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주 사재 출연 선언했지만⋯홈플러스 정상화에는 턱없이 부족
  • 1조 5천억 원 필요한 홈플러스…MBK 추가 자금 투입 없이는 회생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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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주주사인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은 16일 홈플러스에 물품을 납입하는 소상공인들이 원활히 결제대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사재를 출연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기업회생(법정 관리) 절차를 밟는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이 소상공인 결제 대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6일 사재 출연을 결정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같은 조치가 홈플러스 정상화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순운전자본은 -8.753억 원으로, 정상화에는 최소 8,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단기 채무 상환을 위한 추가 유동성 공급까지 고려하면 총 1조 5,000억 원 이상이 요구된다.

 

특히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점포 매각과 투자 축소로 영업 경쟁력이 크게 악화됐다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홈플러스의 연평균 자본 지출(CAPEX)은 경쟁업체 이마트의 25% 수준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사재 출연은 단기적인 미봉책일 뿐"이라며 "근본적인 정상화 계획과 자금 투입 규모를 공개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니해설]  홈플러스 사태, 김병주 사재 출연으로 해결될까?


기업회생(법정관리) 절차를 진행 중인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 김병주 회장은 지난 16일 소상공인 결제 대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재 출연을 전격 결정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 같은 조치가 홈플러스 정상화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MBK, 사재 출연 발표⋯하지만 금액은 미공개


김 회장은 대중 앞에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MBK 보도자료를 통해 사재 출연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출연 금액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이 없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정상화를 위해 최소 8,000억 원에서 1조 원 이상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MBK는 국내 및 동북아 최대의 사모펀드 업체로 2015년 7조2000억원에 홈플러스를 인수했으나, 경영난이 장기화하자 2025년 3월 4일 '선제적으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법원에 신청해 개시 결정을 받았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순운전자본(Working Capital)은 -8,753억 원이다. 순운전자본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기업의 단기 재무 건전성이 취약하다는 의미로, 1년 안에 현금으로 유입되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많다는 뜻이다.

 

이마트의 경우 2023년말 기준 순운전자본이 2,712억원으로 비교적 안정적인 반면, 홈플러스는 MBK 인수 이후 매년 5,000억원 수준의 마이너스(-)를 기록해왔다. 이로 인해 단기 채무 상환과 협력업체 대금 지급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홈플러스, 정상화위해 최고 1조5천억 원 필요

 

홈플러스가 기업 존속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금은 8,000억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단기 채무 상환까지 고려하면 총 1조 5,000억 원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ㄴ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홈플러스의 기업어음(CP), 카드대금 기초 유동화증권(ABSTB), 단기사채 등 단기채권 판매잔액은 5,949억 원이며, 이 중 개인 투자자 대상 판매액만 2,075억 원(676건)에 달한다.


만약 홈플러스가 채무를 제때 상환하지 못할 경우, 기업 신뢰도 저하와 추가적인 자금 경색이 우려된다.


MBK의 투자 축소, 홈플러스 영업 경쟁력 약화의 원인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재무 악화 원인 중 하나로 MBK의 경영 방식을 꼽는다. MBK는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점포 매각과 투자 축소로 영업 기반을 약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BK가 홈플러스 경영을 맡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자본 지출(CAPEX)은 경쟁업체 이마트의 25%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인수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 자산 매각에 집중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마트의 경우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6개 점포를 재단장하며 연평균 11.5개 점포를 개보수했다. 일반적으로 점포 재단장에는 100억 원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기 때문에, 홈플러스가 정상화를 위해서는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추가 투자비가 요구된다.


MBK가 법정관리 과정에서 희망퇴직 등의 구조조정을 진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2월 기준 홈플러스의 임직원 수는 약 1만 9,500명이다. 만약 10%의 직원을 대상으로 36개월치 기본급을 지급한다고 가정하면 약 2,150억 원, 20% 감축 시 4,300억 원의 비용이 추가로 소요될 전망이다.


홈플러스 정상화, MBK의 추가 자금 투입이 관건


현재 MBK가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소상공인 정산금 지원뿐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투자 계획과 정상화 전략이 필요하다.


홈플러스가 매출을 유지하며 법정관리 아래에서도 운영을 지속할 수 있다면 현재 추산된 1조 5,000억 원 규모의 자금으로 일정 부분 재무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 하지만 매출이 더 감소하거나 추가적인 점포 폐점, 협력업체 이탈 등의 악재가 발생할 경우 더 많은 자금이 필요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홈플러스가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높은 차입금 부담과 점포 임차료, 정산대금 지급 문제로 인해 회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업계 "사재 출연만으로는 부족, 근본적인 대책 필요"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병주 MBK 회장이 사재를 출연해 소상공인 정산금 문제만 해결하겠다는 것은 사회적 비난을 모면하려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며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장기적인 청사진과 구체적인 자금 출연 계획을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MBK가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 투입 계획을 내놓지 않는다면, 이번 사재 출연 발표는 단기적인 비난 회피용 조치로 평가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경영 정상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홈플러스가 생존을 넘어 성장할 수 있을지, MBK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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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대주주 김병주 사재출연 발표⋯정상화까지 난항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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