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SEC, SPAC 통한 우회상장 규제 강화⋯SPAC 붐 종언 예고

입력 : 2024.01.25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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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적전망 공개 면책 제외⋯2022년 이후 SPAC 우회 상장 10분의 1이하로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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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권거래소(SEC)는 24일(현지시간)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의 규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SPAC을 통해 우회상장한 미국 EV트럭 스타트업 니콜라의 상장당시 설명회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증권거래소(SEC)는 24일(현지시간) 매수기업의 실적예상 공개에 관한 법적 책임을 구체화하는 등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의 규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이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SEC는 통상의 기업공개(IPO)와 비교해 SPAC를 통한 우회상장으로 손쉽게 상장하는 느슨한 규제 허점을 메우려는 조치를 내놓았다. 이에 따라 이미 하향추세에 있는 SPAC 붐은 명실공히 종언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SPAC은 스스로 사업을 하지 않은 채 기업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설립되는  회사이며  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로 상장한다. 미상장기업은 상장된 SPAC와의 합병을 거쳐 주식공개기업의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IPO 이외의 상장 방식으로서 한동안 주목을 받아왔다. 

 

조사회사 SPAC인사이드에 따르면 지난 2020~2021년 기간동안에만 미국에서는 861개사의 SPAC이 상장해 약 2500억 달러(약 334조7750억 원)를 조달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시 부양대책으로 풀린 막대한 자금이 SPAC붐을 뒷받침했다. 

 

합병시에 제출되는 실적예상도 개인투자자들 등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요인이었다. 

 

SPAC의 실적전망 공개는 기존에 증권민사소송개혁안(PSLRA)의 면책대상이며 고의가 아닌 한 예상이 벗어나도 민사배상을 회피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됐다. 성장성을 내보이기 위해  '장밋빛 계획'이 되기 쉬운 경향이 있었다. 

 

미국에서는 통상적인 IPO종목은 소송리크스를 피하기 위해 실적예상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날 SEC가 내놓은 규정에는 SPAC의 실적전망 공개를 면책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SEC의 게리 겐슬러 위원장은 "종래의 IPO에 있어서 투자자 보호와 일관성이 취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규제에서는 SPAC설립자가 받는 보수체계와 이익상반 등에 관한 공개의무도 부과된다. 일반투자자의 이익을 손상하기 쉬운 SPAC 설립자의 행동을 제한한다. 

 

SPAC붐은 2022년 이후에 급속하게 위축됐으며 2022~2023년 상장은 100개 미만으로 조당자금도 약 170억 달러(약 22조 7200억원)에 그쳤다. SPAC경유로 상장해도 성장을 이루지 않고 주가가 급락하는 기업이 속출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경원하게 됐다.

 

2020년 6월에 SPAC와 합병한 미국의 전기자동차(EV) 트럭스타트업 니콜라는 상장 당시의 최고치에 비교해 99%나 급락했다. 기술과 실적을 과대하게 부풀려 니콜라 창업자는 2023년 12월 사기죄로 실형선고를 받았다. 2021년10월에 SPAC경유로 상장한 미국 공유오피스업체 위워크도 2023년 11월에 경영파산했다.  

 

SPAC와 합병한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투자계획이 좌절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존속기업의 주식보유를 바라지 않은 SPAC투자자들은 자금을 빼낼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하늘을 나는 오토바이 '호버바이크'를 출시한 일본 스타트업 A.L.I. 테크놀로지는 지난해 2월에 SPAC을 경유해 나스닥에 상장했지만 조달자금은 예상을 밑돌아 자금유통이 악화했다. 이 회사는 올해 1월 도쿄지방법원에 파산신고를 해 파산절차를 밟고 있다.

조정수 기자 hjcho@fo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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