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의 역습(19)] 건물을 더욱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

입력 : 2024.06.2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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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년 건물 운영 및 건설 탄소 배출 10기가톤으로 역대 최고치
  • 건물에 사용된 에너지 증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은 고작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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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환경계획(UNEP)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건물 운영 및 건설로 인한 에너지 관련 탄소 배출량은 10기가톤으로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진=픽사베이

 

도시 소음에는 건설 노동자들이 새 건물을 건설하면서 드릴로 뚫고, 망치질하고, 땅을 파는 소음이 포함돼 있다. 전 세계는 매 5일마다 파리 크기 정도의 건축물을 건설하고 있다. 문제는 건물을 건설하고 운영하는 방식이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데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건물 운영 및 건설로 인한 에너지 관련 탄소 배출량은 10기가톤으로 증가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37%에 해당한다.

 

UNEP의 기후 완화 책임자인 루스 쿠토(Ruth Coutto)는 UNEP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가정, 사무실 및 기타 건물의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은 파리 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고 기후 재앙을 피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건물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글로벌 노력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홈페이지에 실린 쿠토의 게시글을 요약해 소개한다.

 

사람들이 살고, 자고, 일하고, 노는 장소인 건물은 탄소의 주요 공급원이다. 이 온실가스는 지구의 대기에 열을 가두어 지구를 달구면서 기후 변화를 주도한다.

 

건물이 탄소 배출의 주요 원인이 되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건물은 난방, 냉방, 조명을 위해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사용한다. UNEP의 건물 및 건설에 대한 글로벌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건축 부문은 전 세계 전력 소비의 34%를 차지했다. 많은 국가에서 에너지는 연소 시 탄소를 방출하는 석탄이나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로 만들어진다.

 

둘째, 건물은 강철, 시멘트, 알루미늄, 유리로 가득 차 있다. 이들을 제작, 운반, 설치하는 데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여기서 다량의 탄소가 배출된다.

 

여전히 건물 부문의 탈탄소화 길은 멀다. 전 세계 건축 부문 배출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며 보고서는 2021년에서 2022년 사이에 배출이 1%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전 세계 도로에 자동차 1000만 대를 추가하는 것과 같다. 2022년 건물에 사용된 에너지의 6%만이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에서 나왔다. 이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구상한 '2030년까지 18%' 목표와는 거리가 멀다.

 

따라서 건물을 더욱 친환경적으로 만드는 것은 매우 긴급한 현안이다. 2050년까지 존재할 건물의 절반은 아직 건설되지 않은 상태다. 세상이 건물을 짓고 사용하는 방식을 바꾸지 않는 한, 기후 변화에 의미 있게 대처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며, 이는 특히 극단적인 날씨로 이어질 것이다. 이는 지구가 감당할 수 없다.

 

이것이 바로 탄소 배출이 거의 없는 건물이 2030년까지 새로운 표준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는 UNEP가 주도하는 건축 부문의 배출을 억제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인 건물 혁신(Buildings Breakthrough)의 주요 목표 중 하나다.

 

인류는 건축 부문 전반에서 발생하는 배출을 모두 줄여야 한다. 운영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건물의 효율성을 높이고 난방 및 냉방 등에 사용되는 에너지량을 줄여야 한다. 새 건물에 대한 더 높은 에너지 성능 표준 채택, 기존 건물의 개조, 보다 효율적인 기기 사용, 더 나은 에너지 계획 및 시스템 통합이 필요하다. 재생 에너지 사용도 늘려야 한다.

 

그런 점에서 인류는 건물을 기후 친화적으로 만드는 데 지출하는 투자도 늘려야 한다. 건물 및 건설의 탈탄소 구조에 대한 투자는 2850억 달러에 달했지만, 목표에는 미치지 못했다. 2023년에는 투자가 오히려 소폭 감소했다.

 

UNEP는 탄소 발생 회피, 구조 전환 및 개선이라는 세 가지 솔루션을 제안한다. 먼저 건축 자재를 재사용하고, 더 적은 자재로 건물을 짓고, 보다 순환적인 접근 방식으로 기존 건물의 용도를 변경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회피할 수 있다. 둘째, 목재나 대나무 등 재생 및 지속 가능한 바이오 기반 건축 자재로 전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콘크리트, 강철, 알루미늄 등 기존 건축 자재의 탄소 배출을 개선하고 줄여야 한다. 제조 과정에서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면 가능하다.

 

이러한 모든 조치를 결합하면 2050년까지 건물 및 건설 부문에서 탄소 배출 순 제로 달성이 가능해진다.

 

정부 및 지자체의 역할도 중요하다. 정부는 건물과 건설에 대한 기후 행동 로드맵을 개발하고 시행할 수 있다. 전 세계 161개 국가가 아직 이 작업을 수행하지 않았다. 탈탄소화 구축 투자를 장려하고 지속 가능한 관행과 재료를 통해 탄소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개발할 수 있다. 또한 오래된 건물의 개조를 촉진할 수도 있다.

    

국제 협력도 강화해야 한다. 그러면 국가는 건물 부문의 지속 가능한 전환을 달성하고 더 광범위하게는 기후 변화에 관한 파리 협약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최순희 기자 choi61@fo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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