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의 역습(140)] 열대우림, 사상 최대 속도로 파괴⋯"기후정책 일관성 없으면 되돌릴 수 없어"

입력 : 2025.05.22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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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분에 축구장 18개 사라져"⋯열대우림 파괴, EU 연간 배출량 맞먹는 탄소 방출
  • 인도네시아는 줄고, 브라질은 다시 증가⋯정책 일관성이 열쇠

아마존 열대우림 화재 AFP 연합뉴스.jpg

2024년 9월 17일 페루 우카얄리 지역의 아마존 정글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 지역의 조감도. 2025년 5월 21일 연구자들은 기후 변화로 인한 화재로 인해 작년에 전 세계에서 67,000 ㎢(25,900 평방 마일)의 귀중한 원시 열대림을 잃었다고 보고했다.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 싱크탱크에 따르면 이는 2023년에 비해 80% 증가한 수치이다. 사진=AFP/연합뉴스

 

세계 열대우림이 2024년 한 해 동안 사상 최악의 속도로 파괴된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 분석 결과, 브라질 아마존을 비롯한 주요 열대우림에서 총 6만7000㎢의 원시림이 사라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아일랜드 전체 면적에 맞먹는 수준이며, 분당 축구장 18개 규모가 파괴된 셈이다.

 

이번 분석을 주도한 미국 메릴랜드대학교 GLAD 연구소의 매슈 핸슨(Matthew Hansen) 교수는 "이러한 데이터는 매우 충격적이며, 일부 지역은 사바나화(savannisation)의 길로 접어든 듯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는 아직 이론 수준이지만 점점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산림 파괴를 억제하려면 단기 성과보다 지속적이고 일관된 정책이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BBC, 배런스 등 다수 외신이 심도있게 다뤘다.

 

기후변화로 아마존 열대림 화재 확산 가속화

 

이번 파괴의 주요 원인은 화재였다. 농업 개간이 아닌 화재가 열대림 파괴의 주원인으로 부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2023~2024년 아마존 지역은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으며 대규모 화재가 빈발했다. 많은 화재는 경작지 조성을 위한 인위적 방화로 시작됐지만, 엘니뇨 현상과 기후변화가 결합해 화재 확산을 가속화했다.

 

이번 산림 손실로 인해 약 31억 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유럽연합(EU) 전체 연간 배출량과 맞먹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흐름은 단일 해의 예외적 현상이 아니라, 더 빈번하고 격렬한 열대 화재가 반복되는 새로운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기후변화로 인한 화재로 파괴된 아마존 열대우림 AFP 연합뉴스.jpg
2024년 8월 20일에 촬영한 브라질 아마조나스 주 라브레아 시의 불법 화재로 인해 삼림이 파괴된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의 조감도. 사진=AFP/연합뉴스

 

동남아시아, '화재 금지' 정책으로 원시림 회복 추세

 

반면 동남아시아에서는 긍정적 신호도 관측됐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2024년 열대 원시림 손실 면적이 전년 대비 11% 줄었으며, 이는 정부와 지역 사회가 함께 '화재 금지' 정책을 적극 이행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포레스트 워치(Global Forest Watch)의 공동 책임자 엘리자베스 골드먼은 "인도네시아는 2024년 데이터에서 주목할 만한 개선 사례"라고 평가했다.

 

유엔 산림 프로그램(UNREDD)의 가브리엘 라바테는 "정치적 의지가 성공의 핵심"이라며 "정책 일관성이 없다면 어떤 노력도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브라질은 한때 산림 보호 성과를 거뒀지만, 2014년 정부 정책 변화 이후 다시 파괴가 급증했다.

 

핸슨 교수는 "환경 보전을 원한다면, 단발성 승리가 아니라 '항상, 영원히'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오는 11월 아마존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총회에서는 열대우림을 보전한 국가에 금전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세계자원연구소(WRI)의 로드 테일러는 "지금은 나무를 베어내는 것이 더 수익성이 높은 구조"라며, "이를 뒤집는 혁신적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은 기자 yuna@fo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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