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에너지 레이저로 3D 프린팅 금속 미세 조정 기술 개발

입력 : 2023.11.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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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저 활용해 전통 금속 단련 기법 구현
  • 금속 3D 프린팅 비용 절감에 도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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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에너지 레이저를 사용하여 금속이 형성하는 복잡한 모양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3D 프린팅 금속의 특성을 미세 조정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사진=advanced science

 

고에너지 레이저로 3D 프린팅 금속을 미세조정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금속 3D 프린터는 기본적으로 재료를 층층이 쌓아 올리는 일반적인 3D 프린터의 원리를 따른다. 이 과정에서 금속 분말(파우더)을 프린터 바닥에 얇게 펴 바르고, 제품의 형상에 맞게 해당 금속 분말 부위에 고출력, 고정밀 레이저를 적용한다. 레이저의 고열에 의해 금속 파우더가 미세 용융되면서 입자들이 결합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레이저로 금속을 미세 조정하는 기술이 최근 개발되어 주목 받고 있다.

 

미국 과학 전문 매체 뉴아틀라스(newatlas)는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가 주도하는 연구팀이 고에너지 레이저를 사용해 금속의 복잡한 형태를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3D 프린팅 금속의 특성을 미세 조정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적층 인쇄나 3D 프린팅은 엔지니어링과 제조 분야에서 점점 더 중요한 도구로 자리 잡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중요한 단점들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3D 프린팅 금속은 일반적으로 금속 합금의 미세한 분말을 얇은 층으로 놓는 기계를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 모델에 따라 레이저 또는 전자빔으로 각 층을 녹이거나 소결(분말 입자들이 가열 등의 활성화 과정을 거쳐 하나의 덩어리로 되는 과정)하고, 새로운 층을 추가한다. 프린팅이 완료된 후에는 여분의 파우더를 제거하고 최종 제품을 완성한다.

 

이 방식을 통해 복잡한 형태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지만, 금속 제품 제작에는 형태 외에도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 금속의 물리적, 화학적, 기계적 특성 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이 중요한데, 이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하면 최종 제품의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칼은 전통적인 방식으로는 어려운 복잡한 곡선과 정교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지만, 금속 자체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으면 칼날이 쉽게 부러지거나 너무 부드러워질 수 있다.

 

이는 3D 프린팅의 복잡한 형태 제작에서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다.

 

금속 작업자들은 수천 년의 경험과 최근 과학의 발전을 바탕으로 금속의 특성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검증된 기술을 개발해왔다.


금속 가공의 과정에는 금속을 가열하고 두드려 그 결정 구조를 변화시키는 작업이 포함된다. 가열, 냉각, 단조(고체인 금속재료를 해머 등으로 두들기거나 압력을 가하는 기계적인 방법으로 일정한 모양으로 만드는 조작) 과정을 통해 조절함으로써, 금속 조각은 메스에서 I빔(I-Beams)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용도에 적합한 구조로 미세 조정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은 단순한 모양의 금속 물체에는 적용될 수 있지만, 복잡한 3D 프린팅된 형태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용광로에 넣거나 망치로 두드리는 방법은 3D 프린팅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싱가포르, 스위스, 핀란드, 호주의 연구원들로 구성된 케임브리지 대학 팀은 현장에서 금속의 특성을 변경하기 위해 레이저를 사용하는 방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이 아이디어의 핵심은 레이저를 사용해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완성된 물체의 특정 부분을 선택적으로 녹여 결정 구조를 변경하는 것이다. 이 방식을 통해 연구팀은 3D 인쇄된 금속의 취성(매우 적은 변경에도 파괴되는 경우, 이를 '깨지기 쉽다'고 하고 그 정도를 '취성'이라고 함) 문제를 해결하고 금속을 강화하는 데 성공했다. 레이저를 사용한 이러한 미세한 재가열 과정은 전통 금속 가공에서 망치로 쇠를 단련하는 것과 유사하다.

 

연구팀은 금속을 연마하는 전통적인 기술에 착안하여 3D 프린팅에서 유사한 결과를 얻기로 했다. 예를 들어, 고품질의 칼날을 만드는 전통적인 방법 중 하나는 강철과 철을 사용해 여러 번 용접하고 두드리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두 금속이 정밀하게 층을 이루며 칼날이 형성된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칼 대장장이는 칼날 전체의 특성뿐만 아니라 특정 부분의 특성도 제어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칼날의 중앙은 유연하고, 가장자리는 날카롭게 유지된다.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은 레이저로 처리한 부위와 처리하지 않은 부위를 번갈아 가며 대장장이가 구사한 것과 흡사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법을 통해 그들은 제품의 최종 속성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었다.

 

케임브리지 공학부의 마테오 세이타(Matteo Seita) 박사는 "이 방법이 금속 3D 프린팅 비용을 줄이고, 결과적으로 금속 제조 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가까운 미래에 용광로의 저온 처리 과정을 우회하여, 3D 프린팅 부품을 엔지니어링 분야에 사용하기 전에 필요한 단계를 더욱 줄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공과대학교(칼텍, Caltech) 연구팀은 독감 바이러스만큼 작은 금속재료로 3D 프린팅에 성공했다. 칼텍의 제조 방법에 따르면 150나노미터(독감 바이러스와 비슷한 크기)의 작은 금속재료를 비슷한 크기의 기존 재료보다 3~5배 더 견고하게 만들 수 있다.

 

또한 한국의 한국재료연구원은 용접기법을 사용하는 3D 프린팅 과정에서 용융금속의 부피를 제어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3차원 공간에서 금속을 자유롭고 연속적으로 프린팅할 수 있는 금속 3D 프린팅 펜 기술을 개발했다.

 

금속 3D 프린팅 펜 기술의 장점은 3차원 공간에서 용접토치가 움직이는 방향대로 금속을 연속적으로 적층 제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레이저 기반 금속 3D 프린팅과 비교할 때, 장비 구축 비용이 낮고 상용 용접재료를 사용해 빠르게 적층제조 할 수 있다. 또한 제조시간이 단축되고, 층간 경계가 없으며, 치밀한 미세조직을 형성해 우수한 기계적 성질을 갖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

권일구 기자 insu@fo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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