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첨단 반도체 산업 육성 위한 수십억 달러 규모 투자 발표 임박

입력 : 2024.01.28 10:26
이메일 글자확대 글자축소 스크랩
  • 2022년, 53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 칩 법안 통과
  • 현재까지 170개 기업 보조금 신청, 단 2개 기업만 지급
조 바이든.jpg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24년 1월 27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컬럼비아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 박람회장에서 열린 사우스캐롤라이나 퍼스트 인 더 네이션 만찬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선거를 앞두고 대표적인 경제 이니셔티브를 강조하고자 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첨단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투자는 2022년 초당파적으로 통과된 530억 달러 규모의 '칩 법안(Chips Act)'에 따른 것으로, 첨단 마이크로칩 생산을 재개하고 중국의 칩 산업 성장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현재까지 칩 법안의 이행 속도는 다소 느린 편이다. 170여 개 기업이 신청했지만, 지금까지 첨단 칩 제조업체에 지급된 보조금은 단 두 건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수십억 달러 규모의 훨씬 더 큰 규모의 투자를 발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는 스마트폰, 인공지능, 무기 시스템 등 첨단 기술에 필수적인 첨단 반도체 제조를 시작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이 본격화되는 3월 연두교서 연설 전에 몇 가지 성과를 발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의 기술 및 혁신 담당 선임 연구원 윌리엄 라인하트는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칩 산업 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칩 법안, 미국의 산업 정책 실험


미국 의회가 통과한 530억 달러 규모의 칩 법안은 미국의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정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법은 제조 보조금, 대출, 대출 보증, 세금 공제 등을 통해 반도체 제조 시설의 신설 및 확장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칩 법안의 시행 방식은 미국의 산업 정책 수행 능력을 시험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일본, 독일 등은 이미 오랜 기간 동안 산업 정책을 통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 왔다. 이에 비해 미국은 산업 정책에 대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칩 법안의 시행은 바이든 행정부의 재선 추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법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인 경제 정책 중 하나로, 성공적인 시행은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칩 법안의 시행에는 아직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다. 인력과 국가 안보에 대한 칩 법안의 요구 사항으로 인해 자금 조달 협상이 복잡해지고 있다. 또한, 숙련된 인력 부족도 우려 사항 중 하나다.

 

세계 최첨단 칩의 약 90%를 생산하는 TSMC는 지난주 애리조나 공장의 두 번째 공장에서 생산이 1~2년 지연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국의 인센티브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들었다. 이는 칩 법안의 시행이 예상보다 더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TSMC는 지난주 미국의 인센티브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유로 애리조나 제2 공장의 생산이 1~2년 정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TSMC는 앞서 첫 번째 팹의 개장을 2024년에서 2025년 상반기로 연기한 바 있다.

 

미국 내 공장 건설에 대한 규제 장애물을 연구해온 연방 태평양 북서부 국립연구소의 보안 및 기술 고문인 존 버와이(John VerWey)는 "가장 큰 이유는 리드 타임과 이들 기업이 가진 대안"이라며 "TSMC가 대만이나 일본에 팹을 건설하고자 할 때 미국보다 훨씬 더 빨리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제조 공급망 투자 발표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가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투자 발표의 가장 직접적인 위협은 국가환경정책법(NEPA)으로, 아는 연방 정부의 지원을 받는 대규모 프로젝드들이 보조금을 받기 전에 횐경 평가를 성공적으로 통과해야 함을 의미한다. 연방 정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8년까지 NEPA 평가에는 평균적으로 4.5년이 소요됐다. 비평가들은 평가가 매년 지연될 때마다 번도체 공장 건설 비용이 약 5%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상원에서 통과된 주요 칩 법안 프로젝트의 NEPA 검토를 면제하는 법안이 하원에서 추진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일부 공화당원들은 에너지 및 기타 부문을 포괄하는 더 광범위한 허가 점검을 원했다. 일부 민주당원들은 환경 기준이 희석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상원 법안의 대표 발의자인 마크 켈리 상원의원(D. 애리조나주)은 "이 과정은 5년이 걸릴 수 있지만 우리가 이 일을 하는 의도는 그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미국에서 이 칩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숙련된 인력 부족도 잠재적 지연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무역 단체인 반도체 산업 협회는 2030년까지 기술자, 컴퓨터 과학자, 엔지니어를 포함하여 반도체 산업에 6만700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랜드 연구소(Rand Corp)의 반도체 전문가인 지미 굿리치는 "칩 산업은 자본 집약적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예측 가능성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은 시장 수요가 있고 글로벌 경쟁에 필요한 수준의 정부 인센티브가 제공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팹 비용의 80%를 차지하는 장비 구매와 같은 상당한 투자를 헤지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김성은 기자 yuna@foeconomy.co.kr
© 포커스온경제 & foeconom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IT/바이오 많이 본 기사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바이든, 첨단 반도체 산업 육성 위한 수십억 달러 규모 투자 발표 임박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