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
-
해외투자 열풍에 대외금융자산 또 사상 최대⋯순자산국 위상 강화
-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채권 투자 증가로 우리나라의 대외 금융자산이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19일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3분기 말 기준 대외 금융자산은 2조7,976억달러로 집계돼 전분기 대비 1,158억달러 늘었다. '서학개미' 개인투자자와 기관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이 1조2,140억달러로 한 분기 새 890억달러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반면 대외 금융부채는 900억달러 증가에 그치며, 순대외금융자산(대외자산–대외부채)은 1조562억달러로 258억달러 확대됐다. 이는 세 분기 만의 증가세이자, 네 분기 연속 '1조달러 순자산국' 지위 유지다. 해외 증시 강세와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해외 증권투자를 확대한 데다 외환보유액 증가도 자산 확충을 뒷받침한 것으로 분석된다. 단기외채 비중이 21.9%로 낮아지고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38.3%로 떨어져 외채 건전성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니해설] 거주자 대외금융자산·증권투자 또 역대 최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자산 구축 속도가 다시금 가속화하고 있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외 금융자산은 2조7,976억달러로 집계되며 또 한 번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다. 대외 금융자산이란 우리나라 거주자가 해외에 보유한 주식·채권·직접투자·외환보유액 등을 모두 합한 것으로, 국가의 해외 투자 역량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서학개미 효과" 해외 증권투자가 자산 증가 견인 자산 증가세의 중심에는 해외 증시 투자 열풍이 자리한다. 3분기 거주자의 해외 증권투자 잔액은 1조2,140억달러로 한 분기 만에 890억달러 불어났다. 이 중 지분증권이 814억달러 증가해 대부분을 차지했다. 미국 증시 강세와 반도체·기술주 투자 확대, 그리고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결합하면서 개인과 기관의 해외 투자 자금이 꾸준히 유입된 결과다. 직접투자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2차전지 등 첨단 산업 중심으로 87억달러 늘어나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러한 흐름은 우리 기업의 북미·유럽 현지 생산 확대 전략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외금융부채 증가 폭은 제한…원화 약세 영향 반면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885억달러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 가치 하락에 따른 달러 환산액 감소 등이 영향을 미치면서 부채 증가 폭은 900억달러에 그쳤다. 특히 비거주자 직접투자가 37억달러 줄어든 점도 부채 증가 폭을 제한했다. 이로써 대외 금융자산 증가 폭(1,158억달러)이 금융부채 증가 폭(900억달러)을 웃돌며, 순대외금융자산은 1조562억달러로 세 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처음으로 '1조달러 순자산국'에 진입한 뒤 네 분기 연속 흑자 규모를 유지한 셈이다. 대외채권·채무 지표도 안정…외채 건전성 회복 대외 금융자산의 안정성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들도 개선됐다. 3분기 말 기준 대외채권은 1조1,199억달러로 271억달러 증가했다. 국외투자 증가와 함께 한은의 준비자산이 118억달러 확대된 것이 주요 요인이다. 반면 대외채무는 7,381억달러로 25억달러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3,818억달러로 246억달러 증가했다. 특히 만기 1년 이하 단기외채 비중이 21.9%로 떨어졌고,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38.3%로 낮아졌다. 단기외채 지표는 국제 금융시장의 충격을 견딜 수 있는 '외환 안전판' 역할을 하는데, 이 비율이 낮아질수록 국가의 대외지급 능력은 강화된다. 해외 투자 확대가 의미하는 것 우리나라가 순대외금융자산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는 사실은 글로벌 금융 환경의 변동성 속에서도 대외 건전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해외 주식과 채권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흐름은, 국내 투자자 저변이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해외 증시 변동성 확대와 미국 금리 정책의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은 향후 투자 흐름을 제약할 수 있는 변수다. 외국인 자금 유출입이 크게 흔들리는 시기에는 순대외채권의 안정성도 영향을 받는 만큼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대외건전성 개선…불확실성 속 안전판 확보 중요" 한국은행은 이번 증가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글로벌 통상 환경과 통화 정책 변화 등 외부 충격 요인이 커지고 있는 만큼 대외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역시 "단기외채 지표가 개선되었으며, 불확실한 대외 여건 속에서 안정적 흐름을 유지하도록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순자산국' 지위를 유지하는 한편, 해외 자산의 질과 구조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향후 국제 금융시장의 충격에 대비한 국가적 안전망도 더욱 견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
- 금융/증권
-
해외투자 열풍에 대외금융자산 또 사상 최대⋯순자산국 위상 강화
-
-
예금금리 3%대 복귀⋯연말 앞두고 은행권 '수신 경쟁' 불붙다
- 은행권이 11월 잇따라 예·적금 금리를 인상하면서 주요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약 반 년 만에 다시 연 3%대로 진입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는 가운데 시장금리가 상승했고, 4분기 대규모 만기 물량을 앞둔 은행권의 수신 경쟁이 격화된 영향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17일 '신한my플러스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2.80%에서 3.10%로 0.30%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도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2.80%에서 3.00%로 상향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2.55∼2.85%로 한 달 새 상단이 0.25%포인트 상승했다. 시장금리 상승과 함께 4분기 만기 고객을 붙잡기 위한 금리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정기예금 잔액도 이달 들어 약 9조원 증가했다. [미니해설] 은행금리 '3%'대 경쟁 치열⋯11월 정기예금 잔액 9조원 증가 시중은행이 11월 들어 예·적금 금리를 공격적으로 손질하고 있다. 특히 1년 만기 기준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연 3%대까지 복귀하면서 은행권 수신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모양새다. 이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약해지면서 시장금리가 다시 상승하고, 4분기 대규모 만기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은행권의 경쟁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먼저 신한은행은 지난 17일 '신한my플러스정기예금' 최고금리를 기존 2.80%에서 3.10%로 0.30%포인트 인상했다. 기본금리는 2.90%이며, 6개월 이상 정기예금 미보유·입출금계좌 소득입금 요건을 충족하면 추가 0.20%포인트를 더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신규 가입자가 아니어도 소득 입금 요건만 채우면 3%대 금리 적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14일 '우리 첫거래우대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2.80%에서 3.00%로 상향했다. 다만 전년도 말 기준 우리은행 계좌가 없는 고객만 최고금리가 적용되는 조건이 붙는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대표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18일 기준 2.55~2.85%로 집계됐다. 지난달 21일(2.55~2.60%) 대비 상단이 0.25%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한 달 만에 상승 폭이 뚜렷하게 커졌다. 특히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과 농협은행 'NH올원e예금'은 최고금리 2.85%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신한은행·KB국민은행의 주력 상품은 2.80% 수준에 머물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2금융권인 저축은행 평균금리를 역전했다는 점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18일 기준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68%에 불과해, 은행 예금 금리보다 낮아졌다. 예대마진 구조를 고려하면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현상이다. 금리 인상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시장금리 상승이 꼽힌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보다 늦어지고, 일부에서는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되자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최근 3%대까지 상승했다. 채권금리 상승은 은행채 발행 금리를 끌어올리고, 이는 곧 수신금리 인상 압력으로 이어진다. 실제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 금리는 8월 14일 2.498%에서 이달 18일 2.820%까지 올랐다. 불과 두 달여 만에 0.32%포인트 뛰어오른 셈이다. 여기에 4분기에 대규모 예·적금 만기 물량이 집중된 점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22년 말 정기예금 금리가 5%대를 기록하던 시기 가입했던 1~3년 만기 상품들이 올해 말 만기를 맞는다. 은행권은 이탈 가능성이 높은 고객을 붙잡기 위해 다시 금리를 올리는 수밖에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장금리 상승이 가장 큰 원인이며, 예금 유치 경쟁도 조달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3년 전 고금리 예금 가입자가 대거 만기에 도달하고 있어 고객 이탈 방지가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밝혔다. 실제 자금 유입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이달 들어 보름 만에 8조6000억원 가까이 증가해 974조원대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약 5000억원씩 증가한 것으로, 지난 5월 이후 가장 가파른 유입 속도다. 이는 금리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시중 유동성이 다시 은행권 예금으로 흡수되고 있다는 신호다. 은행권 예금 금리의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은 데다 연말 수신 경쟁이 절정에 달하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금리 변동성 확대와 조달 비용 증가가 은행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신 경쟁 심화가 장기적으로 예대마진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
- 금융/증권
-
예금금리 3%대 복귀⋯연말 앞두고 은행권 '수신 경쟁' 불붙다
-
-
애플, '아이폰 포켓' 출시 첫날 완판⋯혼재된 평가 속 패션 협업 제품 주목
- 애플이 일본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와 협업해 선보인 신제품 '아이폰 포켓(iPhone Pocket)'이 출시 첫날 완판됐다. 제품 가격과 디자인을 둘러싼 평가가 엇갈렸음에도 불구하고, 판매 개시 후 수시간 만에 전량 소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야후 뉴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 11일 발표한 성명에서 "추가 포켓을 만든다는 발상에서 출발한 제품으로, 절제된 디자인이 아이폰을 완전히 감싸면서도 사용자의 일상 소지품을 더 담을 수 있도록 확장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물이 늘어나면 내용물이 은은하게 드러나고, 사용자가 아이폰 화면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밝혔다. 아이폰 포켓은 신체에 직접 착용하거나 가방·핸드백에 묶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제품은 두 가지 형태로 출시됐으며, 짧은 스트랩 디자인은 레몬, 만다린,보라 등 8가지 색상으로 149.95달러(약 21만 원), 긴 스트랩 디자인은 3가지 색상으로 229.95달러(약 33만원)에 판매됐다. 두 버전 모두 모든 색상이 품절 상태다. 몰리 앤더슨 애플 산업디자인 부사장은 "아이폰 포켓의 색상 구성은 모든 아이폰 모델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도록 의도됐다"며 "사용자가 자신만의 조합을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제품은 나일론(14%), 폴리에스터(85%), 폴리우레탄(1%)을 활용한 3D 니트 구조로 제작됐다. 미야케 디자인 스튜디오의 미야마에 요시유키 디자인 디렉터는 "아이폰 포켓은 '아이폰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착용하는 즐거움'이라는 개념을 탐구한 제품"이라며 "단순한 형태는 이세이 미야케가 추구해온 여지와 해석의 가능성을 반영한다"고 설명했다. 아이폰 포켓은 11월 14일부터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중국 본토, 이탈리아, 일본, 싱가포르, 영국, 미국 등 일부 국가의 애플스토어 및 애플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가 시작됐다. 출시 직후 소비자 반응은 엇갈렸다. 가격과 디자인을 비판하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한 이용자는 SNS에서 "잘라낸 양말에 230달러라니. 애플 사람들은 애플 제품이면 무엇이든 산다"라고 언급했고, 다른 이용자는 "AI가 세상을 바꾸는 시기에 애플은 지나치게 비싼 아이폰 포켓을 출시했다"고 지적했다. 일부는 2006년 개봉한 사차 바론 코헨의 영화 '보랏(Borat)' 속 의상을 연상시킨다는 반응도 보였다. 반면 긍정적 평가도 있었다. 한 사용자는 "애플이 직물과 소재 실험을 하는 활동에 전적으로 찬성한다. 미래의 웨어러블과 스마트 의류로 이어지는 흐름"이라고 평가했으며, 또 다른 사용자는 "아이폰 포켓이 출시됐고, 이 제품이 필요했다는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고 소셜미디어에 남겼다.
-
- IT/바이오
-
애플, '아이폰 포켓' 출시 첫날 완판⋯혼재된 평가 속 패션 협업 제품 주목
-
-
[글로벌 핫이슈] 중국, 전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대량 배치⋯UB테크 '워커 S2' 산업 현장 투입
- 중국 선전(深圳)에서 전 세계 최초의 대규모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 배치가 시작됐다. 중국 로봇기업 UB테크(UBTECH) 로보틱가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 S2(Walker S2)' 수백 대를 자동차·전자 등 주요 산업 현장으로 출하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산업계가 그동안 제기해온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제 활용성'에 대한 질문에 처음으로 본격적인 답을 내놓은 셈이다. UB테크에 따르면 생산량은 11월 중순부터 본격 확대됐으며 첫 출하 물량은 이미 조립라인 인력 수요가 높은 파트너사에 전달됐다. 회사는 "사람과 유사한 움직임을 구현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규모 상용 납품은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중국 내 수요 폭증…주문액 8억 위안 돌파 올해 UB테크가 확보한 휴머노이드 로봇 수주는 총 8억 위안(약 1억 1300만달러, 약 1642억 원)을 넘어섰다. 이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실제 산업 수요'에 기반한 주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9월에는 중국 대기업으로부터 2억 5000만 위안 규모의 대형 계약을 확보했고, 쓰촨(四川)과 광시(廣西)에서도 각각 1억 5900만 위안, 1억 2600만 위안 규모의 프로젝트가 체결됐다. 후베이(湖北)의 미이오토(Miee Auto) 역시 1억 위안 이상을 투입해 워커 S2 도입을 결정했다. UB테크는 "연말까지 워커 S2 500대를 출하할 계획이며, 생산 일정은 순조롭다"고 밝혔다. BYD·지리·폭스콘까지…자동차·전자 기업이 대량 도입 주요 자동차 제조사가 워커 S2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 BYD, 지리(Geely)자동차, FAW-폭스바겐, 둥펑류저우(東風柳州) 등이 도입 계약을 체결했고, 폭스콘도 물류 라인 자동화를 위해 로봇 투입을 늘리고 있다. 기업들은 "24시간 무중단 연속 운영"을 위해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신뢰성 높은 로봇을 요구해왔으며, 초기 배치된 로봇들은 연구실이 아닌 실제 공장과 창고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배터리 자가교체 기능이 경쟁력…산업용 설계 강화 워커 S2의 가장 큰 차별점은 로봇이 스스로 배터리를 분리·교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는 산업용 로봇의 최대 문제였던 '재충전 시간'을 대폭 줄여 장시간 작업에 유리하다는 평가다. 워커 S2는 7월부터 산업용 모델로 판매되기 시작했으며, 사람과 유사한 관절 구조와 정밀한 손가락 제어 기능을 갖춰 무게물 운반과 정밀 조립 작업 모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최근 생산라인 공개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이 UB테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년 만에 10%에서 30%로 급증했다. UB테크는 "이는 단기적 유행이 아니라 실제 산업 현장의 구조적 수요 증가를 반영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재무 개선세 뚜렷…홍콩증시서 150% 급등 UB테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6억2100만 위안으로 전년 대비 27.5% 늘었다. 매출총이익은 17.3% 증가한 2억1700만 위안, 순손실은 18.5% 줄어든 4억4000만 위안으로 나타났다. 비용 구조 개선과 생산 효율화가 동시에 진행된 결과다. 주가도 급등했다.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에 따르면 2025년 들어 150% 이상 상승해 최근 133홍콩달러를 기록했으며, 씨티와 JP모건은 목표주가를 170홍콩달러 이상으로 제시하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UB테크는 2023년 홍콩증시에 상장한 첫 로봇기업으로, 이번 대규모 납품이 글로벌 로봇 경쟁에서 입지를 굳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
- IT/바이오
-
[글로벌 핫이슈] 중국, 전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대량 배치⋯UB테크 '워커 S2' 산업 현장 투입
-
-
"한국 10대 수출업종 5년 뒤 전부 중국에 역전"
- 한국의 10대 수출 주력업종 경쟁력이 중국에 빠르게 추월당하고 있으며, 5년 뒤에는 모든 업종에서 중국이 우위에 설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7일 매출액 1천대 기업 중 2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미·일·중 경쟁력 현황 및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기업들은 현재 최대 수출 경쟁국으로 중국(62.5%)을 가장 많이 꼽았으며, 2030년에는 이 비중이 68.5%로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의 기업 경쟁력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현재 경쟁국의 수준은 미국 107.2, 중국 102.2, 일본 93.5였으며, 2030년에는 미국 112.9, 중국 112.3으로 한국을 크게 앞지를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철강·일반기계·이차전지·디스플레이·자동차 등 5개 분야에서 이미 중국이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한국이 우위인 반도체·전기전자·선박 등도 2030년에는 중국에 역전될 것으로 전망됐다. [미니해설] "5년 뒤 10대 수출전략 전부 중국에 밀린다"…기업들 '총체적 경쟁력 경고음' 한국의 수출 산업을 떠받쳐온 10대 주력업종이 경쟁국 대비 빠르게 약화되고 있으며, 특히 중국과의 격차가 향후 5년 안에 완전히 뒤바뀔 것이라는 경고가 제기됐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매출액 1천대 기업 중 200개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한·미·일·중 경쟁력 현황 및 전망' 조사 결과에서 드러난 내용이다. 기업들은 가장 위협적인 수출 경쟁국으로 중국을 압도적으로 지목했으며, 이 추세는 앞으로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에 따르면 현재 기업들은 중국(62.5%)을 최대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다. 미국(22.5%), 일본(9.5%)이 뒤를 이었지만,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압도적이다. 2030년 전망에서도 이 비율은 68.5%로 더 높아진다. 한경협은 "한국의 대외 경쟁환경은 향후 중국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업 경쟁력 수준을 수치화한 결과는 더 우려스럽다. 한국 경쟁력을 100으로 봤을 때 현재 미국은 107.2, 중국은 102.2로 이미 한국을 넘어섰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본만이 93.5로 한국보다 낮았다. 더 큰 문제는 전망치다. 2030년 미국과 중국 경쟁력은 각각 112.9, 112.3까지 상승해 한국과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은 "중국이 5년 내 미국과 대등한 경쟁력을 갖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종별 경쟁력 우위는 이미 절반 가까이 뒤집혔다. 중국은 철강(112.7), 일반기계(108.5), 이차전지(108.4), 디스플레이(106.4), 자동차·부품(102.4) 등 한국 핵심 산업 5개 분야에서 한국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이 아직 우위를 갖는 업종은 반도체(99.3), 전기전자(99.0), 선박(96.7), 석유화학(96.5), 바이오헬스(89.2)로 절반에 그쳤다. 그러나 2030년 전망에서는 이 5개 업종마저 모두 중국에 역전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중국의 이차전지 경쟁력은 119.5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돼 한국 배터리 산업의 위상 약화를 시사한다. 미국과의 경쟁 구도에서도 한국의 비교우위는 제한적이었다. 현재 한국이 미국보다 경쟁력이 높은 분야는 철강(미국 98.8), 선박(90.8), 이차전지(89.5) 등 3개 업종뿐이다. 그러나 2030년에는 미국이 철강에서 한국을 역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의 우위 업종은 선박과 이차전지 2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경쟁력 격차가 벌어지는 이유에 대해 기업들은 중국과 미국이 가진 구조적 강점을 지목했다. 중국은 가격경쟁력, 생산성, 정부 지원에서 한국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평가됐다. 미국은 상품 브랜드, 전문 인력, 핵심 기술 등에서 한국 대비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특히 브랜드 경쟁력은 현재 한국이 중국보다 앞서는 유일한 영역이지만, 5년 후에는 이 부분에서도 중국에 역전될 것으로 전망돼 산업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 기업들은 현재 경쟁력 약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국내 제품경쟁력 약화(21.9%)와 대외 리스크 증가(20.4%)를 꼽았다. 여기에 인구감소로 인한 내수 기반 축소(19.6%), AI·첨단 기술 분야 인력 부족(18.5%) 등 구조적 문제가 겹치면서 경쟁력 회복 속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기업들이 정부에 가장 시급한 지원 정책으로 지목한 것은 '대외 리스크 완화'였다. 응답 기업의 28.7%는 미중 갈등, 지정학 리스크,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 복합 리스크에 대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핵심 인력 양성 시스템 구축(18.0%), 세제·규제 완화 및 노동시장 유연화 등 경제 효율성 제고(17.2%)도 주요 요구로 제시됐다. 한국의 산업경쟁력이 역사적 전환점을 앞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향후 5년이 한국의 수출 경제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경협은 "한국 산업의 경쟁 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기업이 구조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
- 경제
-
"한국 10대 수출업종 5년 뒤 전부 중국에 역전"
-
-
'금배추' 진정⋯배춧값 3천원대로 하락하며 김장비용 안정
- 김장철을 앞두고 한때 '금배추'로 불리며 급등했던 배추 가격이 뚜렷한 안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부진했던 작황을 보완하기 위해 공급 기반을 확대하고 비축 물량 방출과 할인 지원 예산을 투입한 결과, 올여름 포기당 7000원대까지 올랐던 배춧값은 최근 3000원대 초반으로 내려왔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11월 2주 기준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3392원으로, 전달 평균 6844원 대비 50.4% 하락했다. 배추의 평년가는 중품 기준 4022원 수준이며, 2021년 30182원·2022년 4217원·2023년 3769원·2024년 4837원·2025년 4922원 등 지속적인 상승 흐름이 이어졌었다. 올여름 전국적으로 폭염과 집중호우가 겹치면서 지난 8월 2주 가격이 7023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후 정부가 추석을 전후해 수급 안정 대책을 본격 가동하면서 10월 중순까지 6000원대를 유지하던 배춧값은 점진적으로 내려가는 추세다. 유통 채널별로는 가격 조정 폭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전통시장은 한 달 전 포기당 7825원에서 최근 5295원으로 낮아졌고, 대형마트는 가격 변동을 신속히 반영한 데다 각종 할인 행사 영향까지 더해져 6345원에서 2367원으로 크게 떨어졌다. 김장 재료 전반의 가격도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2주 기준 무(1751원·평년 2219원), 대파(2964원·평년 3282원), 양파(1923원·평년 2294원) 모두 평년 대비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고춧가루는 kg당 2만8786원(평년 3만2626원), 깐마늘은 9007원(평년 1만615원), 생강은 8516원(평년 1만2672원)으로 집계됐다. 배추 가격은 지난해 같은 시기(3195원)보다 다소 높지만, 주요 재료 가격이 전반적으로 내려가면서 전체 김장 비용은 지난해 대비 약 10% 줄어들 것으로 정부는 전망하고 있다. 정부와 aT는 김장 채소 수급 안정을 위해 비축 물량을 단계적으로 방출하고, 총 500억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할인 판매를 지속 지원하고 있다. 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장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배추·고춧가루·무 가격이 이번 달 들어 빠르게 안정되고 있어 예년 대비 부담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 생활경제
-
'금배추' 진정⋯배춧값 3천원대로 하락하며 김장비용 안정
-
-
올리브영N 성수, 1년 만에 250만명 끌어⋯성수 상권 'K뷰티 허브'로 재편
- CJ올리브영의 첫 혁신 매장 '올리브영N 성수'가 오픈 1년 만에 방문객 250만명을 돌파했다. 올리브영은 17일 발간한 트렌드 리포트에서 지난해 11월 문을 연 해당 매장에 올해 10월까지 250만명이 다녀갔다고 밝혔다. 성수동 연무장길을 찾은 외국인 193만명 중 140만명이 이곳을 방문해 외국인 4명 중 3명이 올리브영N 성수를 찾은 것으로 추산된다. 매장 오픈 이후 성수 지역 올리브영 매장의 외국인 결제 건수는 592% 증가했고, 성수 6개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도 평균 40%에서 70%로 뛰어올랐다. K뷰티 중심지로 자리잡으면서 성수 일대 뷰티 팝업스토어는 월평균 14개로 전년 대비 75% 늘었다. AI 피부진단 등 뷰티케어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은 3만명을 넘어섰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었다. [미니해설] 올리브영N 성수, 'K뷰티 성지' 부상 CJ올리브영이 지난해 선보인 혁신 콘셉트 매장 '올리브영N 성수'가 성수동 상권의 소비 지형을 재편하며 K뷰티의 글로벌 확산을 이끄는 핵심 거점으로 부상했다. 오픈 1주년을 맞아 공개된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이 매장은 지난 1년 동안 250만명의 발길을 끌어모으며 '성수 필수 방문지'로 자리잡았다. 특히 외국인 고객 유입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성수 연무장길 일대를 찾은 외국인은 193만명인데, 이 가운데 140만명이 올리브영N 성수를 방문했다. 외국인 방문객의 4분의 3이 해당 매장을 찾은 셈이다. 이는 성수동이 글로벌 관광객의 필수 코스로 부상했고, 그 중심에 K뷰티가 서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올리브영N의 등장 이후 성수 일대의 뷰티 소비 구조에도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올리브영 측에 따르면 성수 지역 올리브영 매장의 외국인 결제 건수는 1년 새 592% 증가해 내국인 성장률(81%)을 크게 웃돌았다. 성수 6개 매장의 외국인 매출 비중도 오픈 전 평균 40%에서 올해 10월 기준 70%로 상승했다. 단일 매장 기준으로도 올리브영N 성수가 외국인 결제 건수 1위를 차지했다. 이 같은 흐름은 성수 상권의 변화와 맞물린다. 유동 인구는 1년 새 약 2000만명 증가했고, 카드 결제 건수도 581만건 늘었다. 그 중심에 K뷰티 팝업스토어의 확산이 있다. 팝업스토어 전문기업 스위트스팟 조사에 따르면 올리브영N 성수 오픈 이후 성수 일대에서 개최된 뷰티 팝업은 월평균 14개로, 지난해 평균(8개) 대비 75% 증가했다. 올리브영이 "성수 동네 팝업 생태계가 K뷰티 중심으로 재편됐다"고 자평하는 배경이다. 올리브영N 성수의 경쟁력은 단순한 체류형 매장을 넘어 'K뷰티 실험실'로 기능한다는 점이다. 올리브영이 자체 보유한 리테일 노하우와 브랜드 큐레이션 역량이 집약돼 있으며, 이곳에만 입점한 신규 브랜드 수만 150여 개에 이른다. 성수 소비 트렌드에 맞춰 화장품뿐 아니라 패션·식음료까지 연결한 콘텐츠도 고객 경험을 확장했다. 특히 체험형 서비스가 매장의 차별화 요소로 자리잡았다. AI 기반 피부진단과 전문 뷰티케어 등 6가지 체험 서비스를 운영해 K뷰티 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뷰티케어 서비스 이용 고객은 누적 3만명을 넘어섰으며, 이 중 54%가 외국인이다. 피부진단만 보면 외국인 비중이 87%에 달한다. 한국 화장품을 '직접 테스트하고 구매하는 경험'이 글로벌 방문객에게 강한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올리브영N 성수가 성수동의 관광·소비 트렌드를 주도하면서 지역 상권의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성수 일대 팝업스토어 증가, 외국인 소비 확대, K뷰티 중심 콘텐츠 강화 등이 상권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소비 규모를 키우는 선순환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리브영은 앞으로도 해당 매장을 K뷰티 혁신 플랫폼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K뷰티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안하고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리테일 혁신을 지속하겠다"며 "국내외 고객에게 K뷰티의 지속 성장을 체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올리브영N 성수는 현재 K뷰티 브랜드와 외국인 관광객, 성수 상권의 변화가 교차하는 'K뷰티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1년 만에 250만명을 끌어들인 이 매장이 내년에는 어떤 새로운 실험을 내놓을지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
- 생활경제
-
올리브영N 성수, 1년 만에 250만명 끌어⋯성수 상권 'K뷰티 허브'로 재편
-
-
[국제 경제 흐름 읽기] 중국 경제 4분기 '적신호', 소비 4년래 최장 둔화에 투자 '사상 최악' 급감
- 중국 경제가 4분기 시작부터 예상보다 심각한 냉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상 초유의 투자 급감과 산업 생산 증가세 둔화가 겹친 가운데, 소비마저 4년여 만에 가장 긴 둔화 터널에 진입하며 '내수 부진'이 경제 전반의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이 발표한 10월 경제 지표는 시장의 우려를 재확인시켰다. 올해 1~10월 고정자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하며 사상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10월 한 달간의 투자가 12% 급감하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산했다. 산업 생산 역시 10월에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하는 데 그쳐, 연초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5.5%)를 하회하는 수치다. 소매 판매 증가율, 5개월 연속 둔화 가장 심각한 경고음은 소비 부문에서 울렸다. 10월 소매 판매는 2.9% 증가에 그쳤다. 이로써 중국의 소매 판매 증가율은 5개월 연속 둔화하며 2021년 이후 가장 긴 둔화 행진을 기록했다. 이는 1년여 만에 가장 약한 증가세이기도 하다. 앞서 13일 블룸버그는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10월 소매 판매 증가율이 2.8%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러한 소비 냉각은 이달 초 국경절 연휴 기간 동안 이미 감지된 바 있다. 당시 여행 및 지출 데이터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내수 회복의 한계를 드러냈다. 중국 정부와 공산당 최고위층은 "내수 지출을 확대하겠다"고 거듭 공언해왔다. 지난달 공산당은 향후 5년간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상당히" 높이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이러한 수사와는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은 가계의 구매력을 전반적으로 높이는 광범위한 개혁 대신 특정 상품에 대한 제한적 보조금에 의존하는 베이징 당국의 접근 방식이 한계에 부딪혔다고 지적한다. 물론 10월 지표 악화에는 기술적인 요인도 일부 작용했다. 지난해 10월의 판매 실적이 높아 비교 기저가 높았고, 2024년보다 영업일수가 하루 적었다는 점이다. 씨티그룹의 위샹룽 이코노미스트는 "높은 기저 효과, 달력 효과, 그리고 약화된 모멘텀으로 인해 10월 경제 지표가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분기 성장 동력이 10월 들어 명확히 소멸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호주뉴질랜드은행(ANZ)의 레이먼드 영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과잉 생산 및 과당 경쟁 해소 노력이 투자 파이프라인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사상 첫 투자 역성장"…1조 위안 부양책도 '백약이 무효' 이번에 발표된 데이터 중 가장 충격적인 부분은 '사상 첫' 투자 역성장이다. 고정자산 투자의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인프라 자본 지출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고, 제조업 지출 증가세도 둔화했다. 수년간 지속된 부동산 시장 침체는 완화되기는커녕 더욱 악화하며 전체 투자 감소를 이끌었다. 이는 중국 정부가 투입한 대규모 부양책이 실물 경제로 원활하게 흘러 들어가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중국 당국은 9월 말 이후 투자 촉진과 지방 재정 확충을 위해 총 1조 위안(약 141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승인했다. 하지만 이 자금이 경제 전반에 스며드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보인다. 5000억 위안 규모의 새로운 정책 금융 도구를 통한 자금 투입 역시 현재까지 투자 심리를 끌어올리는 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내수 전반의 약화는 기업과 가계의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출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10월 신규 대출 및 신용 증가세는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소시에테 제네랄의 미셸 람 중화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부양책이 경제에 반영되는 속도가 더디다"면서도 "5000억 위안의 자금이 배포됨에 따라 향후 몇 달 안에 더 나은 모멘텀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통계국은 데이터 발표와 함께 "외부 환경의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요인들, 그리고 국내 경제 구조조정에 대한 상당한 압력으로 경제가 적지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당국은 기존 정책의 "적극적인 이행을 촉진할 것"이라고 덧붙여, 당장 추가적인 부양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수출 쇼크'에 꺾인 中경제…"내수 대신 수출 의존" 기형적 구조 고착화 우려 중국 경제는 10월 지표 발표 직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수출이 감소하는 '수출 쇼크'를 겪었다. 견조하던 수출마저 예상치 못하게 위축되면서, 취약한 내수 경제에 대한 중국의 의존도는 더욱 높아졌다. 이는 중국산 제품 유입으로 자국 산업이 압박받는다는 주요 교역 상대국들의 우려를 해소하기는커녕, 내부적 취약성을 더욱 노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다만 외부 환경에 긍정적인 신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10월 말 한국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도출된 무역 휴전 합의는 향후 몇 달간 양국 간 교역을 활성화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또한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열풍 역시 중국의 수출 전망에 대한 우려를 일부 완화하는 요인이다. 맥쿼리그룹의 래리 후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놀라움"으로 수출을 꼽았다. 그는 "가속화되는 글로벌 성장과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에 힘입어 외부 수요가 다시 한번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만약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된다면, 중국의 '이분화된 경제 패턴'은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다. 즉, "견고한 외부 수요가 내수 진작의 시급성을 낮추는" 기형적 구조가 고착화되는 것이다. 한편, 추가적인 통화 부양책이 즉각적으로 나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중국 인민은행(PBOC)은 최근 대출 증가세 둔화에 대한 우려를 일축하며 덜 완화적인(dovish) 태도를 시사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2025년 '5% 내외'로 설정한 경제 성장률 목표 달성이 여전히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는 점이 당국의 정책적 여유를 제공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의 올해 성장률 컨센서스는 4.9%로, 목표치에 근접해 있다. ING 은행의 린 송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025년 성장 목표는 큰 개입 없이 달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베이징은 아마도 내년을 위해 실탄을 아껴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중국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장기적인 개혁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HSBC의 테일러 왕 이코노미스트는 "소비재 보상판매 프로그램의 견고한 성과에 비추어 2026년에는 서비스 소비까지 확대되는 유사하거나 더 큰 규모의 소비 보상판매 프로그램이 도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중국의 소득 분배와 사회 보장 시스템의 장기 개혁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Key Insights] 중국 내수 시장의 '빨간불'은 한국 경제에 치명적이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소비와 투자가 동시에 얼어붙으면서, 한국의 중간재 및 소비재 수출 전반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단순한 경기 둔화를 넘어 중국발(發) 복합 위기에 대비한 수출 전략의 전면 재검토가 시급하다. [Summary] 중국 경제가 4분기 시작부터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10월 고정자산 투자가 사상 초유의 -1.7% 감소를 기록하고, 소매 판매마저 4년래 최장기인 5개월 연속 둔화했다. 산업생산도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1조 위안 부양책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습이다.
-
- 경제
-
[국제 경제 흐름 읽기] 중국 경제 4분기 '적신호', 소비 4년래 최장 둔화에 투자 '사상 최악' 급감
-
-
[주간 월가 레이더] 엔비디아, 'AI 버블' 논란 잠재울까⋯월가 운명의 1주일
- 인공지능(AI) 랠리를 이끌던 미국 기술주가 이달 들어 불안한 흐름을 보이면서 월스트리트의 시선이 'AI 칩 선두주자'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으로 집중되고 있다.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종료, 금리 불확실성 등 거시 변수가 겹친 가운데 뉴욕증시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AI 투자 열풍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할 중대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주간 기준으로 혼조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주간 0.6% 상승한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각각 0.3% 상승, 0.2% 하락에 그쳤다. 특히 이달 들어(13일 마감 기준) S&P 500과 나스닥은 각각 1.5%, 3.6% 하락하며 기술주 중심의 조정 양상이 뚜렷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AI 열풍이 밸류에이션(가치 평가)을 과도하게 밀어 올렸다는 'AI 버블' 우려가 시장 전반에 확산한 탓이다. 투자자들은 오는 19일 장 마감 후 발표될 엔비디아의 실적과 가이던스(전망치)가 기술주 투자 심리를 회복시킬 마지막 촉매제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주가가 약 1000% 폭등했으며, 지난달에는 사상 최초로 시가총액 5조 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S&P 500 지수 내 비중이 8%, 나스닥 100 지수에서는 약 10%에 달해 엔비디아의 주가 향방은 뉴욕증시 전체를 좌우할 핵심 변수다. [미니해설] 'AI 진앙' 엔비디아, 압도적 실적 기대감 엔비디아의 실적이 다가오는 주간 뉴욕증시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한 배경에는 기술주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냉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다음 통화정책 회의가 한 달 이상 남은 상황에서, 시장은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지) 종료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변동성이 커졌다. 지난 14일 시장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지수(VIX)는 장 초반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에 도달하기도 했다. 기술주가 이달 들어 주춤하는 사이, 헬스케어, 소재, 금융 등 전통적인 '올드 이코노미' 분야로 자금이 이동하는 순환매 현상도 관측됐다. 이런 상황에서 엔비디아는 AI 테마의 '진앙(epicenter)'으로 불린다. 맷 오튼 레이먼드 제임스 투자관리 최고 시장 전략가는 "엔비디아가 AI 구축의 중심"이라며 "엔비디아의 실적은 기술 부문은 물론 산업재, 유틸리티 부문에도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이 기대하는 성장세나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지 않는다면 관련 거래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기대치는 여전히 높다. 월스트리트는 엔비디아가 또 한 번 '눈이 번쩍 뜨일 만한(eye-popping)'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고 있다. LSEG에 따르면 분석가들은 엔비디아의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전년 동기 대비 53.8% 급증하고, 매출은 54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평균 전망했다. 최근 발표된 대규모 투자 계약들도 기대감을 뒷받침한다. 지난 9월 오픈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1000억 달러 투자 발표, 인텔과의 AI 프로세서 협력을 위한 50억 달러 지분 투자, 지난달 노키아에 대한 10억 달러 지분 투자 및 차세대 6G 기술 파트너십 등이 대표적이다. TD 코웬의 조슈아 부찰터 반도체 분석가는 "AI 인프라 투자가 모든 실린더를 가동 중인 상황에서 실적 기대치가 높은 것은 타당하다"며 "우리는 전반적으로 수치를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실적 숫자 자체보다 엔비디아 경영진이 제시할 향후 수요 및 지출 동향 관련 논평에 집중할 전망이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MS)나 아마존 같은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및 AI 인프라 구축 관련 자본 지출(CAPEX)을 늦출 기미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록펠러 글로벌 패밀리 오피스의 지미 창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다양한 기업들의 자본 지출 약속을 감안할 때 약세가 나타나서는 안 된다"며 "현재 환경에서도 수요는 여전히 견고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S&P 글로벌 비저블 알파의 멜리사 오토 리서치 책임자는 "시장이 만드는 가정은 긍정적이며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면서 "회사가 제시할 가이던스가 매우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버블' 경고음…월가 거물들의 잇단 비관론 엔비디아에 대한 높은 기대감 이면에는 'AI 버블'에 대한 강력한 경고음이 공존한다.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 대비(13일 기준) 39% 상승했지만, 이달에만 8% 가까이 하락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빌 게이츠부터 '빅쇼트'의 마이클 버리, 짐 차노스에 이르기까지 시장의 저명한 목소리들이 이달 들어 AI 투자 수익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마이클 버리는 일부 미국 최대 기술 기업들이 AI 붐으로 인한 이익을 부풀리기 위해 공격적인 회계 처리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시장의 회의론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도 발생했다. 지난 12일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은 보유 중이던 엔비디아 지분 전량(약 60억 달러 규모)을 매각했다고 발표했고, 이 소식에 당일 소프트뱅크 주가가 10% 급락하기도 했다. 투자자들이 AI 관련 발표에 대해 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D.A. 데이비슨의 제임스 라간 공동 CIO는 "투자자들이 수익이나 현금 흐름 측면에서 '개념 증명(proof of concept)'을 요구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략가들은 투자자들에게 인덱스 내 비중이 과도하게 높아진 기술주 노출을 줄이라고 조언한다. 대신 헬스케어, 금융 등 저평가된 주식 비중을 늘릴 것을 권고하고 있다. 페이브 파이낸스의 피터 코리 최고 시장 전략가는 "이번 주의 나무들은 개별적으로 볼 때 그렇게 불길하지 않지만, 집합적으로 보면 결국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펀드스트랫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하디카 싱 경제 전략가는 기술주 하락을 '현대 미국 혁명의 최전선에 있는 이름들'에 대한 노출을 늘릴 기회로 본다. 그는 "기술주가 조금 하락할 때마다 모두가 '너무 비싸다', '거품이다'라는 주장에 성급하게 편승한다"며 "나는 그 주장에 질렸다"고 말했다. 싱 전략가는 "(약세론자들이) 강세장에 문제를 제기하려면 밸류에이션 말고 실제적인 근거를 찾아야 한다"며 "그들이 밸류에이션만 따랐다면 시장은 오래전에 붕괴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엔비디아 실적 외에도 월마트, 홈디포 등 주요 소매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으며, 셧다운 기간 동안 지연됐던 경제 데이터 발표와 19일(오후 2시)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도 시장 변동성을 키울 요인으로 남아있다.
-
- 금융/증권
-
[주간 월가 레이더] 엔비디아, 'AI 버블' 논란 잠재울까⋯월가 운명의 1주일
-
-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 공급난에 D램 가격 최대 60% 인상
- 삼성전자가 이달 세계적인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투자경쟁으로 인한 반도체메모리 공급난에 대응해 반도체메모리 가격을 최대 60%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14일(현지시간)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이달 일부 메모리 제품의 계약 가격을 9월과 비교해 최대 60% 올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공급 계약가 공시를 한 달가량 미루며 가격 인상폭을 조정한 끝에 내린 결정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통상적으로는 매월 공급 가격을 발표하지만 10월에는 발표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반도체 유통업체 퓨전월드와이드는 삼성전자의 32기가바이트(GB) DDR5 메모리칩 모듈 가격은 9월 149달러(약 22만원)에서 11월 239달러(약 35만원)로 약 60% 상승했다고 전했다. DDR5는 서버 등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불가결한 메모리다. 같은 기간 16GB, 128GB DDR5 메모리칩 계약 가격도 각각 약 50% 오른 135달러(약 20만원), 1194달러(약 174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으며, 64GB와 96GB DDR5 메모리칩의 계약 가격도 30% 이상 인상됐다. 토비 고너먼 퓨전월드와이드 대표는 로이터에 "대형 서버 제조사와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극단적인 프리미엄을 감수하고라도 제품을 구하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와 애널리스트는 메모리칩 부족은 심각하며 일부 고객의 패닉바잉(사재기)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SMIC(중신궈지)는 이날 메모리칩 부족으로 고객들이 자사제품에 다른 종류의 칩 주문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의 제프 김 조사부장은 메모리부문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보다 가격결정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트렌드포스의 애널리스트 앨리 웡은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 메모리칩 계약가격을 40~50%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면 업계전체로 예상되는 평균 30% 인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로이통신의 이와 관련된 질의에 답변을 회피했다.
-
- 산업
-
삼성전자, 반도체 메모리 공급난에 D램 가격 최대 60% 인상
-
-
한미 '관세·외환·투자' 3대 패키지 합의⋯불확실성 걷혔지만 구조적 부담은 남았다
- 한미 양국이 14일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확정 발표하며 관세·투자·외환시장 안정에 대한 협의 내용을 공식화했다. 가장 큰 관심사였던 자동차 분야에서는 미국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한국산 자동차·부품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기로 했으나, 적용 시점은 명시되지 않았다. 한국산 의약품 관세도 15% 이내로 제한돼 100% 관세 논란은 일단락됐다. 한국이 전략산업 분야에서 2000억달러, 조선업에서 10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MOU도 최종 반영됐다. 다만 연간 조달액은 200억달러를 넘지 않는다는 단서가 붙었다. 팩트시트에는 '외환시장 안정'이 별도 항목으로 명시돼 대규모 대미 투자로 인한 환율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한 양국의 공감대가 문서화됐다. 다만 미국의 대응 조항이 "신의를 가지고 적절히 검토한다"는 수준에 그쳐 실제 이행력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자동차·조선·반도체·제약 업계는 불확실성 해소에는 긍정적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관세 부담과 경쟁 심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함께 표했다. [미니해설] 한미양국, '조인트 팩트시트' 확정 한미 양국이 한 달간의 후속 협상을 거쳐 14일 '조인트 팩트시트'를 확정하면서 자동차·의약품·반도체·조선 등 핵심 산업을 둘러싼 관세 및 투자 조건이 구체화됐다. 이번 문서는 정상회담 당시 발표된 큰 틀의 합의를 공식 문서로 정리한 것으로, 그동안 업계가 우려하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외환시장 불안 완화 문구 첫 명문화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외환시장 안정’ 항목이 별도로 포함된 점이다. 팩트시트는 한국의 20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가 "한국 외환시장 불안을 야기해서는 안 된다"는 양국의 공감대를 명문화했다. 또한 미국이 한국에 연간 200억달러를 초과하는 조달을 요구하지 않으며, 조달 시 "시장 매입을 통한 달러 확보가 아닌 다른 방식"을 활용해 시장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원칙도 포함됐다. 투자 이행 과정에서 원화 변동성이 비정상적으로 확대될 경우, 한국이 조달 규모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는 문구도 삽입됐다. 이는 1,475원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당국의 구두 개입 이후 안정세를 찾는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이 이러한 요청을 "신의를 가지고 적절히 검토한다"고만 규정해 구속력이 약하다는 점은 이번 합의의 구조적 한계로 지적된다. 실질적 조절 권한은 여전히 미국에 있다는 의미다. 자동차 관세 '인하'와 '신설' 사이의 복합적 결과 자동차 업계는 이번 협상 결과를 두고 안도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진 것은 단기 부담을 완화하는 요인이다. 현대차·기아 등 국내 완성차 업계는 정부의 협상 노력에 감사 입장을 내면서도 관세 인하 시점이 명시되지 않은 점을 아쉬움으로 남겼다. 더 큰 문제는 그동안 0%였던 한국산 자동차 수출 관세가 15%로 사실상 '신설'된 것이라는 점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업계는 큰 불확실성에서 벗어났지만, 관세 15%는 현실적 부담"이라며 국내 생산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별도의 정책 지원을 촉구했다. 제약·바이오, '100% 관세' 공포는 해소…바이오시밀러는 과제로 남아 의약품 분야에서는 관세 100% 부과 가능성이 사라지며 업계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한국산 의약품 관세가 15%를 넘지 않도록 하겠다고 명시했으며, 제네릭 의약품은 기존대로 무관세가 유지된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제거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규정이 문서에 포함되지 않아 불확실성은 일부 남아 있다. 셀트리온과 SK바이오팜 등 주요 기업은 이미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해 관세 구조를 다변화해왔다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미국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을 내놨다. 반도체·조선, 불리한 대우 방지 조항이 핵심 반도체 관세는 "한국 이상의 반도체 교역 규모를 가진 국가와의 합의보다 불리한 대우를 받지 않는다"는 조항이 추가됐다. 이는 향후 미국의 공급망 정책 변화 속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이 '차별적 취급'을 받지 않도록 한 안전장치로 평가된다. 조선업 분야에서는 한국이 1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MOU가 재확인됐다. 이는 미국 조선·해양 산업의 수요 확대와 한국 조선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받아들여진다. 2천억달러 투자, 구조적 환율 압력은 지속 전반적 평가와 별개로, 2000억달러라는 투자 규모 자체가 한국 외환시장에는 상시적인 상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점은 컨센서스에 가깝다. 매년 최대 200억달러(약 29조원)가 해외로 이동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환율은 꾸준히 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미 공동 팩트시트는 산업계가 가장 우려하던 '관세 급등'과 '외환시장 충격'이라는 두 축의 불확실성을 크게 완화했다. 자동차·의약품·반도체 등 주요 산업은 당장 숨통을 틔웠고, 시장도 안도감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관세 신설, 투자 규모, 환율 구조 등 중장기적 부담 요인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번 합의는 '최악을 피한 합의'이자 '새로운 숙제를 남긴 합의'라는 평가가 공존하는 이유다.
-
- 경제
-
한미 '관세·외환·투자' 3대 패키지 합의⋯불확실성 걷혔지만 구조적 부담은 남았다
-
-
앤스로픽, AI가 주도한 첫 글로벌 사이버 첩보 공격 적발⋯기업 보안 패러다임 '대전환'
- 인공지능(AI)이 중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확인된 첫 대규모 사이버 첩보 공격이 적발됐다. 중국 해커가 수행한 이번 공격은 AI 모델의 자율적·고도화된 기능을 활용해 인간 개입을 최소화한 채 사이버 침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사이버 보안 환경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은 14일 보고서를 통해 "지난 9월 중순 탐지된 의심 활동이 조사 결과 고도화된 사이버 첩보 캠페인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공격 배후는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해커 조직으로 지목됐으며, 공격 과정에서 자사의 코드 전용 AI 모델 '클로드 코드(Claude Code)'가 침투 실행 도구로 악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격 세력은 약 30여 개 글로벌 기술기업·금융기관·화학 제조사·정부기관 등을 대상으로 조직적 침투를 시도했으며, 일부 대상에 대해선 실제 침투가 이뤄졌다. 무엇보다 AI가 공격의 80~90%를 수행했으며 인간 개입은 "핵심 결정 4~6건 정도"에 불과했다는 점이 이번 사건의 핵심이다. "AI가 스스로 정찰·취약점 분석·코드 제작·데이터 탈취까지 수행" 앤스로픽은 지난 9월 중순 처음으로 해킹 활동을 감지하고, 그후 10일 동안 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기간 동안 악성 계정을 차단하고, 표적 조직에 경고했으며, 당국과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조사 결과 공격자는 클로드가 합법적인 회사를 위해 방어적인 사이버 보안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도록 속였다. 즉, 해커는 AI 모델을 회피(jailbreak) 기법으로 속여 방어 규칙을 우회하도록 만들었다. 이후 공격 목적을 감춘 단편적 요청을 연속적으로 주입해 AI가 의도를 인지하지 못한 채 침투 작업을 수행하도록 설계했다. AI는 다음과 같은 단계에서 직접 행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 표적 조직 시스템 정찰 및 고가치 데이터베이스 식별, △ 취약점 연구 및 공격용 익스플로잇 코드 생성, △ 자격증명(credential) 탈취 및 접근권한 확장, △ 대량 데이터 분류·평가 및 정보 유출, 후속 공격을 위한 문서·백도어 구성 자동화 등이다. 앤스로픽의 위협 정보 책임자인 제이콥 클라인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중국에서 의심되는 공격 중 최대 4건이 조직에 성공적으로 침투했다고 말했다. AI는 초당 수천 건의 요청을 처리하며 인간 해커가 수주 또는 수개월 소요할 작업을 단기간에 수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일부 단계에서 잘못된 자격증명을 '환각'해내는 등 완전 자율 공격에는 여전히 기술적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AI 공격자 시대 이미 시작…방어모델도 AI 기반으로 전환해야" 앤스로픽은 탐지도구를 강화하고 있으며, 앞으로 덜 정교한 위협 행위자가 비슷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번 사례가 "AI 에이전트(agentic AI)가 사이버 작전에 본격적으로 활용된 첫 대규모 사례"라며, 고도화된 AI의 도입이 공격자·방어자 모두에게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AI 기반 보안 전환 없이는 방어 불가능" 기업 측은 "AI가 오남용될 가능성은 높지만, 동일한 기술은 방어에서도 필수적"이라며 "이번 사건 조사 과정에서도 AI 기반 보안 분석 도구가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보안 업계에 △ 대규모·자율형 공격 탐지를 위한 감시·분석 체계 강화, △ AI 모델의 오남용을 막기 위한 강력한 안전장치 및 사용자 검증, △업계 간 위협 정보 공유 체계 확립, △ 보안 운영센터(SOC) 자동화·취약점 진단·침해 대응에 AI 적극 도입 등의 과제를 남겼다. 보고서는 "경험이 부족한 공격자조차 AI를 활용하면 대규모 공격을 실행할 수 있는 시대"라며 "사이버 보안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변했다"고 지적했다.
-
- IT/바이오
-
앤스로픽, AI가 주도한 첫 글로벌 사이버 첩보 공격 적발⋯기업 보안 패러다임 '대전환'
-
-
국제유가, 미국 원유재고 감소 등 영향 상승
- 국제유가는 13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업무 일시중지) 종료와 미국 원유재고 감소 등 영향으로 상승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2월물은 전거래일보다 0.3%(20센트) 상승한 배럴당 58.69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내년 1월물은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0.5%(30센트) 오른 배럴당 63.0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국제유가가 상승한 것은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로 원유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데다 미국의 원유재고가 감소해 미국내 에너지수요가 늘어났다는 점이 부각된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발표한 주간 석유재고통계에서 지난 7일 시점에 가솔린과 디젤 연료 재고가 전주보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유재고는 증가했지만 석유수요가 견고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시장은 받아들이며 원유매수세가 강해졌다. WTI가 전거래일 4%이상 급락하는 등 국제유가가 전날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점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와 함께 임시예산안이 미국 상하원을 통과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밤에 서명하면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이 43일만에 종료됐다. 프라이스그룹 필 플린 선임애널리스트는 "이동이 늘어나는 11월하순의 추수감사절까지 연방정부 셧다운이 종료하자 제트연료와 가솔린의 수요 감소 우려가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국제금값은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종료로 미국경제 둔화 우려 등 불투명성이 해소되자 하락반전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가격은 0.5%(19.1달러) 내린 온스당 4194.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
- 산업
-
국제유가, 미국 원유재고 감소 등 영향 상승
-
-
[ESGC] "전 세계 20억 명이 화석연료 기반시설 위험에 노출"⋯앰네스티, 첫 글로벌 분석보고서
- 화석연료 생산·운송·정제 시설이 전 세계에서 최소 20억 명의 건강과 생계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인터내셔널과 미국 콜로라도대학 볼더캠퍼스 산하 베터플래닛연구소(BPL)는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서 "화석연료 생애주기 전반이 인간의 권리와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 세계 20억 명, 시설 반경 5km 내 거주…어린이만 5억2천만 명 보고서에 따르면 석탄·석유·가스 시설 1만 8000여 곳의 운영 현황과 인구 밀도 자료를 겹쳐 분석한 결과, 약 20억 명이 해당 인프라 반경 5km 안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억 2000만 명은 아동, 4억 6000만 명은 반경 1km 이내에 거주해 더 높은 노출 위험에 놓여 있다. 특히 전 세계 화석연료 인프라의 최소 16%가 원주민(Indigenous Peoples) 영토와 중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전체 시설의 32%가 '중요 생태계(critical ecosystems)'와 겹쳐 생물다양성 훼손과 탄소흡수원 파괴 우려가 제기됐다. 새로운 프로젝트 3500건…"국가 공약과 정면 배치" BPL은 현재 글로벌 차원에서 3500개 이상의 신규 화석연료 프로젝트가 제안·착공·개발 중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신규 프로젝트로 인해 최소 1억 3500만 명이 추가로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BPL의 데이터 과학자 지니 브레이크는 "각국 정부가 화석연료 감축을 약속해 왔지만, 실제로는 핵심 생태계에 신규 프로젝트가 집중되고 있다"며 "기후목표와 현장의 정책·투자 흐름이 명백히 상충한다"고 지적했다. 건강·생계·문화권 훼손…취약계층 피해 집중 보고서는 화석연료 인프라 인근 주민들이 암·심혈관 질환·임신 합병증 등의 건강문제 위험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질 관아바라만, 캐나다 웻스워튼 지역, 세네갈 살롬델타 등에서 진행된 심층 인터뷰에서는 환경오염뿐 아니라 △전통적 생계 활동 제한 △토지·문화적 권리 침해 △기업·정부와의 갈등 심화 등이 공통적으로 제기됐다. 브라질의 한 소규모 어민은 "우리는 보상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서 생업을 이어갈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고, 캐나다의 원주민 활동가들은 "전통 토지를 지키려 하면 오히려 법적·물리적 위협에 직면한다"고 호소했다. 앰네스티의 기후정의 담당 연구원 캔디 오피메는 "환경·인권 수호자를 범죄화하거나 소송을 악용해 위축시키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국가가 이들의 신변 안전과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 필요"…비판 수위 높인 앰네스티 앰네스티 사무총장 아그네스 칼라마르는 "화석연료 산업은 수십 년간 ‘경제 성장’이라는 명분으로 인권·생태계 파괴를 정당화해 왔다"며 "국제사회는 신속하고 공정하며 재정적으로 뒷받침된 화석연료 단계적 폐지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오염, 문화 침식, 인권 침해를 야기하는 화석연료 구조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며 "국가와 기업의 책임 이행을 강제하는 '화석연료 비확산 조약(Fossil Fuel Non-Proliferation Treaty)'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전환은 필연…피해 최소화를 위한 정책 전환 서둘러야" 보고서는 "화석연료 시대는 필연적으로 종말을 향하고 있다"며 △취약계층 보호 △환경·인권 수호자 보호 △생태계 복원 △재생에너지 중심의 공정 전환 등을 정부·기업의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분석이 "글로벌 피해 규모를 정량화한 첫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도, 자료 부재와 미보고 시설을 고려하면 실제 위험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
- ESGC
-
[ESGC] "전 세계 20억 명이 화석연료 기반시설 위험에 노출"⋯앰네스티, 첫 글로벌 분석보고서
-
-
이재용·벤츠 회장 승지원 회동⋯삼성-벤츠 전장 협력 '재가동'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년 만에 방한한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과 13일 서울 용산구 승지원에서 만찬을 갖는다. 이날 자리에는 최주선 삼성SDI 사장,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최고경영자(CEO)도 동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승지원은 고(故) 이병철 창업회장의 옛 거처로, 이건희 선대회장이 영빈관으로 사용한 이후 삼성그룹의 주요 인사가 머무는 장소로 이어져 왔다. 이 회장이 하만 인수를 주도하며 전장(자동차에 들어가는 모든 전기·전자장비) 사업을 육성해온 만큼, 이번 회동에서도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디지털 키 등 기존 협력 확대가 논의될 전망이다. 한편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오후 LG트윈타워에서 LG전자·LG에너지솔루션·LG디스플레이·LG이노텍 경영진과도 만나 전장·배터리·디스플레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미니해설] 삼성-벤츠 전장 협력 재가동⋯이재용·칼레니우스 승지원 회동 메르세데스-벤츠를 이끄는 올라 칼레니우스 회장이 2년 만에 한국을 찾으면서 국내 주요 그룹과의 전략적 협력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삼성, LG, HS효성 등 국내 전장·전기차 생태계의 주축 기업들을 연달아 찾는 일정은 한국 기업의 전장 기술 경쟁력이 글로벌 완성차업계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방문의 핵심 일정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승지원에서 진행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만찬이다. 승지원은 단순한 영빈 공간을 넘어 삼성의 '상징적 협력 무대'로 활용돼 왔다. 작년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 2019년 SA 왕세자 무함마드 빈 살만 등 글로벌 핵심 인물들이 이재용 회장을 이곳에서 만난 바 있다. 이번 칼레니우스 회장의 방문도 이러한 상징적 맥락 위에 놓여 있다. 삼성과 벤츠는 차량용 전장 시스템에서 이미 폭넓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삼성의 자회사 하만은 벤츠의 플래그십 전기차 EQS에 차세대 MBUX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을 공급하고 있으며, 카 오디오 분야에서도 양사의 협력은 심화돼 왔다. 또한 삼성전자는 차량용 디지털 키, 커넥티드카 솔루션 등에서 벤츠와 기술 연계점을 넓혀왔다. 이재용 회장이 하만 인수를 직접 주도했고, 삼성전자·삼성SDI가 전장·배터리 축으로 전기차 생태계에 본격 진입해 있다는 점에서 두 그룹의 대화 내용은 차량용 부품 공급뿐 아니라 장기 파트너십 강화, 차세대 전장 플랫폼 협력까지 폭넓게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벤츠가 차세대 전기차 개발 전략을 구조조정 중인 상황에서, 안정적 부품 공급망 확보와 고성능 인포테인먼트·센서 기술 확보는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편 칼레니우스 회장이 승지원에 앞서 LG트윈타워를 찾은 점도 의미가 크다. 이날 회동에는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LG 전장 4대 계열사' CEO들이 모두 참석했다. 이는 배터리·디스플레이·차세대 센싱·전장부품을 아우르는 LG그룹의 전기차 밸류체인을 벤츠에 집중적으로 소개하기 위한 자리로 해석된다. LG와 벤츠의 협력은 20년이 넘는다. LG디스플레이는 2004년부터 벤츠에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공급해 왔고, LG전자 전장사업본부는 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커넥티비티 분야에서 벤츠와 공동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벤츠의 일부 모델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글로벌 완성차와의 파트너십 네트워크를 넓히고 있다. 전장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LG는 벤츠의 글로벌 파트너 가운데 기술적 영향력이 큰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이날 칼레니우스 회장은 LG 방문 직전 기자들과 만나 "LG는 벤츠의 오랜 강력한 파트너"라며 "기술 협력 강화가 방한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전장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벤츠가 한국 기술 기반을 전략적 축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HS효성 조현상 부회장과도 면담 일정을 잡았다. HS효성더클래스는 국내 주요 벤츠 공식 딜러사로, HS효성이 최근 모빌리티 분야를 미래 신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흐름과 맞물려 향후 새로운 소비자 서비스·모빌리티 플랫폼 협력이 논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일정을 종합하면, 벤츠가 한국을 향해 보여준 메시지는 명확하다. 한국 기업들과의 기술 협력 없이는 차세대 전기차·전장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삼성은 인포테인먼트와 반도체·배터리, LG는 배터리·전장·디스플레이, HS효성은 모빌리티 서비스 인프라라는 각기 다른 강점을 제공한다. 한국 기업들의 기술 포트폴리오가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전기차 전환 로드맵’과 정교하게 맞물리고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들의 평가도 같다. "삼성, LG 모두 전장 사업을 그룹의 미래 성장축으로 삼고 있는 만큼, 이번 일정은 양측에게 전략적 의미가 매우 크다"는 분석이다. 벤츠와의 협력 범위는 단순 납품이나 일회성 개발을 넘어,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의 전장·배터리·반도체 생태계가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하는 흐름이 강화되는 가운데, 이번 칼레니우스 회장의 방한은 한국 자동차·IT 산업의 국제적 위상이 한 단계 더 높아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
- 산업
-
이재용·벤츠 회장 승지원 회동⋯삼성-벤츠 전장 협력 '재가동'
-
-
가계대출 5조 급증⋯'10·15 규제 직전' 주택거래·투자수요가 끌어올렸다
- 부동산·가계대출 규제와 추석 연휴에도 지난달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이 5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10·15 추가 규제 직전까지 주택거래가 늘어난 데다 국내외 주식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신용대출이 증가한 영향이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3조5000억원 늘어난 117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6월 6조2000억원 증가 후 규제 영향으로 9월 1조9000억원까지 줄었던 증가 폭은 다시 확대됐다. 주택담보대출이 2조1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1조4000억원 증가했다. 금융당국 집계에서도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4조8000억원 늘었으며, 2금융권 대출도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됐다. [미니해설] 10월 금융권 가계대출 4.8조 증가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이 규제 강화와 긴 연휴라는 불확실성에도 5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은 여러 수요 요인이 한꺼번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동시에 증가한 데다 10·15 대책을 앞두고 주택거래가 '선수요'를 보이면서 대출 흐름이 다시 탄력을 받았다. 13일 한국은행 통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예금은행 가계대출이 3조5000억원 증가해 1173조7000억원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올해 6월 6조2000억원까지 확대됐던 증가 폭이 대출 규제 강화로 9월 1조9000억원까지 줄었으나, 10월 들어 다시 반등했다. 주택담보대출이 2조1000억원 늘었고,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1조4000억원 확대됐다. 주담대 중에서는 전세자금대출만 3000억원 줄었다. 이는 최근 전세 수요 감소와 주택거래 회복세가 맞물린 흐름이다. 한국은행 박민철 시장총괄팀 차장은 "7~8월 주택거래 둔화 영향으로 주담대 증가 폭이 낮아졌지만, 거래량 회복과 규제 시행 직전 거래 증가가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전세 수요가 줄면서 전세대출이 감소했지만, 주택 매매 관련 대출이 이를 상쇄하는 구조다. 기타대출이 늘어난 배경에는 투자 자금 수요가 있다. 국내외 증시 반등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수요가 신용대출 증가로 이어졌다. 여기에 장기 추석 연휴로 인한 생활·사업자금 수요가 더해지면서 단기자금 성격의 신용대출 흐름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자료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비슷하게 나타난다.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지난달 4조8000억원 늘어 전월(1조1000억원)의 약 4배 수준이었으며, 8월(4조7000억원)과 유사한 증가 규모였다. 은행권이 3조5000억원 증가했을 뿐 아니라, 9월 8000억원 감소했던 2금융권 대출도 1조3000억원 늘어 재차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는 규제 시행 직전의 매수세, 투자·소비자금 수요가 비은행권에서도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부동산 시장 관련 지표도 뚜렷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10·15 대책 이후 수도권 주요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률은 둔화됐지만 완만한 흐름에 그치고 있으며, 일부 비규제지역에서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규제 발표 직후 주택 거래량이 크게 줄었지만, 정부 대책 시행 직후 관망세가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점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시장 흐름을 판단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1월 가계대출 전망에 대해서는 주담대 증가 폭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와 한국은행 모두 "9·10월 주택거래 증가의 영향이 시차를 두고 주담대에 반영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신용대출은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하고 조세 납부, 해외 금융시장 변동 등 외생 요인도 많아 예측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업대출도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다. 은행권 기업대출은 5조9000억원 증가해 전월(5조3000억원)보다 증가 폭이 확대됐다. 중소기업 대출이 5조7000억원 늘며 대부분을 차지했고, 대기업 대출은 2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는 분기 말 재무비율 관리, 부가가치세 납부 등 기업들의 일시적 자금 수요와 더불어 은행권의 대출 영업 확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수신(예금) 부문에서는 22조9000억원이 빠져나갔다. 수시입출식예금이 분기 말 일시 예치됐던 법인자금 유출과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39조3000억원 급감한 반면, 정기예금은 은행들의 예금 유치 전략과 규제비율 관리 영향으로 13조6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주식형펀드(22조원), MMF(16조2000억원) 중심으로 50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고금리·유동성 선호가 지속되는 시장 환경과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10월 가계대출 증가는 규제 직전의 매수세, 투자 유입, 계절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11월 이후의 흐름은 10·15 대책의 실효성, 주택거래 변화, 금융시장 변동성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 금융/증권
-
가계대출 5조 급증⋯'10·15 규제 직전' 주택거래·투자수요가 끌어올렸다
-
-
중국 '광군제' 매출 350조원 돌파⋯경기부진 속 소비심리 회복은 '글쎄'
- 중국 최대 쇼핑 행사 '광군제(雙十一)'가 올해 1조7000억위안(약 350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8% 증가했지만 실질적인 소비 효과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데이터 분석업체 신툰(Syntun) 자료를 인용해 "올해 광군제 매출이 지난해 1조4400억위안에서 큰 폭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행사 기간을 10월 초로 한 달 가까이 앞당겨 기간을 연장한 것으로 소비심리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알리바바와 징둥 등 주요 전자상거래 기업들이 실적 공개를 꺼린 가운데, AI 가전 등 일부 품목이 매출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수 부진과 고실업률, 복잡한 할인 구조에 따른 소비자 피로감이 여전해 '쇼핑 대국' 중국의 디플레이션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 [미니해설] "매출은 늘었지만 온기 없는 축제"…중국 소비침체의 단면 중국 경제가 내수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올해 광군제(11월11일)가 사상 최대 매출을 올리고도 '차가운 호황'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통계상 매출은 350조원을 넘겼지만, 현장의 온도는 예전과 달랐다. 올해 광군제는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겨진 10월 초부터 시작됐다. 알리바바·징둥 등 주요 플랫폼이 조기 세일에 돌입하면서 "길게 끌어 매출을 부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때 전 국민을 들썩이게 하던 '솽스이(雙十一)'는 더 이상 폭발적 소비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징둥은 주문량이 전년 대비 60% 늘었다고 밝혔지만, 총거래액(GMV)을 공개하지 않았다. 알리바바 역시 매출 집계나 브랜드 순위 등을 발표하지 않았다. 샤오미가 유일하게 290억위안(약 5조9,700억원)의 실적을 공개했지만, 대다수 기업은 구체적인 수치를 감췄다. 과거에는 실시간 거래액을 중계하며 '기록 경신'을 자랑하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소비 심리가 식은 이유는 뚜렷하다. 부동산 경기 침체, 청년 실업률 급등, 소득 정체가 겹쳤다. 소비자들은 복잡해진 할인 구조와 '쿠폰 전쟁'에 피로감을 느끼며 필수품 위주로 지갑을 열었다. AFP는 "중국 소비자들이 더 이상 쇼핑 축제에 흥분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상하이에 사는 29세 장징은 "프로모션이 너무 복잡해 올해는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고 말했고, 베이징의 직장인 장스쥔(45)은 "생필품 외엔 큰돈을 쓰지 않는다"고 했다. 기업들도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징둥은 AI 태블릿 매출이 200%, AI 스피커·안경이 100%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한 가전·자동차 등 '3C 제품(컴퓨터·통신·가전)' 부문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ING의 린 송 이코노미스트는 "보조금이 연말 종료되기 전에 소비가 앞당겨졌을 뿐, 근본적인 소비 회복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점은 징둥의 해외 성과다. JD글로벌의 한국·일본·동남아 등 해외 주문량이 두 배 이상 늘었고, 무료배송을 실시한 13개국에서는 매출이 3배 증가했다. 내수 침체를 수출로 상쇄하려는 흐름이 뚜렷해진 셈이다. 전문가들은 "광군제가 여전히 세계 최대 규모의 쇼핑 행사이긴 하지만, 중국 소비의 열기가 식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라고 입을 모은다. 매출 총액은 커졌지만, 이는 할인 기간 연장과 인위적 이벤트 덕분일 뿐 실질 구매력 회복으로 보기는 어렵다. 한때 '세계 소비의 엔진'으로 불리던 중국이 구조적 디플레이션 우려를 안은 채, 광군제의 화려함 뒤에 숨은 그림자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
-
- 경제
-
중국 '광군제' 매출 350조원 돌파⋯경기부진 속 소비심리 회복은 '글쎄'
-
-
[글로벌 핫이슈] 소프트뱅크, 엔비디아 지분 전량 58억 달러에 매각⋯AI 투자 재원 마련
- 소프트뱅크그룹(SoftBank Group Corp.)이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엔비디아(Nvidia Corp.) 지분 전량을 매각했다고 마켓워치, 테크크런치 등 다수 외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각 금액은 58억3000만 달러(약 8조 원)에 달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수익성이 불확실한 AI 기술에 거액의 자금이 쏠리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서 소프트뱅크 주가는 매각 소식이 알려진 12일 10% 이상 급락했다. 반면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48% 상승했으나, 이날 미국 시장에서는 3.9%까지 하락했다. 손정의(孫正義) 회장은 오픈AI(OpenAI)와 오라클(Oracle)의 '스타게이트(Stargate)' 데이터센터, 미국 로봇 제조시설 등 다수의 AI 프로젝트에 자금을 집중하고 있다. 고토 요시미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엔비디아 매각은 자본 조달을 위한 조치일 뿐, 회사 자체와는 무관하다"며 "AI 버블 여부는 알 수 없지만 투자하지 않는 위험이 더 크다"고 말했다. 소프트뱅크는 2019년 한차례 엔비디아 지분을 매각한 뒤 2020년에 다시 매입을 재개했고, 올해 3월 말 기준 약 30억 달러 규모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후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오픈AI, 암페어 컴퓨팅(Ampere Computing) 등 AI 핵심 기업 투자 확대에 쓰일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순이익이 2조5천억 엔(약 162억 달러)으로 급증하며 시장 예상치(4,182억 엔)를 크게 상회했다고 밝혔다. AI 자본 '쏠림' 속 투자 구조 재편…손정의의 'AI 제국' 확장 시동 소프트뱅크의 엔비디아 지분 전량 매각은 단순한 현금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글로벌 AI 투자 흐름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손정의 회장이 'AI 중심 투자 제국' 재편에 나선 신호로 해석된다. 엔비디아는 올해 들어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돌파하며 AI 반도체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손 회장은 단기 차익 실현보다는 향후 AI 생태계 전체를 아우르는 장기 전략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오픈AI, 오라클, 암페어 컴퓨팅 등 AI 플랫폼·인프라 기업을 핵심축으로 한 'AI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고토 요시미쓰 CFO는 실적발표회에서 "AI가 버블인지 여부는 단정할 수 없지만, 투자하지 않는 위험이 더 크다"고 언급했다. 이는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AI 기술이 가져올 산업 전환의 불가피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메타플랫폼스, 알파벳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도 향후 수년 내 1조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엔비디아 매각을 통해 얻은 58억 달러를 기반으로, 오픈AI를 비롯한 AI 스타트업 지분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픈AI의 기업가치는 소프트뱅크의 투자 이후 146억 달러 상승했으며, 이는 2025 회계연도 2분기 순이익 급증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소프트뱅크의 2분기 순이익은 2조5000억 엔으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6배 이상 웃돌았다. 이는 오픈AI 지분 평가이익과 함께, TSMC·ARM홀딩스·오라클 등 보유 종목의 가치 상승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시장은 여전히 불안하다. 도쿄 증시에서 소프트뱅크 주가가 하루 만에 10% 이상 하락한 것은 AI 열풍 속에서도 투자자들이 '버블 논쟁'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손정의 회장은 지난 10년간 비전펀드(SoftBank Vision Fund)를 통해 수십억 달러를 테크 스타트업에 투자했지만, 위워크(WeWork) 사례처럼 손실을 경험한 전례도 있다. 이번 엔비디아 매각은 그가 과거의 단일 종목 중심 투자에서 벗어나, AI 전체 생태계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으로 선회했음을 시사한다. 이번 소프트뱅크의 행보는 "AI 산업이 새로운 인터넷이 될 것"이라는 손 회장의 신념이 반영된 결과다. 그러나 AI 투자 열풍이 실제 수익 창출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버블로 귀결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시장은 이제 손정의의 'AI 베팅'이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 혹은 고위험 도박으로 끝날지를 주목하고 있다.
-
- IT/바이오
-
[글로벌 핫이슈] 소프트뱅크, 엔비디아 지분 전량 58억 달러에 매각⋯AI 투자 재원 마련
-
-
10월 취업자 19만명 증가⋯청년층은 16만명 급감, 고용률 18개월째 하락
- 10월 취업자 수가 19만명 넘게 늘며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청년층 고용 부진이 두드러졌다. 국가데이터처가 12일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904만명으로 1년 전보다 19만3000명 증가했다. 올해 들어 5월과 9월을 제외하면 매달 10만명대 증가세를 이어왔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33만4천명), 30대(8만명)에서 늘었지만, 청년층(15~29세)은 16만3000명 줄며 18개월째 하락했다. 제조업(-5만1천명), 건설업(-12만3천명) 등 양질 일자리 부문 부진이 지속됐다. 반면 도소매업(4만6천명)과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업종(7만명)은 정부 소비 쿠폰 효과로 증가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4%, OECD 기준(15~64세)은 70.1%로 각각 10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청년층 고용률은 44.6%로 전년 대비 1.0%p 하락했다. 실업자는 65만8000명으로 2만명 줄며 실업률은 2.2%를 기록했다. [미니해설] '노년·서비스 중심' 고용 증가…청년·제조업 부진, 구조적 양극화 심화 10월 고용시장은 전체적으로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으나, 세부적으로는 '노년층 중심, 청년층 침체'라는 구조적 양극화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취업자 증가폭은 19만3000명으로 6개월 연속 10만명대를 유지하며 안정세를 보였지만, 일자리의 질과 세대 간 격차는 심화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청년층(15~29세) 고용 감소다. 취업자 수가 16만3000명 줄고, 고용률이 18개월 연속 하락했다. 제조업과 건설업 등 전통적 '양질 일자리' 부문이 위축되면서 청년층의 진입 기회가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공미숙 국가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경력직·수시 채용이 늘며 신입 진입장벽이 높아졌고, 청년층 비중이 큰 제조업 경기 부진이 겹쳤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16개월째 감소세다. 다만 감소 폭은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작아 완만한 개선 조짐도 보인다. 반면 건설업은 12만3000명 줄며 18개월 연속 감소했고, 감소 폭이 한 달 새 4만명 가까이 확대됐다. '10월 잦은 비'로 인한 현장 차질이 영향을 미쳤다고 데이터처는 분석했다. 농림어업 역시 12만4000명 줄며 감소세를 이어갔는데, 이는 산업구조 변화와 고령화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반대로 서비스업 중심의 고용 회복세는 뚜렷했다. 도소매업은 2017년 11월 이후 최대폭인 4만6천명 증가했고,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업종도 7만명 늘었다. 정부가 추진한 '민생회복 소비쿠폰'과 공연·전시 할인권 지급 등이 소비심리를 자극하면서 서비스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60세 이상(33만4000명)과 30대(8만명)의 취업자 수가 늘며 전체 고용을 지탱했다. 고령층 일자리 확대 정책과 공공근로, 사회서비스 일자리 중심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이런 '노년층 중심' 고용 확장은 임시·단기 일자리에 집중돼 있어, 장기적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한계도 지적된다. 고용률 지표만 보면 역대 최고 수준이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4%, OECD 기준(15~64세)은 70.1%로 모두 10월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노년층·서비스업 중심의 확대가 견인한 결과로, 청년층·제조업 고용 위축이라는 '그림자'를 가리지 못한다. 청년층 실업률은 5.3%로 소폭 하락했지만, '쉬었음' 인구가 40만9000명에 달해 체감 고용은 여전히 냉랭하다. 특히 30대의 '쉬었음' 인구가 2만4000명 늘어 33만4000명을 기록,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찍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 육아·가사 비중은 줄었지만 "일을 하지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인구가 늘었다는 점에서 노동시장 밖으로 밀려나는 잠재인력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현재의 고용 회복세는 외형적으로는 안정돼 보이나, 내부적으로는 산업·세대 간 불균형이 심화되는 구조다. 청년층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 창출, 제조업 고용 회복, 경력직 편중 완화 등이 병행되지 않는 한 '고용의 질적 회복'은 요원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 경제
-
10월 취업자 19만명 증가⋯청년층은 16만명 급감, 고용률 18개월째 하락
-
-
[기후의 역습(181)] 아마존 호수, 온천 수준 수온에 '분홍돌고래' 집단 폐사⋯기후위기의 경고음
- 브라질 아마존 지역의 테페 호수(Lake Tefé)에서 수백 마리의 돌고래가 집단 폐사한 원인이 극심한 열파와 가뭄에 따른 수온 상승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CBS에 따르면 서부 브라질 마미라우아지속개발연구소의 수문학자 아얀 플라이슈만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2023년 9월 시작된 기록적 가뭄과 폭염이 호수의 수온을 최고 41도(섭씨 기준)까지 끌어올려, 온천이나 자쿠지보다 뜨거운 환경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사이언스(Science) 11월 호에 게재됐다. 아얀 플라이슈만 박사는 "호수의 물이 손가락을 넣을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다"고 회상하며, 분홍돌고래(아마존강돌고래)와 투쿠시(Tucuxi·민물돌고래)의 시신이 떠오르는 장면이 "심리적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세계자연기금(WWF) 브라질 지부에 따르면 2023년 9월 한 주 동안만 153마리의 돌고래가 폐사했으며, 이 중 130마리가 분홍돌고래였다. 두 종 모두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멸종위기종'으로 등재돼 있다. [미니해설] 뜨거워진 호수, 사라지는 생명…아마존이 보여준 '기후 비상사태'의 단면 이번 연구는 기후 변화가 열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 데이터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연구진은 아마존 중부의 10개 주요 호수를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에서 낮 동안 수온이 37도를 넘었고, 이는 평년 29~30도보다 최대 8도 높았다. 그중 테페 호수는 수면적이 약 75% 축소됐으며, 수심 2m 전 구간에서 41도의 고온이 관측됐다. 모델링 분석 결과, ▲강한 태양복사열 ▲수심 감소 ▲약한 바람 ▲탁도 증가(물의 흐림 정도) 등 네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얕은 수심은 열 축적을 가속하고, 낮은 풍속은 냉각 작용을 제한해 '끓는 호수'로 변했다. 주간 최고 41도, 야간 최저 27도의 극심한 온도 차도 수생 생물의 생리적 스트레스를 악화시켰다. 플라이슈만 박사는 "돌고래 폐사는 시작에 불과하다"며 "같은 시기에 대량의 어류 폐사와 적조(赤潮) 현상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호수의 조류(藻類)가 스트레스를 받아 대규모 번식하면서 수면이 붉게 변하는 현상이 관측됐으며, 이는 산소 고갈과 추가 생태 피해로 이어졌다. 연구진이 1990년 이후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아마존 지역 호수의 평균 수온은 10년마다 약 0.6도 상승해, 전 세계 평균 상승 속도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기적 폭염을 넘어선 구조적 온난화가 이미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플라이슈만 박사는 "기후 비상사태는 이미 도래했다"고 단언하며, 향후 브라질에서 열릴 유엔기후변화협약 제30차 당사국총회(COP30)에서 "아마존 호수의 장기 모니터링 체계 구축과 원주민·지역 공동체의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 버밍엄대 데이비드 해나 교수는 동반 논문에서 "가뭄은 하천 수온 극단화를 초래해 개별 종뿐 아니라 전체 생태계를 위협한다"고 경고했다. 이번 아마존 돌고래 집단 폐사는 '지구 온난화'가 더 이상 미래의 경고가 아닌, 현재 진행형의 생태 재앙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
- ESGC
-
[기후의 역습(181)] 아마존 호수, 온천 수준 수온에 '분홍돌고래' 집단 폐사⋯기후위기의 경고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