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의 위성 유로파, 얼음 지각 두께 최소 20km

입력 : 2024.03.22 10:43
이메일 글자확대 글자축소 스크랩
  • 분화구 이미지·물리법칙 활용 유로파 얼음 두께 측정
  • 이전 연구 "두꺼운 바다 위 매우 얇은 얼음층 존재"
  • "두꺼운 얼음층 존재하고, 얼음 대류 발생 가능성"
Jupiter Europa.png
미국 행성 과학자들이 목성의 위성 '유로파'의 얼음 지각 두께가 20km에 달한다고 최근 밝혔다. 사진=NASA

 

미국 천문학자들이 목성의 얼음 위성인 유로파의 얼음 지각 두께가 최소 20km(킬로미터)에 달한다고 밝혔다.

 

행성 과학자들은 최근 충돌 크레이터(분화구) 이미지와 물리 법칙을 이용해 유로파의 얼음 두께를 측정했다. 

 

유로파는 얼음 지각으로 둘러싸인 지구의 두 배에 달하는 바닷물이 있는 암석의 위성이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유로파가 태양계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기에 가장 좋은 곳 중 하나라고 추정했다.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과 성격은 얼음 껍질의 두께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데, 천문학자들은 아직 이 부분을 밝혀내지 못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과학전문 웹사이트 피즈닷오그(Phys. ORG)에 따르면 미국 퍼듀대학교 과학대학 지구, 대기 및 행성 과학과의 브랜든 존슨 부교수와 연구 과학자 시게루 와키타 등 행성 과학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팀이 유로파의 얼음 지각의 두께가 최소 20km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또다른 매체 IFL사이언스도 이날 갈릴레오 탐사선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유로파의 바다를 보호하는 얼음 지각의 두께는 최소 20km에 달하는 것으로 시사한다고 전했다.

 

행성 과학자들은 유로파의 대형 분화구를 연구하고 다양한 모델을 실행하여 어떤 물리적 특성의 조합이 그와 같은 표면 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 조사했다.

 

MIT의 시게루 와키타(Shigeru Wakita) 박사가 이끄는 팀은 유로파의 '타이어(Tyre)'와 '칼라니쉬(Callanish)'로 알려진 두 개의 분지가 지각 두께를 결정하는 데 핵심이 될 수 있음을 발견했다.

 

타이어(Tyre)와 칼라니쉬(Callanish)는 모두 다중 고리 분지다. 와키타 박사와 연구팀은 적절한 크기의 소행성이 서로 다른 두께의 지각에 충돌할 때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델링하고 두께가 20km 이상인 얼음만이 유로파 표면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연구는 학술 저널 ‘사이언스 어드밴스’에 게재됐다.

 

와키타 박사는 "유로파의 이렇게 큰 분화구에 대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 추정치에서는 두꺼운 바다 위에 매우 얇은 얼음층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우리 연구에 따르면 두꺼운 얼음층이 있고, 그 두께가 너무 두꺼워 이전에 논의되었던 얼음 대류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얼음 대류(Ice convection)'는 얼음 내부에서 열이나 다른 물리적 성질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물질의 이동 과정을 말한다. 얼음 대류의 기본 원리는 물질이 온도에 따라 밀도가 변한다는 점에 기반한다. 이 현상은 특히 대규모 얼음층이나 얼음이 두꺼운 행성의 위성, 예를 들어 유로파와 같은 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얼음 대류는 얼음의 내부나 얼음과 액체 물 사이에서 열을 전달하는 중요한 메커니즘 중 하나다. 유로파의 얼음 층 아래에 있는 액체 물이 얼음 층과 접촉하는 부분에서 얼음을 녹이면 상대적으로 더 따뜻한 물이 위로 상승하고, 냉각되어 얼음이 될 때 다시 내려갈 수 있다. 

 

유로파의 다중 분지 형성 시뮬레이션.png
초고속 충격에 의한 유로파의 다중 분지 형성 시뮬레이션. 색상은 충격으로 인한 변형을 나타낸다. 흰색 점선은 빙권과 바다 사이의 경계를 나타낸다. 사진 출처=와키타 시게루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유로파의 얼음 두께에 대해 논쟁을 벌여왔지만, 아무도 직접 방문해서 측정한 적이 없다. 이에 과학자들은 유로파의 얼음 표면에 있는 크레이터(분화구)를 활용했다.


존슨 박사는 1998년 유로파를 탐사한 우주선 갈릴레오의 데이터와 이미지를 사용해 충돌 크레이터를 분석해 유로파의 얼음 지각 구조를 분석했다. 행성 물리학 및 거대 충돌 분야의 전문가인 존슨은 태양계의 거의 모든 주요 행성을 연구해 왔다.

 

그는 "충돌 크레이터는 행성을 형성하는 가장 보편적인 표면 과정"이라며 "분화구는 우리가 지금까지 본 거의 모든 고체에서 발견된다. 분화구는 행성을 변화시키는 주요 동인"이라고 부연했다.

 

존슨은 "유로파의 분화구의 크기와 모양을 이해하고 수치 시뮬레이션으로 그 형성을 재현함으로써 얼음 지각의 두께에 대한 정보를 유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로파는 얼어붙었만, 빙하 속에는 바위로 이루어진 핵이 있다. 하지만 얼음 표면은 정체되어 있지 않다. 해양의 판구조론과 대류, 얼음 때문에 유로파는 표면이 자주 바뀐다. 

 

유로파는 표면에 크레이터가 거의 없는 특이한 위성으로 얼음 지각이 계속해서 새로 생성되면서 크레이터를 없앴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지표면 자체의 나이가 5000만 년에서 1억 년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인간과 같이 수명이 짧은 생물에게는 오래된 것처럼 보이지만 지질학적 시기로 보면 젊다는 지적이다.

 

표면이 매끄럽고 젊다는 것은 분화구가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고 깊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분화구는 유로파의 암석 중심부에 대한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보다는 얼음 지각과 그 아래 존재할 수 있는 수중 바다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존슨은 "얼음의 두께를 이해하는 것은 유로파의 생명체 존재 가능성에 대한 이론을 세우는 데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얼음 지각의 두께는 그 안에서 어떤 과정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제어하며, 이는 지표와 바다 사이의 물질 교환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이는 유로파에서 일어나는 모든 종류의 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며, 생명체의 가능성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과천과학관에 따르면 천문학자들은 이전 연구를 통해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에 지구의 바다보다 6배나 되는 양의 물을 표면 아래에 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생명체가 살기 위해서는 물, 원소, 에너지라는 3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외행성계 위성에는 이 3가지 요소가 적절하게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목성은 태양에서 멀기 때문에 표면 온도가 영하 110도이며,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의 표면 온도는 영하 220도에 이른다. 

   

유로파의 얼음 지각의 두께는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잠재적인 물 존재의 환경을 숨기고 있을 수 있다. 물 존재는 행성에서 생명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생명체가 존재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유로파에 대한 추가적인 탐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김성은 기자 yuna@foeconomy.co.kr
© 포커스온경제 & foeconom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IT/바이오 많이 본 기사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목성의 위성 유로파, 얼음 지각 두께 최소 20km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