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칩 실장하는 기판도 전기 변화에 반응…소재 연구 획기적 전기 마련

입력 : 2024.04.0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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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판도 반도체 칩의 동작과 유사한 반응 보여
  • 전자 스위치로서의 이산화바나듐 가능성 확인
  •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주도 국제 연구진 밝혀
반도체 기판 픽사베이.jpg
반도체 칩과 소자가 실장된 기판. 사진=픽사베이

 

컴퓨터 칩 설계에서 크게 고려되지 않는 재료가 실제 정보 처리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는 더 빠르고 효율적인 디바이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고 기술 전문지 테크익스플로어가 전했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연구진이 이끈 국제 연구팀은 반도체 칩을 실장하는 기판이 기판에 꽂히는 반도체 칩과 마찬가지로 전기 변화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이 분석에 적용한 것은 고급 이미징 기술과 반도체 재료인 이산화바나듐이었다.

 

이산화바나듐은 바나듐과 산소가 1대 2 배율로 결합된 산화물 반도체 재료로, 전자 스위치로서 큰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팀은 또 이산화바나듐이 기판을 구성하는 물질인 이산화티타늄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분석했는데, 그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반도체가 전기가 흐르지 않게 하는 절연체와 전기가 흐르게 하는 금속 사이로 전환할 때 기판이 반도체 칩과 유사한 동작을 보여, 기판 자체에도 활성층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

 

연구 책임자 펜실베이니아 대학 벤카트라만 고팔란 교수는 "기판이 반도체 공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미래의 재료와 장치를 설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어드밴스트머티리얼즈'에 실렸다. 

 

고팔란은 "무어의 법칙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 작고 빠른 디바이스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며 "주목되는 아이디어는 1조분의 1초 안에 금속(디지털 신호 1의 상태)과 절연체(0의 상태) 사이를 전환할 수 있는 이산화바나듐과 같은 물질이다"라고 설명했다.

 

금속-절연체 트랜지스터로서의 이산화바나듐의 가능성은 이미 밝혀졌으며, 이 물질은 에너지 소비가 특히 적어 반도체 기술에 유망하다. 그러나 이산화바나듐의 특성은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았으며, 지금까지는 실제 디바이스에서 작동하기 보다는 격리된 상태에서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산화바나듐은 전자 효과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다. 전자 사이의 반발력이 디바이스를 방해하기 때문에 현재의 실리콘계 디바이스에서 발생하는 것처럼 무시할 수 없다. 이런 특성 때문에 고온 초전도 및 강화된 자기 특성과 같은 새로운 기능의 재료를 만들 수 있다.

 

고팔란은 "이산화바나듐의 근본적인 물리적 성질은 아직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으며 디바이스의 기하학적 구조에서의 성능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이산화바나듐을 제대로 동작시킬 수만 있다면, 전자공학의 르네상스가 일어날 것이다. 특히 신경망 컴퓨터인 뉴로모픽 컴퓨팅은 이 디바이스를 사용함으로써 엄청난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산화바나듐을 디바이스에 전압을 가하여 절연 상태에서 전도성 상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의 변화를 조사했다. 이를 위해 강력한 X선 빔을 주사할 수 있는 아르곤 국립연구소의 첨단 광자원(APS: Advanced Photon Source)를 사용했다. 절연-전도성 전환에 대한 재료의 공간적, 시간적 반응을 매핑하면서 연구팀은 기판의 구조에 대한 예상치 못한 변화가 일어난 것을 관찰했다. 이산화바나듐 필름이 금속으로 변하면서 전체 필름 채널이 부풀어 오른 것. 일반적으로는 축소되어야 했는데, 반대 현상이 일어나 필름 구조에서 뭔가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APS X선은 이산화바나듐 필름을 통과하여 전기적, 기계적으로 수동적 물질인 이산화티타늄 기판에서 박막을 성장시켰다.

 

기판은 전기 펄스를 받아 이산화바나듐 필름이 절연체에서 금속으로 전환될 때 매우 활동적이고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움직이고 반응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 수학 및 공학팀은 이에 대한 이론 정립을 위해 시뮬레이션과 함게 이론적인 프레임워크도 개발했다.

 

연구진은 과거 수동적으로 반도체 칩만 실장하는 용도로 사용됐던 이산화티타늄 기판에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잠재적인 현상을 포함해 이산화바나듐의 숨겨진 기능을 파악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는 10년에 걸쳐 진행됐는데, 앞으로도 추가 연구와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최순희 기자 choi61@fo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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