을 연 셈이다. 다만 연구팀은 해당 물질이 식물에 미치는 장기적인 안전성에 대해서는 계속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리우는 "완전히 인간이 만든 마이크로 스케일의 재료가 식물의 자연 구조와 이토록 완벽하게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며 "그들이 통합되는 방식은 거의 마법과 같고, 특별한 종류의 기능성을 창출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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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0)] 中 연구진, 세계 최초 다색 발광 식물 개발⋯'살아있는 램프' 시대 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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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3)] 플라스틱 도마, 식탁 위의 보이지 않는 위험⋯미세플라스틱 장내 영향 첫 규명
- 플라스틱 도마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이 식품에 유입돼 체내로 들어갈 수 있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중국 난징대학교 환경학과 하이-쥔 간(Hai-Jun Gan)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플라스틱 도마 표면에서 떨어져 나온 미세 입자가 장내 환경에 변화를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어스닷컴이 보도했다. 해당 논문은 최근 국제 학술지 '인바이런멘털 헬스 퍼스펙티브(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에 게재됐다. 미세플라스틱 입자는 약 0.5cm(0.2인치)보다 작은 플라스틱 조각으로 첨가제와 화학 물질을 함유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다. 12주간의 생쥐 실험…플라스틱별 다른 반응 연구팀은 가정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폴리프로필렌(PP)과 폴리에틸렌(PE) 도마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두 소재의 도마로 음식을 반복적으로 썰어 생쥐의 사료에 섞고, 4주와 12주간 각각 급여하며 체내 반응을 관찰했다. 분석 결과, PP 도마에서 떨어진 입자는 평균 10마이크로미터(㎛), PE는 약 27마이크로미터로 확인됐다. 같은 질량 대비 PP 도마에서 훨씬 더 많은 입자가 발생했다. 12주차에는 사료 1그램당 약 1밀리그램의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됐으며, 도마 표면의 손상이 심할수록 입자 방출량은 더 증가했다. 독립 실험실 분석에서도 새 PP 도마를 한 번 절단할 때 100~300개의 미세 플라스틱 입자가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돼, 오래 사용한 도마일수록 위험이 커진다는 점을 뒷받침했다. 염증 반응 vs. 미생물 변화 실험 동물의 반응은 소재에 따라 뚜렷하게 달랐다. PP 도마 입자를 섭취한 쥐는 장 점막의 염증과 장벽 손상 지표가 상승했다. 혈액 내 염증 지표인 지질다당류(LPS)와 C-반응단백질(CRP) 수치가 높아졌고, 장벽을 유지하는 단단결합 단백질의 발현이 감소했다. 반면 PE 도마 입자를 섭취한 쥐에서는 명확한 염증 반응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장내 미생물군 구성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12주차에 비만세포 혹은 뚱보균이라고 부르는 피르미큐테스(Firmicutes) 비율은 감소하고 데셀포박테로타(Desulfobacterota) 비율이 증가했으며, 대사체 분석에서도 담즙산 관련 화합물의 변동이 관찰됐다. 연구팀은 "입자의 크기, 수, 표면 화학 성질, 첨가제 등 다양한 요인이 체내 반응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일상에서의 잠재적 노출 플라스틱 도마는 미세플라스틱 노출 경로 중 하나에 불과하다. 실생활 조건을 적용한 분석에 따르면, 폴리에틸렌 도마로는 연간 약 7.4~50.7그램, 폴리프로필렌 도마로는 약 49.5그램의 미세플라스틱이 섭취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도마 표면의 칼자국이 많아질수록 입자 방출량도 함께 늘어난다. 이와 함께 최근 연구에선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혈액과 경동맥 플라크에서도 검출됐고, 장기간 추적 연구에서는 심근경색, 뇌졸중, 사망률과의 상관성이 보고됐다. 연구진은 “도마로 인한 직접적인 질병 원인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인체 노출이 광범위하고 실제로 체내에서 순환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목재 도마는 완벽한 대안 아냐 일부 소비자들은 플라스틱 도마 대신 목재 도마로 교체하지만, 목재 역시 관리가 소홀하면 미생물 오염의 위험이 있다. 칼자국, 수분, 지방이 표면에 남으면 세균 번식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도마 재질과 관계없이 칼자국이 깊게 패인 도마는 제때 교체하고, 원재료별로 도마를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까지의 제한된 근거에 따르면 음용수 내 미세플라스틱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위험은 낮다"고 평가했지만, 이는 음용수에 국한된 내용이다. 식품과 주방 환경에서의 영향은 아직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는 실제 주방 환경을 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장기 노출 연구와 표준화된 검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오래된 도마는 주기적으로 교체하고, 강한 칼질이나 표면 긁힘을 줄이며, 재료별로 도마를 분리해 사용하는 것이 미세플라스틱 노출을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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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3)] 플라스틱 도마, 식탁 위의 보이지 않는 위험⋯미세플라스틱 장내 영향 첫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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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7)] 나비성운서 포착된 '우주의 먼지'⋯지구 탄생 비밀 푸는 단서
- 지구 탄생의 기원을 밝히는 단서인 '우주의 먼지'가 나비성운에서 포착됐다고 과학기술 전문매체 사이언스 얼럿이 전했다. 지구로부터 약 3400광년 떨어진 전갈자리 남쪽에 자리한 나비성운(NGC 6302)에서 별의 죽음 과정에서 형성된 결정성 먼지가 식어가는 장면이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에 잡힌 것이다. 별의 최후, '우주의 건축 자재' 남기다 나비성운은 거대한 항성이 생을 마치며 외곽 물질을 우주로 방출해 형성된 행성상 성운이다. 중심에는 백색왜성이 남아 극도로 뜨거운 열을 내뿜고 있으며, 폭발적으로 분출된 가스와 먼지가 나비 날개처럼 펼쳐져 있다. 연구진은 JWST의 적외선 관측과 칠레 아타카마 전파망원경(ALMA)의 데이터를 결합해 성운 내부를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성운 중심부의 두꺼운 먼지 고리에서는 그을음과 같은 비정질 입자뿐 아니라 포스터라이트, 엔스타타이트, 석영 등 규산염 결정 구조가 확인됐다. 먼지 입자는 수 마이크론 크기로 비교적 오래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이온화 에너지가 낮은 원소가 분포하는 뚜렷한 농도 구배도 관측됐다. 생명 기원의 단서 '탄소 분자' 연구팀은 또 별에서 분출된 철·니켈 제트와 함께 다환방향족탄화수소(PAHs)의 고농도 분포를 발견했다. PAH는 탄소 원자가 고리 구조로 배열된 분자로, 우주 전역에 널리 퍼져 있으며 생명체 형성 이론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산소가 풍부한 환경으로 알려진 나비성운 중심부에서 PAH가 검출된 것은, 별의 강한 바람이 주변 물질과 충돌하며 새로운 유기 화합물을 생성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우리는 별의 먼지로 이루어졌다" 영국 카디프대의 천체물리학자 마쓰우라 미카코 박사는 "수년간 논쟁이 이어졌던 우주 먼지의 생성 과정을 이번 관측으로 한층 명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차분하게 냉각된 영역에서는 보석 같은 결정체가, 격렬한 충돌이 일어난 영역에서는 거친 먼지가 동시에 형성되는 과정을 직접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과학계는 이번 연구가 지구와 태양계 형성 과정을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양계의 기원을 직접 되돌릴 수는 없지만, JWST와 같은 차세대 장비는 별의 죽음이 남긴 '먼지'가 어떻게 행성과 생명의 재료로 재탄생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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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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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37)] 나비성운서 포착된 '우주의 먼지'⋯지구 탄생 비밀 푸는 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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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9)] 스웨덴 린셰핑대, 원자 한 겹 '2차원 금' 세계 최초 개발
- 인류의 역사를 관통하며 부와 권력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금(金). 그 영원할 것 같던 가치의 근원이 이제 원자 단위에서 새롭게 쓰이고 있다. 스웨덴 린셰핑 대학교 연구진이 주축이 된 국제 공동 연구팀이 두께가 원자 한 겹에 불과한 2차원 형태의 금, '골딘(Goldene)'을 세계 최초로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이 이름은 탄소 원자 한 층 물질인 '그래핀(graphene)'의 명명법을 따라 '금(gold)'과 접미사 '-ene'을 결합한 것이다. 이는 2004년 '꿈의 신소재' 그래핀의 등장 이후 재료과학계에 또 하나의 거대한 이정표를 세운 것으로 평가된다. 물질을 극한의 두께로 제어할 때 그 본성이 어떻게 변모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이번 발견은 전자, 에너지, 의료 등 미래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잠재력을 품고 있다. 난제 중의 난제, '2차원 금'을 향한 도전 물질을 원자 한 겹 수준으로 얇게 펴면, 3차원 덩어리 상태에서는 볼 수 없었던 놀라운 특성들이 나타난다. 원자들의 궤도가 바뀌면서 전자의 움직임이 자유로워지고 전기적 특성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게 되며, 빛과 상호작용하는 능력이 극대화된다. 또한, 거의 모든 원자가 표면에 노출되면서 촉매 반응의 효율이 비약적으로 상승한다. 인류가 원자 두께의 금에 주목하는 이유다. 하지만 금속 원자는 평평하게 퍼지기보다 서로 뭉쳐 구슬 같은 입자를 형성하려는 성질이 매우 강해, 지지대 없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2차원 금속판을 만드는 것은 오랫동안 재료과학계의 난제로 남아있었다. 연구팀은 이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을 고안했다. 마치 샌드위치처럼 서로 다른 원자층이 겹겹이 쌓인 'MAX상(MAX phase)'이라는 특수한 세라믹 결정 구조에서 해법을 찾은 것이다. MAX상은 M(전이금속), A(A족 원소), X(탄소 또는 질소) 원자로 구성된 층상 세라믹 물질로, 특정 층만 선택적으로 제거하기 용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연구팀은 먼저 티타늄(Ti), 규소(Si), 탄소(C)로 이루어진 결정(Ti₃SiC₂)에 금을 코팅한 뒤 670°C의 고온으로 가열했다. 그러자 금 원자들이 결정 내부로 스며들어 규소 원자의 자리를 밀어내고 차지하면서, 티타늄-탄소 층 사이에 원자 한 겹의 금 층이 삽입된 새로운 물질(Ti₃AuC₂)이 탄생했다. 샌드위치 속 금 꺼내기…'선택적 식각'의 묘수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린셰핑 대학교의 라르스 훌트만 재료과학자는 "좋은 소식은 원자 한 개 두께의 금 층을 얻었다는 것이고, 나쁜 소식은 그것이 모체 결정 내부에 갇혀 있었다는 것"이라며 당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연구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는 이 샌드위치 구조에서 금 층은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주변의 티타늄-탄소 층만을 깨끗하게 제거하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무라카미 시약'이라는 고전적인 식각액을 활용했다. 이 시약은 특정 조건에서 티타늄과 탄소에는 강하게 반응해 녹여내지만, 금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특성을 지닌다. 하지만 공정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았다. 식각액의 농도가 너무 강하면 골딘 구조 전체가 나노입자로 부서져 버렸고, 너무 약하면 공정이 한없이 길어지며 오히려 골딘 판이 손상되었다. 연구팀은 수많은 실험 끝에 낮은 농도의 식각액을 사용하되, 식각 과정 동안 골딘이 말리거나 덩어리로 뭉치는 것을 막기 위해 계면활성제를 투입하는 최적의 조건을 찾아냈다. 부피가 큰 양쪽성 분자인 CTAB과 황(S)을 포함해 금과 잘 결합하는 시스테인 같은 분자로 구성된 계면활성제는 갓 노출된 골딘 표면에 달라붙어 교통 통제관처럼 서로 뭉치지 않고 평평한 구조를 유지하도록 도왔다. 또한, 빛이 금을 녹일 수 있는 시안화물을 생성하는 부가 반응을 막기 위해 모든 공정은 철저히 빛이 차단된 암실에서 진행됐다. 베일 벗은 골딘, 새로운 물질의 증거들 이렇게 탄생한 골딘을 전자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연구팀은 마침내 원자 한 겹 두께의 독립적인 금 판을 확인했다. 그 크기는 수 나노미터에서 최대 100나노미터에 불과했지만, 이는 분명 지지체 없이 스스로 존재하는 최초의 2차원 금이었다. 흥미롭게도 골딘의 원자 구조는 일반적인 3차원 금과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이웃한 금 원자 사이의 거리가 일반 금보다 약 9% 더 짧아진 것이다. 이는 원자들이 2차원 평면에 갇히면서 서로 더 강하게 결합했음을 의미하는 구조적 증거다. 관찰된 표면의 자연스러운 물결무늬와 가장자리 말림 현상은 그래핀에서도 나타나는 2D 구조 고유의 불안정성을 반영한다. X선 광전자 분광법 분석에서도 골딘의 전자가 일반 금보다 약 0.88전자볼트(eV) 더 높은 결합 에너지를 갖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골딘이 단순히 얇은 금박이 아니라, 덩어리 금과는 완전히 다른 고유한 전자 환경을 지닌 새로운 물질임을 명확히 입증하는 결과다. 원소 분석 결과 역시 티타늄이나 탄소 같은 불순물이 없는 순수한 금 원자 층임이 확인되었고, 시뮬레이션에서는 골딘이 상온에서도 구조적으로 안정할 수 있음이 증명됐다. 반도체부터 암 치료까지…무한한 가능성의 문 골딘의 등장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혁신을 예고한다. 기존에도 금은 뛰어난 전도성과 안정성 덕분에 차세대 반도체 및 포토닉스 소자 등 전자, 광학, 센서, 의료 분야에서 핵심 소재로 사용되어 왔다. 골딘은 모든 원자가 표면에 노출된 구조 덕분에 기존의 금 나노입자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도 월등한 촉매 효율을 낼 수 있다. 이는 CO₂ 전환이나 고부가가치 화합물 합성 등 친환경 화학 공정의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음을 의미한다. 태양광 부품에 적용하면 빛을 수확하는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암세포에 선택적으로 붙어 빛을 열에너지로 바꿔 종양만 정밀하게 파괴하는 광열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도 있다. 이는 곧 값비싼 금의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성능은 향상시켜, 귀금속의 채굴 및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까지 덜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층상 결정 내부에 단일 원자층의 금을 가둔 뒤, 주변부를 섬세하게 녹여내면서 동시에 계면활성제로 금을 보호해 평평한 상태를 유지하는 독창적인 방법론을 확립했다. 이는 금으로 만든 최초의 독립적인 2차원 물질이자, 오랜 시간 과학자들의 희망 목록에만 머물러 있던 개념을 마침내 현실의 물질로 구현해낸 쾌거다. 만약 그래핀처럼 넓은 면적으로 안정적인 합성이 가능해진다면, 차세대 양자소자, 나노광학 분야까지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다. 다만 현재는 나노미터 수준의 미세한 크기로만 제작이 가능해, 향후 수율과 안정성 확보라는 기술적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 상용화의 핵심 과제로 남아있다. 그래핀이 탄소 소재의 역사를 새로 썼듯, 골딘은 금속 소재의 새로운 장을 열 준비를 마쳤다. 한편 이번 연구는 네이처 신세시스(Nature Synthesis) 저널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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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9)] 스웨덴 린셰핑대, 원자 한 겹 '2차원 금' 세계 최초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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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PT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플레어링 논란⋯시민 불안 확산
-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PT LCI( PT Lotte Chemical Indonesia)가 플레어링 활동으로 인한 환경문제 논란에 휘말렸다. 인도네시아 반텐주 찔레곤의 대학생 단체인 찔레곤학생연합(IMC)이 PT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의 플레어링(flaring·가스 연소) 활동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고 현지매체 반텐뉴스(bantennews)가 지난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활동이 불길과 짙은 연기를 동반하며 인근 주민 불안을 키우고, 안전·환경·정보 공개 문제를 불러일으킨다는 이유에서다. IMC 의장 아흐마드 마키(Ahmad Maki)는 "플레어링이 사전 안내나 충분한 대비 없이 발생할 경우 주민이 유해 연기와 오염물질에 노출돼 건강 위험에 처할 수 있다"며 "주민은 산업 활동의 영향으로부터 안전과 건강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업의 투명성 부족을 지적했다. IMC는 "플레어링이 발생할 때마다 회사가 즉각적이고 명확하며 이해하기 쉬운 설명을 제공해야 한다"며, 연소 시간·기술적 원인·재발 방지 조치를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IMC는 환경 규제 준수 여부에 대한 철저한 감시를 촉구했다. 마키 의장은 "찔레곤시 환경청(DLH)과 반텐주 당국이 배출가스를 측정하고, 대기질 기준을 위반하지 않도록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이행을 강조했다. IMC는 LCI가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는 조치와 함께 인근 주민에게 산업 위험성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는 등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마키 의장은 "산업 발전은 환경 지속 가능성과 공공 안전과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며 "주민과 학생의 목소리가 대규모 산업 운영에서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PT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측은 이번 문제 제기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고 반텐뉴스는 전했다. 한편 LCI는 2016년 인도네시아 내 에틸렌 100만 톤(t) 규모의 석유화학공장 건설을 위해 설립된 회사로, 올해 상업 생산 착수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3월 6 자사가 보유중인 LCI 지분 49% 중 25%에 대해 주가수익스왑(PRS) 계약을 체결해 6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추로 확보했다고 밝혔다. PRS는 회사가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10월 미국 내 에틸렌글리콜(EG) 생산법인인 LCLA(Lotte Chemical Louisiana LLC) 지분 40%를 활용하여 6600억원 규모의 주가수익스왑(PRS)을 체결했으며, 이번 LCI 지분을 활용한 추가 자금 조달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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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PT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 플레어링 논란⋯시민 불안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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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7)] 달에서 산다⋯中·캐나다·獨, '집 짓고 먹고 숨 쉬는' 월면 기지 경쟁 본격화
- 인류의 달 복귀 계획이 구체화하면서, 이제 인류의 시선은 달에 '가는 것'을 넘어 '사는 것'으로 향하고 있다. 지구에서 모든 것을 가져갈 수 없는 만큼, 달 현지에서 의식주를 해결하는 자급자족 기술은 영구 기지 건설의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다. 최근 중국, 캐나다, 독일이 각각 건설, 식량, 생명 유지 분야에서 획기적인 기술을 선보이며, 공상과학 소설 같던 '월면 도시'의 꿈을 현실로 앞당기고 있다. 中, 태양열 3D 프린터로 '달 기지 외벽' 짓는다 달 기지를 위협하는 가장 큰 적은 진공 상태의 우주와 운석, 그리고 극심한 온도 변화다. 중국 허페이의 심우주탐사연구소(DSEL)가 이 문제의 해법으로 '월면토 벽돌' 기술을 제시했다. 달 표면을 덮고 있는 곱고 날카로운 흙먼지인 달의 표토(lunar regolith, 월면토)를 녹여 단단한 벽돌을 만드는 기술이다. NASA에 따르면 달의 표면층은 조각난 날카로운 암석 물질로 이루어져 있다. 지구 토양은 유기물로 구성되어 있지만, 달의 표토는 운석의 충돌과 태양 및 별에서 오는 전하를 띤 입자의 영향으로 형성된다. 지구의 토양은 바람과 물에 노출되어 입자의 가장자리가 닳아지지만, 달 표토의 암석 물질은 날카로운 상태를 유지하며 매우 뾰족한 파열 표면을 가지고 있다. 이로 인해 표토는 우주복과 장비를 빠르게 닳게 만들고 우주비행사 건강에 해로울 수 있는 등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장비는 3D 프린터와 원리가 같지만, 열원으로 태양 에너지를 사용한다. 돋보기처럼 빛을 한 점으로 모으는 오목한 거울(포물선형 반사경)로 태양빛을 모으고, 이를 빛이 다니는 길인 가느다란 유리 섬유 묶음(광섬유 다발)을 통해 한 점에 집중시킨다. 이때 초점의 온도는 1,300℃ 이상으로 치솟아, 달의 표토(월면토)를 마치 용암처럼 녹여 원하는 모양의 벽돌로 찍어낼 수 있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지구에서 어떤 첨가물도 가져갈 필요 없이 오직 달에 있는 흙과 태양 빛만으로 건설 자재를 무한정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지구의 현무암으로 만든 모의 월면토를 이용해 평면, 곡면 등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 제작에 성공하며 기술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양훙룬 DSEL 수석 엔지니어는 "이 벽돌은 사람이 숨 쉴 수 있도록 내부 공기압을 유지하는 생활 공간(가압 모듈)을 감싸는 튼튼한 보호 외피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강력한 우주 방사선, 시속 수만 km로 날아드는 미세 운석, 낮 120℃와 밤 영하 130℃를 오가는 극한의 온도 변화로부터 우주비행사와 내부 시설을 안전하게 지켜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벽돌 시제품은 2024년 11월 중국 톈궁 우주정거장으로 보내져 3년간의 혹독한 우주 환경 내구성 시험을 거치고 있다. 연구팀의 최종 목표는 로봇을 투입해 이 모든 건설 과정을 사람의 개입 없이 자동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캐나다, '겨울잠 자는 온실'에서 곡물을 키운다 건물을 지었다면 다음은 식량이다. 크리스티안 살라버거 캐나다넨시스 최고경영자(CEO)는 "가루 주스나 동결건조 아이스크림만으로는 진정한 우주 탐사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며 신선 식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의 회사 캐나다넨시스 에어로스페이스는 캐나다 구엘프대, 맥길대와 손잡고 극한의 달 환경에서 신선한 작물을 재배하는 '월면 온실'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달의 밤은 지구 시간으로 2주나 계속되고, 이때 온도는 급강하하며 햇빛도 전혀 없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물이 마치 겨울잠을 자듯 활동을 최소화하는 '준동면(quasi-hibernation)' 전략을 고안했다. 온실은 햇빛이 없는 밤 동안 에너지 소비를 극도로 줄여 버티다가, 다시 해가 뜨면 정상적으로 성장을 이어간다. 2024년 말부터 시작된 실험에서 연구팀은 지구 대기압의 절반에 불과한 저압 환경과 기나긴 어둠 속에서도 보리와 귀리를 성공적으로 생존시켰다. 또한 흙 없이 영양분을 녹인 물을 순환시켜 식물을 키우는 수경재배 방식의 단점도 극복했다. 물을 공유하기 때문에 병원균 하나가 전체 시스템을 오염시킬 수 있는데, 전기를 이용해 물속 유해균을 없애는 소독 기술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NASA가 주도하는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와 연계되어, 2027년으로 예정된 유인 달 착륙 임무의 성공을 위한 핵심 과제로 추진되고 있다. 연구를 이끄는 겔프 대학교의 마이크 딕슨 교수는 "인류는 오랜 역사 속에서 언제나 술을 만들어왔다"며 "달에서도 좋은 술을 맛볼 수 있도록 보리를 재배하는 것이 오랜 목표"라는 유쾌한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독일, 조류(Algae)로 식량과 산소를 동시에 잡는다 독일 뮌헨공과대학교(TUM) 연구팀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식량과 산소를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을 제안했다. 해답은 바로 미세조류(algae)다. 연구팀이 개발 중인 '광생물반응기(PBR)'는 빛(光)을 이용해 미세조류 같은 생물(生物)을 키워 유용한 물질을 얻는 장치다. 우주비행사가 내뿜는 이산화탄소와 물을 공급하면, 조류가 광합성을 통해 신선한 산소를 만들어내고, 빠르게 증식한 조류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량(바이오매스)이 된다. 연구팀은 가느다란 관을 이용하는 '튜블러' 방식과 넓은 판을 쓰는 '평판형' 방식의 두 가지 PBR 설계를 비교 분석했다. 평판형이 생산 효율은 더 높지만, 유지보수가 더 까다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술의 가장 큰 매력은 비용 절감 효과다. 지구에서 1kg의 화물을 달로 보내는 데 약 10만 달러(약 1억 3000만 원)가 드는 것을 감안할 때, PBR 구조물 대부분을 월면토로 만들면 시스템당 수백만 달러, 튜블러 방식의 경우 최대 5000만 달러(약 650억 원)까지 절약할 수 있다. 물론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PBR 가동에 필요한 빛을 태양에서 직접 얻으려면 투명한 유리가 필요한데, 월면토로 완벽하게 투명한 유리를 만드는 기술은 아직 초기 연구 단계다. 내부 LED 조명을 쓰자니 전력 소모와 부품 조달이 문제다. 플라스틱이나 전자부품, 그리고 생명 활동에 필수적인 탄소(C)와 질소(N) 같은 원소들도 달에는 매우 희귀하다. 연구팀은 우주비행사의 소변이나 생활 하수를 정화해 희소 원소를 재활용하는 '완전 순환(폐쇄 루프)' 방식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미래의 달 기지, '통합 시스템'으로 진화한다 중국, 캐나다, 독일이 개발 중인 기술들은 각각 독립적으로도 의미가 크지만, 서로 결합될 때 진정한 시너지를 발휘한다. 미래의 달 기지는 중국의 벽돌로 지은 튼튼한 외피가 우주의 위협을 막아주고, 그 안에서 캐나다의 온실이 신선한 채소를, 독일의 광생물반응기가 식량과 산소를 공급하는 '통합 아키텍처' 형태가 될 전망이다. 여기에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 저장 시스템, 물과 폐기물을 100% 재활용하는 기술이 더해지면, 지구의 보급에 의존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영구 기지 운영이 가능해진다. 현재 각국의 기술들은 초기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지만, '건설-식량-생명 유지'로 이어지는 이 기술 삼각편대는 인류가 달에서 스스로 짓고, 먹고, 숨 쉬는 시대를 앞당기는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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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7)] 달에서 산다⋯中·캐나다·獨, '집 짓고 먹고 숨 쉬는' 월면 기지 경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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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2)] 뇌 건강 위협하는 '숨은 식품' 3가지⋯신경과 전문의 경고
- 찌그러지거나 부풀어 오른 통조림과 덜 익힌 돼지고기 등을 섭취하면 신경 손상을 일으킬 위험이 크다. 신경과 전문의들이 뇌와 신경계를 보호하기 위해 피해야 할 3가지 식품으로 손상된 통조림, 대형 포식성 열대 물고기, 덜 익힌 돼지고기 등을 제시했다고 폭스뉴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베리류, 견과류,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생선, 다크 초콜릿 등은 신경 건강에 이로운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당분과 포화지방이 많은 식품은 뇌졸중과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찌그러진 통조림 속에 들어 있는 식품 등 덜 알려진 식품 중에도 신경계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는 것들이 있다고 경고했다. 뉴저지 홀리 네임 메디컬센터의 신경과 전문의 메리 앤 피코네 박사는 최근 틱톡과 인스타그램에 올린 영상을 통해 "식중독은 흔히 위장관 증상과 연관되지만, 일부 병원균과 독소는 신경계를 직접 공격해 장기적인 손상을 남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질환은 발병 빈도가 낮고 증상이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의료진도 신경학적 연관성을 간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1. 부풀거나 손상된 통조림 식품 미시간주의 신경과 전문의이자 간질 전문의 바이빙 첸 박사는 부풀거나 금이 가거나 심하게 찌그러진 통조림은 보툴리눔 독소 오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첸 박사는 SNS에서 빙 박사(Dr. Bing)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고 있다. 보툴리눔 독소는 무취·무미이며 가열로 완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다. 이 독소에 감염되면 드문 질환인 보툴리즘이 발병해 근육 마비, 호흡 곤란,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가정에서 만든 저산성 식품(그린빈, 아스파라거스, 옥수수, 육류, 마늘, 발효 어류 등)을 특히 주의하고, 남은 음식은 신속히 냉장·냉동 보관하며 손상된 통조림은 폐기하라고 권고했다. 2. 대형 포식성 어종 황돔이나, 바라쿠다, 그루퍼 등 대형 열대 산호초 물고기에 들어 있는 시구아톡신(ciguatoxin) 독소는 조리해도 파괴되지 않는다. 시구아톡신은 맛도, 냄새도 안 나고 가열하는 조리로도 파괴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대형 포식성 어종의 간이나 알과 같이 독소가 축적되기 쉬운 부위를 섭취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 독소에 오염된 생선을 먹으면 신경계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태평양·인도양·카리브해 등에서 흔하다. 참고로, 시구아톡신은 우리나라 거문도 해역에서도 발견돼 어패류 섭취에 각별한 주의를 요하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남해연구소 해양시료도서관의 신현호 박사 연구팀은 2023년 거문도 해역에서 신종 플랑크톤인 곤얄록스 거문엔시스(Gonyaulax geomunensis)를 발견해 국제조류학회지에 발표했다. 그에 앞서 신 박사 팀은 2021년 제주도 해역에서 시구아톡신을 생산하는 플랑크톤을 발견하고 우리나라 국명을 따서 '후쿠요아 코리안시스(Fukuyoa Koreansis)'로 명명했다. 코리안시스의 시구아톡신은 와편모조류가 생산하는 신경독의 한 종류로 신경세포 활성화와 경련을 유발하며, 사람이 섭취하면 설사, 메스꺼움, 구토 등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고 KIOST는 경고했다. 거문엔시스의 예소톡신은 독화된 패류(조개류) 속에 있고, 이를 사람이 섭취하면 설사, 메스꺼움, 구토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간, 췌장, 삼장근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진 물질이라고 KIOST는 덧붙였다. 3. 덜 익힌 돼지고기 덜 익힌 돼지고기도 뇌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첸 박사는 규제되지 않은 공급원에서 나온 덜 익힌 돼지고기를 섭취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신경 낭미충증(Neurocysticercosis) 위험 때문이다. 이 질환은 돼지 촌충의 알이 인체에 들어가 뇌 등 신경계 조직에 낭종을 형성하는데, 전 세계 후천성 뇌전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미국에서도 매년 약 1,000건의 입원 사례가 보고되며, 뉴욕·캘리포니아·텍사스·오리건·일리노이 등지에서 빈발한다. CDC는 손 씻기, 과일·채소 세척 및 껍질 제거, 안전이 의심되는 지역에서는 끓인 물이나 병입 음료 섭취를 권장한다. 전문가들은 이들 식품의 위험성을 숙지하고 안전 수칙을 지키는 것이 뇌와 신경 건강을 지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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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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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2)] 뇌 건강 위협하는 '숨은 식품' 3가지⋯신경과 전문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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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 이슈] 트럼프, '러 석유 대량매매' 인도에 고관세 경고⋯인도 반발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도의 러시아산 석유 대량 구매를 이유로 인도에 대해 대폭적인 관세율 인상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인도는 "비합리적"이라고 즉각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인도는 러시아산 석유를 대량으로 구매할 뿐 아니라구매한 석유의 상당 부분을 큰 이익을 남기며 판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러시아 '전쟁 기계'에 의해 우크라이나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는지 신경쓰지 않는다"며 "그렇기 때문에 인도가 미국에 지불하는 관세를 상당히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副)비서실장도 지난 3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대통령이 분명히 밝혔듯 인도가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해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자금을 지원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인도를 겨냥해 "중국과 (함께) 러시아 에너지 최대 구매국이 되고 있다"며 "1일부터 인도에 25%의 관세 외에 '추가 페널티'를 부과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또 러시아가 일정 시일 내에 휴전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인도 등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최대 100%의 '세컨더리 제재(제재 대상국과 연관된 제3국에 대한 제재)' 관세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인도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 공개 언급 직후 외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인도를 겨냥한 것은 정당하지 않고 비합리적"이라고 반발했다. 인도 외무부는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기존 석유 공급이 유럽으로 옮겨가면서 러시아 석유 수입을 시작했다"며 "당시 미국은 세계 에너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이것을 적극적으로 장려했었다"고 짚었다. 이어 미국 역시 러시아의 육불화우라늄·팔라듐 등 주요 광물과 비료, 화학물질 등을 수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외무부는 그러면서 "인도는 다른 주요 경제국과 마찬가지로, 국익과 경제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는 2024/25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일 평균 176만 배럴의 러시아산 원유를 수입했다. 이는 전체 도입 물량의 36%에 달하며 지난 6월 수입량은 일일 208만 배럴로 11개월 만의 최고치였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페널티' 언급 이후에도 석유 업계에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줄이라는 별도 지침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NYT는 "인도는 이미 해결된 줄 알았던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압박을 이해하기 어려워하고 있다"며 "러시아산 원유의 다른 두 주요 수입국 중국과 튀르키예는 이런 처벌을 받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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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 이슈] 트럼프, '러 석유 대량매매' 인도에 고관세 경고⋯인도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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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89)] AI로 리튬이온 대체 물질 발견⋯美 NJIT, 차세대 전지 재료 개발에 돌파구
- 미국 뉴저지공과대학교(NJIT) 연구진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 저장 소재 탐색에 성공했다. 전통적인 실험 방식으로는 불가능했던 수천 개의 결정 구조를 AI가 빠르게 탐색하면서, 고용량 차세대 전지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는 NJIT 기계·산업공학과 디바카르 다타(Dibakar Datta)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에 의해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물리과학(Cell Reports Physical Science)'에 최근 게재됐다. 7월 31일 NJIT에 따르면 다타 교수팀은 '생성형 AI(Generative AI)'를 도입해 다가이온(multivalent-ion) 배터리용 다공성 전이금속산화물 소재를 신속히 발굴했다. 다가이온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와 달리 이온당 2~3개의 양전하를 지닌 마그네슘, 칼슘, 알루미늄, 아연 등 풍부한 원소를 활용한다. 이론상 동일한 공간에 더 많은 전하를 저장할 수 있어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 높은 잠재력을 지닌다. 다만, 이들 이온의 전하량과 크기가 커 소재 내부에서의 이동이 어려운 점이 상용화의 큰 장벽으로 작용해왔다. 연구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AI 기반 탐색 프레임워크를 제안했다. 연구팀은 결정 확산 변분 오토인코더(Crystal Diffusion Variational Autoencoder, CDVAE)와 대형 언어모델(LLM)을 조합한 이중 AI 기법을 개발했다. CDVAE는 대규모 결정 구조 데이터셋을 학습해,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구조를 생성해냈으며, LLM은 열역학적으로 안정한 구조 후보를 정밀하게 선별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 같은 AI 모델을 활용해 연구진은 수천 개의 새로운 다공성 결정 구조를 탐색했고, 이 중 다가이온 배터리용으로 적합한 5종의 새로운 전이금속산화물 구조를 도출했다. 해당 물질들은 이온 확산에 유리한 넓고 균일한 채널을 갖추고 있어, 고용량 저장과 안정성 확보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구조들의 물리적 특성을 양자역학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했으며, 실험적 합성 가능성도 확인했다. 다타 교수는 "문제는 유망한 전지 화학의 부재가 아니라, 수백만 개에 달하는 조합을 실험실에서 모두 검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었다"며, "AI는 이 방대한 재료의 조합을 체계적으로 탐색하고 선별하는 데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연구는 단순히 새로운 배터리 재료를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첨단 전자소자부터 청정에너지 소재까지 폭넓은 응용 분야에 걸쳐 고속 탐색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향후 실험실 기반 공동 연구를 통해 AI 기반으로 설계한 소재의 실제 합성과 상용화 가능성 검증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AI 기반 재료 과학이 전통적인 실험 중심 연구방식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에너지 산업의 전환점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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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89)] AI로 리튬이온 대체 물질 발견⋯美 NJIT, 차세대 전지 재료 개발에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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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SK 합작 배터리 공장, 노조 투표 6개월째 표류⋯트럼프행정부 NLRB 개편 여파
- 포드자동차와 한국 SK온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BlueOval SK) 배터리 공장에서 노조 설립을 추진하는 노동자들이 회사 측의 조직적 방해와 미국 정부의 행정 마비로 인해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이들은 안전사고와 열악한 작업 환경에 대한 우려 속에 공정한 노조 결성 투표를 요구하고 있지만, 지난 1월 신청한 투표는 7월까지도 실시되지 않는 등 지지부진한 상태라고 지역 현지매체 포워드켄터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4월 27일, 미국 켄터키주 하딘카운티의 블루오벌SK 배터리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인화성 화학물질이 보관된 대형 저장탱크 근처에서 발생한 사고에 약 1050명의 직원들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품질관리 부서에서 근무하는 헤일리 해드필드는 "화재 경보도 작동하지 않았고, 어디로 대피해야 할지 아무도 몰랐다"며 "회사가 노동자들의 생명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 실감했다"고 말했다. 노조 결성 움직임은 이보다 앞선 올해 1월 7일, 블루오벌SK 노동자 다수가 노조 카드에 서명하면서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전미자동차노조(UAW)는 이를 근거로 미국 전국노동관계위원회(NLRB)에 노조 설립 투표를 신청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노동위원회는 지난 6월 26일에야 투표 실시 명령을 내렸다. 6개월 가까운 지연 끝에도 구체적인 투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회사 측은 당시 노동자 수가 향후 전체 근무 인력에 비해 적다는 점을 들어 투표의 정당성을 문제 삼는 이의를 제기했다. 이에 따라 투표 일정이 미뤄졌고, 그 사이 회사는 적극적인 반노조 활동을 벌였다. 블루오벌SK는 반노조 전문 컨설팅업체 LRI컨설팅에 시간당 425달러를 지불하며 직원 대상 설명회를 개최했고, 반노조 입장을 담은 SNS 광고에만 1만 7,229달러를 투입했다. 법률대리인인 프로스트 브라운 토드 법무법인은 홈페이지에 '노조 회피 전략' 섹션을 운영 중이다. UAW는 이에 대해 블루오벌SK가 공장 폐쇄 위협, 노조 지지자 해고, 비업무 구역에서의 노조 자료 파기 등을 통해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렀다며 노동위원회에 총 여섯 건의 고소를 제기했다. 회사 측은 언론의 질의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생산 라인에서 근무하는 빌 윌모스는 "동료들은 단순히 투표를 원한다. 모두 준비돼 있다"고 말했지만, 회사 측의 방해로 인해 "공개적으로 노조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조차 꺼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신규 직원 대상 교육 과정에서도 반노조 메시지가 반복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공장 내에서는 곰팡이 오염, 박쥐 출몰, 유해 화학물질 노출 등이 확인됐으며, 이에 대한 산업안전보건청(OSHA) 민원도 다수 제기됐다. 문제는 이러한 현장의 불만이 제도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구조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9일, 사용자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노동위원회의 윈 윌콕스 위원을 해임했고, 이로 인해 위원회는 의결 정족수를 잃고 사실상 마비됐다. 경제정책연구소(EPI)의 마거릿 포이독 선임연구원은 "NLRB의 기능 정지는 사용주에게 무제한에 가까운 지연 전략을 허용한다"며 "이미 스페이스X와 아마존 등 일부 대기업은 NLRB 자체의 위헌성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5월, 노동위원회 예산을 5% 삭감해 99명의 인력을 감축했고, 4월에는 전국 7개 지역 사무소의 임대 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넬대 노동교육연구소 케이트 브론펜브레너 교수는 "지연은 가장 효과적인 반노조 전략 중 하나"라며 "노조 투표 청원은 희망과 용기를 바탕으로 시작되지만, 위협과 지연이 계속되면 결국 ‘이게 과연 가치가 있는 일일까’라는 회의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UAW는 지난 7월 1일, 노동위원회가 블루오벌SK에 노조 투표 명령을 내린 직후 보도자료를 통해 "회사가 투표 지연을 유도하기 위해 부당노동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철저한 조사와 제재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블루오벌SK는 언론에 "UAW가 선거 과정을 방해하기 위해 허위 주장을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노조설립 결의는 꺾이지 않았다. 해드필드는 "처음엔 빠른 투표를 기대했지만, 지금은 투쟁을 끝까지 이어갈 각오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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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SK 합작 배터리 공장, 노조 투표 6개월째 표류⋯트럼프행정부 NLRB 개편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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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과 EU 결국 관세협상 타결⋯관세 15% 낮추고-미국 에너지·무기 구매
- 미국과 유럽연합(EU)이 27일(현지시간) '상호관세 15%'를 골자로 한 무역합의를 타결했다. AFP,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소재 골프장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1시간 가량 회동한 뒤 이같이 발표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단결과 우정을 가져올 것"이라며 "지금까지 이룬 합의 중 가장 큰 규모"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15% 합의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 합의는 안정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굉장히 힘들었지만, 목표를 향해 여러 차례 대화를 나눈 덕에 결국 해냈다"며 "무역 균형을 맞추면서 양측 모두에 일자리를 제공하고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월1일 관세 시행 전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EU에 3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해 왔는데 이를 절반가량 낮춘 셈이다. 미국은 이번 합의에 따라 EU산 수입품에 1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EU는 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미국산 에너지 제품을 7500억 달러(약 1038조 3750억 원) 구매하고 미국에 대한 투자를 6000억 달러(약 830조 7000억 원) 더 늘리기로 합의했다. 또 대규모 군수 물자도 구매하기로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 관세율은 상한선이고, 자동차, 의약품, 반도체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또 "항공기 및 항공기 부품, 특정 화학물질과 제네릭 의약품, 반도체 장비, 특정 농산물 및 핵심 원자재에 대한 관세는 0%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매년 2500억 달러어치(약 346조원) 미국산 에너지를 수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의약품과 반도체 관련 관세 부과를 두고 EU와 트럼프 행정부 간 입장이 서로 달라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달 의약품에 최대 200%까지 관세를 인상할 수 있다고 위협했던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회담에 앞서 "의약품은 매우 특별하다"며 의약품 관세는 별도로 다룰 것임을 시사했다. 반도체 관세와 관련해서는 이날 턴베리 회담에 동행한 하워드 루트닉 미 상무장관은 기자들에게 "반도체 산업에 대한 조사 결과가 2주 내에 발표될 예정"이라며 추후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15%의 관세율은 EU가 목표로 했던 10%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앞서 무역 합의를 타결한 영국, 일본에 적용한 관세율과는 같다. 또 베트남(20%), 인도네시아(19%)에 부과된 관세보다는 낮다. 이번 무역협상에서 가장 큰 쟁점 중 하나가 자동차에 대한 품목별 관세였다. 지난해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385억 유로(약 62조5800억원) 상당의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했다. 협상을 통해 자동차 관세는 기존 25%에서 15%로 낮아졌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전인 2.5% 관세에 비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이에 대해 폰 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협상이 결렬됐다면 훨씬 더 높은 관세가 적용됐을 것"이라며 "15%는 그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가 어디서 출발했는지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는 기존대로 50% 부과된다. 폰 데어 라이엔 위원장은 이에 따른 글로벌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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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미국과 EU 결국 관세협상 타결⋯관세 15% 낮추고-미국 에너지·무기 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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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0)] 바나나잎 유래 유산균으로 발효한 스테비아, 췌장암 세포 선택적 사멸 효과 확인
- 무칼로리 감미료로 알려진 천연 식물 스테비아가 단순한 설탕 대체제를 넘어 항암 치료 보조물질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일본 히로시마대학교 연구진은 스테비아 잎 추출물을 바나나잎에서 분리한 유산균으로 발효한 결과, 췌장암 세포에는 강력한 독성을 보이면서도 건강한 신장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선택적 항암 활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의학전문지 메디컬 익스프레스와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이번 연구는 2025년 4월 28일 '국제분자의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게재됐다. 히로시마대 의생명·보건과학연구과 예방의학 프로바이오틱스학과의 난란달라이 단시츠도르(Dr. Narandalai Danshiitsoodol) 부교수는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10%에 미치지 못할 만큼 예후가 극히 불량하고, 수술·항암화학요법·방사선치료에도 높은 내성을 보인다"며 "따라서 약리 활성이 입증된 약용 식물 기반의 새로운 항암 후보물질 발굴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스테비아는 이전에도 항암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암세포에 유효한 생리활성물질을 추출하고 정제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미생물 발효를 통해 스테비아 추출물의 구조를 변화시키고, 항암 활성을 높일 수 있는 신규 대사산물을 생성하는 방식을 실험에 도입했다. 연구는 식물 유래 유산균 Lactobacillus plantarum SN13T 균주로 스테비아 잎 추출물을 발효한 뒤(FSLE), 이를 사람의 췌장암세포(PANC-1)와 비암성 인간 태아신장세포(HEK-293)에 각각 처리해, 비발효 추출물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기야마 마사노리(Masanori Sugiyama) 교수는 “동일 농도에서 FSLE는 비발효 추출물보다 현저히 높은 암세포 독성을 나타냈으며, 정상 세포에는 유의미한 독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HEK-293 세포에서는 최대 농도에서도 성장 저해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어 분석을 통해 해당 항암 효과의 주요 성분이 ‘클로로겐산 메틸에스터(CAME)’임을 밝혀냈다. 흥미롭게도 발효 과정에서 원래 추출물 내 클로로겐산 함량은 6분의 1로 감소했으며, 이는 균주의 특수 효소가 클로로겐산을 변형시켜 CAME를 생성한 결과로 추정된다. 단시츠도르 부교수는 “CAME는 기존 클로로겐산보다 더 강한 세포독성과 세포자살 유도 효과를 보였다”며 “이번 연구는 특정 균주를 활용한 식물성 추출물의 발효가 어떻게 약리 효과를 강화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향후 쥐 모델을 활용한 전신 실험을 통해 발효 스테비아 추출물의 유효 농도 및 생체 내 항암 효과를 구체적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에는 히로시마대 병원 내과의 사야카 요네자와, 간노 게이시 박사와 함께, 같은 대학의 장런타오(Rentao Zhang), 노다 마사후미(Masafumi Noda) 박사 등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천연물의 약리 활성 증진을 위한 ‘미생물 생체전환(microbial biotransformation)’ 전략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향후 프로바이오틱스의 항암 보조요법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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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10)] 바나나잎 유래 유산균으로 발효한 스테비아, 췌장암 세포 선택적 사멸 효과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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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4)] 운명을 바꾼 0.1%의 DNA⋯영국 '세 부모 아기' 8명, 유전병 대물림 끊었다
- 영국에서 유전병을 끊기 위해 획기적인 기술을 통해 세 명의 부모로부터 태어난 아기 8명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영국 뉴캐슬 대학에서 개발한 세 명의 유전 물질을 이용한 획기적인 생식 기술 덕분에, 치명적인 유전병의 대물림을 끊고 태어난 아기 8명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이 기술로 태어난 아이들 모두 심각한 유전 질환 없이 정상적인 발달 단계를 밟고 있어, 유전병으로 고통받던 가족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대물림되는 고통…'세포 발전소'가 멈추는 병 우리 몸의 거의 모든 세포 안에는 생명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세포의 발전소', 미토콘드리아가 있다. 하지만 이 발전소에 유전 결함이 생기면 몸은 충분한 에너지를 얻지 못해 심장 박동 이상, 뇌 손상, 발작, 실명, 근육 약화 등 심각한 복합 장애를 겪는다. 약 5000명 가운데 1명꼴로 나타나는 이 질환은 오직 어머니를 통해서만 유전되는데, 어떤 아이들은 태어난 지 며칠 만에 사망하기도 한다. 영국의 키토 가족은 이 병의 고통을 생생히 증언한다. 어머니 캣의 막내딸인 14세 포피는 미토콘드리아 질환으로 휠체어에 의지하며, 튜브를 통해 음식을 섭취하고 말을 하지 못한다. 캣은 "딸은 있는 그대로 사랑스럽지만, 이 병이 얼마나 파괴적인지 깨닫는 순간들이 있다"고 말한다. 언니인 16세 릴리 역시 미래에 자신의 자녀에게 병을 물려줄 수 있다는 불안감을 안고 살았다. 릴리는 "나와 내 아이들 같은 미래 세대가 평범한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것"이라며 이 기술의 뜻을 강조했다. 부모의 설계도에 건강한 에너지를…'0.1%의 재구성' 이러한 비극의 대물림을 끊기 위해 영국 뉴캐슬 대학교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이 바로 '수핵 이식'이라고도 부르는 '전핵 치환술(pronuclear transfer)'이다. 이 기술은 비유하자면, 설계도(부모의 핵 DNA)는 훌륭하지만 발전소(미토콘드리아)가 고장 난 집에, 발전소가 튼튼한 새 집의 동력 시스템을 옮겨오는 것과 같다. 연구진은 먼저 예비 엄마의 난자와 기증자의 난자를 각각 아버지의 정자로 체외수정시킨다. 수정 후 약 10시간이 지나면, 두 수정란에는 머리카락 색과 키 등 아이의 모든 유전 정보가 담긴 '전핵'이라는 설계도가 만들어진다. 연구진은 이 두 수정란에서 전핵을 조심스럽게 꺼내고, 건강한 미토콘드리아, 즉 '튼튼한 발전소'를 가진 기증자의 수정란에 예비 부모의 전핵을 옮겨 심는다. 이렇게 탄생한 아이는 외모와 성격을 결정하는 핵심 유전 정보(99.9%)는 생물학적 부모에게서 물려받고, 세포 에너지 공급을 담당하는 미토콘드리아 DNA(약 0.1%)만 기증자에게서 받는다. 세계 첫 도전, 윤리 논쟁 넘어 마침내 '성공' 영국은 이 기술의 과학 토대를 마련했을 뿐만 아니라, 2015년 의회 투표를 통해 세계 최초로 임상 적용을 허용했다. 물론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미토콘드리아의 0.1% DNA 역시 다음 세대로 유전되기 때문에, 인류의 유전 정보에 영구 변화를 가한다는 점에서 윤리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웠다. 유전자를 마음대로 바꾸는 '맞춤형 아기'의 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이 기술이 특정 유전병으로 고통받는 가족에게 유일한 희망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마침내 문이 열렸다. 뉴캐슬 대학교의 더그 턴불 교수는 "세계 최고의 과학, 이를 뒷받침한 입법, 그리고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지원이 있었기에 영국만이 이 일을 해낼 수 있었다. 질병 없는 8명의 아이가 태어난 것은 정말 멋진 결과"라고 평가했다.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발표된 보고서를 보면, 지금까지 모두 22가족이 뉴캐슬 불임 센터에서 이 시술을 받았고, 그 결과 쌍둥이 한 쌍을 포함해 남자아이 4명, 여자아이 4명이 태어났다. 현재 한 명은 임신 중이다. NHS에서 희귀 미토콘드리아 질환 서비스를 책임지는 보비 맥팔런드 교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오랜 기다림과 두려움 끝에 아기를 품에 안은 부모들의 안도와 기쁨을 보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라며 "아기들이 살아있고, 잘 자라며, 정상으로 발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시술을 받은 한 어머니는 익명으로 "수년간의 불확실성 끝에 이 치료법이 우리에게 희망을, 그리고 마침내 아기를 선물했다"며 "생명력과 가능성으로 가득 찬 아이를 보며 감사함에 벅차오른다"는 소감을 전했다. '세 부모 아기' 남은 과제와 새로운 희망 시술 안전성 또한 입증됐다. 태어난 8명의 아기 가운데 5명에게서는 결함 미토콘드리아 DNA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나머지 3명에게서 5~20% 수준의 결함 DNA가 나타났으나, 이는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임계치인 80%를 크게 밑돈다. 일부 아이에게서 고지혈증, 부정맥, 간질 같은 합병증이 나타났지만 모두 치료됐고 자연적으로 사라졌으며, 시술과의 연관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모나쉬 대학교의 메리 허버트 교수는 "이번 결과는 낙관할 근거를 제시하지만, 치료 결과를 더욱 개선하려면 미토콘드리아 기증 기술의 한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한 연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토콘드리아 질환 환자 지원 단체인 '릴리 재단'의 리즈 커티스 설립자는 "수년간의 기다림 끝에, 이제 우리는 8명의 아기가 모두 미토콘드리아 질환 징후 없이 태어났다는 것을 안다"며 "고통받는 많은 가족에게 유전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첫 번째 진정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시술이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파악하기 위해 아이들의 건강 상태를 꾸준히 추적 관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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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4)] 운명을 바꾼 0.1%의 DNA⋯영국 '세 부모 아기' 8명, 유전병 대물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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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5)] 대기질 개선의 역설⋯도시 폭염, 오히려 더 뜨거워진다
- 스모그와 안개를 유발하는 작은 입자인 에어로졸 수치 감소가 오히려 도시의 폭염을 급증시킨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 연구팀이 발표한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폭염 빈도와 강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배경에는 의외의 요인이 숨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어스닷컴과 뉴사이언티스트가 보도했다. 폭염의 주요 원인이 온실가스뿐만이 아니라, 최근 수십 년간 급격히 줄어든 '대기 중 에어로졸(미세 입자)'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연구팀은 "도시 폭염의 원인을 분석한 결과, 인구 밀집 지역에서 에어로졸의 영향력이 온실가스보다 최대 2.5배 더 컸다"며 "청정한 공기가 오히려 지역적 폭염 노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기 깨끗해질수록 더 더워지는 도시 연구진은 1920년부터 현재까지의 에어로졸 농도 변화를 전 지구 기후모형(Global Climate Model)을 통해 분석한 결과, 과거에는 에어로졸이 태양 복사를 반사하거나 차단하는 방식으로 열기를 일부 막아주는 '자연의 그늘'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기질 개선을 위한 전 세계적인 규제 강화로 에어로졸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이 '차단막'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폭염은 단순히 온도가 높은 날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번 연구에서 정의한 폭염은 한 지역의 따뜻한 계절 중 최고 기온 상위 10%에 해당하는 날이 3일 이상 연속되는 경우다. 이러한 극한 날씨는 건강 위험은 물론 전력망 부담, 기반시설 파손 등 도시 시스템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한다. "우리는 이미 티핑포인트를 넘었다" 연구를 이끈 기타 퍼사드(Geeta Persad) 교수는 "에어로졸 감소가 단기적으로 건강에는 이롭지만, 폭염 노출의 급격한 증가라는 위험을 동시에 가져왔다"며 "우리는 이미 티핑포인트를 넘은 상태"라고 경고했다. 그는 "현재와 같은 감소 속도가 유지될 경우, 2080년에는 전 세계 폭염 일수가 연평균 약 40일에서 110일로 거의 세 배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지역으로는 서유럽,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남아시아, 남미 등 인구밀집도가 높은 저위도권 지역이 지목됐다. 특히 서유럽은 20세기 후반까지 높은 에어로졸 농도가 폭염을 차단해 왔으나, 최근 규제에 따라 빠르게 감소하고 있으며, 연구진은 앞으로 25년 내 서유럽 도심 지역에서 연간 폭염일이 최대 40일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어로졸과 온실가스, 닮은 듯 다른 속성 에어로졸과 온실가스는 모두 화석연료 연소 등에서 발생하지만, 기후에 미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온실가스는 대기 중에 수십 년에서 수세기까지 남아 지구 전역에 영향을 주는 반면, 에어로졸은 몇 주 내로 지역 대기에서 사라지고 영향도 국지적이다. 이로 인해 에어로졸 감소의 효과는 빠르게 체감되며, 특히 도시권의 열악한 인프라와 맞물릴 경우 그 피해는 더 크다. 오염 되돌릴 수는 없어…폭염 대응책 시급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오염을 허용하자'는 메시지가 되어선 안 된다"며 "에어로졸은 호흡기 및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고 조기 사망률을 높이는 유해 물질로, 규제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청정 공기가 폭염을 동반할 수 있다는 역설적 상황에 대한 정책적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도시 인프라의 내열 설계 강화 ▲냉방 취약계층 지원 확대 ▲냉방센터 등 공공 피난 공간 확보 ▲기상 경보 체계 고도화 등을 포함한 통합적인 폭염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연구서한(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폭염 대응이 더는 '기후변화의 부수 효과'가 아닌, 독립적이고 선제적인 도시 정책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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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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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5)] 대기질 개선의 역설⋯도시 폭염, 오히려 더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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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제약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의약품 관세 대응 미국에 500억 달러 투자
- 영국 제약대기업 아스트라제네카는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의약품 관세 부과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를 단행, 미국 내 제조 및 연구 역량을 확대키로 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파스칼 소리오 아스트라제네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내 제조와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2030년까지 500억 달러(약 69조 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 버지니아주에 의약품 제조시설을 새로 건설하는 것 뿐만 아니라 메릴랜드주, 매사추세츠주, 캘리포니아주, 인디애나주, 텍사스주에서 연구개발(R&D)과 세포요법의 제조거점을 확대할 계획이다. 새롭게 구축되는 버지니아 공장은 아스트라제네카 역사상 최대 단일 제조 투자가 될 전망이다. 이곳을 통해 경구용 GLP-1 후보물질과 콜레스테롤 조절용 경구용 PCSK9 억제제를 포함한 체중 감량 치료제의 유효성분을 생산할 계획이다. 또한 미국에 있어서 임상시험 제공망을 확충해 신약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를 지원키로 했다. 이번 투자 계획 발표는 미국의 의약품 관세 부과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외국산 의약품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이르면 이달부터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우리는 낮은 관세로 시작해서 제약회사들에게 1년여 (미국내 생산라인을) 건설할 시간을 줄 것"이라며 "그런 다음 우리는 매우 높은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판매하는 의약품의 대부분을 완제품으로 수입하는 대신 미국 내에서 생산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발표시점과 장소에 대해 미국의 정책관환경과 관련이 있지만 투자 일부는 미래 의약품 인프라정비를 위해 미국 의약품정책과 관계업싱 실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투자로 2030년까지 연간 매출 800억 달러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이며, 이 중 절반은 미국에서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투자로 수만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미국 내에 약 1만8000명, 전 세계적으로는 약 9만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허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이와 관련, "미국 국민들은 수십년간 주요한 의약품을 외국으로부터의 공급에 의존해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나라의 새로운 관세정책은 이 구조적인 취약점을 끝낸다는데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미국 의약품 관세 부과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는 중이다. 일라이 릴리, 존슨앤드존슨, 노바티스, 로슈 등이 동참했다. 특히 로슈는 지난 4월 향후 5년간 미국 내 제약·진단 생산·R&D 시설에 총 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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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제약 아스트라제네카, 미국 의약품 관세 대응 미국에 500억 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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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3)] 78만 년의 침묵을 깬 지구 자기장 역전의 '소리'⋯혼돈의 교향곡 재현됐다
- 독일 헬름홀츠 지구과학 연구센터(GFZ) 연구팀이 약 78만 년 전 발생한 지구의 거대한 격변, '마투야마-브룬헤스(Matuyama-Brunhes) 자기장 역전' 현상을 소리로 재현했다. 2024년 약 4만 1000년 전의 '라샴프 사건(Laschamps event)'으로 알려진 자기장 변화를 음향으로 복원하는 연구에 참여했던 과학자들이, 이번에는 훨씬 더 오래된 시대의 지질 데이터를 섬뜩한 청각 경험으로 되살려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나침반이 언제나 지리적 북극을 가리킬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 지자기 북극과 지리 북극은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일시적인 자기장 역전 현상은 물론, 태양의 자기장 변화처럼 지구 자기장도 수만 년에 걸쳐 극이 뒤바뀌는 역전 현상을 겪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마투야마-브룬헤스 역전' 당시에는 지자기 북극이 적도의 남쪽까지 이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연구는 GFZ의 지구물리학자인 사냐 파노프스카와 아흐메드 나세르 마흐굽이 주도했다. 연구팀은 전 세계 시추 코어 퇴적물에 남은 고대 자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당시 지구 자기장 모델을 구축했다. 이후 막시밀리안 아르투스 샤너가 데이터를 시각화했고, 클라우스 닐센과 샤너가 음향화 작업을 맡아 소리를 완성했다. 땅속 액체 금속이 만든 '지구 방패막' 지구 자기장은 행성 중심부의 핵, 그중에서도 액체 상태인 외핵에서 소용돌이치는 초고온의 쇠와 니켈이 만들어낸다. 나침반에 의존하지 않고 항해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자기장의 변화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구의 거대한 자기장은 단순한 방향 표시 기능을 넘어, 우주로 수십에서 수백 킬로미터까지 뻗어 나가 지구를 둘러싼 자기권을 형성해 태양에서 쏟아지는 강력한 태양풍과 같은 고에너지 입자들로부터 지표를 보호하는 거대한 보호막 역할을 한다. 동시에 이 자기장은 극지방의 오로라를 만들어내는 장관의 원천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지구 자기장은 생각보다 고정되어 있지 않다. 일예로 지난해 12월 자기북극의 위치가 업데이트 되기도 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은 "지난 200년 동안 지구 자기장은 평균적으로 약 9% 약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다만, 고지자기(古地磁氣) 연구에 따르면 현재의 자기장은 지난 10만 년 동안 가장 강한 수준이며, 백만 년 평균보다도 두 배 가까이 강력하다는 분석도 있다. 1831년, 영국 해군 장교이자 극지 탐험가인 제임스 클라크 로스가 자기 북극의 정확한 위치를 처음으로 측정한 이후, 자기 북극은 북서쪽 방향으로 약 1,100km(600마일) 이상 이동했다. 이 이동 속도는 과거 연간 약 16km(10마일)에서 현재는 연간 약 55km(34마일)로 빨라지고 있다. 지자기 극은 수백 년에서 수천 년에 걸쳐 무작위로 뒤바뀔 수 있으며, 그 간격은 1만 년에서 최대 5000만 년 이상에 이른다. 앞서 언급했듯이 약 4만 1000년 전에는 '라샴프 사건(Laschamps event)'으로 알려진 일시적인 자기장 역전이 발생했다. 데이터가 보여주는 자기 역전 과정은 단순한 극의 이동이 아니다. 지구의 남북 자극은 깔끔하게 자리를 바꾸는 대신, 마치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며 여러 개의 자극으로 쪼개졌다가 불안정하게 합쳐지는 혼란스러운 과정을 느리게 반복한다. 연구팀이 재현한 소리는 처음에는 평온하지만, 이내 '불협화음의 혼돈'으로 돌변해 당시의 격변을 생생하게 들려준다. 마지막으로 지속된 자기극 역전은 약 78만 년 전에 발생했으며, 이 역전의 증거를 처음 발견한 지구물리학자들의 이름을 따서 '마투야마-부룬헤스 자기장 역전'이라고 명명됐다. 라샴프 사건은 지질학적 시간 척도에서 단기간 지속된 반면, 마투야마-브룬헤스 역전은 더 긴 시간 척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 마투야마-브룬헤스 역전이 정확히 얼마나 지속되었는지는 아직 과학적 논쟁의 여지가 있으며, 더 높은 추정치는 역전이 2만 2000년 동안 지속되었음을 시사한다. 이 역전의 증거는 전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있으며, 주로 퇴적물 기록의 자기장선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빙하와 용암에 새겨진 78만 년의 흔적 자기장이 약해지면 더 많은 우주 방사선이 대기로 들어오는데, 이때 특정 물질(베릴륨-10 동위원소)이 평소보다 많이 만들어진다. 이 물질은 눈과 함께 쌓여 빙하 속에 그대로 기록된다. 유럽우주국(ESA)은 성명을 통해 "독일 포츠담에 있는 헬름홀츠 지구과학 센터(GFZ)의 연구진은 전 세계의 굴착 코어에서 채취한 퇴적물에서 추론한 고지자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역전 전, 역전 중, 역전 후의 자기장에 대한 글로벌 모델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남극이나 그린란드의 빙하를 깊게 파내어 (빙하 코어) 각 시대별 얼음층에 남은 베릴륨-10의 양을 분석해, 과거 자기장의 세기를 역으로 알아낸 것이다. 또한, 화산 폭발 시 용암이 굳는 과정에서 남겨진 자기 흔적을 통해서도 당시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인류 조상도 겪은 2만 2천 년의 대격변 우리 조상인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는 이 기나긴 격변의 시기를 직접 겪었다. 과학자들은 자기 역전이 최대 2만 2000년까지 이어졌을 것으로 추정하지만, 이 기간에 대해서는 여전히 학계의 논쟁이 남아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자기장의 급격한 변화가 지구 생명체의 대멸종이나 기후 변화와 연관이 있다고 보기도 한다. 하지만 당시 인류에 관한 기록이 매우 드물어 구체적인 영향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자기 역전 다시 올까?…미래 예측과 현대 기술의 과제 지질학에서 마투야마-브룬헤스 역전은 '중기 플라이스토세(Middle Pleistocene)'라는 지질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기준점이다. 만약 현대 사회에서 이 정도 규모의 자기 역전이 다시 일어난다면 전력망, 통신, GPS 위성 항법 같은 현대 사회의 핵심 기반 시설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최근 남대서양에서 나타난 자기장 이상 현상 탓에 일시적인 불안감이 커지기도 했으나, 전문가들은 지구가 곧 자기장 역전을 겪을 징후는 없다고 분석했다. 1830년대 이후 자기장 세기가 약 10%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 지질조사국(USGS) 역시 자기장 세기 감소가 반드시 극성 역전의 전조는 아니라고 설명한다. 오히려 자기장 세기는 자연스럽게 오르내릴 수 있으며, 앞으로 다시 강해질 수도 있다. 연구를 이끈 헬름홀츠 지구과학 연구센터의 사냐 파노프스카 연구원은 "이처럼 큰 사건을 이해하는 일은 앞으로의 우주 기후 예측, 환경 영향 평가, 지구 체계의 장기 변화를 파악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78만 년 전의 자기장 역전은 단순한 극의 교체가 아닌 수만 년에 걸친 혼돈의 시기였다. 그 정확한 영향은 아직 알 수 없지만, 인류와 지구 생명체 진화에 중요한 배경이 된 것은 분명하다. 소리로 되살린 이 사건은 현대 인류 출현의 무대를 마련한, 잊히지 않는 노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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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93)] 78만 년의 침묵을 깬 지구 자기장 역전의 '소리'⋯혼돈의 교향곡 재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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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8)] 계란 섭취, 알츠하이머 예방 효과 확인⋯"주 2회 섭취로 발병 위험 40% 감소"
- 미국 보스턴·워싱턴DC·시카고 공동 연구진이 계란 속 주요 영양소인 콜린(choline)이 알츠하이머성 치매 발병 위험을 최대 40%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1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이번 연구는 65세 이상 고령층을 중심으로, 계란 섭취 빈도와 인지 기능, 뇌 건강 지표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얻은 결론이다. 연구진은 치매 진단 이력이 없는 1,024명을 대상으로 식습관 조사와 인지 기능 추적 검사를 약 7년에 걸쳐 진행했으며, 조사 대상 중 578명은 사후 뇌 조직 기증을 통해 병리학적 분석에도 참여했다. 연구 참여자들은 계란 섭취 빈도에 따라 ▲월 1회 미만 ▲월 1~3회 ▲주 1회 ▲주 2회 이상 등 네 집단으로 나뉘었고, 연구 결과 주 1회 이상 계란을 섭취한 그룹은 월 1회 미만 섭취한 그룹에 비해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절반 수준으로 낮게 나타났다. 연구에서 주목한 성분은 콜린(choline)으로, 이는 간 기능, 신경계 건강, 근육 움직임, 뇌세포 구조 유지 및 신경전달물질 생성에 필수적인 영양소다. 특히 콜린은 기억력과 학습 능력을 유지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아세틸콜린(acetylcholine)의 전구체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콜린이 뇌세포 구조를 안정시키고, 신경세포 간 신호 전달을 돕는 동시에, 알츠하이머의 주요 발병 원인인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타우 단백질 얽힘(tangle)의 생성을 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주로 단백질 축적물(플라크와 얽힘)이 신경세포 기능을 차단하고 세포를 사멸시키는 과정으로 진행되며, 기억력 저하, 언어 능력 저하, 신체 기능 상실 등의 증상을 유발한다. 현재 미국에서는 65세 이상 인구 중 약 720만 명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으며, 연간 10만 명 이상이 이 병으로 사망한다. 알츠하이머협회는 2050년까지 환자 수가 13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알츠하이머의 예방 가능성을 제시한 희소 사례로, 특히 식이 조절을 통해 위험 요인을 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관찰적 분석에 기반한 것으로, 인과 관계를 입증하기 위해서는 향후 대규모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콜린은 인체가 소량 자체 합성할 수 있으나, 필요량을 충족하려면 식이 섭취가 필수적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19세 이상 성인 여성은 하루 425mg, 남성은 550mg의 콜린을 섭취해야 하며, 삶은 계란 1개에는 약 147mg의 콜린이 함유돼 있다. 그 외에도 볶은 대두(반 컵, 107mg), 쇠간(조리된 85g, 356mg), 대구(조리된 85g, 71mg) 등이 대표적인 콜린 공급원이다. 연구진은 "계란은 영양학적으로 밀도 높은 식품이며, 특히 콜린 섭취의 효율적인 공급원으로서 고령층 식단에 포함될 만한 가치가 있다"며 "단순한 습관 변화로도 알츠하이머의 발생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예방의학적 접근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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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까? 말까?(108)] 계란 섭취, 알츠하이머 예방 효과 확인⋯"주 2회 섭취로 발병 위험 40%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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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8)] 태양 질량 225배 초대형 블랙홀 병합 포착⋯기존 우주 진화 모델에 도전장
- 미국 LIGO(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 연구진이 사상 최대 규모의 블랙홀 병합(merger)을 포착했다고 14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이번 관측은 블랙홀 형성과 진화에 대한 기존 천체물리학 이론에 중대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과학 기술전문매채 기즈모도에 따르면 이번에 관측된 중력파는 'GW231123'으로 명명됐으며, 2023년 11월 23일 처음 포착됐다. 해당 신호는 태양 질량의 각각 137배와 103배에 달하는 두 거대 블랙홀이 충돌하며 형성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두 개의 거대한 블랙홀은 지구 자전 속도의 40만 배로 회전하며 더욱 거대한 블랙홀을 형성했다. 이번에 병합 결과로 생성된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약 225배에 달하는 초대형 천체로, 이는 중력파 관측 이래 가장 거대한 블랙홀 탄생이다. 이러한 합병의 이전 기록을 보유한 'GW190521'은 태양 질량의 약 140배로 추정된다. 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는 2015년 최초로 중력파 존재를 입증한 이래, 이탈리아의 비르고(Virgo), 일본의 KAGRA와 함께 약 300건에 달하는 블랙홀 병합과 중성자별 충돌 신호를 감지해왔다. 하지만 이번 병합은 질량뿐 아니라 그 기원이 명확하지 않아 과학자들 사이에서 '금지된 병합'이라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카디프대학교의 물리학자이자 LIGO 소속 연구자인 마크 해넘(Mark Hannam) 교수는 "이번 충돌은 기존 항성 진화 모델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며 "이전에 병합된 작은 블랙홀들이 모여 현재의 블랙홀 쌍을 형성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처럼 질량이 큰 쌍성계는 지금까지 관측된 바 없었으며, 블랙홀 형성 이론에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병합 당시 두 블랙홀은 지구 자전 속도의 약 40만 배로 회전하고 있었으며, LIGO는 단 0.1초간 지속된 중력파 신호를 포착해 분석에 성공했다. 블랙홀 병합 과정은 통상 중력적으로 불안정해 신호가 검출되기 어려운 데 반해, 이번 사례는 병합이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었고 강력한 중력파를 방출해 지구에까지 도달했다. 영국 포츠머스대학교의 찰리 호이(Charlie Hoy) 박사는 "이번 병합으로 생성된 블랙홀은 일반상대성이론이 허용하는 회전 속도 한계에 근접할 만큼 빠르게 회전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신호 해석이 더욱 복잡하고 이론적으로도 극한 상황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발견은 영국 글래스고에서 7월 14일 개막하는 '일반상대성이론 및 중력파 국제학술대회(GR24-Amaldi)'에서 정식 발표되며, 이후 관측 데이터는 전 세계 연구진에게 공개돼 후속 분석이 진행될 예정이다. 연구에 참여한 영국 버밍엄대학교의 그레고리오 카룰로(Gregorio Carullo) 박사는 "GW231123 신호는 향후 수년에 걸쳐 정밀 해석이 이뤄져야 할 만큼 복잡하다"며 "보다 정교한 이론 모델이 등장해야 그 전모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중력파는 빛과 달리 우주의 어두운 영역을 '관측'할 수 있는 희귀한 수단으로, 블랙홀과 같은 극한 천체는 물론, 고대 별의 진화, 암흑물질 탐색 등에서도 결정적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블랙홀의 질량과 회전 속도에 대한 기존 관측 한계를 뛰어넘는 이번 발견은, 우주의 극단적 현상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다시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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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8)] 태양 질량 225배 초대형 블랙홀 병합 포착⋯기존 우주 진화 모델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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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86)] AI가 설계한 차세대 냉각 소재⋯실내 온도 낮추고 에너지 소비 줄인다
-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설계된 새로운 열 방출 소재가 개발돼 냉방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주거·의류 산업·우주 분야까지 폭넓은 적용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연구진은 중국 상하이교통대, 싱가포르국립대, 스웨덴 우메오대 등과 공동으로, AI 기반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해 3차원 열 메타 방출체(thermal meta-emitter)를 설계하는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7월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총 1,500종 이상의 독자적 소재를 설계했으며, 이러한 소재들은 복잡한 열 방출 특성을 조절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텍사스대 기계공학과의 유빙 정(Yuebing Zheng) 교수는 "기존 방식은 시도와 오류에 의존해 설계 속도와 정확도에 한계가 있었지만, 이번 프레임워크는 설계 공간을 비약적으로 확장함으로써 이전에는 상상조차 어려웠던 고성능 소재를 현실화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냉각 실험에서도 효과가 입증됐다. 연구진은 설계된 4종의 메타 방출체 중 하나를 모형 주택의 지붕에 적용해 기존 상용 백색·회색 도료와 비교했다. 정오 기준 직사광선 하에서 4시간이 지난 뒤, 해당 메타 방출체를 적용한 지붕의 표면 온도는 기존 도료 대비 평균 5~20도 낮게 유지됐다. 이 같은 성능을 기반으로 연구진은, 고온 도시인 리우데자네이루나 방콕의 아파트에 적용할 경우 연간 약 1만5,800킬로와트시(kWh)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일반적인 에어컨 한 대가 연간 소비하는 전력량(약 1,500kWh)의 10배가 넘는 수치다. 연구진은 해당 소재의 활용 분야가 단순 주거·상업용 냉방을 넘어 도시환경, 항공우주, 섬유, 자동차 등 다방면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도심 건축물에 적용할 경우 열섬현상을 줄이고, 우주선 외부에 활용하면 태양광 흡수와 복사열 방출을 동시에 조절해 내부 온도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용 제품에도 적용 가능성이 높다. 이 소재를 의류나 캠핑 장비에 접목하면 더운 환경에서도 착용자의 체온 상승을 억제할 수 있고, 차량 외장재나 내장재로 활용할 경우 햇빛 아래 장시간 주차된 차량의 내부 온도를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정 교수는 "기존 자동화 설계 방식은 단층 박막 구조나 평면 패턴 등 단순한 형태만 구현 가능했으나, 이번 프레임워크는 다층적이고 입체적인 구조 설계가 가능해 실질적인 성능 향상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를 공동 주도한 카이 야오(Kan Yao) 박사는 "AI가 모든 문제의 해답은 아니지만, 열 방출체처럼 스펙트럼 조절이 핵심인 소재 설계에서는 머신러닝이 최적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향후 이 프레임워크를 나노광학(nanophotonics) 분야 전반에 확장 적용할 계획이다. 나노광학은 빛과 물질이 나노미터 수준에서 상호작용하는 영역으로, 센서·이미징·에너지 기술 등 차세대 광학 기술의 핵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논문은 AI 기반 신소재 설계가 실험적 한계를 넘어 상용 기술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기후변화 대응 및 에너지 효율화 기술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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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86)] AI가 설계한 차세대 냉각 소재⋯실내 온도 낮추고 에너지 소비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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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대서양 나노플라스틱 오염, 기존 추정치 훌쩍 넘어⋯'보이지 않는 공포'
- 대서양에 나노플라스틱이 무려 2700만톤이나 떠다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럽 연구진이 북대서양 전역에서 해수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인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나노플라스틱'이 해양 전반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특히 수면 근처와 유럽 해안 인근에서 고농도로 발견됐다.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사이멕스(scimex), 유렉얼랏, 뉴욕타임스 등 다수 외신이 10일 보도했다. 해당 내용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최근 게재됐다. 유렉얼럿에 따르면 로열 네덜란드 해양연구소(NIOZ)와 위트레히트 대학교가 시행한 연구는 해양 나노플라스틱 양에 대한 최초의 추정치를 제공한다. 이번 조사는 NIOZ와 위트레히트 대학교를 포함한 공동 연구팀이 북대서양 12개 지점에서 다양한 수심에서 채취한 해수 시료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수면에서 10미터 깊이의 해수 1세제곱미터(m³)당 평균 18.1밀리그램의 나노플라스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럽 해안 인근의 샘플에서는 이보다 높은 25밀리그램의 농도가 측정됐다. 해저 부근에서는 평균 5.5밀리그램 수준이었다. NIOZ 연구원이자 위트레흐트 대학교 지구화학 교수인 헬게 니만은 "해수에 나노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논문이 몇 편 있었지만, 지금까지 그 양을 추정할 수 없었다"며 해양 과학자들과 위트레흐트 대학교의 대기 과학자 두샨 마테리치(Dušan Materić) 박사의 지식이 힘을 합쳐 이 최초의 추정치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두샨 마테리치 박사팀은 특히 북대서양 수면 10미터 이내에 존재하는 나노플라스틱의 총량이 2,7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그간 전 세계 바다 전체에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나노플라스틱 양과 비슷한 수준으로, 해양 오염에 대한 기존 추정이 매우 심하게 과소평가됐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노플라스틱은 지름이 1마이크로미터(1μm, 1000분의 1mm) 이하인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으로, 바다에서 자외선과 파도 등의 물리적 작용으로 만들어진다. 일반적인 미세플라스틱과 달리 생물학적 장벽을 쉽게 통과할 수 있어 어류 등 해양 생물체 내에 축적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나노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대서양에 축적된 플라스틱 질량 중 대부분은 나노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니만과 동료들은 예를 들어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크기로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니만은 "예를 들어, 나노플라스틱에서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 다른 분자에 의해 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나노플라스틱이 다른 바다에도 풍부한지 알고 싶다. 그럴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니만은 바닷물 속 나노플라스틱의 양이 중요한 미비점이었지만, 이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닷물에 존재하는 나노플라스틱은 결코 정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연구의 중요한 메시지는 적어도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 플라스틱 문제의 양적·질적 위협을 동시에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시각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나노 단위 오염물질이 해양 생물과 먹이사슬, 나아가 인간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보다 정밀한 모니터링과 국제적 규제 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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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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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대서양 나노플라스틱 오염, 기존 추정치 훌쩍 넘어⋯'보이지 않는 공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