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너지 효율성 100배 개선⋯클라우드 의존 없는 실시간 나노전자소자 개발

입력 : 2023.10.14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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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 시계나 피트니스 트래커 등에 적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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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기술보다 100배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정확한 머신러닝 분류 작업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장치가 개발됐다.   사진=픽사베이

 

노스웨스턴 대학교 엔지니어들은 가장 에너지 효율적인 방식으로 정확한 머신러닝 분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새로운 나노 전자 장치를 개발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노스웨스턴나우(northwestern now)에 따르면 기존 기술보다 100배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는 방식으로 실시간으로 인공지능(AI)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이 장치의 가장 큰 특징은 클라우드를 이용하지 않고도 대용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하고 분석할 수 있는 점이다. 따라서 설치 공간이 협소하고 전력 소비가 적은 웨어러블 기기, 예를 들어 스마트 시계나 피트니스 트래커에 적용하기에 이상적이다.


연구 팀은 이 새로운 나노전자소자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심전도(ECG) 데이터를 활용해 불규칙한 심장 박동인 부정맥을 진단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이 장치는 다양한 부정맥 유형을 거의 95%의 높은 정확도로 판별할 수 있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공학과 의학 분야에서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이며, 관련 논문은 12일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 저널에 게재됐다. '개인화된 서포트 벡터 머신 분류를 위한 재구성 가능한 혼합 커널 이종 접합 트랜지스터'라는 제목의 이 연구는 미국 에너지부, 국립과학재단, 육군 연구소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이 연구의 선임 저자인 노스웨스턴의 마크 허삼(Mark C. Hersam) 박사는 "오늘날 대부분의 센서는 데이터를 수집한 다음 클라우드로 전송하고, 분석은 에너지 소모가 많은 서버에서 수행된 후 최종적으로 사용자에게 결과를 전송한다"며 "이 접근 방식은 엄청나게 비싸고 상당한 에너지를 소비하며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성명했다. 이어 "우리 장치는 에너지 효율이 매우 높아 웨어러블 전자기기에 직접 배치하여 실시간 감지 및 데이터 처리를 할 수 있으므로 건강 응급상황에 보다 신속하게 개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나노기술 전문가로 유명한 허삼 박사는 노스웨스턴 맥코믹 공과대학에서 월터 머피 재료과학 및 공학 교수로 활약하고 있다. 또한 재료 과학 및 공학과 학과장, 재료 연구 과학 및 공학 센터 소장, 그리고 국제 나노기술연구소 회원 등 왕성한 역할을 하고 있다. 허삼 박사는 이번 연구를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의 한 왕(Han Wang) 교수,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비노드 상완(Vinod Sangwan) 연구 조교수와 공동으로 주도했다.

  

머신러닝 툴은 신규 데이터를 분석하기 전에, 먼저 학습 데이터를 다양한 카테고리에 정확하게 분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예를 들어, 사진을 색상별로 분류하는 도구의 경우, 빨간색이나 노란색, 파란색 등 각 사진의 색상을 정확히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작업은 인간에게는 간단하지만, 기계에게는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복잡한 작업이다.


현재 실리콘 기반 기술로 심전도와 같은 대규모 데이터 세트를 분류하려면 100개 이상의 트랜지스터를 필요로 한다.이러한 각각의 트랜지스터는 작동과정에서 에너지를 소비한다. 하지만 노스웨스턴의 나노 전자 장치는 단 두 개의 장치로 동일한 머신러닝 분류를 수행할 수 있다. 연구진은 디바이스 수를 줄임으로써 전력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표준 웨어러블 기기에 적용 가능한 훨씬 더 작은 크기의 디바이스를 개발했다.

   

이 새로운 디바이스의 비결은 다양한 소재를 혼합하여 전례 없는 조정성을 구현한 것이다. 기존 기술은 실리콘을 사용하지만 연구진은 2차원 이황화몰리브덴과 1차원 탄소 나노튜브로 소형화된 트랜지스터를 제작했다. 따라서 데이터 처리 단계마다 하나씩 많은 실리콘 트랜지스터가 필요한 대신, 재구성 가능한 트랜지스터는 다양한 단계 간에 전환할 수 있을 만큼 동적이다.

 

이번 새로운 디바이스의 성공 비결은 다양한 소재의 혼합과 창의적인 조절 능력에 있다. 기존에는 실리콘을 주로 사용했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2차원 이황화몰리브덴과 1차원 탄소 나노튜브를 활용하여 소형화된 트랜지스터를 구현했다. 이러한 혁신적 접근 방법 덕분에, 각 데이터 처리 단계에 여러 개의 실리콘 트랜지스터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재구성 가능한 트랜지스터만으로도 다양한 단계를 동적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되었다.


허삼 박사는 이에 대해 "두 가지 서로 다른 재료를 하나의 디바이스에 통합함으로써, 전류 흐름을 강력하게 조절할 수 있는 동적 재구성이 가능하다"며 "이런 방식으로 단일 디바이스에서도 높은 수준의 조절이 가능해져, 작은 공간과 적은 에너지만을 소비하면서도 정교한 분류 알고리즘 실행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장치를 테스트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사용가능한 의료 데이터 세트를 찾았다. 먼저 심전도 데이터를 해석하도록 디바이스를 훈련시켰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숙련된 의료진이 상당한 시간을 들여야 하는 작업이다. 그런 다음 장치에 정상, 심방 조기 박동, 심실 조기 수축, 속도 박동, 왼쪽 다발 분기 블록 박동, 오른쪽 다발 분기 블록 박동 등 6가지 유형의 심장 박동을 분류하도록 요청했다.

 

연구팀은 장치의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의료 데이터 세트를 활용했다. 첫 단계에서 연구팀은 디바이스를 훈련시켜 심전도 데이터를 해석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전문 의료인력이 상당한 시간을 투입해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였다. 연구팀은 이어서 장치에게 정상 심장 박동, 심방 조기 박동, 심실 조기 수축, 속도 박동, 왼쪽 번치 가지 블록, 오른쪽 번치 가지 블록 등 총 6가지 유형의 심장 박동 패턴을 구분하도록 요청했다.


이렇게 개발된 나노전자 장치는 1만 개의 심전도 샘플을 분석하며 각각의 부정맥 유형을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었다. 또한, 이 장치는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할 필요가 없어, 환자의 소중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의 개인 정보 보호도 가능하다.

 

허삼 박사는 "데이터가 전송될 때마다 도난당할 위험이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개인 건강 정보가 손목 시계와 같은 웨어러블 장치에서 로컬로 처리될 경우, 정보의 도난 위험이 크게 감소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런 방법으로 이 장치가 개인 정보의 보호를 강화하고 정보 유출의 위험을 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러한 나노전자 장치가 향후 웨어러블 기기에 통합되어, 각 사용자의 건강 상태에 맞춰 개인화되며 실시간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추가적인 전력 소모 없이도 기존에 수집된 데이터를 최적화하여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허삼 박사는 "AI 도구들이 전력 소비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의 컴퓨터 하드웨어에 계속 의존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라고 경고했다.

김성은 기자 yuna@fo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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