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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3,215선 회복⋯SK하이닉스는 30만원 아래로 조정
- 1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3.25포인트(0.41%) 오른 3,215.28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닥도 13.51포인트(1.69%) 상승한 812.88에 마감하며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1.16% 오른 63,600원에 거래됐고,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0.50% 하락한 298,500원에 마감했다. 전날 30만원 고지를 밟았던 SK하이닉스는 차익 실현 매물 여파로 하루 만에 하락 전환했다. 원전주와 방산주는 두산에너빌리티(8.47%), 풍산(17.22%) 등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원/달러 환율은 주간 기준 1.0원 내린 1,380.2원으로 집계됐다. [미니해설] 코스피 3,215선 회복…코스닥도 810선 돌파, 차익실현 속 종목별 온도차 뚜렷 15일 국내 증시가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25포인트(0.41%) 오른 3,215.28로 장을 마쳤고, 코스닥은 13.51포인트(1.69%) 오른 812.88에 거래를 마감했다. 양 시장 모두 7월 들어 연고점을 지속 경신하며 투자심리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이날 증시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커진 가운데 출발했으나, 장중 낙폭을 줄이며 상승 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코스닥은 개인 매수세에 힘입어 1.6%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엔비디아발 반도체 랠리에 따라 최근까지 급등세를 이어온 SK하이닉스가 이날 차익실현 매물의 영향으로 조정을 받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전날 장중 30만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이날 0.50% 하락한 298,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3.3% 하락한 29만원까지 내려가는 등 등락폭이 컸다. 반면, 삼성전자는 기관 매수세가 유입돼 1.16% 상승한 63,600원에 마감했다. 한미반도체도 1.90% 오르며 반도체 업종 내 종목별 강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SK하이닉스의 하락은 기술주 랠리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불러일으켰다. 한편, 원전 및 방산 관련주가 전일에 이어 강세 흐름을 이어갔다. 두산에너빌리티(8.47%), 비에이치아이(7.11%), 현대건설(3.37%) 등 원전주는 물론, 한화에어로스페이스(5.08%), 풍산(17.22%), LIG넥스원(3.57%) 등 방산주도 강세를 보이며 관련 섹터에 대한 투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혼조세가 뚜렷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1.06%), 카카오(-1.89%), 현대차(-2.76%), 기아(-2.91%)는 하락했지만, LG에너지솔루션(0.48%), NAVER(0.20%), 셀트리온(0.90%) 등은 상승 마감했다. 특히 금융주는 KB금융(0.93%), 하나금융지주(0.94%), 우리금융지주(0.19%) 등이 강세를 보이며 방어주 성격을 부각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미국 CPI 발표를 앞두고 장중 변동성을 보인 끝에 주간 거래 기준 1.0원 하락한 1,380.2원으로 마감됐다. 이날 오전에는 1.3원 상승한 1,382.5원으로 출발했으나, 이후 보합권에서 움직이며 제한적인 흐름을 나타냈다. 미국 노동부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밤 6월 CPI를 발표할 예정이다.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높게 나올 경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면서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어, 이는 다음 주 원화 환율 및 외국인 수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공개적으로 압박하며 "기준금리가 1% 이하로 내려가야 한다"고 주장한 점도 시장에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최근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한 파월 의장을 향해 '얼간이'라는 직설적인 표현을 사용하며 연준 정책에 불만을 드러냈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와 이에 따른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이다. 국내 증시는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 유입과 이익 실현 매물 간 균형 속에서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단기 급등 종목에 대한 차익 실현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다만 글로벌 기술주 랠리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코스닥 중심의 수급 개선도 유효하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미국 CPI와 기업 실적 발표 시즌에 주목하면서, 단기 모멘텀보다는 종목별 실적 기반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코스피가 3,200선을 안착하며 상방을 시험하고 있는 만큼, 7월 중반 이후 흐름이 중기 방향성을 결정지을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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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레이더] 코스피 3,215선 회복⋯SK하이닉스는 30만원 아래로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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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3)] 지구 온난화에도 겨울 한파가 줄지 않는 이유는?
- 기후변화로 지구가 전반적으로 따뜻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반구 겨울철 한파는 사라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북미 지역에서는 최근 10년 사이 극심한 추위가 더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어스닷컴이 보도했다. 미국 매사추세츠대학교 로웰 캠퍼스와 예루살렘 히브리대학,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공동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성층권 상공에서 발생하는 북극 소용돌이(polar vortex, 폴라 보텍스)의 형태와 위치 변화가 북미 지역 한파 발생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대기 상층의 변화, 지상의 기온을 바꾼다 연구진은 성층권 내 북극 소용돌이, 즉 '성층권 북극 소용돌이(Stratospheric Polar Vortex, SPV)'의 형태와 강도가 지상 기온과 폭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특히 SPV의 두 고도 층에서 각각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으며, 그 미세한 차이가 겨울철 강추위의 위치와 시기를 결정짓는 요인이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기계학습 기반 클러스터링 기법(K-평균 알고리즘)을 통해 SPV의 대표적 형태를 다섯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고, 이 중 두 유형(P2, P3)이 극심한 한파 및 폭설과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한파 유발하는 두 가지 소용돌이 패턴 P2 유형은 북극 중심에 강한 소용돌이가 형성되며 하층 대기에서 소용돌이가 장축 형태로 늘어진 구조를 보인다. 이 경우, 알래스카와 시베리아 상공에서 성층권 행성파가 반사되며, 냉기가 북서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기 쉬운 조건을 만든다. 반면, P3 유형은 소용돌이의 중심이 북대서양 방향으로 이동한 상대적으로 약한 패턴으로, 성층권 파동이 아시아와 북태평양 상공에서 반사되며 한파가 중부와 동부 지역으로 집중된다. 연구진은 이 두 유형이 2021년 텍사스 대정전과 같은 극한 기상 현상의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엘니뇨·라니냐 등 열대 해양 순환이 결정적 영향 이러한 성층권의 소용돌이 패턴은 단순히 북극 상공의 기압 구조뿐 아니라, 태평양 해수면 온도와 같은 열대 해양 순환에 크게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P2 유형은 라니냐(La Niña) 발생기와 동반되기 쉽고, P3 유형은 엘니뇨(El Niño) 시기에 자주 나타난다. 또한, 성층권 내 장주기 순환인 QBO(준이년 진동)의 서풍 단계, 북극진동(AO)의 음의 국면 등과도 연계된다는 분석이다. '추위가 옮겨간다'…최근 10년간 서쪽으로 이동한 냉기 과거에는 겨울철 강한 냉기가 미국 중동부 지역에 집중됐지만, 최근 10년간은 북서부 지역에서 강력한 한파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P2 유형의 증가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연구진이 사용한 rAWSSI(한파·적설·강설 종합지수)에 따르면, P3 유형은 미 중동부에서 가장 심한 기상 조건을 유발했고, P2 유형은 북서부 지역에 집중된 한랭과 폭설을 유도했다. 이러한 유형 변화는 곧 한파의 지리적 이동 경로와 시기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예측 정밀도 향상 기대…성층권 감시의 중요성 커져 이번 연구는 단순히 지상 기온만을 분석한 것이 아니라, 성층권 내 파동 활동, 해양 순환, 적설량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한 점에서 기존 연구보다 예측력 면에서 한층 진일보한 분석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극한 한파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반복될 것이며, 다만 그 발생 위치가 점차 서쪽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성층권의 움직임과 해양 이상 기류의 연계를 지속적으로 관찰할 경우, 2~3주 전 미리 한파를 예측할 가능성도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기후위기 속 '예외적 한파'의 과학적 설명 일반적으로 기후변화는 겨울을 점차 온화하게 만들 것이라는 기대가 존재하지만, 이번 연구는 그와는 반대되는 기류를 설명한다. 지구 평균기온이 상승하더라도, 북극 소용돌이의 비정상적인 변화와 성층권 반사파동이 복합 작용하면 여전히 극한의 추위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기후위기는 단순한 온도 상승 이상의 복잡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더 강력한 한파가, 다른 지역에서는 건조와 이상 고온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미국-이스라엘 양국 과학재단(BSF), 에너지부(DOE), 해양대기청(NOAA)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진은 향후 기후모델에 SPV 및 해양 순환 변화 요소를 통합함으로써, 계절 예보와 재해 대응에 실질적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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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3)] 지구 온난화에도 겨울 한파가 줄지 않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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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나스닥, 7번째 최고치⋯뉴욕증시, 30% 관세폭탄에도 0.2%↑
- 14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고강도 관세 부과 위협에도 불구하고 소폭 상승으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의 시선이 관세라는 정치적 변수보다 곧 시작될 2분기 어닝시즌과 주요 경제 지표 등 펀더멘털로 옮겨간 영향이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20% 오른 44,459.65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14% 상승한 6,268.56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0.27% 오른 20,640.33으로 장을 마감하며 6월 27일 이후 7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거래량은 최근 20거래일 평균(176억 주)에 못 미치는 154억 주에 그쳐, 시장의 신중한 관망 심리를 드러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동안 유럽연합(EU)과 멕시코산 수입품 대부분에 8월 1일부터 3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하며 무역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과거 트럼프 대통령의 잦은 입장 번복과 막판 협상 타결 사례를 경험한 학습 효과로 관세 위협에 비교적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기업 실적으로 향하고 있다. 15일 JP모건 체이스 등 대형 은행들을 시작으로 2분기 어닝시즌의 막이 오른다. 같은 날 발표될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비롯해 생산자물가, 수입물가 지표 등도 관세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할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이 사상 처음 12만 달러를 돌파하자 코인베이스(+1.8%), 마이크로스트래티지(+3.8%) 등 암호화폐 관련주가 동반 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미니해설] 0.2% 상승에 담긴 월가의 속내…'관세 공포' 지우고 '실적'에 올인 '30% 관세 폭탄' 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 한마디는 과거 월스트리트를 공포로 몰아넣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2025년 7월의 월가는 달랐다. 유럽연합과 멕시코를 겨눈 고율 관세 위협에도 주요 3대 지수는 동반 상승이라는 정반대의 결과지를 내놨다. 시장은 왜 대통령의 강력한 경고를 '찻잔 속 태풍'으로 치부했을까. 해답은 시장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 있다. 월스트리트는 이제 정치적 소음 너머, '기업의 이익'과 '경제의 체력'이라는 본질을 정조준하고 있다. 시선은 실적으로…업종별 희비 교차 이번 시장 반응의 기저에는 트럼프의 협상 스타일에 대한 '학습 효과'가 깔려있다. 로이터통신은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잇따른 관세 위협과 잦은 막판 입장 번복에 무뎌졌다"며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EU와 멕시코 역시 보복 조치를 유예하며 협상의 문을 열어뒀다.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보다는 막판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둔 셈이다. 글렌미드의 투자 전략 책임자 제이슨 프라이드의 진단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4월 이후 시장이 상당히 좋은 흐름을 보여왔기 때문에 현재는 숨 고르기 국면"이라고 상황을 요약하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최근 경제 입법이 대체로 서로 상쇄될 것이기에 "투자자들이 경제 성장 전망에 대해 더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관세라는 악재가 다른 정책적 호재로 일부 상쇄될 수 있다는 믿음이 시장의 불안을 완충시킨 것이다. 높아진 눈높이, '어닝 쇼크' 경고음 시장이 관세라는 그림자를 애써 외면하는 이유는 더 밝게 빛나는 '실적'이라는 태양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의 속내는 텍사스 GDS 웰스 매니지먼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글렌 스미스의 진단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그는 "앞으로 몇 주간 시장의 가장 큰 질문은, 견고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실적이 여전히 배경에 깔린 관세 문제를 압도할 수 있느냐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시장은 관세 관련 헤드라인을 견뎌냈으며, 실적과 경제 회복력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의 관심은 '관세가 실적에 얼마나 타격을 줄 것인가'에서 '실적이 관세 우려를 얼마나 압도할 것인가'로 넘어갔다. 이날 시장에서 나타난 업종별 차별화는 이러한 흐름을 잘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 수입국에 대한 관세를 시사하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2.2% 하락했고, S&P 500의 11개 섹터 중 에너지 섹터는 1.2% 내리며 가장 부진했다. 반면 넷플릭스와 '슈퍼맨' 영화 흥행에 힘입은 워너 브라더스 디스커버리 주도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섹터는 0.7% 상승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정치적 변수보다 개별 기업의 펀더멘털과 업황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 대목이다. M&A·코인…종목 장세의 명암 물론 시장이 마냥 평온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관세 이슈가 잠잠해지면서 시장의 눈높이가 기업 실적에 과도하게 쏠리는 현상은 새로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공동 창업자 폴 히키는 이 점을 경고했다. 그는 "초기 실적 발표와 함께 완만한 조정이 나타나는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닐 것"이라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에서 앞으로 몇 주 동안은 상승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유틸리티 섹터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의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상태다. 이 때문에 작은 '어닝 쇼크'에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어닝 서프라이즈'가 당연시되는 분위기에서는, 기대에 부응하는 실적만으로는 주가 상승 동력을 얻기 어렵다. 이날 기업 인수합병(M&A) 소식에 급락한 워터스의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실험실 장비 업체인 워터스가 경쟁사 벡톤 디킨슨의 진단사업부와 175억 달러 규모의 합병에 합의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13.8%나 폭락했다. 시장이 거시 이슈보다 개별 기업의 가치 변화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뉴욕증시는 '관세 공포'라는 안개를 걷어내고 '실적 검증'이라는 산을 마주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당분간 정치적 변수보다 개별 기업의 성적표에 더욱 집중할 것이다. 그러나 모두가 기대감에 차 있을 때 위기는 찾아오기 마련이다. 폴 히키의 경고대로 높은 기대의 벽을 넘지 못하는 기업들이 속출할 경우 시장의 변동성은 언제든 다시 커질 수 있다. 진짜 시험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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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나스닥, 7번째 최고치⋯뉴욕증시, 30% 관세폭탄에도 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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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상반기 10.4% 급감⋯글로벌 공급망 흔드는 관세 전쟁
- 미중 간 관세 갈등 여파로 올해 상반기 양국 간 무역 규모가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상반기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한 2155억5260만 달러, 대미 수입은 8.7% 줄어든 738억880만 달러였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 총액은 작년보다 10.4% 감소했다. 반면 중국의 대(對)EU 수출은 6.6% 증가했고, 대아세안 수출도 13% 늘어났다. 같은 기간 중국 전체 수출은 5.9% 증가했으며, 6월 한 달 수출은 시장 예상치보다 높은 5.8% 증가세를 기록했다. 중국 당국은 무역긴장 속에서도 혁신 제품과 다변화 전략으로 위험에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니해설] 관세 전쟁 여파…상반기 미·중 무역 10.4% 감소, 글로벌 공급망에도 경고등 2025년 상반기 미중 무역이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며, 장기화되는 관세 분쟁이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확인시켰다. 전기차, 반도체, 첨단기술 등을 둘러싼 무역 마찰이 지속되며 양국 간 교역은 더욱 위축되고 있다. 미·중 무역 10.4% 감소…관세 갈등 여파 본격화 14일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대미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한 2155억5260만 달러(약 297조 원)를 기록했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 역시 8.7% 줄어든 738억880만 달러(약 102조 원)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상반기 미중 무역 총액은 10.4% 감소한 셈이다. 이는 전기차·배터리·첨단 반도체를 둘러싼 기술 통제와 관세 부과가 본격화된 가운데 양국 간 공급망이 구조적으로 흔들리고 있음을 방증한다. 글로벌 산업 생태계에 중심적 위치를 점한 미중 간 교역 악화는 전 세계 무역 안정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중국-EU 무역은 증가…수출 확대가 주도 반면, 유럽연합(EU)과의 상반기 무역은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중국의 대EU 수출은 6.6% 늘어난 반면, 수입은 5.9% 감소하며 전체 무역 규모는 2.3% 증가한 3,921억1,550만 달러(약 541조 원)를 기록했다. 이는 유럽 내 중국 전기차 및 기계장비 수출 증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對)아세안 무역도 13%↑…태국·베트남·인도네시아 호조 중국은 아세안(ASEAN) 국가들과의 교역에서 강세를 보였다. 태국(+22%), 베트남(+19.6%), 인도네시아(+15.3%) 등 주요 국가로의 수출이 증가하며, 대아세안 수출 총액은 3225억4000만 달러(약 444조8000억 원)로 13% 증가했다. 수입은 1.1% 증가에 그쳤으나, 아세안은 중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서 입지를 공고히 했다. 대(對)한국 수출 소폭 감소…무역 전체는 0.8%↓ 한국과의 교역은 정체 국면이다. 상반기 중국의 대한국 수출은 709억4580만 달러로 2% 줄었고, 수입은 858억5490만 달러로 0.2% 증가했다. 전체 무역 규모는 0.8% 감소에 그쳤으나, 반도체·소재 산업에서의 상호 의존도 변화에 따른 중장기 재편이 주목된다. 6월 수출은 시장 예상 상회…전기기계·집적회로·자동차 견인 6월 한 달 수출 실적은 시장 예상을 웃돌았다. 중국의 6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한 3251억8000만 달러로, 로이터 전망치(5.0%)와 5월 실적(4.8%)을 모두 넘어섰다. 수입은 2104억1000만 달러로 1.1% 증가했다. 주요 수출 품목으로는 전기기계제품(+8.2%), 집적회로(+18.9%), 선박(+18.6%), 자동차(+8.2%), LCD 모듈(+9.3%) 등이 두드러졌다. 전략 자원으로 주목받는 희토류는 수출량이 11.9% 증가했지만, 수출 단가 하락으로 수출액은 25.3% 감소했다. 위안화 기준 무역은 더 큰 폭 성장 환율 변동을 반영한 위안화 기준으로 보면, 상반기 수출은 7.2% 증가했고 수입은 2.7%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 무역 규모는 위안화 기준으로 2.9% 증가하며, 글로벌 교역 둔화 속에서도 일정 수준의 활력을 유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왕링쥔 해관총서 부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부 국가가 관세를 남용하고 무역 규범을 위반해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도전을 주고 있다"며 "중국은 다변화된 시장과 기술 기반으로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반기 불확실성 커져…전망은 '신중 낙관론' 블룸버그는 "상반기 수출 회복은 내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미중·중EU 무역 갈등이 격화된다면 하반기에는 이런 흐름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2025년 하반기 글로벌 무역 환경은 보호주의 심화, 에너지 가격 변동, 환율 불안 등 다중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중국의 무역 전략과 기술 경쟁력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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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 상반기 10.4% 급감⋯글로벌 공급망 흔드는 관세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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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요 힘입어 상반기 ICT 수출 1,151억 달러⋯반도체 역대 최고 실적
-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힘입어 5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며, 상반기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상반기 ICT 수출액은 1151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733억1000만 달러로 11.4% 증가해 역대 상반기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SSD와 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 수요도 호조를 보였다. 반면 디스플레이와 통신장비 수출은 각각 13.9%, 2.5%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442억4천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으며, 지역별로는 미국·대만·베트남 등에서 수출이 증가한 반면, 중국과 EU에서는 감소했다. [미니해설] AI 수요 타고 ICT 수출 상반기 역대 2위…반도체 실적은 사상 최고 올해 상반기 대한민국의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증가에 힘입어 5개월 연속 성장세를 기록하며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실적을 달성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ICT 수출은 1151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2022년 상반기 실적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핵심 품목인 반도체 수출은 733억1000만 달러에 달하며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이는 반도체 수출이 상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한 것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DDR5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가 지속된 가운데,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가격이 반등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AI 서버용 스토리지 수요가 확대되면서,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도 66억4000만 달러로 10.8% 늘었다. 특히 데이터센터에서 많이 사용되는 SSD(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의 수요가 두드러졌다. 휴대전화 수출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S25 시리즈가 호조를 보이면서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60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완제품뿐 아니라 부품 및 모듈 수출 증가도 뒷받침됐다. 다만, 디스플레이는 전방 산업의 수요 조절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87억 달러에 그치며 13.9% 감소했다. 통신장비 역시 11억6000만 달러로 2.5% 줄었다. 지역별로는 대만(89.6%), 미국(14.5%), 베트남(10.0%), 인도(9.3%), 일본(5.7%) 등에서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대만은 AI 반도체 제조 생태계와의 연계성이 강화되며 급격한 수출 증가를 보였다. 반면, 중국(-11.5%)과 유럽연합(-2.7%)으로의 수출은 감소했다. ICT 수입은 709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으며, 이에 따른 상반기 무역수지는 442억4000만 달러의 흑자를 나타냈다. 중국산 수입은 7.8% 감소한 반면, 대만(12.6%), 베트남(15.5%) 등에서의 대체 수입이 늘어나며 공급망 다변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한편, 6월 ICT 수출도 220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 증가했다. 미중 무역갈등과 미국의 관세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도 반도체(40.1%)와 휴대전화(227.2%) 중심으로 대미 수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미국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2.6% 늘어난 30억7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이 20개월 연속 증가한 것이다. 6월 ICT 수입은 124억10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96억2000만 달러 흑자로 집계됐다. 정부는 하반기에도 AI·반도체 중심 수출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관련 산업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특히 고부가 메모리 제품의 글로벌 점유율 확대, 대체 수요 시장 개척, 공급망 안정성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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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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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요 힘입어 상반기 ICT 수출 1,151억 달러⋯반도체 역대 최고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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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트럼프의 '관세 장벽', 美 재정 바꿨다⋯연간 수입 사상 첫 1000억 달러 돌파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이 본격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미국의 회계연도 기준 관세 징수액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약 137조 9500억 원)를 돌파했으며, 이에 힘입어 6월 월간 재정수지는 예상 밖의 흑자를 기록했다. 미 재무부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이와 같은 내용의 월간 재정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러한 기록적인 관세 수입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초부터 공격적으로 펼쳐온 일련의 무역 조치가 가시화된 성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월부터 펜타닐 및 불법 이민 유입을 문제 삼아 멕시코, 캐나다,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무역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모든 국가에 예외 없는 25%의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2월), 모든 수입품에 대한 10%의 포괄적 기본 관세(4월)를 도입하며 전선을 확대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서는 기존 관세를 포함해 최대 145%에 달하는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고, 의약품과 반도체 수입에 대한 국가 안보 조사를 개시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행정부의 관세 조치가 법원에 의해 일시적으로 제지되기도 했으나, 항소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관세 정책은 다시금 힘을 받았다. 최근에는 베트남, 브릭스(BRICS) 연계 국가들에 대한 추가 관세를 예고하는 등 관세 장벽은 더욱 높아지는 추세다. '관세 장벽'이 쌓아 올린 기록적 수입 재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징수된 관세는 총액 기준 272억 달러(약 37조 5224억 원), 환급 등을 제외한 순액 기준으로는 266억 달러(약 36조 6947억 원)에 달했다. 전년 대비 4배 급증한 수치로,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다. 2025년 회계연도가 시작된 후 첫 9개월간 누적 관세 수입은 총액 1133억 달러(약 156조 2973억 원), 순액 1080억 달러(약 148조 9860억 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약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관세는 이로써 개인 소득 원천징수세(2조 6830억 달러), 비원천징수 개인 소득세(9650억 달러), 법인세(3920억 달러)에 이어 연방 정부의 네 번째 주요 세입원 자리를 꿰찼다. 불과 4개월 만에 전체 연방 세입에서 관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과거 2% 수준에서 5%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기록적인 관세 수입은 관세를 주요 수입원이자 외교적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에 한층 힘을 실어줄 전망이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경제 주권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오늘의 월간 재무 보고서는 인플레이션 없이 기록적인 관세 수입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센트 장관은 앞서 국무회의에서 "2025년 역년 기준 관세 징수액이 연말까지 3000억 달러(약 413조 8500억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깜짝 흑자' 뒤에 가려진 누적 적자 그림자 6월의 270억 달러(약 37조 2465억 원) 흑자는 전년 동월의 710억 달러(약 97조 9445억 원) 적자에서 큰 폭으로 개선된 것이지만, 회계연도 전체로 보면 재정 적자는 오히려 확대됐다. 2025 회계연도 첫 9개월간 총 세입은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한 4조 80억 달러(약 5529조 360억 원), 총 지출이 6% 늘어난 5조 3460억 달러(약 7374조 8070억 원)를 기록하면서 누적 적자는 1조 3370억 달러(약 1844조 3915억 원)로 5% 늘었다. 특히 국가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만 9210억 달러(약 1270조 5195억 원)에 달해 재정 부담을 키우는 모양새다. '관세 중독' 경고와 끝없는 전선 확대 전문가들은 이러한 관세 수입 증가세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바이든 행정부 백악관 경제 고문을 지낸 어니 테데스키 예일대 버짓 랩 경제 책임자는 "기업과 소비자들이 관세 부과를 앞두고 상품을 미리 구매하는 '프런트러닝' 효과로 인해 실제 관세 수입이 완전히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우리가 관세 수입에 중독될 상당한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며, 향후 소비자들이 행동 패턴을 바꾸면 관세 수입이 점차 줄어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정책을 더욱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는 8월 1일부터 20개국 이상에 대한 추가 관세와 함께 구리 수입품 및 브라질산 제품에 50%, 캐나다산 제품에 3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또한 일본, 한국, 세르비아 등 14개국에는 25~40%의 관세 부과를 통지했으며, 그 외 대부분의 교역 상대국에도 15~20%의 포괄적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반도체와 의약품 등 특정 산업 부문에 대한 관세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급증한 관세 수입의 지속 가능성 여부와 미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 나아가 소비자·기업의 부담 가중 문제 등은 향후 핵심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Key Insights]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한국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 일본과 함께 한국 역시 25~40%의 고율 관세 부과 대상국으로 지목되면서, 국내 주력 수출 산업인 반도체 등의 타격이 우려된다. 이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동맹국까지 예외 없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신호다. 향후 대미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보여, 정부와 기업의 선제적이고 정교한 대응 전략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Summary] 트럼프 행정부의 강력한 관세 정책으로 미국의 연간 관세 수입이 사상 처음 1000억 달러(약 137조 9500억 원)를 돌파했다. 이로 인해 관세는 연방 정부의 4대 세입원으로 떠올랐고, 6월 재정은 '깜짝'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누적 재정 적자와 국채 이자 부담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트럼프는 앞으로도 동맹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 관세 장벽을 더 높일 계획이지만, 전문가들은 그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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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트럼프의 '관세 장벽', 美 재정 바꿨다⋯연간 수입 사상 첫 1000억 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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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7)] NASA, 태양 대기에서 '헬리시티 장벽' 첫 발견
-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태양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Parker Solar Probe)'가 태양 외곽 대기인 코로나(corona)에서 '헬리시티 장벽(helicity barrier)'으로 불리는 새로운 물리적 구조의 증거를 포착했다. 이는 1939년 이후 물리학계가 85년 동안 풀지 못했던 태양 대기 고온 현상, 이른바 '코로나 가열 문제(coronal heating problem)'의 해명을 향한 중대한 진전을 의미한다고 과학 전문매체 IFL사이언스가 지난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태양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는 2018년 발사돼 지금까지 24차례에 걸쳐 태양에 근접 비행을 수행했으며, 지난 6월에는 인류가 제작한 물체 중 최고 속도인 시속 69만2000km(430,000마일)를 기록하며 태양 대기 깊숙이 접근했다. 이 탐사선은 태양의 대기 구조, 태양풍 가속 원인, 플라스마 거동 등 태양물리학의 핵심 난제를 규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운용되고 있다. 태양은 중심부에서 수소를 헬륨으로 융합시키며 약 1,500만℃의 온도를 발산하지만, 외부 대기인 코로나는 표면 온도(약 5,500℃)보다 훨씬 높은 200만℃ 이상으로 측정된다. 고온의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오히려 온도가 높아지는 이 현상은 기존 열역학 법칙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오랫동안 과학자들의 의문을 자아냈다. 기존 이론은 코로나 내 난류 또는 이온 사이클로트론 파(ion cyclotron wave) 같은 자기파에 의한 에너지 전달을 가열 원인으로 제시해왔지만, 각 이론은 전자와 이온의 온도 차이 또는 파의 생성량 부족 등 결정적인 설명력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에서 제안된 '헬리시티 장벽' 이론은 이러한 기존 가설들의 결점을 상호 보완해주는 개념이다. 연구진은 이를 물이 산을 따라 흐르다 댐에 가로막혀 에너지가 특정 방식으로 전환되는 현상에 비유했다. 즉, 헬리시티 장벽은 전자의 직접 가열을 차단하고 에너지를 이온 사이클로트론 파로 우회시켜 이온 가열을 유도하는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논문 공동저자인 로망 메이랑 박사(영국 퀸메리 런던대)는 "헬리시티 장벽이 존재하면 난류 소산 구조가 변화하며, 플라스마 가열 방식 자체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파커 탐사선이 수집한 태양풍 자기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열에너지 대비 자기에너지가 높은 조건에서 장벽 형성이 가능함을 이론적으로 예측하고, 실제로 해당 조건에서 자기장 요동이 예측대로 변화함을 관측했다. 이 조건은 태양 근접 환경에서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논문은 '피지컬 리뷰 X(Physical Review X)'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논문 저자이자 퀸메리 런던대 우주플라스마물리학 리더인 크리스토퍼 첸 박사는 "이번 연구는 난류 소산의 근본 물리와 태양풍 가속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확장시켰으며, 향후 우주 기상(space weather) 예측의 정밀도를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우리 태양뿐 아니라, 자기적 구조와 고온 플라스마가 공존하는 외부 우주 환경에서도 유사하게 적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제1저자인 잭 맥킨타이어 박사과정 연구원은 "헬리시티 장벽 개념은 코로나 내 수소 이온이 전자보다 항상 뜨거운 이유를 설명하며, 우주 플라스마의 보편적 난류 특성 이해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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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27)] NASA, 태양 대기에서 '헬리시티 장벽' 첫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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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 500 6,900 전망 속 시험대 오른 뉴욕증시
-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온 뉴욕증시가 운명의 한 주를 맞는다. 2025년 들어 약 7% 상승하며 강세장을 구가해온 시장이 8월 1일 추가 관세 발효를 앞두고 기업들의 실제 손익계산서와 물가 충격 여부라는 현실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이런 상황 속에서 골드만삭스는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을 근거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12개월 내 6,9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아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오는 15일(현지시간)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시작으로 17일 소매판매, 18일 주택착공 등 핵심 경제지표가 연이어 공개된다. 특히 CPI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결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변수다. 시장은 6월 CPI가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하고, 근원 CPI는 5월(2.8%)보다 높은 3.0% 상승을 전망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압력은 한층 가시화될 전망이다. 시장은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60%로 보고 있지만,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높을 경우 연준의 선택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동시에 JP모건 체이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등 대형 은행을 필두로 넷플릭스, 존슨앤드존슨, 3M 등 주요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다. S&P 500 기업의 2분기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4월 초 10.2%에서 최근 4.8~5.8%로 하향 조정됐다. 2025년 전체 이익 증가율 전망치가 9% 내외로, 2024년(11%) 대비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같은 흐름이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기업들이 비용 절감, 공급망 조정, 가격 책정 등을 통해 관세 충격을 흡수하고 있으며, 예상보다 관세 전가 효과가 아직 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2025년과 2026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7%로 유지했다. [미니해설] S&P 500 6,900 낙관론의 이면…'관세·쏠림' 두 개의 파고를 넘어라 뉴욕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S&P 500 지수는 2025년 들어 약 7% 상승했으며, 4월 트럼프 대통령의 대규모 관세 발표로 인한 급락 이후 무려 26%나 반등하며 놀라운 회복력을 보였다. 시장은 마치 눈앞의 위험을 애써 외면하는 듯하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크리스 파시아노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펀더멘털이 더 나아지는 연말과 내년을 바라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단기적인 불확실성은 기꺼이 감내하려 한다"고 진단했다. 이러한 낙관론에 월가의 대표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불을 지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코스틴 수석 미국 주식 전략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S&P 500의 12개월 목표 주가를 기존 6,500에서 6,900으로 상향 조정했다. 연준이 예상보다 더 빠르고 깊게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과 국채 금리 하락 전망이 그 핵심 근거다. 하지만 이 '불안한 낙관론'은 여전히 혹독한 현실의 시험대에 올라있다. 관세 장벽, 예상보다 낮은가? 투자자들이 '단기 불확실성'을 외면해 온 배경에는 기업 실적에 대한 믿음이 자리한다. 그러나 그 믿음의 근거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다. S&P 500 기업의 2분기 이익 증가율 전망치는 4월 초 10.2%에서 최근 4.8~5.8%까지 주저앉았다. 그러나 코스틴 전략가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최근 인플레이션 데이터와 기업 설문조사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관세 전가가 지금까지 덜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S&P 500 기업들이 비용 절감, 공급망 조정, 가격 책정의 조합을 통해 관세 영향을 상쇄할 계획이며, 일부 상품 관련 기업들은 2분기 진입 시점에 약 3개월분의 평균 이상 재고를 확보해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랠리의 두 얼굴, '확산'과 '추락' 현 증시의 가장 큰 특징이자 아킬레스건은 '극심한 쏠림'이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S&P 500 지수는 사상 최고치지만, 지수 내 중간값 주식은 52주 최고가보다 1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시장 상승세가 소수의 대형주에 극도로 편중되어 있다는 의미이며, 시장 폭(market breadth)은 202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장은 중대한 기로에 섰다. 코스틴 전략가는 이 현상을 두고 "극도로 좁은 시장 폭은 향후 몇 달이 최근의 시장 주도주들의 '따라잡히기(catch down)' 또는 최근의 부진주들의 '따라잡기(catch up)'로 특징지어질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셈법 '캐치업(확산)' 시나리오의 핵심 동력은 연준의 금리 인하다. 과거 40년간 연준이 6개월 이상 금리를 동결한 후 인하를 재개했을 때, 경제가 계속 성장한 4차례의 경우 S&P 500은 6개월간 평균 7% 상승하며 긍정적인 선례를 남겼다. 그러나 관세발 인플레이션이 변수다. 6월 근원 CPI는 3%대 상승이 유력하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주저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시장의 기대와 경제 현실 사이에서 연준이 어떤 선택을 내릴지가 관건이다. 혼돈 속 투자의 길 다가오는 한 주는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분수령이다. '캐치다운(추락)'의 위험을 피하고 '캐치업(확산)'의 온기를 누리기 위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골드만삭스는 금리 인하가 변동금리 부채가 많은 기업들의 실적을 5% 이상 끌어올릴 수 있다며, 하반기 유망 업종으로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소재, 유틸리티, 미디어, 부동산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도 중소형주나 저평가된 주식의 지속적인 강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시장은 지금, 아슬아슬한 외줄 위에서 '동반 상승'과 '동반 하락'의 갈림길을 마주하고 있다. 이번 주 공개될 실적과 물가 지표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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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S&P 500 6,900 전망 속 시험대 오른 뉴욕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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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대서양 나노플라스틱 오염, 기존 추정치 훌쩍 넘어⋯'보이지 않는 공포'
- 대서양에 나노플라스틱이 무려 2700만톤이나 떠다니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럽 연구진이 북대서양 전역에서 해수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인간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미세한 '나노플라스틱'이 해양 전반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으며, 특히 수면 근처와 유럽 해안 인근에서 고농도로 발견됐다. 해당 연구 결과에 대해서는 사이멕스(scimex), 유렉얼랏, 뉴욕타임스 등 다수 외신이 10일 보도했다. 해당 내용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최근 게재됐다. 유렉얼럿에 따르면 로열 네덜란드 해양연구소(NIOZ)와 위트레히트 대학교가 시행한 연구는 해양 나노플라스틱 양에 대한 최초의 추정치를 제공한다. 이번 조사는 NIOZ와 위트레히트 대학교를 포함한 공동 연구팀이 북대서양 12개 지점에서 다양한 수심에서 채취한 해수 시료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수면에서 10미터 깊이의 해수 1세제곱미터(m³)당 평균 18.1밀리그램의 나노플라스틱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유럽 해안 인근의 샘플에서는 이보다 높은 25밀리그램의 농도가 측정됐다. 해저 부근에서는 평균 5.5밀리그램 수준이었다. NIOZ 연구원이자 위트레흐트 대학교 지구화학 교수인 헬게 니만은 "해수에 나노플라스틱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논문이 몇 편 있었지만, 지금까지 그 양을 추정할 수 없었다"며 해양 과학자들과 위트레흐트 대학교의 대기 과학자 두샨 마테리치(Dušan Materić) 박사의 지식이 힘을 합쳐 이 최초의 추정치를 얻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를 이끈 두샨 마테리치 박사팀은 특히 북대서양 수면 10미터 이내에 존재하는 나노플라스틱의 총량이 2,700만 톤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그간 전 세계 바다 전체에 존재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나노플라스틱 양과 비슷한 수준으로, 해양 오염에 대한 기존 추정이 매우 심하게 과소평가됐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노플라스틱은 지름이 1마이크로미터(1μm, 1000분의 1mm) 이하인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으로, 바다에서 자외선과 파도 등의 물리적 작용으로 만들어진다. 일반적인 미세플라스틱과 달리 생물학적 장벽을 쉽게 통과할 수 있어 어류 등 해양 생물체 내에 축적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나노플라스틱이 해양 생태계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며 "대서양에 축적된 플라스틱 질량 중 대부분은 나노 수준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니만과 동료들은 예를 들어 1마이크로미터 이하의 크기로 아직 발견되지 않은 다양한 종류의 플라스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니만은 "예를 들어, 나노플라스틱에서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 다른 분자에 의해 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나노플라스틱이 다른 바다에도 풍부한지 알고 싶다. 그럴 가능성은 있지만,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니만은 바닷물 속 나노플라스틱의 양이 중요한 미비점이었지만, 이제는 아무런 조치도 취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닷물에 존재하는 나노플라스틱은 결코 정화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연구의 중요한 메시지는 적어도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해양 플라스틱 문제의 양적·질적 위협을 동시에 드러낸 사례로 평가된다. 시각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나노 단위 오염물질이 해양 생물과 먹이사슬, 나아가 인간 건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보다 정밀한 모니터링과 국제적 규제 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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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대서양 나노플라스틱 오염, 기존 추정치 훌쩍 넘어⋯'보이지 않는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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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 500, 6279선 사상 최고치⋯델타·엔비디아 랠리가 관세 공포 눌렀다
- 뉴욕증시가 거듭되는 관세 위협을 딛고 또다시 새로운 역사를 썼다. 10일(현지시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는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강세장 분위기를 이어갔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역시 동반 상승 마감했다. 이날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과 수입 구리에 대해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델타 항공이 예상을 뛰어넘는 긍정적 실적 전망을 내놓자 투자 심리가 확연히 개선됐다. 델타는 3분기 주당순이익(EPS) 1.25~1.75달러, 연간 EPS 5.25~6.25달러를 제시해 시장 컨센서스를 웃돌았고, 주가는 11% 급등했다. 이 영향으로 유나이티드와 아메리칸 항공 등 항공주 전반이 랠리를 펼쳤고 다우 운송지수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강세도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엔비디아는 이틀 연속 시가총액 4조 달러를 상회하며 시장의 기술주 투자 열기를 증명했다. 이날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4조 40억 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의 예상보다 낮게 나온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역시 경기 연착륙 기대감을 키웠다. 이탈리아 페레로의 인수설이 제기된 WK 켈로그가 30% 폭등하는 등 개별 종목 장세도 활발했으나, 관세 비용 증가를 우려한 코네그라 브랜즈는 하락해 명암이 엇갈렸다. 회사는 2026회계연도 조정 EPS 가이던스를 시장 예상치(1.89달러)보다 낮은 1.70~1.85달러로 제시하며 중국산 원자재 관세 부담을 실적 하향의 이유로 밝혔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본격적인 2분기 실적 시즌으로 향하며 기업들이 관세 환경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주목하고 있다. [미니해설] 관세 공포 삼킨 '세 가지 동력'…AI·실적·연준이 증시 밀어올렸다 뉴욕증시가 '관세의 역설'을 보여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고율 관세 카드를 꺼내 들며 무역 전쟁의 포성을 울리지만, 시장은 이를 비웃듯 사상 최고가 행진을 벌이고 있다. 투자자들이 지정학적 리스크에 눈을 감아버린 것일까, 아니면 그보다 더 강력한 무언가에 매료된 것일까. 10일(현지시간) 시장은 후자에 가깝다는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 관성적 내성: 반복된 위협에 ‘무감각’해진 시장 시장의 반응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무덤덤함'이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크 딕슨은 "시장은 이 모든 핑퐁 게임에 극도로 둔감해졌고,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진단했다. 투자자들은 반복되는 관세 위협에 내성이 생긴 모양새다. 재니 몽고메리 스캇의 마크 루스키니는 "투자자들이 관세로 인한 잠재적 위협에 점점 더 둔감해지고 있다"며 "명백한 증거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 위협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확실성보다 차라리 명확한 악재를 선호하는 시장 심리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연준의 그늘, '일시적 인플레' 진단이 깔아준 안전판 투자자들이 관세 위협에 의연할 수 있는 데에는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존재감이 크다. 연준이 6월 회의록을 통해 관세의 인플레이션 영향이 "일시적이거나 미미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은 시장에 강력한 '안전판'으로 작용했다. 9월 25bp 금리 인하 확률이 64%까지 오른 수치가 이를 방증한다. 당장의 무역분쟁보다는 연준의 정책적 대응 여력에 투자자들이 더 큰 무게를 두는 셈이다. 선택과 집중, AI·항공주는 '환호', 식료품주는 '외면' 시장이 거시적 불안 요소를 무시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를 압도하는 강력한 '성장 서사'가 존재한다. 그 중심에는 단연 인공지능(AI)이 있다. 엔비디아가 시가총액 4조 40억 달러를 가뿐히 넘어서는 모습은 AI가 단순한 테마를 넘어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거대한 흐름임을 증명한다. 여기에 견고한 소비 심리가 또 다른 축을 담당한다. 델타 항공이 시장을 웃도는 실적 전망치를 내놓자 항공주는 물론 경제 전반에 대한 낙관론이 퍼졌고, 다우 운송지수는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옥석 가리기, '테마'가 섹터를 압도하는 시대 블랙록 아이셰어즈의 제이 제이컵스는 "올해 시장에서 테마가 하는 역할은 이전에 섹터가 했던 역할과 거의 비슷하다"며 "더 미묘한 소비자 영역에 대한 접근"을 강조했다. 이제 시장은 '소비재'라는 뭉뚱그려진 섹터가 아닌, 강력한 테마와 브랜드 파워를 가진 '선별된 기업'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산 원자재 관세로 '헌츠 케첩' 같은 주력 제품의 비용 부담이 커졌다며 연간 이익 전망을 시장 예상치보다 낮게 제시한 코네그라 브랜즈의 주가가 52주 신저가로 추락한 것이 바로 이러한 '옥석 가리기'의 명백한 증거다. 곧 시작될 2분기 실적 시즌은 기업들이 관세 파고를 어떻게 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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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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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S&P 500, 6279선 사상 최고치⋯델타·엔비디아 랠리가 관세 공포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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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두 달 연속 동결⋯부동산 과열에 제동 걸었다
- 지난 5월에 이어 두 달 연속 동결로, 치솟는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 급증세를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의결문에서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상승세가 확대되고 최근 대출 규제의 영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동결은 가계대출 관리, 미국 연준 회의, 추경 효과 등을 확인하기 위한 숨고르기로 해석된다. 향후 금리 인하 기조는 이어가되 시기와 속도는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미니해설] 기준금리 두 달 연속 동결…한은 "부동산 과열 우려, 인하 속도 조절"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0일 열린 하반기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5월에 이어 두 번째 동결이다. 금통위는 올해 상반기까지 금리를 네 차례 동결과 인하를 반복하며 완화 기조를 이어왔으나, 이날은 다시 한 번 발을 멈췄다. 가장 큰 이유는 서울을 중심으로 한 수도권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과 가계부채의 가파른 증가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43% 상승해, 2018년 9월 이후 6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기에 주택시장 활황을 반영하듯 가계대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6조2천억 원 증가했으며, 금융권 전체로는 6조5000억 원이 늘어나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할 경우, 시장에 '부동산은 계속 오른다'는 시그널을 줄 수 있고, 이는 투기적 수요의 유입과 금융 불균형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금통위는 이날 의결문에서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고, 최근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달 27일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최대 6억 원으로 제한하는 등 고강도 대출 규제를 단행했다. 이번 동결은 이 규제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미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너무 빨리 낮추면 부동산 등 자산 가격만 끌어올릴 수 있다"며 "코로나19 때와 같은 실수를 반복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금리 인하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한은의 일관된 시그널로 해석된다. 이번 금리 동결에는 또 다른 요인들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정책 방향, 향후 추경 집행 효과, 그리고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진 한미 기준금리 격차 등이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4.25~4.50%로 한국보다 2.0%포인트 높다. 이처럼 금리차가 커진 상황에서 한국이 무리하게 인하를 이어간다면 자본 유출 우려와 환율 불안을 자초할 수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실장은 "미국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연내 0.25%p 수준의 소폭 인하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도 속도를 맞추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국회를 통과한 약 32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도 하반기 경기 부양에 일정 효과를 줄 수 있는 변수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 재정정책 효과를 먼저 확인한 뒤 추가 인하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경기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건설, 소비 등 내수 부문은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미국발 관세 충격은 하반기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도 의결문에서 “성장률 하방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인하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며, 경기 부양 의지를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이르면 8월부터 다시 기준금리 인하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은 "가계부채나 부동산보다 경기 둔화가 더 위협적"이라며 "한은은 10월경 한 차례 더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금리 인하 기대심리가 과도하면 오히려 금융 불균형을 키울 수 있다"며 "한은의 이번 동결은 그런 점에서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8월 0.25%p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봤으며, 주 실장과 장 연구위원은 “하반기 1~2회 추가 인하가 현실적"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최종적으로 "대내외 정책 여건과 물가, 금융 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준금리 인하 시기와 속도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과 대출에 쏠리는 과도한 유동성을 경계하면서도, 침체된 실물 경기를 고려한 점진적 완화 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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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두 달 연속 동결⋯부동산 과열에 제동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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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세계 최초 장중 시가총액 4조달러 돌파
- 인공지능(AI) 전용칩 제조업체 엔비디아가 9일(현지시간) 인류 기업 역사상 최초로 시총 4조달러를 돌파했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장중 2.8% 상승한 164.42달러까지 치솟아 시총 4조달러를 돌파했다. 엔비디아는 종가로는 1.80% 상승한 162.8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마감가 기준 시총은 3조9720억달러다. 엔비디아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시총 약 3.7조 달러, 애플은 3.1조 달러로 뒤를 잇고 있다. 엔비디아는 2023년 6월 13일 세계 반도체 기업 중 최초로 시총 1조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2024년 2월 23일 시총 2조달러, 6월 5일에는 시총 3조달러를 각각 돌파한 뒤 이날 시총 4조달러마저 돌파했다. 시총 3조 달러 돌파는 2022년 1월 애플이 처음으로 기록했다. 최근 주가 랠리의 촉매제는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다.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의 모회사인 메타, 아마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등이 막대한 규모로 AI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분석가 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다음 회계연도에 이들 회사가 AI에 약 3500억달러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올해 3100억 달러에서 증가한 수치다. 이 회사들은 엔비디아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한다. 시총 4조달러를 돌파한 엔비디아의 주가는 추가 랠리할 전망이다. 마호니 자산 운용의 켄 마호니 사장은 "엔비디아의 주가를 더욱 끌어올릴 수 있는 다음 촉매제는 다가오는 실적 시즌"이라고 말했다. 마호니 사장은 "엔비디아가 다음 실적 발표에서도 깜짝 실적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엔비디아의 밸류에이션이 10년 평균보다 낮으며, 주가는 선행 이익의 약 33배에 거래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33배라는 것이다. 보통 PER은 20 내외를 적정선으로 본다. 그러나 잘나가는 IT업체의 경우, 33배는 그다지 높지 않은 수준이다. 예컨대, 테슬라는 168배다. 일각에서는 시총 10조달러 돌파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AI 열풍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투자사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무역전쟁에도 AI 전용칩 수요가 워낙 많아 엔비디아 매출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며 잇달아 목표가를 상향하고 있다. 월가의 대표적 투자은행인 시티는 최근 엔비디아의 목표가를 190달러로 상향했다. 향후 20% 가까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다코타 웰스의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로버트 파블릭은 이날 로이터 통신 보도에서 "엔비디아가 AI 인프라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 기술 혁명이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주가 상승 여력이 아직 더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올해초 엔비디아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1월 중국의 인공지능 '딥시크'가 적은 AI 전용칩으로도 미국 경쟁업체보다 성능이 우수한 챗봇을 개발함에 따라 엔비디아 AI 전용칩 수요가 줄 것이란 우려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위협은 글로벌 거시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켰고, 이는 엔비디아 주식 매도세로 이어졌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반도체 수출 추가 제한이 엔비디아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당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수출 제한으로 약 80억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5월 28일 깜짝 실적 발표 이후 다시 랠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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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세계 최초 장중 시가총액 4조달러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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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나스닥 0.93%↑ 사상 최고⋯뉴욕증시, 엔비디아 4조 달러 돌파 속 상승
-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위협에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3대 지수 모두 상승 마감했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사상 최초로 장중 시가총액 4조 달러를 돌파하며 기술주 랠리를 이끌었고, 나스닥 종합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48% 상승한 44,450.5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58% 오른 6,261.88로 장을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93% 급등한 20,607.23을 기록했다. 시장의 상승 동력은 연준이 공개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나왔다. 의사록에 따르면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은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거나 완만할 것"으로 평가하며 "올해 안에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7월 즉각적인 인하에는 다수가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일부 위원이 '데이터가 기대에 부합한다면' 인하가 가능하다는 여지를 남겨 통화정책의 유연성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 시장의 또 다른 주인공은 엔비디아였다. 엔비디아는 장중 한때 시총 4조 달러 고지를 밟으며 AI 열풍이 건재함을 과시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을 제치고 글로벌 시가총액 1위에 오른 엔비디아의 주가는 2023년 초와 비교해 1000% 이상 폭등하며 시장 지배력을 증명했다. 이 같은 강세에 힘입어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다른 빅테크 주가도 동반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필리핀, 이라크 등 7개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서한을 보내고 구리, 의약품 등에 대한 고율 관세를 위협했지만 시장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투자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과 협상' 패턴에 익숙해진 데다, 8월 1일로 연기된 관세 시행 전 미국과 EU 간의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 등에 기대를 걸며 관세 이슈를 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개별 종목 중에서는 전력 공급업체 AES가 매각 검토 소식에 급등했으며, 보잉은 6월 항공기 인도량이 27% 증가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올랐다. 반면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미 법무부의 조사 소식이 전해지며 하락하는 등 종목별 장세가 나타났다. [미니해설] '관세 위협'과 '금리인하 기대'의 줄다리기…월가가 엔비디아를 선택한 이유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표면적으로 모순된 하루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새로운 국가와 품목을 겨냥해 '관세 폭탄'을 투하하며 세계 무역 질서를 흔들었지만, 월스트리트는 이를 외면한 채 축포를 쏘아 올렸다. SWBC의 크리스 브리가티 최고투자책임자는 로이터통신에 "시장이 관세라는 악재에 다소 둔감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의 이런 반응은 단순한 무시가 아니라, 학습 효과에 기반한 계산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베어드의 투자 전략가 로스 메이필드는 CNBC를 통해 투자자들이 트럼프의 위협적인 수사(saber-rattling) 이면에 결국 협상의 문이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장 한편에서는 관세 시행 전 미국과 EU 간의 무역협상 타결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고의 압박'이 '최상의 협상'을 위한 전술이라는 점을 수차례 경험한 셈이다. 안갯속 길 터준 연준의 '신호등' 관세라는 안개를 걷어낸 것은 연준의 명확한 신호였다. 이날 공개된 6월 FOMC 의사록은 시장에 강력한 안정제를 투여했다. '대부분의 위원들이 연내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본다는 대목은 연준의 '비둘기파(dovish)'적 정책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물론 7월 즉각적인 인하에는 다수가 신중론을 폈지만, '데이터가 기대에 부합한다면' 가능하다는 소수의견은 오히려 정책 결정의 유연성을 부각하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앞서 크리스 브리가티는 연준이 인플레이션 우려와 금리 인하 기대를 동시에 내비치는 모순된 신호를 보낸다며, 그 배경으로 둔화 조짐을 보이는 고용 시장에 대한 고려가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어떤 외부 충격에도 연준이 '성장'을 방어하는 완충재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시장에 깔려있는 것이다. 모든 것을 압도한 '엔비디아 효과' 연준의 약속이 시장의 하방을 막는 '안전망'이라면, AI는 시장을 위로 끌어올리는 '로켓 엔진'이다. 엔비디아가 장중 시총 4조 달러를 돌파한 것은 단순한 개별 기업의 성과를 넘어선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을 제치고 명실상부한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의 대관식이자, 2023년 초 대비 1000% 이상 폭등해 S&P 500 지수 내 비중이 7.5%에 달하는 거인의 지배력을 확인시킨 사건이었다. AI 혁명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관련 기업들의 폭발적인 이익 성장이 눈앞의 현실이라는 점을 시장 전체에 각인시켰다. 불확실성의 피난처가 된 '성장주' 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수석 투자 전략가는 현재 시장의 특성을 정확히 짚었다. 그는 "분명히 대형 기술주 선호 현상(megacaps bias)이 있다"면서 "이는 어느 정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지만, 전통적인 안전자산 거래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을 피해 금이나 채권 같은 전통적 안전자산으로 도피하는 대신, '성장의 확실성'이 담보된 소수의 빅테크 기업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른바 '성장주로의 피신(Flight to Growth-Safety)' 현상이다. UBS가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이 대규모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변동성이 나타날 경우 '저가 매수'에 나설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대목도 이런 구조적 수요가 얼마나 탄탄한지를 보여준다. 9일의 증시는 월가가 트럼프의 정치적 소음 대신 AI의 구조적 성장성을 선택했음을 명확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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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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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나스닥 0.93%↑ 사상 최고⋯뉴욕증시, 엔비디아 4조 달러 돌파 속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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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가계대출 6조5000억 폭증⋯1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
- 지난달 은행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이 6조5000억원 급증하며 8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수도권 중심의 주택시장 과열과 7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를 앞둔 '막차 수요'가 복합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61조5000억원으로, 주택담보대출이 5조1000억원, 기타대출이 1조1000억원 늘었다. 한은은 6·27 대출 규제 효과가 7~8월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니해설] 가계부채 경고등⋯6월 주담대 급증, 기업대출은 '마이너스' 전환 지난달 가계대출이 6조5000억원이나 급증하며 8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 규제 회피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9일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6조5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다. 특히 은행권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6조2000억원 늘어난 1161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의 급증을 주도한 건 주택담보대출이다. 전체 주택담보대출은 6조2000억원 늘었고, 이 가운데 예금은행의 주담대는 5조1000억원 늘며 지난해 9월 이후 최대폭 증가를 나타냈다. 박민철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거래가 5월에 급증한 여파가 시차를 두고 대출 증가로 나타난 것"이라며 "주택 관련 수요가 여전히 활발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7월부터 시행되는 DSR 규제 강화가 이른바 '막차 수요'를 자극하며 대출을 앞당기는 현상도 관측됐다. 6월 들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실거래가가 반등하고, 일부 지역에선 투자심리도 다시 살아나면서 대출 수요가 몰린 것이다. 한편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도 3000억원 증가했다. 박 차장은 "반기 말 기업들의 부실채권 정리 등으로 보통은 기타대출이 감소하는 시기지만, 주식투자와 생활자금 수요가 이를 상쇄했다"고 분석했다. 2금융권에서는 분위기가 다소 달랐다. 가계대출 증가폭은 3000억원으로, 전월(+7000억원)보다 줄어들며 증가세가 둔화됐다. 고금리 대출에 대한 소비자 부담과 함께 일부 정책대출 유도 정책의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기업대출에서는 대조적인 흐름이 나타났다. 예금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1343조원으로, 전월보다 3조6000억원 줄며 지난 3월 이후 석 달 만에 감소 전환했다. 특히 대기업 대출이 3조7000억원 줄었고, 중소기업 대출은 1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한국은행은 일부 대기업이 외화 수출대금을 한도로 조달해뒀던 자금을 상환하면서 대출 잔액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수신(예금) 측면에서는 증가세가 뚜렷했다.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460조원으로, 한 달 새 27조3000억원 늘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이 반기 말 법인 자금 유입 등으로 38조4000억원 급증한 반면, 정기예금은 은행들의 자금조달 유인이 낮아지며 7조1000억원 줄었다. 자산운용사 수신에서는 머니마켓펀드(MMF)를 중심으로 1조3000억원이 빠져나갔다. MMF는 금리 경쟁이 약해지면서 단기 자금이 예금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단기간에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6·27 대출 규제를 통해 일부 지역의 과열을 잡겠다는 전략이지만, 규제 시행 전 대출이 폭증한 만큼 그 실효성을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민철 차장은 "6·27 대출 규제가 주택시장 과열 진정과 가계부채 증가세 둔화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본다"며 "풍선효과나 금융권별 대출 행태를 지속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이 같은 규제 역시 '규제 이전 대출 가속' 현상을 반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규제 이후에도 수도권 중심의 집값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금융시장의 불균형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은행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7~8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주택 거래의 여파와 함께 생활자금 및 투자자금 수요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란 이유다. 정부는 가계부채 총량을 억제하고, 질적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대출 규제뿐 아니라 주택시장 수급 안정, 금융교육 확대 등 다각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과 통화당국의 긴밀한 공조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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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가계대출 6조5000억 폭증⋯1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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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2)] "빙하 녹으면 화산 폭발 급증"⋯지구 온난화 '숨은 재앙' 드러나
- 지구온난화로 인한 빙하 해빙이 장기적으로 화산 분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고 인사이드 클라이밋 뉴스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남극과 같은 고위도 지역에서 해빙이 화산 활동을 촉진하고, 이로 인한 분화가 다시 기후에 영향을 주는 '피드백 루프'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브래드 싱어(Brad Singer) 교수 연구팀은 칠레 안데스 산맥에 위치한 여섯 개 화산에서 수집한 암석의 지화학 분석을 통해, 마지막 빙하기 이후 빙하가 사라지며 화산 활동이 증가한 사실을 규명했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지원으로 진행됐으며, 7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과학 학술회의에서 공개됐다. 싱어 교수는 "두꺼운 빙하가 화산의 '뚜껑' 역할을 하다가, 얼음이 녹으면서 갑작스럽게 내부 압력이 해소돼 분화가 발생할 수 있다"며, "빙하가 사라지자마자 분출 빈도뿐 아니라 용암의 화학 조성에도 뚜렷한 변화가 관측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콜라 병이나 샴페인 병의 뚜껑을 열었을 때와 비슷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빙하기 절정기인 약 1만4000년~2만 년 전, 빙하 아래에 갇힌 마그마는 실리카가 풍부한 결정 구조를 형성하며 기체를 가두었고, 이는 폭발적 분화를 유발하는 요인이 됐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당시의 화산재는 수 킬로미터 상공까지 분출돼 성층권에 도달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연구진은 남극 서부 빙상 아래 존재하는 100개 이상의 화산에도 주목했다. 해당 지역은 이미 해수 온난화로 인해 하부에서 떠받치는 빙붕이 녹고 있으며, 지각에 균열이 있는 화산 지대가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싱어 교수는 "이런 지역에서 빙하가 급격히 사라질 경우, 화산 활동이 빠르게 증가할 수 있다"며 "화산이 빙하 아래에서 분출하면 하부에서 빙하를 녹이며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동연구자인 파블로 모레노 야에거(Pablo Moreno-Yaeger)는 "얼음은 마치 뚜껑처럼 작용해 화산 내부의 마그마 조성을 바꾸고, 빙하가 사라지면 더 폭발적인 분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아이슬란드에서는 1970년대부터 빙하와 화산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으며, 2016~2017년에는 카틀라(Katla) 화산에서 하루 최대 2만 4000톤의 이산화탄소가 분출된 것으로 측정됐다. 이는 아이슬란드 전체 화산 이산화탄소 배출량 추정치를 웃도는 수치다. 또한 해빙으로 인해 방출되는 대규모 담수의 중량은 지각에 수압을 가중시켜 지진 활동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도 나왔다. 2024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댐 수위가 높을 때 지진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듯, 해수면 상승도 지진을 유발할 수 있는 요소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화산학자 데이비드 파일(David Pyle)은 이번 연구에 대해 "기후 변화에 따른 빙하 질량 변화와 화산 활동 사이의 연계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라고 평가했다. 한편, 안데스 화산들의 경우 빙하 해빙 이후 수천 년의 시차를 두고 화산 활동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이런 변화가 즉각적이지는 않다는 점도 강조됐다. 싱어 교수는 "화산 폭발 시점은 예측하기 어렵지만, 해빙이 이어질수록 더 많은 화산이 깨어날 가능성은 분명하다"며 "화산 분출이 다시 얼음을 녹이고, 그로 인해 해수면이 상승하는 '부정적 피드백 루프'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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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52)] "빙하 녹으면 화산 폭발 급증"⋯지구 온난화 '숨은 재앙'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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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중동리스크 고조와 관세정책 불확실성 등 이틀째 상승
- 국제유가는 8일(현지시간) 중동리스크 고조와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 등 영향으로 이틀째 상승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8월물 가격은 0.6%(40센트) 오른 배럴당 68.33달러에 마감됐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0.8%(57센트)오른 배럴당 70.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이 말로만 그치지 않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국제유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장 초반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간 연합체인 OPEC플러스(+)의 8월 증산 계획이 예상보다 크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며 유가가 약세를 보였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고율 관세 부과 예고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부각되면서 반등했다. 미국 정부는 전날 주요 교역국들에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을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등 주요 무역 상대국에 대해 오는 8월 1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해당 시한은 100% 확정된 것이 아니다"며 조정 가능성도 열어뒀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을 선언한 홍해에서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의 무력 도발이 이어진 점도 유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후티 반군은 전날까지 이틀 내리 홍해를 지나는 민간 선박을 공격했다. PVM오일어소시에이츠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관세 리스크 외에도 홍해에서 발생한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 중류 정제품(middle distillates) 시장의 공급 타이트 현상이 유가 하락 압력을 일부 상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여름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원유 수요가 증가할 것이란 분석도 국제유가를 끌어올린 요인으로 꼽힌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7일 미국에서의 디젤연료 재고가 1996년이래 최저수준에 떨어졌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의 정유소의 생산차질이 발생하고 있는데다 주요산유국들로부터 원유공급이 수요에 못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세계 석유제품 생산에서 차지하는 디젤연료 비중이 기존의 평균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디젤 연료의 가격상승이 원유선물 가격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예측으로 이어진 상황이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 1일 기준으로 한 주간 원유 선물 및 옵션의 순매수 포지션을 확대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선임애널리스트는 "OPEC+의 증산발표는 예상된 정도에 그쳐 유가산승 요인이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HSBC는 "여름철 계절적 수요가 감소하기 시작하면 OPEC+의 증산분이 시장에 본격 반영될 것"이라며 "이는 유가에 하방 압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대표적인 안전자산이 국제금값은 달러강세 등에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가격은 0.7%(25.9달러) 내린 온스당 331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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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중동리스크 고조와 관세정책 불확실성 등 이틀째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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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판매 5개월 연속 급증세⋯6월에도 18% ↑
- 중국의 6월 자동차판매가 5개월 연속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 하지만 일부 대형 전기자동차(EV)업체의 수요둔화로 경쟁격화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중국승용차협회(CPCA)는 이날 지난 6월 중국내 자동차판매는 18.6% 급증한 210만대를 기록했다. 판매 증가율은 지난 5월의 13.9%에서 크게 높아졌다. 이에 따라 상반기동안 중국내 자동차판매는 11.2% 상승한 1110만대에 달했다. 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이 전체 판매대수중 52.7%를 차지했다. 6월에는 점유율 증가율이 29.7%, 5월에는 28.2% 각각 기록했다. 다만 EV대기업 비야디(BYD) 판매대수 증가율은 지난 5월(14.1%)보다 떨어진 11%에 그쳤다. BYD와 함께 중국내 상장된 EV제조업체로 유일한 분기 흑자를 올린 리오토(Li Auto·理想汽車)는 5월 16.7% 증가에서 6월에는 24.1% 하락반전했다. 중국당국은 자동차제조업체들에 가격경쟁의 격화를 멈추도록 요구하고 있다. 로이터는 6월말 중국이 지난 2019년 이후에 신차를 중고로 해외에 출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급과잉 우려가 뿌리깊어 자동차판매와 관련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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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판매 5개월 연속 급증세⋯6월에도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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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99)] 52년 만에 최악의 달러 하락⋯美 통화 패권 흔들리나
- 미국 달러화가 올해 상반기 세계 주요 통화 대비 10.7% 하락하며 1973년 이후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닉슨 대통령이 브레튼우즈 체제를 붕괴시킨 해 이후 5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오랜 기간 '안전 자산'으로 통했던 달러가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은 새로운 피난처로 옮겨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책 불확실성, 미국의 막대한 재정적자,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 가능성 등 복합적인 요인이 달러 약세의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B. 라일리 웰스 매니지먼트의 수석 시장전략가 아트 호건은 "거대한 재정적자를 두고도 양당 모두 이를 멈출 의지가 없으며, 동맹국들과의 마찰, 관세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달러에 부정적 촉매가 쌓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고로 브레튼우즈 체제(Bretton Woods system, BWS)는 2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인 1944년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턴우즈에서 열린 44개국이 참가한 연합국 통화 금융 회의에서 탄생된 국제 통화 체제이다. 미국 달러화를 기축 통화로 하는 금환본위제도의 실시해 금 1온스를 35달러로 고정시키고, 그 외에 다른 나라의 통화는 달러에 고정시켰다. 이 협정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부흥개발은행(IBRD)이 설립됐다. 이 체제가 지속되는 동안 제1세계 국가들은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기록적인 고도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1971년 닉슨 쇼크 이후 브레튼우즈 체제는 1973년 초 주요국이 환율을 유동화시킴으로써 금환본위제라는 양대기본 개념이 크게 바뀌었고, IMF 체제는 새로운 국제통화제도로 변모했다. 실제로 달러화는 올해 1월 중순부터 하락세를 보였고, 4월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완화 기대감에 잠시 반등했지만 전반적으로 하락 흐름이 이어졌다. 특히 6월 말 기준, 달러는 2022년 2월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달러 약세 배경으로 NPR은 트럼프는 관세부터 연준과 금리 문제를 두고 부딪히는 등 일련의 혼란스러운 정책과 성명을 반복해, 전 세계 투자자들이 오랫동안 미국에 대해 가졌던 신뢰중 일부를 흔들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트럼프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갈등을 빚은 것은 미국 대통령들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간섭하지 않는다는 전통을 뒤엎는 것으로 큰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국가의 부채는 급증하고 있으며, 지난주 의회에서 통과된 공화당의 거대 법안으로 인해 부채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달러 약세는 미국 주식시장에는 일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들의 매출 중 약 40%가 해외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달러 약세는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통화 패권 약화 가능성은 금융시장 전반에 중장기적인 부담이 될 수 있다. 금과 같은 대체자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각국 중앙은행은 달러 대신 금 비중을 높이기 위해 월평균 24톤의 금을 매입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리서치 애널리스트 로슨 윈더는 "중앙은행들이 준비자산 다변화, 달러 의존도 감소, 인플레이션 및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금을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일부 기관은 달러에 대해 공세적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 리서치 회사 TS 롬바드는 CNBC에 "달러는 여전히 대부분의 환율 지표에서 고평가 상태이며, 미국 행정부의 약달러 지향과 트럼프의 연준 압박은 이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며 달러 약세 전망에 베팅 중이다. 미 연준의 정책 기조 역시 달러 약세를 뒷받침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현실화되면 달러의 매력도는 더 낮아질 수 있다. 다만, 지난해 금리 인하 이후 달러와 미 국채 금리는 오히려 상승한 바 있어 단순한 연준 정책 변화가 달러에 미치는 영향은 예측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월가 일각에서는 달러 하락세가 과도하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토마스 매튜스는 "최근 미국 증시의 강세는 달러 약세가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웰스파고도 "달러는 여전히 글로벌 무역과 금융의 중심 통화로서 법치주의, 시장의 유동성 등 근본적인 장점이 뚜렷하다"며 '달러 패권'이 단기간에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미 재무장관 스콧 베선트 역시 CNBC 인터뷰에서 "현재의 환율 변동은 비정상적인 수준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동시에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달러와 미국 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자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는 방증이다. 하반기 달러 향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기술적으로 과매도 국면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미국의 거시경제 상황과 정치 리스크, 글로벌 탈달러화 흐름이 교차하면서 달러에 대한 신뢰도는 시험대에 올랐다. '달러 약세 시대'의 시작일지, 일시적 조정일지는 이제 시장이 판단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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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99)] 52년 만에 최악의 달러 하락⋯美 통화 패권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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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전문가 93% "한은, 7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시장 금리 기대는 하락 쪽
-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 대다수가 오는 10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 회복 지연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과 대외 변수 등 불확실성이 맞물리며 통화 당국이 현행 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8일 금융투자협회는 '2025년 8월 채권시장지표(BMSI)'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응답자 100명 가운데 93명이 7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조사(62%)에 비해 31%포인트(p) 상승한 수치다. 이번 조사는 6월 27일부터 7월 2일까지 채권 보유 및 운용 관련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50% 수준이다. 금투협은 "경기 반등이 더딘 가운데 부동산 시장 불안정,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 등 복합 요인이 작용하면서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전망이 크게 늘었다"고 분석했다. 시장금리 전망에 대한 채권 시장 심리는 다소 개선됐다. 8월 시장금리에 대해 응답자의 42%가 하락을 점쳤으며, 이는 전달의 33%에서 9%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반면 금리 상승을 예상한 응답자는 4%로, 전월 대비 7%포인트 줄었다. 금투협은 "외국인의 채권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국내 경기 회복세가 지연되면서 시장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물가 및 환율과 관련한 심리 지수는 악화됐다. 물가 심리 지수는 86.0으로 전월(89.0) 대비 낮아졌고, 환율 심리 지수도 123.0으로 전월의 149.0보다 하락했다. 이에 대해 금투협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하고,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돼 달러 강세 전망이 우세해졌다”며 “이에 따라 환율 하락을 예상한 응답은 줄고 상승 응답이 증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한 종합 BMSI는 105.8을 기록하며 전월(99.7) 대비 6.1포인트 상승했다. BMSI가 100을 넘으면 채권시장 심리가 긍정적임을, 100 미만이면 부정적임을 뜻한다. 금투협은 "외국인의 순매수 지속, 중동 리스크 완화에 따른 국제유가 안정 기대 등 요인이 복합 작용하면서 8월 채권시장 심리는 전반적으로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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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전문가 93% "한은, 7월 기준금리 동결 전망"⋯시장 금리 기대는 하락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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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트럼프 관세 폭탄에 1%⋯테슬라 7%↓ 동반 급락
-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폭탄'에 직격탄을 맞으며 급락했다. 지난주 사상 최고치 경신 랠리를 구가하던 시장의 낙관론은 하루아침에 불안감으로 뒤바뀌었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4%(422.17포인트) 내린 44,406.36으로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0.79%, 0.91% 하락하며 6월 중순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3.44 대 1의 비율로 압도했고, 전체 거래량 역시 최근 평균을 밑돌아 위축된 투자 심리를 방증했다. 이번 하락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7개국에 8월 1일부터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것이 결정타가 됐다. 그는 이어 브릭스(BRICS)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국가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며 시장의 공포감을 증폭시켰다. 한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돌발 행동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가 '아메리카당' 창당 의사를 밝히자, 테슬라 주가는 투자자들의 우려 속에 7% 가까이 급락하며 6월 5일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 무역 조치와 기업 오너 리스크의 전개 방향을 주시하며 극도의 경계감에 휩싸인 모습이다. [미니해설] 하루 만에 뒤집힌 월가…'관세·머스크 리스크'는 왜 시장을 흔들었나 불과 지난주까지만 해도 뉴욕증시는 견조한 고용지표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 경신 파티를 벌였다. 경제는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태, 이른바 '골디락스' 서사가 시장을 지배하는 듯했다. 그러나 단 하루 만에 그 열기는 차갑게 식었다. 월요일 시장을 강타한 것은 경제 지표가 아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손가락에서 시작된 '관세의 유령'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한국과 일본에 25%, 남아공에 30%, 미얀마와 라오스에 40% 등 구체적인 관세율을 적시한 서한들을 공개하자 시장은 즉각 얼어붙었다. 유틸리티와 필수소비재 등 방어주를 제외한 9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는 하락 종목이 상승 종목을 3.44 대 1의 비율로, 나스닥에서는 2.74 대 1의 비율로 압도하며 시장의 투매 심리를 여실히 드러냈다. 매뉴라이프 존 핸콕 인베스트먼트의 에밀리 롤랜드 수석 투자 전략가는 "시장은 우리에게 최고조의 관세 위험은 지나갔다고 말하고 있었지만, 관세가 다시 전면에 등장하면서 약간의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순 무역 마찰 넘어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 시장은 트럼프의 '예측 불가능성' 앞에서 길을 잃은 모습이다. 롤랜드 전략가는 "징벌적 관세를 발표했다가 다시 약간 완화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겪어온 패턴"이라며 이번에도 '밀고 당기는 협상'의 일환일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본질적인 불안감은 쉽게 가시지 않는다. 아전트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제드 엘러브룩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관세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할수록 시장은 덜 행복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사상 최고치 수준에서 누리던 낙관론이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서 있었는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관세의 귀환이 더욱 우려스러운 이유는 단순한 무역 마찰을 넘어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는 경고 때문이다. JP모건의 미슬라브 마테이카 전략가는 "관세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앞으로 몇 달 안에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며, 경제 성장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성장은 둔화되지만 동시에 인플레이션은 상승한다는 JP모건의 견해가 여름을 거치며 힘을 얻는다면, 시장의 반등을 멈추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리스크'에 '머스크 리스크'까지 덮쳤다 복잡해진 인플레이션 전망은 금리 정책의 셈법마저 뒤흔들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7월 금리 동결 확률을 95%로 높게 점치면서도, 9월 인하 가능성은 60% 수준으로 보고 있어 정책 불확실성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시장의 또 다른 축을 뒤흔든 것은 '머스크 리스크'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아메리카당' 창당이라는 정치적 폭탄을 터뜨리자 투자자들은 즉각 실망 매물로 화답했다. 테슬라 주가는 하루 만에 7% 가까이 폭락하며 한 달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반응은 단순히 CEO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불만을 넘어선다. 투자자들은 머스크의 행보가 기업 경영의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테슬라의 미래에 불확실성을 더한다고 우려한다. 거시적으로는 '트럼프 리스크'가, 개별 기업 단위에서는 '머스크 리스크'가 시장을 짓누르는 이중고에 처한 형국이다. 안갯속 시장, 높아지는 불확실성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이 예고한 "매우 분주한 며칠"은 이제 막 시작됐다. 이날 거래량은 최근 20거래일 평균에 못 미치는 165억 주 수준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적극적인 대응보다 관망세를 택했음을 시사한다. 여기에 최근 통과된 감세 및 지출 법안이 향후 10년간 재정적자를 3조 달러 이상 부풀릴 것이라는 전망과 맞물려, 미국 경제와 증시는 이제 누구도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성의 안갯속으로 깊숙이 들어서고 있다. 한동안 잊혔던 변동성의 시대가 다시 문을 두드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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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트럼프 관세 폭탄에 1%⋯테슬라 7%↓ 동반 급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