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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AI 고밸류 조정에 하락⋯나스닥 1.3%↓
- 미국 뉴욕증시가 AI(인공지능) 고밸류 조정과 경기 둔화 우려로 하락 마감했다. 6일(현지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96포인트(0.6%) 떨어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8%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 내렸다. 특히 AI 대표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AMD는 6% 급락했고,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오라클은 각각 6%, 2% 떨어졌다. 고평가 논란이 이어지던 기술주 중심의 조정세는 실적 전망 둔화와 맞물리며 시장 전반으로 번졌다. FBB 캐피털 파트너스의 마이크 무시오(Mike Mussio) 사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고 완벽을 전제로 가격이 매겨졌다(so lofty and priced for perfection)"며 "이익을 내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차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불안도 투자심리를 짓눌렀다. 10월 해고 건수는 15만 3000건으로, 9월 대비 세 배, 전년 같은 기간보다 175% 급증했다. 인력 감축 규모로는 22년 만의 최대치다. 정부 셧다운이 37일째 이어지며 주요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되는 점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4.09%로 떨어졌고, 달러화 역시 약세로 돌아섰다. 정책 리스크도 겹쳤다. 미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권한에 대한 합헌 여부를 심리하기 시작하면서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확대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이 무효화된다면 미국에 재앙적(devastating)"이라고 경고했다. 무시오 사장은 "이 상황이 대폭락의 시작이라고 보긴 어렵다(That doesn’t necessarily mean this is the start of a major skid)"며 "정부가 정상화되고 소비가 '정말 죽지 않았다(really not dead)'는 것이 확인된다면 연말 랠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시장에서는 S&P500 구성종목 중 10개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반면, 21개 종목은 52주 최저가를 새로 썼다. 고밸류 기술주의 약세 속에서도 업종별로 온도 차가 뚜렷해지며 종목 간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미니해설] AI 기대의 거품, 현실 점검의 시간 AI 버블에 대한 경계감이 다시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AMD, 팔란티어, 오라클 등 대표 기술주들이 일제히 하락한 것은 단순한 실적 실망이 아니라 시장의 과도한 기대가 현실에 부딪힌 결과다. 무시오 사장은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았고 완벽을 가정했다"며 "매출이 늘더라도 영업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AI 산업의 성장세가 꺾였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수익성과 현금흐름을 더 면밀히 따지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시장이 '무조건 성장주'에 베팅하던 국면에서, 실적의 질을 중시하는 '옥석 가리기'로 전환하고 있는 셈이다. 해고 급증, 소비 위축 신호로 노동시장의 급격한 냉각도 주목된다. 10월 해고 건수가 15만 3000건으로 폭증한 것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기업들이 인공지능 도입과 비용 절감을 이유로 인력을 줄이면서 경기 전반에 부담을 주고 있다. 무시오 사장은 "정부 통계 외 민간 데이터만 봐도 상황이 낙관적이지 않다(that’s not super rosy)"며 "시장 약세를 예고하는 신호가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 둔화 우려가 본격화되면 4분기 기업 실적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소비·고용·생산 관련 공식 통계가 제때 공개되지 않는 점은 불확실성을 더 키우고 있다. 관세 논란과 금리 하락, 이중 불안 정책 불확실성도 시장을 짓누른다. 대법원의 관세권한 심리로 향후 무역정책 방향이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패소 시 경제적 타격이 클 것"이라고 밝히면서 관세정책에 대한 논란은 시장 불안을 자극했다. 금리 시장 역시 이를 반영하고 있다. 10년물 미 국채금리가 4.09%로 하락하며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됐고, 달러 약세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자금 이동이 빨라지고 있다. '옥석 가리기' 본격화…연말 랠리 조건은 시장 하락이 곧 장기 약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무시오 사장은 "정부가 정상화되고 소비가 회복된다면 연말 랠리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S&P500 내에서도 10개 종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21개 종목은 연중 최저가를 경신했다. 이는 시장이 고밸류 기술주 중심의 단일 랠리에서 벗어나 실적과 펀더멘털 중심의 선별 장세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뉴욕증시는 지금 'AI 환상 이후의 현실'을 통과하고 있다. 시장은 고평가된 기대를 수정하고, 진짜 이익을 내는 기업을 중심으로 균형을 찾아가는 과정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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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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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AI 고밸류 조정에 하락⋯나스닥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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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9)] 태평양 지각판 '셀프 파열' 현장 첫 관측⋯美 대학 공동 연구팀, 섭입대 종말 단계 규명
- 태평양 북서부 해역, 지구의 거대한 엔진 가운데 하나인 섭입대(Subduction Zone)가 장엄한 종말 단계에 들어섰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LSU)와 컬럼비아 대학교 연구팀은 첨단 캐스캐디아 탄성파 영상을 통해 후안 데푸카판(Juan de Fuca Plate)이 스스로 찢어지며 맨틀과의 연결을 서서히 잃어가는 현장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명확하게 관측했다. 이는 수백만 년에 걸쳐 진행되는 지질학적 과정의 마지막 장을 연 획기적인 발견이며, 태평양 북서부 지역의 지진 및 쓰나미 위험 모델을 다듬을 결정적인 실마리를 제공한다. 섭입대의 '수명 종결', 수십 년간 이론에서 현실로 지구의 지각은 하나의 거대한 덩어리가 아니라 여러 개의 퍼즐 조각처럼 이어진 지각판(Tectonic Plates)으로 덮여있다. 이 판들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충돌하는데, 지각판 두 개가 충돌할 때 한 판이 다른 판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가는 현상을 섭입이라 하며, 이 경계를 섭입대라고 부른다. 섭입대 주변은 지진, 화산 활동 등 강력한 지질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곳으로 알려졌다. 지질학자들은 수십 년간 섭입대가 어떻게 생명을 다하는지에 대해 이론으로만 논해왔으나, 그 종말 단계가 실제로 포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견은 루이지애나 주립대의 지구 물리학자 브랜든 슉(Brandon Shuck)과 컬럼비아 대학교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의 수잔 카보트(Suzanne Carbotte)가 이끈 새로운 탄성파 반사 영상 조사로 이루어졌다. 이 조사는 마치 책의 겉표지처럼 쌓여 있는 지각판의 페이지를 한 장씩 벗겨내, 캐스캐디아 섭입대 북단에서 지각판 경계가 무너지는 과정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 75km 대형 단층 포착⋯'단계적 탈선'의 과학적 증거 연구팀은 2021년 라몬트-도허티 지구관측소의 연구선 '마커스 G. 랑세스(Marcus G. Langseth)'호를 이용한 캐스캐디아 탄성파 영상 실험(CASIE21)을 수행했다. 카보트 박사가 이끈 팀은 15km(9.3마일) 길이의 수중 수신기 배열을 끌면서 통제된 음파 펄스를 지각으로 발사했다. 이 결과 수천 미터 지하의 단면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이미지들을 만들었으며, 밴쿠버섬 해역 아래에서 후안 데푸카판이 북아메리카판 아래로 굽어지면서 단층, 습곡, 그리고 깊은 구조 파열을 일으키는 모습이 전례 없이 상세하게 지도화됐다. 선박 실험으로 해저에서 음파를 반사시키고, 지진으로 발생한 음파(acoustic waves)가 지구 내부를 관통하며 반향하는 원리를 활용했다. 이는 마치 행성 전체를 초음파로 찍는 것과 같다. 특히 익스플로러판을 파괴하는 길이가 무려 75km(47마일)에 달하는 대형 단층이 발견되었으며, 이는 판이 파열 직전의 상태에 놓여 있음을 증명한다. "이것은 섭입대가 죽어가는 순간을 포착한 최초의 명확한 그림이다"라고 슉 박사는 밝혔다. 그는 "판이 한 번에 완전히 멈추는 대신, 조각조각 찢어지면서 더 작은 미소판(Microplates)과 새로운 경계를 만들고 있다"며, "따라서 큰 사고라기보다는, 기차가 객차 하나씩 서서히 탈선하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단계적 파열은 기존 지질학 이론과 현장 지질학적 움직임 사이의 간극을 좁힌다. 고대의 지각 엔진이 멈출 때 지각 경계가 어떻게 스스로 모양을 바꾸는지 보여주며, 산맥, 화산호, 심지어 대륙의 진화 과정까지 추적하는 데 핵심적인 통찰을 제공한다. 판이 스스로 파열되면 아래로 당기는 무게가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섭입판의 하강 운동이 서서히 멈춘다. 이 과정이 섭입대 전체의 소멸로 이어진다. 지질 기록과 일치하는 '점진적 파괴'의 증거 슉 박사는 이 과정이 "한 번에 한 단계씩 진행되는 점진적인 파괴"이며, "화산암의 연대가 이러한 단계별 파열을 반영하는 순서로 젊어지거나 늙어지는" 지질 기록과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인 카보트 박사는 지질학자들이 판의 수명과 죽음에 대한 기존 이론을 확인하거나 거부할 증거를 오랫동안 기다려왔다고 언급하며, "이러한 과정이 작동하는 명확한 그림을 이전에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새로운 발견은 지구를 형성하는 지각판의 생애 주기를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덧붙였다. 이 발견은 수백만 년에 걸쳐 진행되는 지질학적 현상이라, 앞으로 태평양 북서부 연안 주민들이 걱정할 정도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섭입대가 약해지고 조각날 수 있다는 지식은 지질학자들이 지진과 쓰나미 같은 재해 모델을 고치는 데 큰 변화를 가져온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내부의 파열 구조를 따라 앞으로의 지진이 터져 나올 가능성이 있는지, 아니면 이러한 구조가 지진 에너지가 퍼질 때 그 경로를 조종할 수 있는지 연구할 계획이다. 이러한 결과는 구조적 복잡성이 지진 파열 경로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위험 모델의 정확도를 높이는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연구는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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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9)] 태평양 지각판 '셀프 파열' 현장 첫 관측⋯美 대학 공동 연구팀, 섭입대 종말 단계 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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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트럼프 관세 위헌 논란에 상승⋯AI 반등·산업주 강세
-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의 '트럼프 관세' 심리에서 회의적인 기류가 감지되자 동반 상승했다. 전날 약세였던 인공지능(AI) 관련주도 반등해 지수 상승을 거들었다. 다우지수는 312포인트(0.7%) 올랐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0.8%, 나스닥은 1.2% 상승했다.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관세의 적법성을 놓고 구두변론을 진행했으며, 보수·진보 성향을 막론한 일부 대법관이 광범위한 관세의 법적 근거를 따져 묻는 질문을 던졌다. 예측시장에서는 관세 유지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정황이 나타났다. 칼시(Kalshi)에서 '관세 유지' 확률이 심리 전 약 50%에서 30% 수준으로 하락했고, 폴리마켓(Polymarket)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관세 민감주로 분류되는 포드와 GM이 각각 3% 올랐고 캐터필러는 4% 상승했다. AI 종목도 회복했다. AMD는 3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며 3% 상승했고 브로드컴은 약 2%, 마이크론은 9% 올랐다. 전날 약세였던 엔비디아와 오라클도 반등했다. 필 블랑카토 오자이크 최고전략가는 CNBC에서 "AI 거래는 과열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여전히 시장의 핵심 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한 고용지표는 침체 국면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ADP 민간고용과 ISM 서비스 지수가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오며 미국 경기의 견조함이 재확인됐고, 10년물 국채금리는 4.15%대에서 소폭 상승했다. [미니해설] 트럼프 관세 회의론에 '완화 랠리' 기대…AI 반등과 경기 신호가 맞물리다 이번 반등의 1차 동인은 관세 이슈였다.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근거로 부과한 광범위한 관세의 합법성을 따졌다. 보수·진보 성향 대법관이 모두 집행 권한의 범위를 집중적으로 물으며 행정부 재량의 한계를 점검했다는 점이 시장 심리에 영향을 줬다. 배런스에 따르면 지수는 현지시간 오전 10시 21분을 전후해 상승 탄력이 붙었다고 전했다. 예측시장은 이를 빠르게 가격에 반영했다. 칼시에서 '관세 유지' 베팅 확률이 심리 전 약 50%에서 30% 수준으로 하락했고, 폴리마켓에서도 유사한 변동이 확인됐다. 관세 민감도가 높은 산업·소비재 종목이 강세를 보였고, 포드·GM이 3% 내외, 캐터필러가 4% 상승했다. 법원의 최종 판단은 남아 있지만, 관세 강도 완화 가능성이 점쳐지며 공급망 불확실성 축소 기대가 확대됐다. AI 주가의 기술적 반등…"선별적 접근" 요구 AI 관련주는 하루 만에 톤이 바뀌었다. 전날 팔란티어와 슈퍼마이크로디바이스가 실적 변수로 하락하며 밸류에이션 부담 논란이 재점화됐지만, 이날은 AMD의 실적 서프라이즈가 심리를 되돌렸다. AMD가 3% 오르고 브로드컴(약 2%)·마이크론(9%)이 뒤를 이었으며, 엔비디아와 오라클도 손실을 회복했다. 필 블랑카토 오자이크 최고전략가는 CNBC에서 "AI 거래는 과열로 숨이 찼지만 여전히 시장의 중심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승자와 패자가 갈리는 국면에서 선택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만큼 단일 테마 추종보다 실적과 수익성 개선이 확인되는 종목에 대한 선별이 요구된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고용·서비스 지표 개선…침체 신호와는 거리 거시지표는 위험자산에 우호적인 그림을 보탰다. ADP 민간고용은 시장 예상보다 견조했고 ISM 서비스 지수는 8개월 만의 최고 수준인 52.4로 집계됐다. 블랑카토는 "강한 고용지표는 침체 환경과 거리가 있다. 현재 미국 경제의 탄탄함을 보여주는 강세 신호"라고 평가했다(CNBC). 지표 개선은 기업 실적의 방어력을 뒷받침하는 재료로 인식됐다. 금리·달러 상승과 밸류에이션 부담…상단은 무거운 구간 지표 호조는 채권시장에는 역풍이 됐다. 배런스에 따르면 10년물 국채금리는 4.15%를 상향 돌파했고, 달러는 5개월 만의 고점을 기록했다. 12월 연준의 추가 인하 기대는 일부 되돌려졌다. 금 가격은 온스당 3,990달러대로 재상승하며 4,000달러 재탈환을 앞뒀다. 주식시장은 관세 완화 기대와 AI 반등, 경기 신호 개선이라는 세 가지 동력을 얻었지만, 밸류에이션 부담과 금리 변수는 여전히 상단을 누르는 요인으로 남는다. 블랑카토는 "밸류에이션이 높아 단기 상방이 열려 있지는 않다"는 취지로 언급하며, 뚜렷한 촉발 요인이 부재한 구간의 '선별적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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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트럼프 관세 위헌 논란에 상승⋯AI 반등·산업주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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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20)] 비트코인 4개월여만 10만달러 붕괴⋯고점대비 20% 급락
- 가상화폐 시총 1위 비트코인이 결국 10만달러선 밑으로 떨어졌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전날보다 6.28% 급락한 9만9969달러를 기록, 10만달러가 붕괴했다. 비트코인 10만달러가 붕괴한 것은 지난 6월 이후 처음이다. 이로써 비트코인은 전고점(12만6000달러) 대비 20% 이상 급락했다. 이날 비트코인 10만달러가 붕괴한 것은 월가에서 리스크 회피 현상이 발생한 가운데, 팔란티어 발 고평가 우려로 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한 때문이다. 또 셧다운이 최장기를 향해 가고 있는 것도 암호화폐 급락을 불러일으킨 주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다른 암호화폐도 일제히 급락했다. 시총 2위 이더리움은 12.39% 폭락한 3162달러에 거래됐다. 시총 4위 리플은 8.22% 급락한 2.13달러를, 시총 5위 바이낸스 코인은 8.73% 급락한 904달러를, 시총 6위 솔라나는 8.83% 급락한 151달러를 각각 기록했다. 전날에도 월가에서 리스크 회피 현상이 발생하며 암호화폐는 비트코인이 3%, 리플이 5% 하락하는 등 일제히 하락했다. 오늘은 낙폭을 더욱 늘리고 있다. 3주전 가상자산 사상 최대 청산으로 레버리지거래의 대규모 포지션이 해소돼 영향이 여전이 미치고 있는데다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가상화폐의 매수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와 함께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디지털자산 보유 기업들의 가상화폐 매도전환 우려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펀드스트랫의 디지털 자산 책임자인 숀 파렐은 "고래(거액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가상화폐를 대거 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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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 워치(120)] 비트코인 4개월여만 10만달러 붕괴⋯고점대비 20%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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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05)] 케블라보다 강한 방탄섬유 개발⋯탄소나노튜브 결합 '초고강도 신소재' 등장
- 수십년 간 방탄복과 장갑차의 핵심 소재로 사용돼 온 케블라(Kevlar) 보다 더 강하고 유연한 소재가 개발됐다. 중국 베이징대 진장(靳章) 교수 연구팀이 케블라보다 강하고 유연하며, 총탄 저지 능력이 월등한 복합 신소재 섬유를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초고강도 아라미드 복합섬유'는 기존 케블라에 사용되는 방향족 폴리아미드(아미드) 구조에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tube)를 결합한 형태다. 연구팀은 이 두 소재를 단순히 혼합하는 대신 고분자 사슬과 탄소나노튜브를 직선적이고 평행하게 정렬시키는 '다단 신장(stretching)' 공정을 적용해 결합력을 극대화했다. 이 정렬 구조 덕분에 충격 시 섬유 내부 사슬이 미끄러지지 않아 훨씬 많은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초고강도와 초고인성을 동시에 구현한 아라미드 섬유 제작의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며 "섬유 내 분자 정렬과 나노 결합 구조가 강도 향상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해당 연구는 국제 학술지 매터(Matter)에 게재됐다. 연구 내용은 웹사이트 PHYS와 과학기술 전문매체 뉴사이언티스트 등이 다루었다. 실험 결과, 새 소재의 '동적 강도(dynamic strength)'는 기존 아라미드 섬유보다 현저히 높았으며, 에너지 흡수 능력은 706.1메가줄/㎥로 기존 최고 기록을 두 배 이상 뛰어넘었다. 특히 두께 1.8mm의 이 섬유 시트는 총탄을 막아낼 만큼의 높은 방호력을 보였으며, 동일 두께의 케블라 섬유보다 약 3배 더 강한 것으로 평가됐다. 향후 방탄복, 헬멧, 군요 차량은 물론 항공우주용 보호소재로의 응용 가능성이 높다고 연구팀은 전망했다. 한편, 케블라는 1973년 미국 듀폰(DuPont)사가 아라미드 섬유의 상용화에 성공해 개발한 내열성 합성섬유다. 강철보다 5배 강한 인장력을 지녀 수십 년간 방호용 섬유의 표준으로 사용돼 왔다. 아라미드(Aramid)는 미국 듀폰의 케블라, 일본 테이진(帝人)의 트와론, 한국 코오롱의 헤라크론 등 소수의 기업만이 독점기술을 보유한 기술집약적 소재다. 현존하는 섬유 중 가장 강한 소재인 아라미드는 섭씨 500도(℃)에도 연소되지 않는 뛰어난 내열성과 화학약품에 대한 내약품성을 지닌다. 그러나 섬유를 더 강하게 만들면 취성이 커지는 한계가 있어 '강도와 인성의 동시 확보'는 오랜 숙제로 남아 있었다. 이번 연구는 그 난제를 해결한 것으로 평가된다. 과학계는 이번 성과가 "케블라 이후 50년 만의 혁신"이라며, 초경량·초내구 방호소재 시대의 개막을 예고했다. ◇ 참고 문헌: Jiajun Luo 외, 동적 강도 최대 10 GPa 및 동적 인성 최대 700 MJ m−3를 갖는 아라미드 섬유, Matter (2025). DOI: 10.1016/j.matt.2025.1024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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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205)] 케블라보다 강한 방탄섬유 개발⋯탄소나노튜브 결합 '초고강도 신소재'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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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테슬라, 10월 유럽 EV판매대수 급감⋯테슬라 독점체제 와해(?)
- 미국 전기자동차(EV) 대기업 테슬라가 지난 10월 유럽에서 판매한 EV대수가 스페인과 네덜란드 등 유럽의 많은 국가들에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테슬라의 유럽 판매대수는 지난 9월 프랑스, 덴마크, 노르웨이, 스페인 등에서 증가했지만 한 달 만에 감소로 급전했다. 테슬라의 유럽국가별 판매대수는 지난해 10월과 비교해 스웨덴 89%, 덴마크 86%, 노르웨이 50%, 네덜란드 48%, 스페인 31% 각각 급감했다. 스웨덴의 판매대수는 겨우 133대에 그쳤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저소즉층과 중산층을 위한 새로운 EV 인센티브 프로그램 덕분에 2개월 연속으로 소폭 증가했다. 또한 유럽 자동차업계 전체로는 완전 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대수는 119% 급증했다. 기존 자동차 제조업체와 중국 경쟁자동차업체가 연이어 신종모델을 투입하는 가운데 모델 라인업 진부화 등에 테슬라의 9월까지 유럽 판매대수는 지난해와 비교해 28.5% 줄었다. 전기자동차 전문매체 일렉트렉 유럽에서 테슬라가 겪는 문제는 크게 두 가지라면서 일론 머스크로 인한 브랜드 이미지 훼손과 경쟁이라고 짚었다. 영국의 전기차 전문 미디어 웹사이트 일렉트리파잉닷컴의 지니 버클리 최고경영자(CEO)는 "기존의 EV 제조업체와 중국 신규참여기업들의 신종 모델 유입에 따라 자동차 구입자들에게는 지금까지 이상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면서 "테슬라는 더이상 시장을 독점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같은 사실이 유럽에서의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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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테슬라, 10월 유럽 EV판매대수 급감⋯테슬라 독점체제 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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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8)] MIT, '초소형 분자 실험실'로 원자핵 내부 첫 탐사 성공
- 우주가 텅 비어있지 않은 것은 기적에 가깝다. 138억 년 전 빅뱅(Big Bang) 직후, 세상은 물질과 그 거울상인 반물질로 똑같이 나뉘어 있었다. 이 둘은 만나면 빛을 내며 쌍소멸(雙消滅)하는 운명이었다. 만약 이론대로 이들이 완벽한 대칭을 이뤘다면, 우주는 텅 빈 빛으로만 가득 찼어야 한다. 하지만 '무언가'가 그 균형을 깼고, 물질만 남아 지금의 우주와 우리가 존재하게 됐다. 현대 물리학의 가장 큰 수수께끼인 이 '대칭 위반'의 증거를 찾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 연구진이 원자핵 내부의 비밀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획기적인 길을 열었다. 이는 원자 자신의 전자를 '소통 수단(communicator)'으로 활용하는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입자 가속기 대신, 분자(molecule) 자체를 '초소형 정밀 실험실'로 활용하는 새로운 기술이다. 연구팀은 이 방법을 통해 원자 자신의 전자가 핵 내부를 탐사하고 그 정보를 밖으로 가져오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 핵물리학 분야의 중대한 진전이라는 평가다. 현대 물리학의 근간인 '표준 모형(Standard Model)'은 물리학자들이 가진 '우주 규칙서'에 비유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규칙서의 첫 장부터 '왜 물질만 남았는지'를 설명하지 못하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는 셈이다. 과학자들은 이 완벽해야 할 저울을 한쪽(물질)으로 기울게 한 '보이지 않는 손', 즉 '기본 대칭 위반(violation of fundamental symmetries)'의 추가 근원을 찾고 있다. 그리고 그 강력한 증거가 특정 원자의 핵 내부에 숨어있을 것으로 추정해왔다. 문제는 원자핵 내부를 정밀하게 관측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이 미시 세계를 탐구하기 위해 인류는 수 킬로미터에 걸쳐 퍼져 있는 거대한 '입자 가속기'에 의존해왔다. 입자 가속기는 전자나 양성자 같은 입자들을 빛에 가까운 속도로 가속시켜 목표물인 원자핵에 강력하게 충돌시킨다. 이 충격으로 원자핵이 산산조각 날 때 나오는 파편들을 분석해 내부 구조를 역추적하는 방식이다. 거대 가속기 대체할 '분자 실험실' 그러나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대(MIT) 연구팀은 이러한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접근법을 택했다. 연구팀은 지난 10월 23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논문에서, 원자핵을 부수는 대신 '분자' 환경을 이용해 원자핵 내부를 '탐색'하는 방법을 고안했다. 이는 분자 중심의 접근법을 사용하여 핵 구조를 직접 탐사하는 더 접근하기 쉬운 방법이다. 연구팀이 사용한 물질은 '플루오린화 라듐(Radium monofluoride, RaF)'이라는 특수 분자다. 연구팀은 라듐(Radium) 원자와 플루오린(Fluorine) 원자를 화학적으로 결합시켰다. 연구팀은 이 분자 구조 내에서 라듐 원자 궤도를 도는 전자의 에너지 수준을 세심하게 측정했다. 이 설정은 사실상 소형 입자 충돌기를 모방한 것으로, 전자를 가두고 전자가 때때로 핵을 뚫고 들어가 그 구성 요소와 상호작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핵심은 원자가 분자라는 더 큰 구조물 내부에 갇히면, 그 궤도를 도는 전자들 역시 분자 내부의 강력한 전기장으로부터 막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실비우-마리안 우드레스쿠 박사는 "이 방사성 원자(라듐)를 분자 내부에 넣으면, 그 전자가 경험하는 내부 전기장은 우리가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생성하고 적용할 수 있는 전기장보다 몇 차수나 더 크다"라며 "이 구성은 어떤 면에서 분자가 거대한 입자 충돌기처럼 작동하여 라듐의 핵을 탐사할 더 나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 강력한 내부 전기장은 라듐 원자의 전자들을 사실상 '압착'시키는 효과를 낸다. 이렇게 행동반경이 좁아진 전자들은 원자핵 주변을 맴돌다가, 핵 내부로 잠시 '스며들어갈' 확률이 극적으로 높아진다. 핵 정보 빼내 온 '전령 전자' 연구팀은 이렇게 생성한 플루오린화 라듐 분자를 포획해 냉각시킨 뒤, 진공 챔버를 통해 조심스럽게 이동시키며 분자와 상호작용하도록 맞춤 제작한 레이저 빛을 쏘였다. 이 레이저를 통해 라듐 전자의 에너지 상태를 정밀하게 측정한 결과, 예상치와 미세한 '에너지 변화(shift)'가 있음을 감지했다. 이 에너지 변화는 비록 분자를 들뜬 상태로 만드는 데 사용된 레이저 광자 에너지의 약 100만분의 1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미미했다. 그러나 이 '미묘한 불일치'야말로, 전자가 핵 외부가 아닌 '핵 내부'로 분명히 진입했으며, 그 안의 양성자 및 중성자들과 상호작용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됐다. 핵을 방문하고 빠져나온 전자가 핵 내부의 중요 정보를 전달하는 에너지 변화를 회수하여 외부 세계로 전달하는 '전령(messenger)'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다. 논문의 제1 저자인 셰인 윌킨스 박사는 "우리는 핵과 핵 외부 전자 간의 상호작용이 어떤 모습인지 이미 알고 있다"라며 "이 전자 에너지를 매우 정밀하게 측정했을 때, 전자가 핵 외부에서만 상호작용한다고 가정한 예상치와 정확히 일치하지 않았다. 이는 그 차이가 반드시 핵 내부에서의 전자 상호작용 때문임을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우주 비밀의 열쇠, '배 모양' 라듐 핵 그렇다면 연구팀은 왜 수많은 원소 중에 하필 '라듐'을 선택했을까? 대부분의 원자핵은 완벽한 '공 모양'이라 대칭이 깨진 신호를 찾기 어렵다. 하지만 라듐의 핵은 럭비공처럼 한쪽이 더 불룩한 비대칭 '배(pear) 모양'을 하고 있다. 이론가들은 바로 이 독특한 기하학적 구조가, 우리가 찾고 있는 미세한 '대칭 위반' 신호를 수백 배 이상 '증폭'시켜 관측 가능한 수준으로 만들어줄 특별한 실험실이라고 예측해왔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로널드 페르난도 가르시아 루이스 MIT 부교수는 "라듐 핵은 전하와 질량이 비대칭이라는 매우 이례적인 특성 때문에, 이러한 대칭성 깨짐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그의 연구 그룹은 이 라듐 핵에서 대칭 위반의 징후를 찾기 위한 방법 개발에 주력해왔다. 물론 라듐 핵을 탐사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른다. 라듐은 자연 방사성 원소이며 반감기(수명)가 짧다. 연구팀은 플루오린화 라듐을 소량만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에, 관련 상호작용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극도로 민감한 측정 기술이 필수였다. "핵 내부 지도 그릴 것"…물질-반물질 수수께끼 풀린다 이번 성공으로 연구팀은 원자핵 내부의 '자기 분포(magnetic distribution)'를 측정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원자핵 속의 양성자와 중성자는 각각 작은 자석처럼 행동하는데, 이 자석들의 방향이 핵 내부의 공간 배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어떻게 정렬되어 있는지) 상세히 규명할 수 있게 됐다. 가르시아 루이스 교수는 "우리는 이제 핵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증거를 가졌다"라며 "이는 배터리의 전기장을 측정하는 것과 같다. 사람들은 배터리 외부의 전기장은 측정할 수 있지만, 배터리 내부를 측정하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그것"이라고 이번 성과의 의미를 비유했다. 연구팀의 다음 목표는 핵 내부의 힘 분포를 매핑하기 위해, 이 플루오린화 라듐 분자들을 더 낮은 온도로 냉각시키고, '배 모양' 핵의 방향을 원하는 대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을 확립하는 것이다. 현재는 분자 속의 라듐 핵이 무작위 방향으로 있지만, 그 방향을 통제할 수 있으면 더 정밀한 측정으로 핵 내부의 힘 분포를 상세히 규명하고, 마침내 우주론의 난제인 기본 대칭 위반의 증거를 탐색할 수 있다. 가르시아 루이스 교수는 "라듐 함유 분자는 자연의 기본 대칭 위반을 탐색하는 데 매우 민감한 시스템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며 "(우리는) 이제 그 탐색을 수행할 방법을 가졌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 새로운 방법으로 라듐의 특성을 더 탐구하여, 우리 우주의 구조에 대한 새로운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연구는 미국 에너지부(U.S. Department of Energy)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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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커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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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처 Eyes(108)] MIT, '초소형 분자 실험실'로 원자핵 내부 첫 탐사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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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 One UI 8 업데이트 후 배터리 소모 급증⋯"사용자 습관 탓" 해명 논란
-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운영체제 '원 UI 8(One UI 8)' 정식 버전이 배포된 이후 일부 기기에서 급격한 배터리 소모와 성능 저하 문제가 보고되면서 사용자 불만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은 원인을 파악 중이라며 "모든 사례가 업데이트 탓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스페인 IT 전문매체 삼성매거진은 29일(현지시간) "일부 사용자는 업데이트 이후 아무 문제가 없지만, 상당수 사용자는 배터리 소모가 비정상적으로 빨라지고 기기 속도가 느려졌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갤럭시 스마트폰뿐 아니라 갤럭시 워치 시리즈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처음 제기된 것은 원 UI 8이 9월 정식 배포된 직후다. 삼성전자 커뮤니티 포럼과 해외 기술지원 사이트에는 "하루 두세 번 충전을 해야 한다", "배터리 잔량이 20%에서 갑자기 꺼진다"는 등의 불만 글이 잇따랐다. 삼성은 초기에는 별다른 대응을 내놓지 않았으나, 갤럭시 S22 시리즈의 긴급 복구용 업데이트를 배포한 뒤에야 본격적인 원인 분석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One UI 8 일부 시리즈에 대한 업데이트 배포를 일시 중단하고 수정 버전을 순차적으로 배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개발진은 "일부 단말기에서 예상치 못한 전력 소모 패턴이 확인됐다"며 세부 원인 분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삼성 측은 이번 배터리 소모 문제가 소프트웨어 결함뿐 아니라 사용자 환경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회사 관계자는 "One UI 8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앱 업데이트, 백그라운드 프로세스, 사용자 습관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완전한 해결책이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문제를 겪는 사용자들에게 '삼성 멤버스(Samsung Members)'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로그 파일을 첨부한 오류 보고서를 제출해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임시 대응책은 "배터리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자동 동기화 및 위치 서비스를 최소화하며, 필요 시 더 자주 충전하는 방법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One UI 7 당시에도 비슷한 배터리 관련 문제를 겪었던 점을 지적하며, "내부 테스트 강화와 배포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업데이트 품질 논란이 브랜드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편, 삼성은 향후 소프트웨어 최적화와 안정화 업데이트를 통해 해당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커뮤니티 내 사용자들은 "명확한 원인과 일정이 제시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고성능·고해상도 중심의 최신 스마트폰 환경에서는 운영체제 업데이트가 배터리 효율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단순한 일시적 오류가 아닌 전력관리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이번 사안을 계기로 삼성의 소프트웨어 품질 관리 체계와 글로벌 업데이트 전략에 대한 점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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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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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삼성 One UI 8 업데이트 후 배터리 소모 급증⋯"사용자 습관 탓" 해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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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2조 돌파⋯사상 최대 매출 달성
- 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3분기 사상 최대 매출과 12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30일 공시에서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이 12조1천6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5%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86조617억원으로 8.8% 늘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순이익은 12조2257억원으로 21% 증가했다. 반도체(DS) 부문은 매출 33조1000억원, 영업이익 7조원으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HBM3E, DDR5, 서버용 SSD 수요가 급증하며 메모리 매출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HBM3E를 전 고객사에 공급 중이며, 차세대 HBM4 샘플을 모든 고객사에 출하했다고 밝혔다. 스마트폰과 가전 부문이 포함된 DX 부문은 매출 48조4000억원, 영업이익 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미니해설] 반도체 'HBM3E 효과'…영업이익 7조원 돌파 삼성전자가 3분기 'AI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훈풍을 타고 86조원대의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12조원을 넘어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돌며 반도체 중심의 실적 반등세를 확고히 했다. 3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86조617억원, 영업이익은 12조16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8%, 32.5% 증가한 수치로, 시장 전망치(10조4832억원)를 16% 이상 상회했다. 순이익은 12조2257억원으로 21% 늘었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단연 반도체(DS) 부문이다. DS 부문은 매출 33조1000억원, 영업이익 7조원을 기록했다. 특히 HBM3E와 DDR5, 서버용 SSD 등 고부가 메모리 제품군이 AI 데이터센터 수요 확대에 힘입어 매출을 끌어올렸다. 삼성전자는 HBM3E 제품을 모든 주요 고객사에 양산·공급 중이며, 차세대 HBM4 샘플도 요청 고객사 전원에게 출하했다고 밝혔다. 이는 내년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 '루빈(Rubin)'에 탑재될 핵심 메모리 시장 선점 포석으로 해석된다. 3분기 DS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크게 개선됐다. 제품 가격 상승과 함께 지난 분기 발생했던 재고 관련 일회성 비용이 사라진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에도 AI 및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HBM3E·DDR5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DX 부문, 폴더블과 플래그십 스마트폰이 견조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매출 48조4천억원, 영업이익 3조5천억원을 기록했다. 신형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7'의 판매 호조와 프리미엄 스마트폰 라인업의 견조한 수요가 실적을 뒷받침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 부문은 Neo QLED와 OLED 등 고급 TV 판매가 안정세를 보였지만, 글로벌 TV 시장 침체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일부 둔화됐다. 생활가전 부문은 계절적 비수기와 미국의 관세 영향으로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한편 하만(Harman) 부문은 소비자용 오디오 판매 호조와 차량용 전장 사업 성장으로 매출 4조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파운드리·디스플레이도 회복세 시스템LSI 사업부는 프리미엄 고객사 중심으로 시스템온칩(SoC)을 안정적으로 공급했으나 시장 전반의 재고 조정으로 성장은 제한됐다. 반면 파운드리는 첨단공정 중심의 수주 확대에 힘입어 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디스플레이 부문은 중소형 OLED 중심의 수요 확대 덕분에 매출 8조1000억원, 영업이익 1조2000억원을 거두며 양호한 성적을 냈다. "AI 시대, 반도체 전 부문 새 기회 열려" 삼성전자는 AI 산업 성장세에 따라 반도체와 세트 사업 모두에서 새로운 시장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D램은 AI·서버 수요에 대응해 고용량 DDR5와 HBM3E 판매를 확대하고, 시스템LSI는 고성능 SoC와 이미지센서 수요 확대를 추진한다. 파운드리 부문은 내년 2나노 공정 양산을 본격화하고, 2026년 미국 텍사스 테일러 신공장 가동을 예고했다. 또한 HBM4 기반의 베이스 다이 생산도 병행하며, AI 반도체 수직통합 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HBM4를 중심으로 한 고부가 메모리 시장에서 기술 경쟁력을 극대화할 것"이라며 "AI용 DDR5, LPDDR5x, GDDR7 등 차세대 제품군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R&D 투자 역대 최대…"미래 기술에 집중" 삼성전자는 3분기 누계 기준 연구개발(R&D) 비용이 26조900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AI 반도체, 차세대 공정, 온디바이스 AI 솔루션 등 미래 기술 확보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환율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원화 강세로 반도체 부문에는 다소 부정적이었으나, 스마트폰·가전 등 DX 부문에서 상쇄돼 전체 영업이익에는 미미한 영향을 주는 데 그쳤다. "AI 반도체 호황 내년까지 지속"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을 "AI 반도체 수요가 이끈 구조적 전환의 신호탄"으로 평가했다. 내년 HBM4 상용화와 함께 반도체 업황 호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의 경쟁 구도가 강화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2나노 공정과 HBM4 양산 준비를 서두르며 차세대 AI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노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장중 105,8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다시 경신했다. AI 반도체 호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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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12조 돌파⋯사상 최대 매출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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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파월 "12월 인하 확정 아냐"⋯나스닥 사상 최고, 다우는 하락
- 뉴욕증시가 29일(현지시간) 혼조세로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제롬 파월 의장이 "12월 추가 인하는 전혀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Far from it)"고 밝히면서 시장의 기대가 식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74.37포인트(0.16%) 내린 4만7632.00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30포인트 밀린 6890.59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엔비디아 급등에 힘입어 0.55% 상승한 2만3958.47로 마감, 나흘 연속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3.75~4.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올해 두 번째 인하였다. 그러나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위원들 간 의견이 크게 갈렸다"며 추가 인하 가능성을 낮게 언급하자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다시 4%를 돌파했다. 소비·금융 관련주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코스트코와 맥도날드, 비자·마스터카드가 하락했으며, 나스닥에서는 엔비디아가 3.05% 급등해 주가 207.16달러, 시가총액 5조340억달러로 미국 기업 최초 '5조달러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미니해설] "파월의 속도조절 신호"…연준 내 긴장, 시장은 'AI 낙관'으로 맞서 이번 연준의 금리 0.25%포인트 인하는 예상된 조치였다. 시장은 이미 90% 이상의 확률로 인하를 반영했지만, 파월 의장의 한마디가 분위기를 바꿨다. 그는 "12월 회의에서 추가 인하를 단정할 수 없다. 전혀 그렇지 않다(Far from it)"며 매파적 톤을 드러냈다. 그는 또 "위원회 내에서도 향후 대응 방향에 대해 의견이 강하게 엇갈렸다"고 덧붙였다. 이는 연준이 '완화 지속'과 '인플레이션 경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시사한다. 앤젤레스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로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 인터뷰에서 "파월은 연준 내부의 긴장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향후 인하 속도와 폭을 과도하게 낙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명목 GDP 성장률보다 낮은 금리 수준을 감안하면, 현재 통화정책은 이미 완화적"이라고 평가했다. 이 발언 직후 10년물 국채금리는 4%선을 재돌파했고, 다우지수는 장중 334포인트 상승분을 반납하며 하락 전환했다. 단기 조정은 '숨고르기' 노스라이트자산운용의 크리스 자카렐리 CIO는 "이번 조정은 전형적인 매수 기회(buying opportunity)"라며 "연준이 양적긴축을 중단하고 내년에도 인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식·채권 모두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금리 인하는 이미 시장이 선반영했기 때문에 단기 실망이 있었을 뿐, 연준의 정책기조 자체는 여전히 완화적"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시장은 장 막판 AI 대형주 중심으로 반등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나스닥은 엔비디아, 메타, 알파벳, 테슬라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ag 7)'이 동반 상승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엔비디아 5조달러 돌파, 'AI 시대'의 상징 이날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5조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디즈니 25개, 나이키 50개를 합친 규모이며, 프랑스·독일 전체 주가지수 규모를 웃돈다. UBS의 울리케 호프만-부르카르디 글로벌 주식 CIO는 "AI 도입이 연산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이로 인해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력 인프라 전반에 걸친 대규모 자본지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엔비디아가 발표한 신규 파트너십과 젠슨 황 CEO의 '향후 매출 가시성 5000억달러' 발언은 AI 투자 붐이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AI 투자 확대는 반도체와 클라우드뿐 아니라 전력, 통신, 소재 산업까지 자본 흐름을 재편시키는 동력이 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술주 랠리가 아니라 'AI 주도형 경기 순환'의 서막으로 해석된다. '매그니피센트 7' 실적이 향방 가를 듯 볼빈웰스매니지먼트의 지나 볼빈 대표는 "이제 시장의 관심은 메타·알파벳·마이크로소프트의 실적으로 이동했다"며 "AI 기반 설비투자와 향후 가이던스가 시장의 핵심 촉매"라고 밝혔다. 그는 "AI 투자가 지속될 경우, 기술주는 금리 방향과 무관하게 성장 동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Azure)와 365 서비스 장애에도 소폭 하락(–0.1%)에 그쳤고, 애플은 0.31% 올라 시총 4조달러를 달성했다. 메타와 알파벳도 각각 2~3%대 상승세를 보였다. '금리의 시대'에서 'AI의 시대'로 연준의 속도조절 신호는 시장의 과열을 식히려는 제동이지만, 투자심리는 오히려 기술혁신에 집중되고 있다. 파월 스스로 "인플레이션이 목표에 근접했다"고 언급한 만큼, 금리인하 국면이 종료됐다고 보긴 어렵다. 현재 시장을 이끄는 것은 통화정책이 아니라 AI 경제의 확장성에 대한 신뢰다. 뉴욕증시는 통화 불확실성과 기술 낙관이 맞물린 전환기에 서 있다. 단기 변동성은 있겠지만, AI 인프라 확대와 함께 '금리의 시대'가 저물고, 'AI의 시대'가 본격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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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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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파월 "12월 인하 확정 아냐"⋯나스닥 사상 최고, 다우는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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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 칩 허브' 부상⋯엔비디아, 삼성·SK·현대차·네이버와 대규모 공급 계약
- 엔비디아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한국 개최를 계기로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들과 대규모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29일 재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계약 발표는 이달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APEC CEO 서밋 특별 세션 직전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방한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30일 서울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과 만찬 회동을 통해 구체안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계약은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AI 국가전략과 맞물리며, 미·중 무역 갈등 속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하는 엔비디아의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공급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AI 반도체 수요 확대로 국내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미니해설] 엔비디아, 삼성·SK·현대차·네이버에 AI칩 공급 세계 최대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한국 기업들과 대규모 공급 계약을 추진하며 한국이 글로벌 AI 시장에서 핵심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상거래를 넘어 AI 기반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는 전략적 결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AI 3대 강국" 한국 전략과 맞물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 한국 주요 기업과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31일 APEC CEO 서밋에서 관련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APEC 특별연설에서 "AI 이니셔티브"를 제안하며 글로벌 AI 협력을 주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는 엔비디아의 파트너십 확대가 AI 인프라 국가 전략과 정확히 일치한다고 진단한다. 엔비디아에 한국은 '최적 파트너' 엔비디아는 미·중 기술전쟁 속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며 공급망을 재편하고 있다. 한국은 메모리, 패키징, 파운드리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생태계를 보유해 엔비디아에 필수적인 협력 축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HBM3E 공급을 앞두고 있으며, SK는 거대 AI 인프라 '스타게이트' 프로젝트 협력, 현대차는 SDV·로봇·자율주행에 AI 칩 적용, 네이버는 AI 데이터센터 구축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계기로 네이버 하이퍼클로바X에 엔비디아의 AI 모듈형 플랫폼 NeMo를 결합해 대규모 AI를 고도화하는 구축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의 HBM 공급 능력은 AI 반도체 수요 증가와 직결되는 핵심 경쟁력이다. AI 칩은 "AI 경제"의 엔진 현재 세계 AI 반도체 시장에서의 지형도는 명확하다. 엔비디아 비중은 AI 트레이닝 GPU의 약 80~90%를 차지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AI 가속기로는 독보적인 1위에 올랐다. AI 산업 고도화를 위해 한국 기업들도 대규모 GPU 도입이 필수적이다. 업계는 이번 계약이 AI 데이터센터 확충 및 서비스 고도화를 가속할 것으로 내다본다. 중국 규제 여파로 엔비디아는 대체 수요처를 확보해야 한다. 한국은 미국과의 기술동맹 기조 속에서 가장 안정적 협력처로 평가된다. 블룸버그는 "황 CEO가 한국을 글로벌 AI 컴퓨팅 허브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산업 전반의 시너지 기대 이번 계약은 AI 기업만의 이익에 그치지 않는다. △ 반도체 장비·부품업계 매출 확대, △ 데이터센터 전력·열관리 인프라 수요 증가, △로봇·모빌리티·바이오 등 新산업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엔비디아와의 전략적 협력은 이와 같은 변화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공급 계약은 산업지형을 재편할 수준의 상징적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다만 대규모 GPU 도입에는 리스크도 존재한다. 특히 전력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부지 확보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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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T/바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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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AI 칩 허브' 부상⋯엔비디아, 삼성·SK·현대차·네이버와 대규모 공급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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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AI 랠리' 불붙은 뉴욕증시, 3대 지수 나란히 사상 최고 마감
-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3대 지수가 인공지능(AI) 주도 랠리에 힘입어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전일 대비 161.78포인트(0.34%) 상승한 47,706.3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5.73포인트(0.23%) 오른 6,890.89로 마감했다. S&P500은 장중 6,9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89.98포인트(0.80%) 뛴 23,827.49로 장을 마쳤다. 시장은 AI 대장주 엔비디아가 이끌었다. 엔비디아는 젠슨 황 CEO의 블랙웰 칩 애리조나 TSMC 공장 전면 생산 발표와 핀란드 노키아에 대한 10억 달러 지분 투자 소식에 힘입어 4.98% 급등, 201.03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가총액은 4조 8,850억 달러에 육박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1.98% 상승하며 종가 기준 사상 첫 시총 4조 달러(4조 290억 달러)를 돌파했다. 애플은 장중 4조 달러를 넘었으나 상승 폭을 일부 반납하며 3조 9,900억 달러로 마감했다. 하지만 시장 내부는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시카고옵션거래소에서 제공하는 '공포지수' VIX는 3.99% 상승한 16.42를 기록했으며, S&P500 11개 업종 중 기술 업종(1.64%)을 제외한 부동산(-2.22%), 유틸리티(-1.66%) 등 8개 업종이 하락 마감하며 차별화 장세를 연출했다. 투자자들은 29일 예정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결정(2025년 두 번째 금리 인하 예상)과 30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 [미니해설] '사상 최고' 지수와 '급등' VIX…AI 편중 랠리의 두 얼굴 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는 겉보기엔 화려했지만, 속내는 복잡했다. 3대 지수가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시장의 '공포지수' VIX는 오히려 3.99% 급등했다. 이 기이한 불협화음의 정체는 무엇일까. '사상 최고' 속 8개 업종 하락, 공포지수는 급등 지수만 보면 완벽한 강세장이다. 하지만 S&P500 11개 업종 중 8개가 하락하고, 특히 금리 민감주인 부동산(-2.22%)과 유틸리티(-1.66%)가 급락한 것은 이 랠리가 얼마나 편협하고 불안정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를 명확히 보여준다. 시장 참여자들이 지수 상승에 베팅하면서도, 동시에 위험 회피(Hedge, 헤지)를 위해 VIX 옵션을 사들이고 금리 방어주를 내던지는 '양면적 태도'를 보인 것이다. 엔비디아·MS, 두 거인이 이끈 'AI 독주' 시장을 이끈 것은 오직 '인공지능(AI)'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기관차였다. 엔비디아(시총 4조 8,850억 달러)와 마이크로소프트(4조 290억 달러)라는 두 거인이 증시 전체를 끌어올렸다. 특히 엔비디아는 블랙웰 칩의 미국 본토(애리조나 TSMC) 양산 소식과 노키아 지분 투자라는 호재로 5% 가까이 폭등하며, AI가 단순한 테마가 아닌 '산업 그 자체'가 되었음을 증명했다. MS 역시 오픈AI의 지분 재조정 완료 소식과 함께 종가 4조 달러 시대를 열었다. 연준 금리 결정·미중 회담…기대감 담보 잡힌 시장 현재 시장은 두 개의 거대한 '기대감'을 담보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바로 29일(현지시간) 발표될 연준의 금리 결정과 30일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이다. 시장은 연준의 두 번째 금리 인하와 12월 추가 인하 신호를 원하며, 미중 정상회담에서는 '무역 합의'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고대하고 있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크 딕슨 리서치 헤드는 CNBC에서 "시장은 이번 회담의 결과로 무언가 결론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만약 헤드라인을 장식할 만한 어떤 유형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다면, 이는 실망스러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증시가 '완벽한 시나리오'를 전제로 가격이 매겨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라도 삐끗하면 즉각적인 조정이 올 수 있다. "연준의 도움은 끝났다, 이젠 실적이 주도해야"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밸류에이션과 실적이다. 마이크 딕슨은 "분명히 밸류에이션은 역사적 기준으로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고, 우리는 아마도 나쁜 일이 생기지 않는 한 연준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모든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준이 유동성으로 시장을 떠받치던 시대는 끝났으며, 이제 시장은 오로지 ‘실적’에 의해서만 움직여야 한다는 분석이다. 딕슨은 "이제는 실적 측면이 주도해야 한다"면서, S&P500 가치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빅테크 기업들을 지목하며 "우리는 이 거대 기업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요일 MS를 시작으로 알파벳, 아마존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현재의 랠리는 ‘AI에 대한 희망’과 ‘실적 확인의 두려움’이 충돌하는 불안한 평형 상태이며, 향후 48시간이 이 아슬아슬한 랠리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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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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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AI 랠리' 불붙은 뉴욕증시, 3대 지수 나란히 사상 최고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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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전자, 이집트 연 250만대 TV 생산⋯현지 부품 비중 확대
- LG전자가 이집트에서 생산 제품의 현지 부품 활용 비중을 높이며 제조 역량 강화와 산업 생태계 고도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데일리뉴스이집트가 전했다. 이집트 현지 법인의 이기철 HE PM팀장은 인터뷰에서 "연간 약 250만 대 규모의 TV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현지 부품 내재화 비율 확대를 통해 이집트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현지 문화·창작 생태계 지원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LG전자는 이집트 아트 플랫폼 'TAM 갤러리'와 공동으로 'LG AI와 함께하는 차세대 갤러리(The Next Gallery by LG AI)'를 개최했다. '혁신과 예술의 만남(Innovation Meets Art)'을 주제로,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과 디지털·AI 기반 예술을 결합한 전시 공간을 선보인 것. 전시에는 최신 OLED 및 QNED TV가 주력으로 소개됐다. 100인치 신제품을 포함한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는 완전한 블랙 표현, 무한대 명암비, 전문가급 색정확도를 갖춰 디지털 및 AI 생성 이미지를 정교하게 구현하는 ‘현대적 캔버스’로 평가받았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번 협업은 단순 제품 전시를 넘어 이집트 창작 커뮤니티와의 지속 협력 선언"이라며 "디지털 디스플레이는 미래 예술의 캔버스이며, 기술 혁신을 통해 창작자들의 상상력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 창작·전시·관람 방식 혁신을 주도하며, 기술·문화 융합 분야에서 리더십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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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LG전자, 이집트 연 250만대 TV 생산⋯현지 부품 비중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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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미국, '국가자본주의' 귀환⋯"중국식 모델로 중국 견제"
- '엉클 샘'으로 불리는 미국 정부가 자국 공급망 강화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민간 기업 지분을 대거 사들이는 '미국식 국가 자본주의' 시대가 도래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촉발된 이러한 흐름은 중국 견제라는 대의 아래 초당적 지지를 확보하며, 트럼프 시대 이후에도 지속될 강력한 투자 기조로 자리 잡았다가 미 투자전문 매체 배런스가 최근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납세자 수익 창출과 공급망 강화라는 최소 세 가지 목표를 위해 법적 권한의 경계를 넓히며, 주식 확보를 대가로 수십억 달러를 기업들에 쏟아붓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역사상 가장 강력한 투자자로 급부상했다. 이러한 공세적 '주주 행동주의'의 이면에는 중국을 이겨야 한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무역 갈등 속에서 일부 핵심 원자재와 제조 공정에 대한 중국의 통제력이 미국의 심각한 국가 안보 취약점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는 반도체 제조사 인텔을 비롯해 MP 머티리얼스, 리튬 아메리카스 같은 핵심 광물 기업들의 지분을 전격 인수했다.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산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일부 기업 이사회는 정부를 주주로 맞이하는 것을 '위험 해소'의 기회로 보고 간절히 원하는 반면, 다른 기업들은 정부 허가나 승인의 대가로 지분이나 경영 통제권을 포기해야 할 것을 우려해 경계한다. 일부 경영진은 미국의 투자가 회사 발전에 실질적 도움이 됐다고 평가하지만, 자유 시장 옹호론자들은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 역사적 사례가 수두룩하다고 경고한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전략 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오지만, 정부의 지분 인수 자체는 상당한 초당적 지지를 받는다. 미 재무부의 스콧 베선트 장관은 백악관이 미국 국가 안보에 중요한 핵심 산업에 집중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가격 조작과 산업 경쟁력 약화를 통해 전략적 이점을 취해 온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탈피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베선트 장관은 지난 10월 15일 CNBC 행사에서 "미국이 민간 기업 지분을 더 인수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과 같은 비시장 경제에 맞설 때는 산업 정책을 실행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백악관의 투자 대상은 종종 기회에 따라 정해지는 양상도 띤다.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텔 최고경영자(CEO)의 퇴출을 요구한 지 불과 며칠 만에 인텔 지분을 인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체결한 "납세자에게 불공정한 거래"를 바로잡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앞서 2024년 11월, 바이든 행정부는 인텔의 1000억 달러(약 140조 원) 규모 미국 내 반도체 프로젝트 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약 80억 달러(약 11조 5000억 원)의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으나, 이 거래에는 정부 지분 확보 조항이 없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납세자에게 불리한 불공정 거래"라고 비판하며 주당 20.47달러에 9.9%의 지분을 확보했다. 현재 주가(약 38달러) 기준 정부의 투자수익률은 약 85%에 이른다. 미 상무부의 하워드 루트닉 장관은 인텔 지분 인수 완료 당시 CNBC에 출연해 "왜 우리가 1000억 달러 가치의 회사에 이런 돈을 그냥 주는가? 미국 납세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답은 우리가 투자한 돈에 대한 지분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방부 역시 행동에 나섰다. 지난 7월, 캘리포니아에서 희토류 광산을 운영하는 MP 머티리얼스에 4억 달러(약 5700억 원)를 투자했다. 정부는 우선주와 보통주 신주인수권 확보를 통해 이 회사 지분 15%를 가진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이 거래에는 정부가 일부 희토류 제품의 최저 가격을 보장하고, 국방부가 신규 시설에서 생산되는 자석 전량에 대해 완공 후 10년간 구매처를 보장한다는 파격적인 조건도 담았다. 이달 들어 정부는 두 건의 핵심 광물 거래를 추가로 성사시켰다. 밴쿠버 소재 리튬 아메리카스는 부채 1억 8400만 달러(약 2600억 원) 유예의 대가로 9300만 달러(약 1330억 원) 상당의 지분 5%를 확보했으며, 역시 밴쿠버에 본사를 둔 트릴로지 메탈스 지분 10%와 추가 7.5% 인수 권리(신주인수권)를 확보했다. 이와 동시에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을 뒤집고 211마일(약 340km)의 알래스카 광물도로 계획도 부활시켰다. "미국 정부가 최대 주주"…핵심 광물·반도체 '싹쓸이' 정부 투자의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광물 투자 회사 테크멧(TechMet)의 브라이언 메넬 CEO는 "미국의 투자는 사업을 엄청나게 가속하고 변화시키는 가치 있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20년 미 국제개발금융공사(DFC)를 통해 테크멧에 2500만 달러(약 350억 원)를 투자했으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8000만 달러(약 1150억 원)가 추가 투자됐다. 메넬 CEO는 "미국의 지분 투자는 다른 투자자들과 외국 정부의 관점에서 프로젝트 위험을 낮춘다"며, "미국 정부의 참여는 전 세계 투자자에게 신뢰의 '보증표'가 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카타르 투자청(QIA)이 미 정부의 투자 이후 1억 8000만 달러(약 2590억 원)를 추가 출자한 사례를 들었다. 백악관은 행정부 초기의 '국부펀드(Sovereign Wealth Fund)' 조성 논의에도, 대규모 기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지분 인수의 요점은 대통령의 목표가 납세자가 무상 지원을 받는 기업에 아무 권리를 주지 않는 상황을 막는 것"이라며, 재정적 수익은 "본질적 목적인 국가 안보"에 따르는 "부수적인 혜택"이라고 규정했다. 비평가들은 그러나 정부의 주식 취득이 반드시 공급망 강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인텔의 경우, 트럼프 백악관은 기존 보조금과 대출을 지분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당초 바이든 행정부가 내걸었던 '미국 내 반도체 프로젝트 건설 단계별 목표 달성' 조항을 삭제했다. 때로는 주식 인수 없이도 정부가 기업 활동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지난 8월, 엔비디아와 AMD는 수출 허가를 받는 대가로 중국에 대한 AI 칩 판매 수익의 15%를 정부에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 거래는 백악관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힌 가운데 중국이 해당 칩 판매를 금지하면서 무산됐다. 또한 일본제철(Nippon Steel)의 US 스틸 인수를 승인하는 조건으로 정부는 일부 기업 활동에 대한 거부권을 갖는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이 거부권을 처음 행사해 일리노이 공장의 원강 가공 중단 결정을 막았다. 백악관은 해당 결정이 "사업적으로 타당할 수 있으나 미국 국익에 반한다"고 설명했다. US 스틸 대변인은 "해고는 없었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철강 산업의 위대한 친구"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정부의 행보를 두고 제프리 소넌펠드 예일대 최고경영자 리더십 연구소 소장은 "여러 시장에서 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수익의 일정 비율이나 실제 지분 소유권을 요구하는 것은 갈취 계획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정부의 투자는 관련 업계에 '골드러시'를 촉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 변호사 중 한 명인 Y. 데이비드 샤프는 "핵심 광물부터 제조, 로보틱스에 이르는 20~30개 기업이 미국 정부 투자를 주선해 달라고 문의해 왔다"며 "정부 관리들 역시 긍정적인 투자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가 투자 수익을 종합 발표한 바는 없으나, 개별 사례를 보면 수익률은 견조하다. 테크멧의 메넬 CEO는 정부가 자사에 투자해 연 30%의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MP 머티리얼스의 최근 주가(약 83달러)는 정부의 전환 행사가보다 두 배 이상 높다. 리튬 아메리카스의 경우, 정부는 1억 8400만 달러(약 2640억 원)의 부채 상환을 유예하는 대가로 9300만 달러(약 1330억 원) 상당의 지분 5%를 받았다. 가장 수익성이 높은 투자는 인텔로, 정부는 주당 20.47달러(시장가 대비 할인)에 지분 9.9%를 매입했는데, 최근 주가는 약 38달러에 이른다. 정부는 현재 7개 주요 전략산업을 대상으로 추가 지분투자 가능성을 검토 중이나 세부 산업은 공개하지 않았다. 방위산업 등을 유력 후보로 꼽는다. "납세자 권리" vs "갈취"…엇갈린 미 정치권·재계 정부의 지분 인수 추진은 민주당이 집권하더라도 계속될 전망이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은 인텔 거래를 칭찬하며 "정부가 거액의 지원금을 준다면 합리적 수익을 돌려받는 것은 공정"하며, "미국 납세자들은 보조금의 대가로 합리적인 수익을 얻을 권리가 있다"고 밝혔다. 2018년 의회가 설립한 국제개발금융공사(DFC)는 이미 해외 개발투자를 위해 주식 보유를 법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백악관의 전 관리였던 피터 해럴은 "기업들이 정부의 주식 보유에 공식적으로 동의하는 한, 정부가 법정 소송에 직면할 가능성은 낮다"고 법적 문제를 일축했다. 바이든 행정부 국가경제위원회 출신인 앨릭스 재커스 그라운드워크 컬래버러티브 정책 책임자는 "지분 인수는 보조금, 세액 공제와 마찬가지인 산업 정책 도구"라며 "현명하게 사용될 수도, 서투르게 사용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과시용 놀이'이자 '개인 포트폴리오'처럼 다루는 경향이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워싱턴에 모인 미국 최고 기업 CEO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전례 없는 기업 지배구조 개입에 극심한 불안감을 표출했다. 이 모임을 주최한 소넌펠드 소장은 "그들(CEO)은 이것을 큰 실수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많은 대기업 리더들이 정부의 지분 인수에 반대하면서도 "대통령의 보복을 두려워한 탓에" 트럼프의 표적이 될까 두려워 침묵하고 있으며, 일부는 정부 지원을 "단기적인 주가 상승" 기회로 본다고 덧붙였다. 자유지상주의 성향의 카토 연구소 노버트 마이클 부소장은 정부의 강력한 개입이 미국 경제의 성공 조건을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정부가 몇 개 기업의 5%를 사는 것에서부터 사회주의로 가는 선은 흐릿하다"며 "우리는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되며, 이것이 바로 그런 길로 이어진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러한 정책은 사실상 미국식 국가자본주의(State Capitalism)의 전형으로 평가받는다. 기존의 자유시장 중심 미국 자본주의 모델이 국가안보 중심의 '산업자본주의'로 전환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단기적으로는 공급망 안정과 투자 수익성 확보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시장 중립성 훼손과 기업의 정부 종속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Key Insights] 미국의 '국가자본주의' 회귀는 한국에 중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서 미국 정부의 직접 개입이 현실화하며 '안보'가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동맹국인 한국 기업들도 미국의 새로운 산업 정책과 보호주의 강화 기조에 맞춰 공급망 전략을 전면 재검토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Summary]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와 중국 견제를 명분으로 '미국식 국가자본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인텔, 희토류 기업 등 민간 기업 지분을 직접 인수하며 '강력한 투자자'로 나섰다. 이러한 기조는 초당적 지지를 받고 있으나, 재계와 자유시장 옹호론자들은 "시장을 훼손하는 갈취 행위"라며 강력히 비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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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미국, '국가자본주의' 귀환⋯"중국식 모델로 중국 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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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미중 무역합의 기대에 사상 최고 랠리
- 뉴욕증시가 미중 정상 간 무역 합의 기대감에 2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기술주가 랠리를 주도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사상 처음으로 6800선을 넘어섰다. 27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장 대비 0.71% 오른 4만7544.59에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1.23% 오른 6875.16, 나스닥 지수는 1.86% 상승한 2만3637.46으로 거래를 마쳤다. 소형주지수 러셀2000도 함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말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이 무역 갈등 완화의 돌파구를 마련한 것이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희토류 수출 규제 연기,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100% 관세 부과 철회,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재개 등이 포함된 초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틱톡 관련 분쟁 역시 미국판 서비스를 위한 합의 가능성이 부상했다. 이날 랠리는 기술주, 특히 반도체가 주도했다. 엔비디아는 2.81% 오른 191.49달러로 장을 마쳐 지난 사상 최고가(192.57달러)에 근접했다. 퀄컴은 AI 데이터센터용 신규 칩 발표에 힘입어 11.09% 폭등했다. 테슬라는 목표주가 상향이 잇따르며 4.30% 급등했다. 알파벳은 3.62% 상승하며 이틀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형 AI·양자컴퓨터주들도 일제히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희토류 관련 종목은 미중 합의 관측에 급락했다. MP 머티어리얼스가 7.40%, USA 레어 어스가 8.36% 떨어졌다. 시장은 이번 주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와 함께 '매그니피센트 7' 실적 공개를 앞두고 있어 추가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 관계 개선이 글로벌 공급망 회복과 기술 업종 투자 심리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미니해설] 미중 '디커플링 완화' 조짐…기술주에 돌아온 중국 프리미엄 미국과 중국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뉴욕증시가 다시 한 번 '무역 랠리'에 불을 붙였다. 이번 랠리는 2019년 미·중 무역전쟁 당시의 불확실성을 걷어내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을 관통하는 반도체와 AI 산업이 회복의 신호를 가장 빠르게 감지했기 때문이다. 이번 상승세의 핵심 메시지는 기술, 특히 반도체다.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등 중국과 민감한 교차점에 있는 칩 제조기업이 나란히 2% 이상 상승했고, 테슬라는 4% 넘게 뛰었다. 퀄컴은 AI 데이터센터 칩 시장 진출 선언과 함께 11% 폭등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독차지했다. CFRA 리서치의 수석 투자전략가 샘 스토발은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을 배제한 상태에서 많은 기술 업종 전망이 작성돼 왔다. 중국을 다시 식탁 위에 올릴 수 있다면 시장에 매우 낙관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초점은 기술기업이 아니라 중국 그 자체다. 무엇보다 희토류 공급 협상 진전은 기술 업종의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미국의 관세 철회, 중국의 제한 완화 가능성은 반도체와 전기차 공급망 정상화에 직결된다. 스토발은 이어 "미·중 두 나라가 다시 함께 움직인다면, 세계 최대 두 무역 파트너가 공조한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희토류 급락이 말하는 새로운 승자와 패자 희토류 기업 주가 급락은 무역지형이 조정되고 있다는 메시지다. 미중 갈등 심화로 공급 리스크가 고평가 요인이었으나 협상 재개는 희토류 업종에선 악재로 작용했다. 기술기업이 이익을 얻는 순간, 희토류 기업은 타격을 받는 구조다. 이는 무역정책 변화가 업종 간 명암을 동시에 갈라놓는 전형적 사례다. 연준 금리 인하·빅테크 실적이 다음 방향성 좌우 시장은 무역 변수 외에도 이번 주 연준 금리 인하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최근 발표된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낮았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강화했다. 스토발은 "금리가 더 내려가고 경기 침체 우려가 사라지면 중소형주도 빠르게 반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주에는 구글, 애플,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매그니피센트 7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기술기업이 기존 밸류에이션을 방어하려면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 투심 회복에도 남은 기술 패권 경쟁의 그림자 무역 관세 리스크 해소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미국의 중국 기술 견제 전략이 바뀌었다고 보긴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을 매우 존중한다. 우린 합의를 이룰 것"이라고 CNBC에 말했다. 시장을 향해 온도를 낮추는 발언이지만, 기술 패권 경쟁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는 남아 있다. 강세장을 유지하려면 실적, 금리, 무역이라는 3개 축이 모두 안정돼야 한다. 이번 랠리는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될 가능성에 반응한 것일 뿐, 경기·펀더멘털 개선까지 확인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시장은 중국이라는 단어를 다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자본은 정치보다 빠르게 움직인다. 기술과 무역이 다시 만난 자리에서 뉴욕증시는 새로운 기록을 향한 다음 발걸음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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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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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미중 무역합의 기대에 사상 최고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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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해양 플라스틱, 사라지지 않았다⋯'표면→심해' 오가는 오염 순환 밝혀져
- 전 세계 과학자들이 오랜 기간 의문을 가져왔던 "바다 속 플라스틱은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답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해양 표면에서 발견되는 플라스틱 양은 유입량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는 이른바 '실종된 플라스틱(missing plastic)' 문제를 두고, 국제 연구진이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영국 런던 퀸 메리 대학 지리 및 환경 과학과의 과학자들은 부력이 있는 플라스틱이 수중을 통해 어떻게 가라앉는지 보여주는 간단한 모델을 개발했으며, 바다 표면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을 제거하는 데 100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예측했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은 단순히 해안선으로 밀려오거나 표면에서 부유한 채 남는 것이 아니다. 태양광, 파도, 미생물에 의해 수십 년에 걸쳐 서서히 분해되며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한 뒤, 해양 유기물 입자인 '마린 스노우(marine snow)'와 결합해 심해로 천천히 가라앉는다. 다시 부유층으로 떠오르는 과정까지 반복되며, 바다는 사실상 플라스틱을 위아래로 순환시키는 '자연 오염 컨베이어벨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린 스노우(marine snow)는 바다에 있는 눈(snow)으로 비유된다. 즉, 사멸한 플랑크톤과 기타 유기 입자로 이루어진 작고 끈적거리는 조각들이 뭉쳐서 천천히 가라앉으며, 미세 플라스틱처럼 달라붙은 조각들을 깊은 바다로 운반한다. 연구팀은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플라스틱의 장기 분해 과정, 해수 중 입자와의 결합, 해류 이동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바다에 유입된 부유성 플라스틱의 약 10%는 100년이 지나도 여전히 수면 근처에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미세화와 침강 과정을 거쳐 심해로 이동하지만, 이 또한 극도로 느린 속도로 진행된다. 연구는 또 하나의 우려를 지적했다. 미세 플라스틱이 마린 스노우와 대량 결합할 경우, 탄소와 영양분을 심해로 운반하는 해양 '생물학적 펌프' 기능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해양 생태계뿐 아니라 지구 기후 조절 기능까지 영향을 미칠 잠재적 위험 요소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오염이 단순 청소나 수거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미 수십 년 전 바다로 유입된 플라스틱이 지금도 미세 플라스틱을 생성하며 새로운 오염원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산·사용·폐기 전 과정에 걸친 구조적 감축 없이는 해양 오염이 수 세대 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게 연구진의 진단이다. 연구팀은 "해양은 결국 모든 것을 연결한다"며 "오늘 떠다니는 플라스틱은 언젠가 심해로 가라앉고, 다시 형태를 바꿔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런던 퀸 메리 대학 지리학 및 환경 과학과의 논문 주저자인 난 우 박사는 "사람들은 바다 속 플라스틱이 그냥 가라앉거나 사라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저희 모델은 대부분의 크고 부력이 있는 플라스틱이 수면에서 천천히 분해되어 수십 년에 걸쳐 더 작은 입자로 분해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작은 조각들은 바다의 눈과 함께 해저에 도달할 수 있지만, 이 과정에는 시간이 걸린다. 100년이 지난 후에도 원래 플라스틱의 약 10%가 여전히 수면에서 발견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런던 퀸 메리 대학교 지리 및 환경 과학과의 공동 저자이자 프로젝트 책임자인 케이트 스펜서 교수는 "이 연구는 미세하고 끈적끈적한 부유 퇴적물이 미세 플라스틱의 이동과 이동을 조절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저희의 광범위한 연구의 일환이다. 또한 미세 플라스틱 오염은 세대를 거쳐 이어지는 문제이며, 우리가 내일 당장 플라스틱 오염을 막더라도 우리 후손들은 여전히 바다를 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3일 영국 왕립학회 학술지(Philosophical Transactions of the Royal Society A: Mathematical, Physical and Engineering Science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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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SG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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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C] 해양 플라스틱, 사라지지 않았다⋯'표면→심해' 오가는 오염 순환 밝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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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미국, 인플레 3%에도 '민심 이반'⋯지표와 체감의 거대한 괴리
- 미국 9월 인플레이션 수치가 당초의 비관적 전망을 밑돌자 시장과 경제 전문가들은 일단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지표상의 안도가 현장의 체감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목표치(2%)를 여전히 웃도는 물가 상승률 속에서, 특히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이 체감하는 경제 고통은 임계치에 다다른다는 분석이다. 지난 24일(현지시각) 발표된 9월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3.0%로 집계됐다. 올봄 트럼프 대통령이 새 무역전쟁 조치를 발표했을 당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했던 예상치(3.6%)보다 낮은 수치다. 공급망 문제나 유가 상승 등 일부 요인이 완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전쟁이 촉발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한 셈이다. 그러나 안도감은 잠시였다. 수치 자체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여전히 웃도는 데다, 팬데믹 이후 수년간 이어진 고삐 풀린 인플레이션 위에 누적된 수치이기 때문이다. 식료품, 주거비, 보험료 등 필수 지출 비용 급등에 시달리는 수백만 미국인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계층 간의 체감 온도 차는 극명하다. 활황인 주식 시장 덕에 재정 여유가 있는 부유층은 물가 상승의 충격을 흡수하며 소비를 지속하고 있다. 반면,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의 임금 인상률은 급격히 둔화되면서 많은 가구가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 2023년 초 저소득층의 연간 임금 증가율은 6% 이상이었으나, 2025년 9월에는 1.4%로 급락하며 인플레이션율(3%)을 크게 밑돌았다. 콜로라도주 스팀보트 스프링스에 거주하는 부동산 전문가 트래비스 크룩은 "정말 낙담스럽다"고 토로했다. 그와 아내 캐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해 외식을 거의 중단하고 여행도 줄였다. 15년 된 차량 교체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부부의 연간 소득은 10만 달러(약 1억 4000만 원)를 겨우 넘지만 저축은 불가능하다. 그는 "청구서는 낼 수 있지만, 저축은 못 하고 있다"며 "경제 형편이 전혀 나아지는 게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인식은 현장과 괴리가 있다. 케빈 해싯(Kevin Hassett)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날 "환상적인 수치"라고 자평하며 3% 상승의 원인을 인디애나주 정유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휘발유 가격 급등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9월 물가 상승 내역을 보면 서민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이유가 명확히 드러난다. 천연가스와 전기 요금이 가장 큰 연간 상승폭을 기록했으며, 식료품 비용 역시 전체 인플레이션보다 빠르게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커피 가격은 18.9% 폭등했고, 쇠고기 가격은 14.7%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품목들은 부유층보다 중산층과 노동자 계층 가구의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가격 상승이 이들에게 직격탄이 됐다. "임금은 물가 못따라가"…싸늘한 여론조사 여론조사 결과는 싸늘한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다. 지난달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 조사에서 응답자의 74%는 현 경제 상황을 "공정하거나 나쁘다(fair or poor)"고 평가했으며, 가장 큰 이유로 '높은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뱅크레이트(Bankrate)의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2%가 '임금이 물가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답해 최근 4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미시간대가 25일(현지시간) 발표한 10월 소비자심리지수도 하락을 지속했다. 소비자들은 팬데믹 이전보다 앞으로 1년간 훨씬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예상하고 있었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기대 심리 자체가 물가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또한 1년 전보다 재정 면에서 '더 나빠졌다'는 응답이 '더 나아졌다'는 응답을 압도했으며, 응답자의 68%는 앞으로 1년간 소득이 인플레이션을 따라잡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 5월 기록된 사상 최고치와 동일한 수치다. 높은 생활비를 둘러싼 불만은 올가을 선거판을 뒤흔드는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버지니아에서는 민주당 애비게일 스팬버거(Abigail Spanberger) 주지사 후보가 '가계 부담 완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뉴욕의 민주당 시장 후보인 조란 맘다니(Zohran Mamdani)는 버스와 보육 무상화, 임대료 동결 등 파격 공약을 내걸었다. 주거비가 폭등한 마이애미에서는 후보들이 앞다퉈 공영토지 위에 신규 주택 건설, 재산세 감면, 무료 대중교통 등 생활비 인하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저소득층 직격탄…월세 내고 나면 '빚더미' 문제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많은 기업이 관세에 따른 비용 증가분을 한 번에 전가하지 않고 시차를 두고 반영하고 있다. 듀크대와 리치먼드 및 애틀랜타 연은이 공동 실시한 3분기 설문조사에서 미국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들은 내년도 가격을 올해보다 평균 4.3%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세가 없었을 경우의 예상 인상률(3.2%)보다 1.1%포인트 높은 수치다. 조사를 공동 지휘한 듀크대의 존 그레이엄(John Graham) 경제학자는 "관세에 따른 물가 상승은 아직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알베르토 카발로(Alberto Cavallo) 교수는 "저가 상품의 가격이 고가 상품보다 더 빠르게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현상이 저소득층 미국인들에게 불균형하게 더 큰 타격을 준다고 덧붙였다. 임금 상승이 물가를 전혀 따라가지 못하는 것이 근본 문제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fA)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초 저소득 가구의 연간 임금 상승률은 6%를 넘어 당시 인플레이션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올 9월 이들의 임금 상승률은 1.4%로 곤두박질치며 인플레이션율 3%에 한참 못 미쳤다. 매사추세츠주 뉴베드퍼드의 골프공 공장에서 주 40시간 일하는 아이올라 비자로(48) 씨의 사례는 저소득 노동자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그녀가 2주마다 손에 쥐는 돈은 세후 1000~1100달러(약 140만~150만 원) 남짓이다. 하지만 두 자녀와 함께 사는 아파트 월세는 1600달러(약 230만 원), 자동차 할부금은 월 756.54달러(약 108만 원)에 달한다. 공과금과 식료품비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그녀는 "우유와 계란 가격이 통제 불능 수준"이라며 "식료품비 때문에 쌓인 신용카드 빚만 4000달러(약 570만 원)에 이르고 공과금도 제때 내기 어렵다. 지금 당장 삶이 너무 힘들다"고 호소했다. 그녀는 올해 초부터 지역 '푸드 팬트리(무료 식료품 배급소)'를 찾기 시작했다. 이 푸드 팬트리를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PACE의 제니퍼 메데이로스 코디네이터는 "최근 정규직 직장인들을 위해 목요일 저녁 연장 운영을 시작했다"며 "보통 목요일 저녁이면 약 140명이 식료품을 받으러 오는데, 이 중 90%가 직업이 있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들 중에는 자신이 매대에 진열하는 식료품조차 살 형편이 안 되는 슈퍼마켓 직원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미국인들이 유독 인플레이션에 분노하는 데는 심리 요인도 작용한다. 2021년 프란체스코 다쿤토 교수 등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사람들은 인플레이션 인식을 형성할 때 식료품처럼 자주 구매하는 품목 가격에 큰 영향을 받으며, 하락하는 가격(예: 달걀)보다 상승하는 가격(예: 커피)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하버드대의 스테파니 스탄체바(Stefanie Stantcheva)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 문제가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의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매우 '일시 현상'이라는 인식이 약해지고 있다"며 현 상황을 진단했다. [Key Insights] 미국 내수 경제의 핵심인 중산층 붕괴는 한국 수출 전선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정부가 발표하는 거시 지표와 국민이 체감하는 생활 물가 간의 괴리가 얼마나 큰 정치적 부담이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한국 역시 금리 정책과 민생 안정 사이의 정교한 균형이 요구된다. [Summary] 미국 9월 인플레이션이 3.0%로 예상보다 낮았으나, 서민들의 불만은 크다. 임금 상승률(1.4%)이 물가(3.0%)를 밑도는 가운데 커피, 소고기 등 필수재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 여론조사는 비관론을 보여주며, '생활비 위기'가 주요 선거 쟁점으로 부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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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경제 흐름 읽기] 미국, 인플레 3%에도 '민심 이반'⋯지표와 체감의 거대한 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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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M7 실적과 연준 금리 결정⋯연말 랠리 중대 기로
- 뉴욕증시가 연말 상승세의 향방을 결정할 중대한 한 주를 맞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시장은 '매그니피센트 7(M7)'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주는 3분기 실적 발표 기간 중 가장 바쁜 주로,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5개 M7 기업이 실적을 공개한다. LSEG 자료에 따르면 이들 M7의 이익은 16.6% 증가해, 나머지 S&P 500 기업(8.1%)을 크게 웃돌 전망이다.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한 이들 기업의 실적이 시장의 높은 기대에 부응할지가 관건이다. 한편, 연준은 29일(현지시간) 이틀간의 회의 끝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3.75~4.00%로 낮출 것이 유력하다. 시장은 금리 인하 자체보다 12월 추가 인하 등 향후 경로에 대한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4주차에 접어든 연방정부 셧다운과 미·중 무역 갈등이 최대 복병이다. 셧다운 장기화는 4분기 GDP 성장을 저해하고 고용 등 주요 지표 발표를 지연시켜 연준의 정책 결정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30일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 결과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미니해설] 'M7 실적·연준 메시지' 양대 관문…증시 랠리 동력 시험대 올라 S&P 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4월 저점 대비 36% 급등한 화려한 성적표다. 하지만 시장의 내면은 축포를 터뜨리기보다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곡예사처럼 긴장감이 역력하다. 겉보기엔 화려한 이 상승세가 '빅테크 실적'과 '연준의 메시지'라는 두 개의 거대한 산을 넘고, '정부 셧다운'과 '미·중 무역 갈등'이라는 두 개의 암초를 피해야만 하는 '살얼음판 랠리'이기 때문이다. 'AI 열풍' M7, 높은 기대치 충족 관건 이번 주 시장의 심장은 단연 '매그니피센트 7(M7)'의 실적 발표다. LSEG 자료에 따르면 이들 M7 기업의 3분기 이익은 16.6% 증가해, 나머지 S&P 500 기업(8.1%)의 두 배가 넘는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올해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하며 시장 전체를 끌어올린 주역이다. 문제는 이들에 대한 '기대치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앤서니 사글림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지금부터 연말까지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칠 요인은 이들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될 것"이라며 "다음 주 실적 발표를 앞둔 이들 기업에 대한 기대치는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이 높은 기대치는 양날의 검이다. 최근 넷플릭스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가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놓자 시장이 즉각 냉각됐던 것처럼, M7 중 한 곳이라도 삐끗한다면 시장 전체의 투자 심리가 무너질 수 있다. 연준 금리 인하보다 중요한 '12월 신호' 두 번째 관문은 연방준비제도(Fed)다. 시장은 29일 발표될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인플레이션 자료가 예상보다 온화했고, 노동 시장 약화 징후도 뚜렷하기 때문이다. 얼라이언스 리서치는 보고서에서 "지속적인 노동 시장 약세가 연준의 가장 큰 우려 사항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리 인하 자체는 이미 주가에 모두 반영됐다. LSEG 자료에 따르면 자금 시장은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모두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시장을 움직일 진짜 변수는 파월 의장이 12월 인하 가능성을 포함한 '향후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해 어떤 신호를 주느냐다. 모닝스타 웰스의 도미닉 파팔라도 수석 멀티에셋 전략가는 "가장 큰 영향은 연준이 금리 인하 경로에서 이탈할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준이 시장의 기대에 조금이라도 못 미치는 신호를 보낸다면, 금리 인하 기대로 부풀어 오른 자산 시장은 즉각 방향을 틀 수 있다. 4주차 셧다운, 연준의 '눈' 가리고 경제 발목 '높은 실적'과 '우호적인 연준'이라는 두 바퀴로 굴러가는 랠리의 발목을 잡는 것은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4주차에 접어든 연방정부 셧다운은 이미 과거 평균 셧다운 기간보다 길어졌다. B. 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 수석 시장 전략가는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시장은 더 이상 무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장 얼라이언스는 셧다운 때문에 4분기 GDP 성장률이 0.45%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셧다운이 연준의 '눈'을 가린다는 점이다. 고용보고서 등 핵심 경제 자료 발표가 줄줄이 지연되면서 연준이 정확한 경제 상황을 판단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셧다운 장기화가 바로 이 '신뢰'를 갉아먹고 있는 셈이다. 커먼웰스 파이낸셜 네트워크의 크리스 파시아노 수석 시장 전략가는 "사람들이 긴장하기 시작하는 것은 소비자 신뢰나 기업 신뢰가 하락하는 것을 볼 때"라고 지적했다. 미·중 무역 갈등 재점화…정상회담 '촉각'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까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1일 추가 관세를 위협한 가운데, 30일 한국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회담이 예정되어 있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사글림벤 전략가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위협하는 수준까지 관세가 인상된다면... 특히 투자자들이 그것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할 때, 시장은 더 크게 변동하고 아마도 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증시는 '완벽한 시나리오'를 요구하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M7은 시장의 '매우 높은' 기대를 넘어서야 하고, 연준은 '지속적인 금리 인하'라는 시장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아야 한다. 여기에 셧다운과 무역전쟁이라는 돌발 변수까지 무사히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크리스 파시아노 전략가가 지적했듯 "지속적인 (예상치 웃도는) 실적과 기업들의 경제에 대한 긍정적인 발언"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사상 최고치 랠리는 연말을 향한 질주가 아닌 짧은 축제로 끝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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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M7 실적과 연준 금리 결정⋯연말 랠리 중대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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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물가 완화에 사상 최고치⋯다우 첫 4만7천 돌파
- 뉴욕증시가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에 힘입어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472.51포인트(1.01%) 오른 4만7207.12에 마감하며 처음으로 4만7000선을 돌파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79% 상승한 6791.69, 나스닥지수는 1.15% 뛴 2만3204.87로 거래를 마쳤다. 세 지수 모두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9월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 상승해 시장 예상치(0.4%, 3.1%)를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2%, 전년 대비 3%로 완화됐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확산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92%를 웃돌았다. 완화된 물가 흐름과 금리 인하 전망에 금융주와 기술주가 동반 상승했다.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씨티그룹이 2% 안팎 올랐고, 골드만삭스는 4% 이상 뛰었다. 엔비디아, 알파벳, 브로드컴 등 대형 기술주도 2~3% 상승했다.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의 린지 로즈너는 "이번 CPI 보고서에는 연준을 자극할 요인이 거의 없으며, 다음 주와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바클레이스의 베누 크리슈나 전략가는 "이번 분기 실적 발표 초반이지만 EPS(주당순이익) 예상치를 웃돈 기업들의 주가 반응이 평균보다 강하다"며 "실적 시즌이 당분간 상승세를 유지하는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니해설] '물가 둔화+실적 개선'이 만든 신뢰의 랠리 이번 랠리는 완화된 물가와 견조한 실적이라는 두 축 위에서 형성됐다. 9월 CPI가 예상치를 밑돌며 시장은 연준의 금리 인하 경로가 굳어졌다고 판단했다. 이번 상승세는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 아니라 정책 신뢰와 펀더멘털 회복이 결합된 구조적 움직임에 가깝다. 9월 CPI는 전월 대비 0.3%, 전년 대비 3% 상승으로 둔화세를 이어갔다. 근원 CPI 상승률이 0.2%로 떨어진 것은 6월 이후 처음이다. 물가 상승을 주도했던 주거비는 0.2% 증가에 그쳐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인플레이션이 완화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린지 로즈너 골드만삭스자산운용 매니징디렉터는 "오늘 발표된 CPI는 연준을 '겁먹게 할(spook)' 만한 요소가 전혀 없다"며 "현재의 데이터 공백 속에서도 연준은 점도표(dot plot)가 제시한 금리 인하 경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2월에도 인하 가능성이 높으며, 연준은 긴축보다 경기 연착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92% 이상으로 나타났고, 연내 두 차례 인하 기대도 시장 컨센서스로 자리잡았다. 금융·기술주 동반 강세, 신뢰 회복의 신호 완화된 물가와 금리 인하 전망이 겹치며 금융주가 가장 먼저 반응했다.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씨티그룹이 2% 안팎 상승했고, 골드만삭스는 4% 넘게 급등했다. 금리 인하가 유동성 확대를 이끌 것이란 기대가 금융섹터 전반의 밸류에이션을 끌어올렸다. 기술주도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엔비디아(+2.25%), 알파벳(+2.7%), 브로드컴(+2.86%), 애플과 아마존(각 1%대 상승)이 동반 강세를 보였다. IBM과 AMD는 양자컴퓨팅 관련 협력 소식으로 7% 이상 급등했다. 금융과 기술주의 동반 상승은 일시적 반등이 아니라 신뢰 회복의 신호로 읽힌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완화되면서 금리 정상화 기대가 다시 투자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실적이 주가를 이끈다…'어닝 서프라이즈' 효과 확산 이번 상승세의 또 다른 축은 실적이다. 바클레이스의 베누 크리슈나 전략가는 "이번 분기 실적 발표 초반이지만 EPS(주당순이익) 예상치를 웃돈 기업의 주가 반응이 과거 평균의 두 배"라고 분석했다. 그는 "현재까지 S&P500 시가총액의 약 34%가 실적을 발표했으며,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기업의 첫 거래일 평균 상승폭이 0.67%포인트에 달한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의 강한 반응은 시장이 실적 개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기업이익이 증가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연준의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되면, 경기민감주와 성장주가 동시에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는 시장이 기대하는 전형적인 '골디락스(적정 성장)' 구도다. 트럼프의 통상 변수는 '소음' 수준…랠리 지속 전망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와의 무역협상을 중단하겠다고 밝히며 단기적인 불확실성을 자극했지만, 시장은 이를 거의 무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관세 덕분에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로 강하다"고 주장했으나, 투자자들은 정책 리스크보다 물가와 금리 흐름에 주목했다. CNBC는 "시장 참가자들이 트럼프의 발언을 크게 개의치 않았다"며 "온타리오 주정부가 광고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협상 재개 가능성도 커졌다"고 전했다. 셧다운 여파로 일부 경제지표가 지연되고 있지만, 연준이 이 데이터를 이유로 긴축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낮다. S&P500은 올해 들어 15%, 나스닥은 20% 상승했다. 변동성지수(VIX)는 16.3으로 5% 하락하며 시장 안정세를 반영했다. 이번 상승장은 물가 둔화, 금리 인하 기대, 기업 실적 개선이 맞물리며 형성된 신뢰 기반의 랠리로 평가된다. 정책 방향, 펀더멘털, 투자심리가 균형을 이루며 연말까지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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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레이더] 뉴욕증시, 물가 완화에 사상 최고치⋯다우 첫 4만7천 돌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