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의 역습(9)] 알래스카의 깨끗한 물, 오렌지색으로 변색 '충격'

입력 : 2024.05.28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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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구 온난화로 동토에 묻혀 있던 광물 녹아 하천 유입 추정
  • 생물 생태계 파괴는 물론, 주민 생활에도 큰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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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에서 오렌지색으로 물든 물줄기. 사진=미 국립공원관리공단

 

알래스카의 얼음처럼 투명하고 맑은 수로 일부가 녹물이 섞여 흐르는 듯한 오렌지색으로 변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고 사이언스얼러트가 전했다. 오렌지색이 너무 강렬해 지구 궤도에 떠 있는 위성에서도 분명하게 식별할 수 있다고 한다.

 

캘리포니아 주립대(UC) 데이비스 캠퍼스 환경 독성학자 브렛 풀린 교수는 "황색으로 얼룩진 강이 너무 방대해서 우주에서도 목격할 수 있을 정도"라며 “우주에서 포착하기 위해서는 범위가 넓어야 하는데 알래스카 수로의 경우가 그렇다”고 밀헸디.

 

미 국립공원관리공단(National Park Service) 생태학자인 존 오도넬, 폴린 및 동료들은 지난 2018년 강둑과 비행 관측에서 이를 처음 발견한 후, 위성 관측 이미지와 공공 보고서를 통해 알래스카 브룩스 산맥의 약 1000km에 걸쳐 오렌지색으로 오염된 75개 이상의 하천을 확인했다.

 

오도넬은 "오렌지 주스처럼 보이는 특정 지역이 다수 발견됐는데 이는 독성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으며, 물고기가 산란지로 이동하는 것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2022년 6~9월 사이에 수집된 수로의 샘플에서는 근처의 맑은 하천에 비해 철과 아연, 구리, 니켈, 납을 포함한 기타 독성 금속의 농도가 높았다. 심한 경우에는 이러한 오염 물질로 인해 물의 산도가 pH 2.3까지 악화됐다. 산성이 심한 광산 유출수와 유사하지만, 문제는 이 지역 근처에는 광산이 없다는 사실이다.

 

오도넬 팀은 1985년부터 2022년까지 위성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이 현상이 지난 10년 동안 발생했으며, 특히 날씨가 따뜻해지고 눈이 많이 내리는 시기와 일치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폴린은 "분석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영구 동토층 토양의 해동으로 인해 물이 더 깊이 침투함으로써 수천 년 동안 갇혀 있던 광물이 녹아내렸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북극은 지구의 다른 지역보다 약 4배 빠르게 따뜻해지고 있다. 열은 얼어붙은 땅을 녹이고, 미생물 활동을 증가시키며, 관목들의 생존 환경을 조성해 관목 뿌리가 토양을 더욱 교란시킨다. 이런 과정을 통해 과거에는 묶여 있던 광물이 풍화 작용에 노출되어 수로 유역으로 옮겨진다.

 

연구진은 “기후 변화와 이에 따른 영구 동토층 해빙이 하천 손상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지었다. 또 하천 변색은 대형 무척추 동물의 다양성과 어류 종의 급격한 감소로 이어진다. 나아가 식수와 낚시에 의존하는 지역 주민들의 생활을 위협한다.

   

연구팀은 이 지역에 대한 더 넓은 생태학적 영향을 파악하고 오렌지색 독성 오염이 어떻게 발생하고 퍼지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조사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도넬은 "기후가 더 따뜻해지면 영구 동토층이 계속 녹을 것이며 광물이 묻혀 있는 어떤 곳이든 하천이 채색되고 수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 연구 결과는 '커뮤니케이션 지구&환경' 지에 게재됐다.

최순희 기자 choi61@fo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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