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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70)] 미국 하천, 기록적 폭염에 '열파 급증'⋯냉수종 어류 생존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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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천, 기록적 폭염에 '뜨거워지는 강물'⋯냉수종 어류 생존 위협
미국 하천, 40년간 열파 급증…냉수종 생태계 '생존 위기'
미국 전역의 하천에서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NBC 뉴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간 이어지는 '하천 열파(heat wave)'의 빈도와 강도가 뚜렷하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냉수 환경에 적응해온 연어·송어 등 수생 생태계 전반에 심각한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펜실베이니아주립대 환경공학과 리리(李莉) 교수 연구진은 미국지질조사국(USGS)의 1980~2022년 사이의 약 40년 기간 동안 1471개 하천 모니터링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2년 하천 열파 발생 횟수가 1980년에 비해 연평균 1.8회 늘었으며, 열파 시 수온은 평균 약 0.4℃(0.8℉) 더 높았다. 지속 기간도 3일 이상 길어졌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렸다.
연구팀은 하천 열파를 '계절 평균치를 웃도는 고수온이 5일 이상 지속되는 현상'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기후변화로 인한 적설량 감소와 하천 유량 축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댐과 보(洑)가 하류 수온을 높이고, 도심 건물과 포장도로가 축적한 열이 하천으로 전달되는 것도 추가적 요인으로 꼽혔다.
냉수종 어류는 이 같은 환경 변화에 취약하다. 수온 상승은 용존산소량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어류의 대사율을 높여 생리적 부담을 가중시킨다. 연구진은 평균적으로 연간 12일가량의 '열 스트레스일'이 추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불 트라우트(bull trout) 등은 섭씨 약 15℃(화씨 59도) 이상에서 생존에 큰 위협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 트라우트는 엄격한 서식지 요구 조건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13℃(화씨 55도) 미만의 수온과 깨끗한 자갈 바닥, 차가운 호수와 큰 강의 깊은 웅덩이 등 차가운 수온을 선호하는 어종이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Jonathan Walter, 유역과학센터)는 "저수지에서 방류 시점을 조정하는 등 수자원 관리 방식이 하천 수온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관개나 댐 운영 전략의 조정이 냉수종 보호에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간 해양과 호수의 열파 현상은 위성관측으로 활발히 연구돼 왔으나, 하천의 경우 관측 센서가 불규칙하게 운영돼 자료 확보가 어려웠다. 이번 연구는 방대한 장기 데이터를 종합해 하천 열파의 실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리 교수는 "그동안 물에 대해선 양적 문제에 주로 주목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수질 변화, 특히 수온 상승 문제에도 사회적 인식이 높아져야 한다"며 "하천 생태계 보전과 수자원 관리 전략에 새로운 시사점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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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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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G] 미세플라스틱 섭취를 줄이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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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잘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입자인 미세플라스틱을 생활속 실천으로 인체 흡수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5mm미만인 미세플라스틱과 1~1000나노미터 크기의 입자인 나노플라스틱은 수돗물, 조리 도구, 포장재는 물론 계란과 고기, 채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인체로 유입된다.
최근 연구들은 이러한 입자들의 실제 노출 수준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워싱턴 대학과 시애틀 어린이 연구소의 소아과 교수이자 환경 및 직업 건강 과학 겸임 교수인 쉴라 사티아나라야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집 안에는 정말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쉬운 문제들이 많다"고 말했다.
음식 속 스며든 미세플라스틱 입자들
미세플라스틱은 과일과 채소, 꿀, 빵, 유제품, 달걀, 생선과 육류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식품에서 발견된다. 식물은 토양을 통해, 가축은 사료와 물을 통해 이를 흡수한다. 가공 단계에서도 플라스틱 설비와 포장재로 인해 추가 오염이 발생한다.
109개국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 따르면, 2018년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소비한 이러한 플라스틱의 양은 1990년보다 6배 이상 많았다.
사티아나라야나 교수는 "이전에 산업 지역이었던 땅에 농사를 짓고 토양이 오염되면, 그 작물들이 토양에 오염 물질을 축적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작물을 수확한 후에는 가공 과정에서 오염될 가능성이 훨씬 더 커진다. 그는 "공장에서는 효율성을 높이고 제품 처리량을 높이기 위해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일부 식품은 세척을 통해 오염도를 낮출 수 있다. 호주 연구에 따르면 쌀 1인분에는 평균 3~4mg, 즉석 조리 쌀에는 최대 13mg의 미세플라스틱이 포함돼 있었으나, 조리 전 쌀을 헹구면 20~40%가량 줄일 수 있었다. 고기와 생선도 철저한 세척으로 일정 부분 미세플라스틱 함유량을 감소시킬 수 있다. 반면 소금처럼 가공 과정에서 이미 오염된 식품은 세척이 불가능하다.
물과 음료, 숨은 위험
병에 든 생수는 또 다른 주요 경로다. 단순히 뚜껑을 열고 닫는 과정에서 리터당 평균 553개의 미세플라스틱이 생성된다는 연구도 있다. 수돗물 역시 영국, 미국,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조사한 모든 시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물론 수돗물 속의 미세플라스틱은 끓여서 마시면 약 80% 정도 걸러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뉴욕주 컬럼비아 대학 연구원들이 수돗물을 끓이면 물에 존재하는 가장 일반적인 세 가지 플라스틱 화합물(폴리스티렌,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의 최소 80% 이상을 분해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안전이 보장된 지역에서는 생수보다 수돗물을 마시고, 정수기를 활용할 것을 권장한다. 활성탄 필터만으로도 최대 90%까지 걸러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 플라스틱 성분이 들어간 티백을 사용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티백 하나에서 수십억 개의 미세·나노플라스틱이 방출되기 때문이다.
조리·보관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 노출
포장재와 주방 도구도 빼놓을 수 없다. 플라스틱 포장을 뜯는 행위만으로도 다량의 입자가 발생하며, 재사용 용기는 세척 횟수가 늘어날수록 방출량이 증가한다. 도마와 손상된 코팅 팬, 믹서기와 볼 등에서도 사용 과정에서 수백에서 수백만 개의 입자가 발생한다.
특히 열은 방출을 가속한다. 한 연구에서는 플라스틱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3분간 가열했을 때, 단 1㎠의 표면에서 최대 422만 개의 미세플라스틱과 21억 개의 나노플라스틱이 방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 보관에서도 수개월에 걸쳐 수백만~수십억 개의 입자가 흘러나올 수 있다.
뜨거운 음료를 일회용 플라스틱 컵에 담는 것도 위험하다. 섭씨 50도의 물을 담았을 때 가장 많은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으며, 주 1~2회 사용만으로도 연간 최대 7만3000여 개의 입자를 섭취할 수 있다는 추정치가 제시됐다.
소금, 지방, 산, 열은 플라스틱을 더 빨리 분해한다. 예를 들어 소금물이 담긴 플라스틱 볼은 맹물보다 세 배 많은 입자를 방출했다. 또한 기름진 음식일수록 플라스틱에서 용출된 첨가제가 더 많이 검출됐다.
설거지 과정서도 노출
식사 후 설거지 과정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은 새어 나온다. 일회용 주방 스펀지는 마모될수록 최대 그램당 650만 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방출할 수 있으며, 세제와 합쳐 사용하면 방출량은 더 늘어난다. 스펀지의 단단한 면은 특히 고위험군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은 △쌀·채소·생선 등은 조리 전 충분히 세척할 것, △생수 대신 수돗물과 정수기를 활용할 것, △플라스틱 포장재와 일회용 용기 사용을 최소화할 것, △손상된 조리 도구와 도마는 교체할 것을 권고한다.
개인 실천 넘어 구조적 대응 필요
전문가들은 "플라스틱은 저렴하고 유용하지만 과잉 사용이 문제”라며 “개인의 습관 변화와 더불어, 전 세계적인 플라스틱 감축 노력과 정책적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세계자연기금(WWF)은 "환경 속 플라스틱 파편을 90% 줄이면 인체 섭취량도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은 이미 우리의 몸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개인의 작은 실천과 사회적 변화를 통해 그 양을 줄여나간다면, 인류는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식탁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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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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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2)] 화성 중심부에 '고체 내핵' 존재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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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 내부에 지구와 유사한 핵 구조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국제 연구진이 화성에 고체 내핵이 존재한다는 첫 지진학적 증거를 확인했다고 어스닷컴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화성의 진화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중국과학기술대학(USTC) 후이싱 비(Huixing Bi) 연구원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NASA의 착륙선 '인사이트(InSight)'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수집한 지진파 데이터를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팀은 화성에서 발생한 지진파가 핵을 통과하거나 반사되는 특성을 면밀히 추적해 고체 내핵의 존재를 입증했다.
분석 결과, 화성 내핵은 행성 반지름의 약 18%에 해당하는 규모로 추정되며, 이는 지구와 달의 내핵과 구조적 유사성을 보여준다. 특히 PKiKP(내핵 경계 반사파)와 PKKP(외핵 통과파)라는 두 가지 지진파가 핵심적 증거로 제시됐다. PKiKP는 액체 외핵과 고체 내핵의 경계에서 반사되는 파동으로, 지구의 내핵 연구에도 활용되는 주요 자료다.
연구진은 또 내핵이 순수한 철·니켈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산소와 같은 가벼운 원소가 혼합된 상태임을 시사하는 속도 변화를 확인했다. 이는 내핵이 오랜 시간에 걸쳐 결정화 과정을 겪고 있으며, 화성 내부의 열적·화학적 진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과거 연구에서는 화성이 액체 외핵을 보유하고 있음이 확인됐지만, 고체 내핵의 존재는 불분명했다. 이번 발견은 화성이 지구와 마찬가지로 액체 외핵과 고체 내핵을 동시에 갖춘 행성임을 보여주며, 과거 화성이 강력한 자기장을 가졌던 이유와 이후 소멸 과정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단일 탐사선 관측만으로도 행성 내부를 정밀 분석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 다수의 착륙선을 통한 관측망이 구축된다면 화성뿐 아니라 다른 천체 내부 연구에도 큰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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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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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69)] 기후변화가 낳은 이색 조류⋯텍사스서 '푸른어치-녹색어치' 희귀 잡종 첫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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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인한 서식지 확장 속에서 두 종의 어치(jay bird)가 처음으로 교배해 자연 상태에서 잡종이 태어났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교외의 한 주택 정원에서 관찰된 이 새는 '녹색어치(green jay)'와 '푸른어치(blue jay)'의 자손으로, 약 700만 년 전 계통이 갈라진 두 종 사이에서 태어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해당 내용에 대해서는 어스닷컴, 사이테크데일리, 퍼퓰러 사이언스 등 다수 외신이 보도했다.
텍사스대 오스틴캠퍼스 생물학자들은 해당 개체의 DNA를 분석한 결과, 어미는 녹색어치, 아비는 푸른어치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두 종 모두 기후 변화에 따른 서식지 확장 끝에 겹쳐진 지역에서 교배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기후변화가 직접적으로 야기한 척추동물 잡종의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녹색어치는 원래 중앙아메리카 열대 지역에 주로 분포해 1950년대까지만 해도 남텍사스 국경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었다. 반면 푸른어치는 미국 동부 전역에 분포했지만 휴스턴 인근까지만 서식지가 확장돼 두 종은 사실상 마주칠 일이 없었다. 그러나 수십 년간의 기후 변화로 녹색어치는 북쪽으로, 푸른어치는 서쪽으로 서식 범위를 넓히면서 두 종의 분포가 샌안토니오 일대에서 겹치게 되었다.
이번 사례는 온라인에 올라온 사진을 토대로 연구진이 개체를 확인하고 포획한 뒤 혈액 샘플을 채취해 유전적으로 검증하면서 밝혀졌다. 연구진은 이미 1970년대 인공 교배 실험에서 두 종 사이 잡종을 얻은 전례가 있지만, 이번처럼 자연 상태에서 발생한 사례는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조류학적 흥미를 넘어 기후변화가 생태계에 미치는 구체적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한다. 포식자와 먹이, 번식 습성에 따라 종 간의 경계가 새롭게 설정되고, 일부는 새로운 잡종 개체군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브라이언 스톡스 텍사스대 대학원생은 "잡종화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자연계에서 훨씬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지만, 대부분은 관찰되거나 보고되지 않는다"며 "소셜미디어와 유전자 분석 기술 발달 덕분에 이번처럼 드문 사례를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잡종 개체가 단발성 현상에 그칠지, 새로운 집단 형성으로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고 본다. 다만 이번 발견은 기후 변화로 서식지 지도가 재편되면서 예상치 못한 생태학적 상호작용이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학술지 '에콜로지 앤드 이볼루션(Ecology and Evolu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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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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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핫이슈] 삼성전자, 'One UI 9.0' 개발 착수⋯안드로이드 17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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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안드로이드 17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운영체제 '원 UI(One UI) 9.0' 개발에 들어갔다. 공식 발표에 앞서 유출된 펌웨어 내부 코드를 통해 개발 움직임이 드러나면서, 앞으로 나올 갤럭시 스마트폰의 새로운 기능과 사용자 경험(UX) 변화에 시장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는 사용자 경험을 한 단계 끌어올려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삼성의 핵심 전략으로 읽힌다.
20일(현지시간) IT 전문 매체 샘모바일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에 퍼진 원 UI 8.5 시험판 펌웨어에서 '원 UI 9.0'의 존재를 알리는 코드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내부에서 다음 운영체제 개발을 본격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한다.
원 UI 9.0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17을 바탕으로 만든다. 보통 정수 단위 업데이트는 소수점 단위 업데이트보다 변화의 폭이 훨씬 크다. 따라서 원 UI 9.0은 현재 갤럭시 S25 시리즈에 적용한 원 UI 8.0이나 곧 나올 8.5 버전보다 디자인, 성능, 기능에서 눈에 띄는 혁신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가 요즘 맞춤형 설정과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최적화에 힘을 쏟는 만큼, 시스템 전반의 효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 더 발전한 인공지능(AI) 기능과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선보이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유출된 코드로 드러난 '대규모 업데이트' 예고
출시 시점은 약 1년 뒤로 점쳐지지만, 앞당겨질 수도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구글의 새 안드로이드 공개 이후 갤럭시 기기 업데이트 속도를 높이고 있어서다. 지난해 9월 15일 원 UI 8.0을 배포한 것보다 더 빨리 새 업데이트를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정적이면서도 빠른 업데이트를 내놓기 위해 삼성 내부에서 관련 정책과 절차를 꾸준히 개선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 UI 9.0은 차세대 폴더블폰에 가장 먼저 실릴 것이 유력하다. 다음 해 나올 갤럭시 Z 폴드와 Z 플립 신제품은 원 UI 9.0을 기본으로 탑재해 나올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진 삼성 최초의 '트라이폴더블폰' 역시 원 UI 9.0으로 최적의 사용 환경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폴더블폰 우선 적용…투트랙으로 시장 주도권 강화
반면 상반기 주력 모델인 갤럭시 S26 시리즈는 원 UI 8.5를 싣고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그 뒤 가장 먼저 원 UI 9.0 업데이트를 받는 방식으로 소프트웨어 전략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모델 출시 시기에 맞춰 최신 소프트웨어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는 삼성의 정책이 반영된 전략이다.
물론 원 UI 9.0에 어떤 새로운 기능이 담길지 지금 단정하기는 이르다. AI 관련 기능이나 기존 기능의 개선 방향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번에 유출된 원 UI 8.5 펌웨어가 다음 버전의 기능을 일부 암시할 수 있어 업계의 분석이 나올 전망이다.
사용자들은 우선 갤럭시 S25 시리즈를 시작으로 이달 말부터 차례로 넓혀가는 원 UI 8.0 업데이트를 먼저 만나게 된다. 원 UI 9.0은 2026년 무렵 다음 세대 폴더블폰과 주력 기기를 중심으로 적용될 예정이며, 단순한 기능 개선을 넘어 삼성의 모바일 생태계를 키우고 시장 주도권을 다지는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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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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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68)] 알래스카 빙하 후퇴로 '신생 섬' 등장⋯탄소중립 대응 과제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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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 남동부에서 빙하가 물러나면서 호수 한가운데 새로운 섬이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 항공우주국(나사·NASA) 지구관측소는 최근 위성 사진 분석 결과, 알래스카 글레이셔베이 국립공원의 알세크(Alsek) 빙하가 녹으면서 '프로우 노브(Prow Knob)'라는 작은 산과의 연결이 완전히 끊어져 섬이 되었다고 발표했다.
프로우 노브는 약 5㎢ 규모의 육지로, 그동안 알세크 빙하가 둘러싸고 있었으나 수십 년간 이어진 빙하 후퇴로 점차 노출돼 왔다. 미 항공위성 랜드샛9호가 지난 8월 촬영한 영상에는 더 이상 빙하와 맞닿아 있지 않은 프로우 노브가 신생 담수호 한가운데 섬 형태로 존재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나사 측은 "알래스카 남동부 해안 평야에서는 얼음이 빠르게 물로 대체되고 있다"며 "빙하가 얇아지고 후퇴하면서 전면부에 형성된 담수호 속에서 새로운 지형이 드러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우 노브는 선박의 뱃머리를 닮은 형상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1960년대 빙하학자 오스틴 포스트가 항공사진 촬영 과정에서 명명했다. 포스트와 동료 연구자는 빙하 후퇴 속도를 근거로 2020년경 빙하가 프로우 노브와 완전히 분리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실제로는 다소 늦게 진행됐다.
지구 온난화로 세계 곳곳의 빙하가 급속히 줄어드는 가운데, 이번 사례는 기후 변화가 지형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2024년은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됐으며, 2025년 역시 유례없는 고온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번 사례는 탄소중립 정책의 시급성을 환기시킨다. 각국은 파리협정 목표 달성을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했으나, 이행 속도는 국가별로 차이가 크다. 빙하 후퇴와 같은 극단적 현상은 탄소 배출 감축이 단순한 환경 의제를 넘어 경제·산업 전반의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임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북극항로 개척, 해운·관광 산업 변화, 수자원 관리 등에서 빙하 후퇴가 미칠 파급 효과에 대비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탄소세 도입, 국제적 협력 강화를 통해 지구 온난화를 억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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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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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1)] 달, 매년 지구에서 멀어진다⋯조석력이 만든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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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매년 지구로부터 약 3.8㎝씩 멀어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달 표면에 설치된 반사경을 향해 지구에서 발사한 레이저가 돌아오는 시간을 정밀 측정해 이 같은 변화를 확인하고 있다.
컨버세이션에 따르면 달까지의 거리는 평균 약 38만5000㎞지만 궤도가 완전한 원이 아니어서 달이 지구를 도는 한 달 동안 약 2만㎞가량 차이를 보인다. 이로 인해 어떤 보름달은 다른 때보다 더 크게 보이는데, 이를 '슈퍼문'이라 부른다.
조석력의 작용
달이 점차 멀어지는 근본적 원인은 '조석력'이다. 달의 중력이 지구에 가하는 힘은 지구의 달 쪽 면이 반대쪽보다 약 4% 강하다. 이 차이는 바닷물을 달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각각 부풀려 조석 팽대를 만든다.
지구가 자전하면서 이 팽대는 달을 향해 약간 앞서 끌려가는데, 이로 인해 달은 궤도에서 속도를 얻어 점차 멀어지게 된다. 반대로 지구의 자전 속도는 그만큼 느려져 하루의 길이가 아주 조금씩 길어진다.
지구·달 진화의 흔적
달은 약 45억 년 전 원시 지구와 화성 크기의 천체 충돌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달은 지금보다 훨씬 가까이 있었고, 하늘에서 훨씬 크게 보였을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실제로 고대 조개 화석의 성장 패턴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약 7000만 년 전 하루 길이가 23.5시간에 불과했다는 증거가 확인됐다. 이는 천문학적 계산과도 일치한다.
달이 언젠가 지구의 중력을 벗어날 가능성은 없다. 수십억 년이 지나 지구의 자전과 달의 공전이 '조석 고정' 상태에 이르면 달은 더 이상 멀어지지 않고 지구의 한쪽 면에서만 보이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태양이 밝아지면서 바닷물이 증발하고, 이후 적색거성으로 팽창해 지구와 달 자체를 삼킬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화는 수십억 년 후의 일이어서 현재로서는 우려할 필요가 없다. 인류는 앞으로도 조석 현상, 일식, 그리고 밤하늘의 아름다운 달을 계속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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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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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 신기술(196)] 차세대 나노 스위치 개발⋯전자기기 발열 줄여 반도체 효율 혁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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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기기 발열 문제를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는 차세대 나노공학 스위치가 개발돼 반도체 및 전자산업 전반에 큰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은 실온에서 '엑시톤(exciton·전자와 정공이 결합한 중성 입자)'의 흐름을 제어하는 최초의 트랜지스터형 나노 스위치를 제작했다고 미시간엔지니어링뉴스와 웹사이트 Phys.org, 과학 전문매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 등이 전했다.
해당 연구는 나노과학회 대표 국제학술지 ACS Nano(미국화학회)에 발표했다.
엑시톤은 전하 없이 에너지를 운반하는 양자 준입자이다. 다시 말하면 엑시톤은 빛이 반도체 내 전자를 자극하여 양전하를 띤 정공을 남길 때 형성된다. 전자와 정공은 한 쌍으로 함께 이동하며 중성 에너지 패킷을 형성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엑시톤 나노스위치는 궁극적으로 기존 전자기기를 엑시토닉스(excitonics)로 대체하는 길을 열 수 있다.
연구팀은 텅스텐 다이셀레나이드(WSe₂) 단원자층을 이산화규소(SiO₂) 기반 나노 리지 구조와 결합한 '나노공학 광-엑시토닉(NEO) 장치'를 통해 기존 전자 스위치 대비 열 손실을 66% 줄였다. 또한 상온에서 19데시벨(dB) 이상의 온·오프 비율을 달성, 현존 상용 최고 수준을 넘어서는 성능을 입증했다.
엑시톤은 전하를 띠지 않기 때문에 전하 이동에 따른 저항과 발열을 최소화해 차세대 반도체·전자소자의 에너지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제어가 어렵다는 한계로 상용화가 지연돼 왔다. 이번 연구는 빛을 방출하지 않는 '다크 엑시톤'과의 상호작용을 활용해 엑시톤 이동 거리를 최대 400%까지 늘리고 방향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엑시톤은 이미 태양 전지와 유기 LED를 가능하게 하고, 식물의 광합성을 촉진하는 등 여러 기술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반도체 집적도 한계와 전력 효율 문제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고성능 연산용 반도체, 모바일 기기, 데이터센터 등 전력 소모와 발열 억제가 핵심인 산업 분야에 곧바로 응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맞춤형 구조 설계를 통해 엑시톤 수송을 제어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며 "전자와 광자의 장점을 결합한 차세대 소자 상용화를 앞당기는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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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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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의 역습(167)] 화석연료 기업, 전 세계 폭염과 직접 연관⋯법적 파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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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과학자들이 특정 화석연료 및 시멘트 기업들의 탄소 배출이 전 세계 폭염 발생 가능성과 강도를 높였다는 정량적 근거를 처음으로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폭염의 원인을 개별 기업과 연결지었다는 점에서 향후 법적 책임 공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1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전 세계에서 발생한 213건의 폭염을 분석한 결과, 이들 중 최대 25%는 주요 화석연료·시멘트 생산 기업의 배출이 없었다면 사실상 발생할 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특히 전 세계 탄소 배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카본 메이저스(Carbon Majors)' 14개 기업이 폭염 강도 증가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다고 밝혔다. 엑손모빌(ExxonMobil), 셰브론(Chevron) 등 글로벌 석유 기업뿐 아니라 과거 소련과 같은 주요 산유국도 포함된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ETH Zurich) 얀 퀼카이유(Yann Quilcaille) 연구원은 "산업혁명 이전과 비교해 최근(2010~2019년) 폭염의 중간 강도가 섭씨 1.68도 상승했는데, 이 중 0.47도는 상위 14개 카본 메이저스의 배출만으로 설명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단일 사건에 국한되지 않고 수백 건의 폭염 사례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기존 연구에서 분리돼 다뤄지던 ‘탄소 메이저스의 기여도’와 ‘폭염 발생 확률’을 직접 연결한 것이 특징이다.
"법적 책임 근거 강화"
논문 공저자인 코리나 헤리(Corina Heri) 틸뷔르흐 로스쿨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법원이 탄소 메이저스의 책임을 묻는 데 과학적 확실성을 요구해왔는데, 이번 연구가 그 공백을 일정 부분 메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과 유럽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 보상 책임을 화석연료 기업에 묻는 소송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가 새로운 근거 자료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폭염 영향 과소평가 가능성도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가 아프리카·남미 지역의 보고되지 않은 폭염 사례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그랜섬연구소의 클레어 반스(Clair Barnes) 박사는 "실제 피해는 연구에서 제시된 것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기후 책임 논의 새 국면
기후책임연구소의 리처드 히디(Richard Heede) 소장은 "이번 연구는 화석연료 기업의 채굴·가공·유통·연소 전 과정이 폭염 발생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주는 초기 단서"라며 "향후 홍수, 산불 등 다른 극단적 기상 현상 연구로 확장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기후 과학과 법학의 교차점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폭염이라는 구체적 기상 재난을 개별 기업의 배출과 직접적으로 연결한 만큼, 기후위기 대응과 법적 책임 규명 논의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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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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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속삭임(140)] 류구 모체 소행성에서 액체 상태의 물 흔적 발견⋯행성 형성 이론에 새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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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주탐사선 '하야부사2'가 채취한 소행성 류구(Ryugu)의 암석 샘플에서 액체 상태의 물이 장기간 존재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확인됐다고 스페이스닷컴이 1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발견이 태양계 형성 초기 조건과 지구 물의 기원에 대한 기존 가설을 바꿀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도쿄대 우주화학과 츠요시 이이즈카 교수 연구팀은 류구 암석 샘플에 포함된 루테튬·하프늄 방사성 동위원소 비율을 분석한 결과, 약 10억 년 전에도 유체 활동이 있었음을 밝혀냈다. 이는 물의 존재가 태양계 형성 초기 짧은 시기에만 국한됐다는 기존 정설을 뒤흔드는 결과다.
류구는 태양계 형성 초기 얼음과 먼지로 생성된 탄소질 소행성으로, 원시 지구에 물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이번 연구는 특히, 충돌로 인한 충격이 얼음을 녹여 암석 내부로 액체가 스며들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루테튬이 용해돼 독특한 화학적 기록이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팀은 "류구와 같은 천체가 지구에 훨씬 더 많은 양의 물을 공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재패니즈타임스에 따르면 동위원소 비교 결과 류구와 같은 소행성에서 나온 물질이 지구 질량의 약 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이 소행성들이 엄청난 양의 얼음을 가지고 있었다면, 지구로 운반된 물의 총량은 지구 질량의 최대 1.8배에 달했을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연구는 쌀알보다 작은 극미량의 샘플로 정밀 동위원소 분석을 수행하는 신기술을 통해 이루어졌다. 향후 연구팀은 류구 시료 내 인산염 광맥을 추가 분석해 물 흐름의 정확한 시기를 규명할 예정이다. 또한 연구진은 2023년 9월 NASA의 오시리스-렉스(OSIRIS-REx) 탐사선이 지구로 귀환시킨 소행성 베누(Bennu) 시료와의 비교 분석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류구의 모체 소행성에서 늦은 시기에 발생한 물 흐름이 이 천체에서만 독특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소행성에서도 비슷한 물 활동으 보존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이즈카 교수는 "류구가 장기간 얼음을 보존했다는 사실은 지구 형성의 출발 조건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습윤했음을 시사한다"며 "이는 지구 생명 탄생의 환경을 재해석하는 중요한 단서"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연구팀이 지구 형성 중에 얼마나 많은 물이 우주로 빠져나갔는지, 얼마나 많은 물이 지구의 맨틀과 핵 깊숙한 곳에 저장되어 있었는지, 그리고 오늘날 이곳에서 생명을 지탱하는 대륙과 바다의 균형을 이루기에 충분한 물이 지구 표면에 얼마나 남아 있었는지를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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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