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속삭임(109)] 우주여행, 뼈에 '치명적 구멍'…NASA의 실험쥐가 보여준 골다공증의 미래

입력 : 2025.04.0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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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우주정거장 37일 체류한 실험쥐, 대퇴골 내부 골소실 심각
  • 방사선 아닌 무중력 여파⋯미세중력, 골밀도 급감의 주범으로 떠올라
  • 우주비행사, 수 개월 우주서 머물면 수십 년치 골 소실 발생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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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SA와 블루마블우주과학연구소가 공동 진행한 연구에서 지상에서 통제 대조군 쥐(왼쪽)와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37일을 보낸 우주 쥐(오른쪽)의 대퇴골 사진. ISS에 있는 쥐의 대퇴부에 심각한 구멍이 생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 출처=케이힐(Cahill et al., PLOS ONE, 2025)

 

인간의 우주여행이 점점 현실이 되고 있는 가운데, 장기간의 무중력 상태에 머무는 것이 심각한 골밀도 소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인체에 미치는 충격적 결과가 드러났다.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37일간 실험쥐를 보내 수행한 골밀도 관련 연구에서, 뼛속이 '속부터 녹아내리는' 심각한 현상이 확인된 것이다. 특히 하중을 견디는 역할을 하는 대퇴골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해당 연구에 대해서는 과학 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럿이 3월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ASA와 블루마블우주과학연구소가 공동 진행한 이번 연구는 미국 공공과학 도서관 온라인 학술 웹사이트 '플로스 원(PLOS ONE)'에 게재됐다. 


뼈가 비어간다⋯"지구의 하중 잃은 뼈, 내부부터 무너져"

 

연구진은 쥐를 이용해 무중력 상태에서의 골다공증 진행 과정을 정밀 분석했다. 그 결과, 지구에 남아 있던 대조군 쥐들과 비교해 우주로 떠난 쥐들은 대퇴골 말단, 즉 엉덩이와 무릎 관절이 연결되는 부위에 커다란 공백(구멍)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척추 부위, 특히 요추는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됐다.


이는 뼈가 단순히 전신적으로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지구에서 체중을 지탱하던 부위일수록 미세중력에서 훨씬 더 빨리, 더 심하게 손상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연구에 참여한 생체공학자 루크마니 케이힐 박사는 "우주에서는 신체의 하중을 지탱하는 기능이 사라지기 때문에 뼈가 쓰임을 잃고, 그 결과 구조 자체가 붕괴하기 시작한다"며 "이는 뇌과학에서 말하는 '사용하지 않으면 퇴화한다'는 개념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우주골다공증, 지구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진행


중력에서 자유로워지는 것이 인간의 몸에 꼭 유익한 것만은 아니다. 실제로 우주에 다녀온 우주비행사들은 평균적으로 한 달에 1% 이상, 지구 평균보다 10배 가까운 속도로 골밀도를 상실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는 골다공증 노인 환자보다 더 빠른 속도이며, 수개월만 우주에 머물러도 수십 년 치의 골소실이 일어날 수 있다.


심지어 이번 실험의 실험쥐들은 골격 성장이 마무리되지 않은 젊은 개체들이었음에도, 미세중력에서 대퇴골 내 연골이 조기 골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뼈의 성장이 멈추고, 오히려 발육이 저해될 수 있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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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일 동안 저궤도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dp서 살았던 설치류(FL)와 1일 동안 궤도에 있었던 설치류(BL), 지상 통제 쥐(GC) 와 움직임을 제한하는 케이지에 보관된 지상 통제 쥐(VIV)를 비교한 쥐의 대퇴골 단면도. 사진 출처=케이힐(Cahill et al., PLOS ONE , 2025)


방사선 탓 아니다⋯"골 소실 문제는 중력 부재"


이번 연구의 핵심은, 우주 공간에서의 뼈 손상이 단순한 우주 방사선, 빛 부족 등의 전신적 요인이 아니라는 점이다. 연구진은 대조군 쥐에게도 로켓 발사 시의 진동과 비행 조건을 모사했지만, 유의미한 골소실은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우주에서 쥐가 받은 일일 방사선량은 극히 낮았으며, 과거 방사선 단독 실험에서 골소실을 유도한 수준과 비교해도 수십 분의 일에 불과했다. 결국, 골밀도 저하의 본질적인 원인은 '중력이 없는 환경' 그 자체라는 결론에 가까워지고 있다.


해답은 '운동'⋯식이요법은 한계


이러한 우주골다공증 현상을 막기 위해, NASA는 단순한 식단 조절이나 칼슘 보충제보다 무중력 환경에서도 하중을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운동 기기의 활용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ISS에서는 러닝머신에 몸을 고정해 사용하는 방식의 운동이 도입되어 있으며, 향후 중력 모사 웨이트 트레이닝 기기도 확대될 전망이다.


인류가 화성이나 그 너머로의 장기 우주여행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지금, 우주에서 모무는 동안 인간의 '뼈'는 최대 약점이자 극복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주에서의 '골다공증'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미래의 우주인들은 먼 별보다 지구의 중력을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른다.

김성은 기자 yuna@fo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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