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의 역습(23)] 기후 변화로 이탈리아 와인 생산량 17% 급감

입력 : 2024.07.0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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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지난해 2000년 만에 가장 더운 여름 기록해 농업 타격
  • 이탈리아 포도, 과일, 올리브 생산 11%나 줄어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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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통계국은 이탈리아 농업이 2023년 전체적으로 연간 생산량이 3.9% 감소했으며, 그중에서도 포도, 과일, 올리브 생산량이 11.1%나 격감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탈리아 와이너리 전경. 사진=픽사베이

 

이탈리아 농업의 상징인 와인, 과일, 올리브 오일이 모두 지난해 기상 이변으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국가 통계국의 최근 공식 보고서에 따르면 그중에서도 와인 생산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문 매체 드링크비즈니스가 전했다.

 

통계국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은 2000년 만에 가장 더운 여름으로 기록됐으며, 이로 인해 이탈리아의 농업 생산량이 역대급으로 감소했다.

 

통계국은 이탈리아 농업은 2023년 전체적으로 연간 생산량이 3.9% 감소했으며, 그중에서도 포도, 과일, 올리브 생산량이 11.1%나 급감했다고 밝혔다.

 

치솟는 기온이 가을까지 계속되면서 포도 수확이 큰 타격을 입었고, 이탈리아의 와인 생산량도 전년에 비해 17%나 줄어들었다. 여기에 더해 우박과 폭풍 등 돌발 상황으로 인해 다수의 이탈리아 포도밭이 큰 피해를 입었다. 이탈리아는 프랑스와 함께 전 세계 와인 생산량 1위를 다투는 국가다.

 

보고서는 "연중 이어진 악천후와 극한 기온으로 인해 영향을 받았으며, 일련의 극단적인 사건이 국가적으로 가장 중요한 많은 작물에 영향을 미쳤다"고 적었다.

 

이탈리아 농업단체 콜디레티(Coldiretti)는 올해도 이탈리아 남부와 시칠리아, 사르디니아 섬에 심각한 가뭄이 발생해 농작물이 마르고 다수의 가축이 폐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이 2030년까지 육지와 바다의 5분의 1의 자연을 복원하도록 요구하는 EU 정책에 반대표를 던진 6개국 중 하나였다. EU는 전체 면적의 81%가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로, 포도밭과 농경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EU 정책은 지금까지 파괴 일변도의 길을 걸었던 유럽의 자연 서식지를 건강한 상태로 되돌린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탈리아를 비롯해 핀란드, 헝가리, 폴란드, 스웨덴, 네덜란드가 이 정책에 반대표를 던졌으며, 일부 국가는 복원을 위한 프로젝트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누구에 의해 자금이 마련될 것인지 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부 비평가들은 또한 "이 법이 친환경을 넘어서는 '과도한 규제'의 증거"라고 비판했다. 스웨덴은 EU가 회원국의 산림 관리 정책을 규제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면서 지켜야 할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농민들의 격렬한 반대를 의식해 이 법안에 반대했다. 헝가리는 EU가 "비합리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법안은 27개국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지난달 17일 통과됐다.

 

이로써 EU는 자연 생태계 복원을 위해 법적 구속력이 있는 법안을 마련했고, 이에 따른 목표와 의무가 설정됐다. 회원국들은 국가복원계획을 EU 집행기관인 유럽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며, 법 시행과 그 효과에 대한 검토는 2033년 이루어질 예정이다. 유럽의회는 "법안의 통과로 EU가 국제 환경 약속을 이행하고 유럽의 자연을 복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장조사 및 컨설팅 기관 사반타(Savanta) 조사에 따르면 이탈리아 시민의 85%는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EU의 자연 복원법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순희 기자 choi61@fo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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